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5. 24. 선고 2017가합32756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7. 3. 23.자 재고용 불가(해고)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30,334,223원 및 그중 26,044,535원에 대하여 2018. 5.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과, 피고는 원고에게 29,514,13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2018. 1. 24.(2018. 2. 2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2017. 1. 24.'은 '2018. 1. 24.'의 오기로 보인다)부터 원고의 복직일 또는 2018. 3. 23.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매월 2,430,575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피고는 C 지역에서 300여명의 버스운전기사를 고용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버스회사이다.

나.

원고(D생)는 1996. 4.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년 11개월 동안 피고 소속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7. 2. 28. 정년(만 60세)이 도래하여 단체협약 규정에 따라 2017. 3. 2. 피고에게 촉탁직 재고용 신청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17. 3. 14. 원고에 대한 재고용 적격심사를 한 다음 원고에게 같은 달 23.까지 별도의 개별적 통보가 없으면 불합격 처리된 것이라고 말하고 그때까지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았다(이하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이라 한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피고는 오랜 기간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하여왔을 뿐만 아니라 현행 단체협약에서는 피고로 하여금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를 원칙적으로 5년간 재고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정년이 도래하더라도 재고용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또한 원고에게 운전업무를 수행함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었음에도 피고가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재고용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2)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이 무효인 이상 원고가 그로 인하여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결정일 다음날인 2017. 3. 24.부터 원고의 복직일 또는 2018. 3. 23.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원고가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는 임금 상당액(다만 원고가 2017. 8. 28.부터 개인택시 운행을 하여 소득을 얻었으므로 그때부터는 임금에서 중간수입을 공제한 70%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반박의 요지

1)

단체협약에서는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에 대하여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를 거쳐 재고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운행, 안전, 노무, 차량관리, 노사협의회 평가 등을 평가항목으로 하는 위 적격심사 결과 합격점수인 70점에 미달하는 63점을 받아 재고용 부적격자로 처리된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

2)

설령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구하는 임금 상당액 중 상여금의 경우 단체협약에서 입사일로부터 6개월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반영한 임금 상당액만 인정되어야 한다.

3.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의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의 노동조합 결성 현황 및 단체협약의 개정

가)

피고 내 교섭단위로는 E연맹 F노동조합 G지부(297명), H노동조합(42명), I노동조합 J지회(9명)가 있다(괄호 안 조합원수는 2017. 3. 14. 기준이며 그 전후로 일부 변동이 있으나 비율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원고는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으로 활동하여 왔다.

나)

피고를 포함한 C시의 61개 버스회사가 속한 K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인 E연맹 F노동조합은 2015. 6. 25.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28조 제2항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한편 2015년 단체협약 제50조는 '협약기간 만료 후 갱신 체결 교섭기간은 본 협약을 적용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2017년 단체협약은 교섭기간을 거쳐 2017. 5. 25. 개정되었다).

다)

위 F노동조합은 홈페이지를 통해 위와 같은 개정 취지에 대하여 정년이 도래한 자의 고용에 대해 재고용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을 삭제하여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에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재고용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만 65세 이상자도 고용되어 있어 정년 이후 5년차로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2)

정년자에 대한 재고용 적격심사 기준 및 원고에 대한 적격심사 결과

가)

2015년 단체협약 제6조 본문은 '회사와 지부(노동조합)간에는 소노사협의회를 둔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피고 측 위원 3명(의장 포함)과 노동조합(교섭대표) 측 위원 3명으로 구성된 소노사협의회의 정년자 재고용 적격심사 기준은 운행(28점), 안전(24점), 노무(20점), 차량관리(12점), 노사협의회평가(16점)를 평가요소로 하고 있다. 피고는 위 적격심사 결과 보통등급(70점) 이상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촉탁직 형식으로 재고용하였다.

나)

원고는 2017. 3. 14.에 있은 위 적격심사 결과 63점을 부여받았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를 재고용하지 않았다(기초사실과 같이 2017. 3. 23.까지 별도의 개별적 통보가 없으면 불합격 처리된 것이라고 하고는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적격심사 평가항목에 따른 원고의 적격심사 결과표(을 제2호증의 1)는 별지 표 기재와 같다.

다)

적격심사기준의 주요 항목별 평가기준과 원고에 대한 그 세부적 평가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

[운행-친절도] 항목의 배점은 4점으로 승객의 감사 편지, 엽서, 전화 등이 있을 때에 1건당 1점씩 부여하고 없으면 0점을 부여하는데 원고는 0점을 부여받았다.

②

[노무-표창] 항목의 배점은 4점으로 피고나 관공서에서 표창을 받았을 때에 3~4점을 부여하고 없으면 0~2점을 부여하는데 원고는 0점을 부여받았다.

③

[노사협의회평가] 항목의 배점은 16점으로 노무관리자가 사업소장 등의 의견을 참조하여 배점하는데 소노사협의회는 심사과정에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통상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확인한 다음 8점을 부여하였다(증인 L의 증언 녹취서 16면).

④

[안전] 항목의 배점은 총 24점으로 교통사고(16점), 신호위반, 급출발, 급제동, 급차로 변경을 하지 않고 정류소 안전정차 여부를 평가내용으로 하는 안전운행(4점), 부서장평가(4점)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되고, 최초 재고용 심사의 경우 직전 3년 동안의 교통사고를 평가대상으로 한다. 원고는 2015. 11. 25.(대물피해 159만 원), 2014. 12. 31.(대인피해 약 235만 원), 2014. 10. 14.(대물피해 180만 원)의 교통사고 내역으로 인하여 12점(교통사고 10점, 안전운행 1점, 부서장평가 1점)만 부여받았다.

라)

원고 소속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 다음날인 2017. 3. 24.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재고용 평가기준과 그 거절 사유에 대해 알려달라고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별다른 회신을 하지 않았다.

3)

다른 심사대상자들에 대한 재고용 적격심사 결과

가)

원고와 같은 날(2017. 3. 14.) 재고용 적격심사를 받은 M, N은 모두 71점을 받아 피고에 재고용되었다. M, N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E연맹 F노동조합 G지부 소속 조합원이고 피고를 상대로 통상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나)

한편 N은 2년차 재고용 심사대상이고 2017. 2. 2. 이미 한차례 재고용 적격심사를 받고 불합격(66점)되었다가 1달여가 지나 동일한 평가기준과 절차에 따라 다시 적격심사 기회를 부여받은 것인데 재심사에서는 [운행-사업소장평가] 항목에서 1점을, [노사협의회평가] 항목에서 4점을 각각 추가로 부여받아 최종적으로 합격점수를 얻었다.

4)

피고의 촉탁직 재고용 현황

가)

피고는 재고용에 관한 규정을 마련한 2013년 단체협약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이 도래한 운전직 근로자 중 일부를 촉탁직 형식으로 재고용하여 사용해왔는데, 구체적으로 2010. 1. 1.부터 2015. 1. 31.까지 전체 대상인원 290명 중 230명을 재고용하고 60명을 탈락시켰고, 2015년 단체협약이 시행된 2015. 2. 1.부터 2017. 2. 28.까지 전체 대상인원 102명 중 78명을 재고용하고 24명을 탈락시켰다.

나)

위와 같이 재고용된 근로자는 모두 교섭대표노동조합인 E연맹 F노동조합 G지부 소속 조합원이고, 원고를 포함하여 소수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재고용된 사례는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 10, 19호증, 을 제2, 11, 13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L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원고에게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에 도달한 경우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고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거나 해당 근로자를 재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이 도래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를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재고용의 기준 등 재고용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재고용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재고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재고용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정년 도래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갱신 기대권에 관한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다만 이처럼 정년도래 후 재고용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는 앞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고용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근로자의 정년도래 후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의 갱신 기대권에 관한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의 취지 참조).

2)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2015년 단체협약 제28조 제2항은 기존 2013년 단체협약이 재량규정의 형식으로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를 만 65세까지 재고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기속규정의 형식으로 변경하면서 원칙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에게 정년도래 근로자를 5년간 재고용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였고, 규정의 형식과 취지를 볼 때 재고용 전에 거치도록 하는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는 특별한 결격사유 여부를 심사하는 절차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는 위 규정에 의하여 정년이 도래하더라도 피고에게 재고용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을 제1호증) 제12조 제2호에서는 '피고는 심신의 장애가 없고 재직 시 근무성적 및 근무능력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1년간 범위 내에서 촉탁근무로 신규 입사시켜 근무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그 후에 개정된 2015년 단체협약 제28조 제2항의 내용과 취지를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위 단체협약 제2조(갑 제2호증)에서는 단체협약이 취업규칙 등에 우선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의 위 규정은 원고의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나)

나아가 위와 같은 단체협약의 개정 경과와 내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3년 단체협약에서도 정년이 도래한 고령자를 만 65세까지 재고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점, ② 피고는 2013년 단체협약 시행 전부터 내부적으로 재고용의 요건·절차 및 임금산정기준에 관하여 정하여 오랜 기간 시행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에 따라 2015년 단체협약이 시행되기 전인 2010년부터 2015년 1월까지의 기간에도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의 79%가 재고용되었던 점, ④ 원고와 같은 운전직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상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안전한 운전업무 수행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점, ⑤ 실제 피고의 사업장에서는 정년을 경과한 근로자(만 65세 이상 근로자 포함)가 상당수 재고용 및 계약 갱신을 통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도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20년 이상 피고에 근무하는 동안 그 직무수행 능력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거나 연령으로 그 능력이 현저히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정황도 없었던 점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에게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원고에게 재고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도 볼 수 있다.

3)

소결론

어느 모로 보나 원고에게는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사용자인 피고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원고에 대한 재고용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다.

피고의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

1)

관련 법리

위와 같이 근로자에게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재고용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재고용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재고용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갱신 기대권에 관한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의 취지 참조).

2)

판단

피고는 2015년 단체협약에 따른 소노사협의회의 재고용 적격심사에서 원고가 합격점수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다는 이유로 피고가 원고의 재고용 신청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사실관계에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14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소노사협의회의 원고에 대한 적격심사가 위 단체협약 제28조 제2항의 취지에 맞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위와 같은 적격심사 결과만을 이유로 원고의 재고용 신청을 거절한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에 사회통념상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그 밖에 피고가 원고에 대한 재고용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소노사협의회는 노사화합 발전의 기여도를 평가하는 노사협의회 평가 항목에서 원고가 통상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한 점을 고려하여 총 16점 중 8점만 부여한 것으로 보이는데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갖는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이 노사화합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재고용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은 그 정도를 떠나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이러한 점만 보더라도 원고에 대한 적격심사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을뿐더러 전체적으로 낮게 책정된 비계량 평가 항목점수(총 48점 중 27점)의 공정성·형평성에도 상당한 의심을 가지게 한다.

②

소노사협의회의 재고용 적격심사기준에 의하면 [운행-친절도] 항목과 [노무-표창] 항목의 경우 승객의 감사표시 또는 표창 등을 받지 못한 경우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되는데 원고도 이에 따라 위 항목들에 배분된 8점을 전혀 부여받지 못했다. 이러한 평가방식은 정년도래 근로자에 대한 재고용을 재량사항으로 정한 2013년 단체협약 시행 이전부터 적용되던 평가기준으로 보이나 피고에게 재고용 의무가 있음을 명시한 2015년 단체협약 제28조 제2항의 규정 형식과 취지를 볼 때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는 주로 '결격사유'를 심사하는 절차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위와 같은 평가방식은 더 이상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 즉 승객의 감사표시나 표창 등은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증인 L의 증언 녹취서 16~19면, 을 제14호증의 1) 그러한 사실이 있을 경우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평가하여야지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하여 점수를 주지 않는 방식은 위 규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③

원고는 정년 직전 3년간 교통사고를 3회 일으켰다는 이유로 [안전] 항목에서 24점 중 12점이 감점되었다. 운전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최초 재고용 심사대상자의 경우 3년간의 교통사고를 평가대상으로 하는 것은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 권한의 재량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또 원고의 주장과 같이 경과실 가해사고에 대해 구상권 행사 및 징계 등 불이익한 인사 조치를 금지하는 단체협약 제30조가 재고용 결격사유 심사에도 당연히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소노사협의회는 위 교통사고를 이유로 [안전-교통사고] 항목뿐 아니라 '정류소 안전정차 여부'를 평가하는 [안전-안전운행] 항목에서도 3점을 감점하였는데(피고 2018. 4. 30.자 준비서면 5, 6면) 피고가 제출한 노무기록(을 제13호증)을 보더라도 원고가 정류장 정차과정에서 급차선 변경, 급제동 등을 한 사실은 없으므로 위와 같이 중복 감점한 조치는 부당하다.

④

원고와 같은 날 적격심사를 받은 N은 당초 불합격을 받았다가 다시 적격심사 기회를 부여받았는데 단체협약 등에는 재심사나 불복 절차에 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N은 최초 심사와 동일한 평가기준이 적용되었음에도 일부 비계량 평가 항목의 점수가 조정되어 최종 합격점수를 받았는데 피고는 그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2018. 3. 19.자 준비서면 19면). 이러한 점을 보면 실제 소노사협의회의 재고용 적격심사 절차와 평가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의심할 여지도 있다.

⑤

원고에게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가 소노사협의회 적격심사 결과를 이유로 재고용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원고가 그 사유를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적어도 적격심사의 평가항목별 점수와 주요 근거사실 정도는 알려주었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재고용 신청을 거절하면서 적격심사의 결과조차 통보하지 않았다. 또한 위 ④항과 같이 피고는 일부 적격심사 대상자들에게 사실상 재심사 기회를 부여해온 것으로 보이는데(증인 L의 증언 녹취서 14, 15면) 피고가 원고에게 재심사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었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결국 재고용 심사 과정에서 원고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소결론

결국 원고에게는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제고용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7. 3. 23.자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피고가 현재까지 위 결정의 유효함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된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는 그 기간 중에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였더라도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에 근로자가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있을 때에는 같은 법 제53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사용자에게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수입은 근로제공의 의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라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위의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46조는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게 그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경우에도 위 휴업수당에 관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해고기간 중의 임금액 중 위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중간수입 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범위에서만 공제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등 참조).

나.

임금청구권의 발생 및 범위

1)

위 3.항과 같이 원고는 피고의 부당한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으로 인하여 노무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고에게 위 결정일 다음날부터 재고용기간인 1년이 지난날 또는 원고의 복직일 중 먼저 도래한 날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가 근무하였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① 2015년 단체협약 제28조 제2항 단서는 정년도래 근로자를 재고용할 경우의 임금조견표는 별도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마련된 '정년 이후 운전직 임금산정표(1년차)(갑 제4호증 38면)에 의하면 월 기본급은 1,632,752원이고 월 22일 만근 근무 시 매월 2,490,875원, 월 무사고 개근 포상금 165,000원이 각 지급된다. ② 2015년 단체협약 제22조 제1항은 '피고는 재직하고 있는 종업원(조합원)에게 연 6회(연 600%)로 구분하여 근무성적에 따라 다음(월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과 같이 지급한다. 단, 입사일로부터 6개월간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단서 부분은 정년도래로 퇴직한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근로자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이와 다른 전제에서 연 600%의 상여금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연 300%의 상여금 지급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③ 원고는 2017. 8. 28.부터 개인택시 운행을 하여 소득을 얻었고 근로기준법 제46조에서 정한 휴업수당인 임금액의 70%를 초과하는 부분은 모두 중간수입으로 공제되어야 함을 자인하고 있다.

3)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으로 30,334,223원[월 3,064,063원(= 2,490,875원 + 165,000원 + 1,632,752원 × 연 3회/12개월) × 이 사건 재고용 불가 결정 다음날인 2017. 3. 24.부터 2017. 8. 23.까지의 5개월 + 월 3,064,063원 × 2017. 8. 24.부터 원고의 복직일보다 먼저 도래한 2018. 3. 23.까지의 7개월 × 중간수입 공제 0.7, 원 미만 버림] 및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중 2017. 3. 24.부터 2018. 1. 23.까지의 임금 부분 26,044,535원에 대하여 이 판결 선고일 다음날인 2018. 5.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임금 청구 중 일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홍예연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