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7. 5. 선고 2017가합3349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원고들은 별지3 표 '입사일'란 기재 각 일자에, 상해, 질병, 간병, 기타 관계 법령으로정하는 보험종목에 관한 손해사정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다음 ① 정보입력업무(피고의 고객이 제출한 보험금 신청서, 병원 진단서, 영수증 등의서류를 확인한 다음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고 보상담당자를 배정하는 업무)(원고 C, D, E, F 및 원고 G, H, I의 경우 아래 일괄접수업무 담당기간을 제외한 기간), ② 일괄접수업무(피고의 고객이 일괄로 접수한 여러 건의 보험금 신청서 등의 서류를 분류한 후 정보입력자에게 배정하는 업무)[원고 G(2012년 7월~2015년 11월), 원고 H(2014년 2월, 3월), 원고 I(2013년 6월~2014년 10월)] 또는 ③ 보험심사업무(피고에 접수된 보험 신청 건에 대해 영수증, 병명 유형을 확인하고 심사하는 업무)(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를 담당하였고, 같은 표 '퇴사일'란 기재 각 일자에 위 각 계약이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4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피고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정보입력업무 등을 수행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또한 일부 원고들은 일 8시간, 월 209시간의 근무를 하였음에도 건당 수수료 지급방식으로 인해 일부 달의 경우 월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원고들에게 각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법정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월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은 원고들에게 그 차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구체적 산정근거는 별지3, 4 각 표 참조).

나.

피고의 반박 요지

피고는 원고들의 근무시간, 근무장소를 지정하지 않았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비품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와 달리 자유로이 외출, 휴가 등을 사용할 수 있었고 겸직도 금지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들의 실적만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지급했을 뿐 근무시간, 근무태도, 교육 참석 여부 등을 평가하여 불이익을 주거나 계약을 해지한 적이 없고 사실상 원고들을 관리·감독할 방법도 없었다. 이처럼 원고들의 실제 업무형태를 보더라도 원고들이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은 실제 일 8시간을 근무하지도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 및 월 최저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자가 실질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지, 근로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 및 그 정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임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2, 3, 4, 6 내지 9, 12, 13, 14, 16 내지 19, 21, 22, 26, 27, 28, 32 내지 38,40 내지 44, 46 내지 50, 52, 55호증, 을 제1 내지 4, 7, 14, 15, 16, 19, 21 내지 29, 31, 32, 33, 36, 37, 38, 40 내지 46, 48, 49, 50, 52 내지 61, 63, 65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하되 갑 제42호증의 2는 제외)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비록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인 것과 같은 외관이 일부 존재하고 피고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사업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된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증거가 없다.

①

원고들은 피고의 인사·승진·근무시간·휴가·징계 등에 관한 취업규칙, 복무 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용역계약에서도 이에 준하는 사항을 정하고 있지 않고, 실제로도 피고가 원고들을 상대로 피고의 근로자에 적용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위와 같은 사항을 시행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②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장소로 출·퇴근할 의무가 없었고 개인PC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원고들이 담당한 업무가 출장, 외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무와 같이 일정한 근무장소를 지정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하거나 무의미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계약을 통한 노무제공에서도 그와 같은 정도로 장소적 제약이 완화되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③

보험심사업무 및 일괄접수업무 담당 원고들의 경우 피고에 의한 근무시간의 제약 없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만 피고는 정보입력업무 담당 원고들에게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피고의 메신저프로그램에 로그인하여 업무를 처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이나, 로그인만 해둔 상태에서 다른 용무를 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여 위 사실만으로 근무시간이 지정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는 피고 직원이 위 원고들의 최종 업무(보험심사자 배정)결과를 바탕으로 보험심사업무를 진행하게 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입력기한만 정하여 협조를 요청한 정도로 보인다. 실제로도 원고들은 위 시간 외의 시간에도 자유롭게 업무를 처리하였고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피고가 불이익을 준 사실도 없다.

④

피고가 원고들에게 휴가, 외출의 사용 전에 미리 이를 요청할 것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되나, 연휴기간 등과 같이 휴무 요청이 몰리는 시기가 아닌 한 휴가, 외출을 사용함에 별다른 제약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 당일 통보를 하거나 통보 없이 사용된 적도 자주 있었으며 이에 대한 제재나 불이익조치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이는 피고의 적정한 보험금지급업무 처리를 위한 최소한의 관리조치로 보일 뿐 사용종속관계에서의 지휘·감독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⑤

원고들은 피고가 배당한 업무만 수행하긴 하였으나 일별 또는 월별로 처리해야 할 기본 업무량이 정해져있지 않았고 배당 중지 또는 추가배당을 요청하여 업무량을 줄이거나 늘리는 것이 가능했으며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사람에게 임의로 이관하여 처리할 수도 있었다. 담당 팀장이 원고들의 실적현황과 업무처리율을 확인하거나 신속한 업무처리를 요청하기도 한 사실도 확인되지만 그 불이행으로 불이익을 주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단이 없었던 점에서 이는 대등한 계약당사자의 지위에서 계약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정도의 업무처리 독려로 볼 수 있다.

⑥

피고는 온라인을 통해 원고들에게 업무배당기준, 수수료 지급체계, 전산시스템 이용방법, 관련 법률의 내용 등을 안내·교육하였으나, 이는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정보전달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최소한의 지시라고 이해할 수 있고 위 교육 등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여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업무수행방식이나 업무수행과정에서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사항까지 세세하게 정하여 따르도록 하거나 원고들의 근무태도, 업무지시이행 및 교육 참석 여부 등을 평가·관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⑦

피고는 원고들에게 해당 업무수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의 접근이 허용된 전산시스템 계정과 고객과의 녹취가 가능한 전화기(보험심사업무 담당 원고들) 정도만 제 공하였을 뿐이고,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무실과 책상, 컴퓨터 등 주요 비품 및 인터넷 통신요금 등은 모두 원고들이 스스로 마련하거나 부담하였다.

⑧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 지급받았고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에 차이가 있다(다만 여러 건을 한 번에 접수하는 일괄접수업무의 경우 그 건수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여 일정한 수수료가 지급되었으나 이 역시 기본적으로는 해당 월의 예상 처리건수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어서 편차가 존재하고 처리건수가 없을 경우에도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처리건수 등을 기준으로 인센티브가 지급되기도 하였으나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태도 등과 같은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통해 수수료를 달리 지급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는 업무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주로 성과만을 기준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일 뿐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⑨

원고들과 피고의 용역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이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처리하게 하는 것만 금지(제3조)될 뿐 겸직은 금지되지 않았고 실제로도 피고가 원고들의 겸직행위를 통제하려 한 사실도 없다. 여기에 앞서 본 것처럼 원고들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제약이 거의 없었고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태도 등을 평가·관리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원고들이 피고에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⑩

원고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하는 국민연금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이는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으로서 근로자성을 부정할 만한 주요 징표로는 볼 수 없지만 앞서 본 원고들의 실질적인 노무 제공 실태에 관한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원고들을 근로자로 볼 수 없는 사정으로 삼을 수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홍예연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