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10. 26. 선고 2017가합3216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배전지중전공 기술자로 약 30년 이상을 전기설비공사를 시공한 경력이 있는 자이며, 피고는 건설업 중 전기 소방설비 등 공사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나.

C은 2014. 6. 24. 현대건설 주식회사(이하 '현대건설'이라 한다)와 사이에, 현대건설로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발주한 평택시 D리 및 E리 일원 F 건설공사 중 전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4. 7. 2. C과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고 월 급여 5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라.

이후 원고는 C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15. 3. 9.자 공사협약정서 및 2015. 3. 17.자 추가 특약사항(이하 위 공사협약정서 및 추가 특약사항을 통칭하여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을 작성하고, 이 사건 약정서에 따라 원고는 2015. 3. 12. 피고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이라 한다)를 피고에게 작성해 주었으며, 2015. 3. 17. 지인인 소외 G, H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무자 원고, 근저당권자 피고, 채권최고액 3억 5,000만 원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등기과 접수 제17486호, 이하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한다)를 마쳐주었다.

마.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근무를 하고, 이 사건 약정서에 따라 피고에게 담보를 제공하였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6. 8. 31.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바.

이후 원고는 2016. 10.경 피고를 상대로 임금 및 퇴직금 등 체불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고소를 하였고, 위 사건이 형사조정에 회부되었으며, 위 형사조정절차에서 합의한 사항에 따라 피고는 2017. 4. 27. 원고에게 41,931,300원을 지급하였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근로계약의 불이행, 즉 하도급계약 기간 동안 이 사건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의 손해(지체상금)를 담보하기 위한 명목으로 도급공사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담보로 제공하게 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약정서를 작성하게 하였고, 원고는 위 약정서에 따라 2015. 3. 12. 피고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피고에게 작성해 주었으며, 2015. 3. 1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무자 원고, 근저당권자 피고, 채권최고액 3억 5,000만 원의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따라서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및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원고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것이므로 무효라 할 것이어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에 기한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령 및 입법취지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2)

먼저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및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원고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 내지 10호증,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약정서를 작성할 당시 C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서 작성 및 그에 따른 담보제공을 하지 않으면 체납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피고의 강요에 의하여 이 사건 약정서 작성 및 그에 따른 담보제공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약정서는 원고와 피고의 협의 하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근로기준법 제20조, 제15조 제1항에서 무효로 규정하는 것은 모든 형태의 손해배상액 예정이 아니라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액 예정에 한정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약정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 결과에 따른 손익을 분담하기로 약정하면서 그에 따른 담보를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원고의 근로계약 불이행 즉, 노무제공의무 그 자체의 불이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원고의 근로계약 중도해지 등 근로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정하고 있지도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서 내지는 그에 따른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및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원고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한다거나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및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원고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리(재판장) 고범진 황용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