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7. 26. 선고 2017가합35410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5.12.15.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 피고에 입사하였고 2014.10.27.부터 뉴미디어뉴스국 뉴스사업부 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15년 1월 말경 원고가 같은 사업부 소속 여성 파견직 사원 C(파견기간 2013.6.24. ~ 2015.6.23.)과 온라인뉴스부 소속 여성 파견직 사원 D(파견기간 2014.7.1. ~ 2016.6.30.)을 성희롱한다는 등의 비위혐의를 인지하고 2015.2.2.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면서 3개월 대기발령 처분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15.2.9.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의 아래와 같은 행위 등을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하고 개별적으로 ‘제○징계사유’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함)로 삼아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같은 달 12. 원고에게 ‘뉴스사업부장 발령 이후 발생한 소속 부서 및 옆 부서 파견직 사원 대상 직장 내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하여 취업규칙 제3조, 제4조, 제66조제1, 2, 6, 10호에 따라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

2014.12.18. 회식 자리에서 D의 어깨를 감싸 안음(제1징계사유)

○

2015.1.6. 차 안에서 D에게 “파견기간 종료 후 유학을 다녀와 몇 년 후 B 정규직에 지원하면 원고도 그때쯤 사장이나 국장이 되어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말함(제2징계사유)

○

2015.1.8. D의 손을 잡고 주무름(제3징계사유)

○

2015.1.28. D의 팔짱을 반복해서 낌(제4징계사유)

○

2015.1.29. 네일아트 한 D의 손을 만지작거리고 D이 손을 빼자 달력으로 D의 팔뚝을 2회 때림(제5징계사유)

○

2015.1.15. 노래방 회식에서 C의 허벅지를 만짐(제6징계사유)

○

2015.1.16. 차 안에서 C에게 “아내와 스킨십이 없다. 아내가 스킨십을 싫어한다. 각방을 쓴다.”라고 말함(제7징계사유)

○

2014년 12월경부터 2015.1.23.경까지 약 7회에 걸쳐 C에게 악수를 청하여 이를 빌미로 C의 손을 만짐(제8징계사유)

○

2015.1.19.경 C의 볼을 2회 만지고 그 전에도 1회 C의 볼을 만짐(제9징계사유)

○

2015.1.28. 원고의 계속되는 결혼 문제 언급에 대해 C이 “부장님 그런 말씀은 이제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하자 C에게 “너 실수한 거다.”라고 말하며 같은 사업부 소속 E의 정규직 전환과정을 언급함(제10징계사유)

라.

원고는 2015.2.16.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재심 인사위원회 출석 통보를 거쳐 2015.2.23. 및 같은 달 27.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심을 확정하기로 의결하였다.

마.

원고는 2015.4.2.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15.5.29. 위 신청을 받아들였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9.10. 위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하면서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바.

원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위 재심판정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2016구합77271, 이하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 피고는 위 소송 피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위한 보조참가를 하였다. 위 법원은 2016.9.23. 원고패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의 항소(서울고등법원 2016누66881)와 상고(대법원 2017두41276)가 모두 기각되어 2017.7.27. 위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27호증, 을 제1, 2, 5, 6, 7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해고처분 무효 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무효이다.

1)

절차상 하자의 존재

피고의 취업규칙 제68조제2항에 따라 피고 인사위원회는 징계사건을 심의하는 경우 충분한 조사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CCTV 영상 조사와 목격자 조사를 하지 않고 오로지 피해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를 하였으며, 피고는 취업규칙 제72조에 의한 원고의 재심청구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사실 확인의 노력 없이 해고를 의결한 원심 결정을 그대로 확정하였다. 이 사건 해고처분에는 취업규칙 제68조제2항, 제72조에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2)

징계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제2, 7, 8. 10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는 사실이 아니거나 그 표현이나 취지가 실제와 달리 일부 과장되어 있다. 이에 부합하는 피해자들의 진술에는 모순되거나 일관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CCTV 영상이나 목격자의 진술 등 객관적 증거와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를 믿을 수 없다.

제2징계사유는 원고가 회사생활을 힘들어 하는 직원에게 호의를 베풀기 위해 차로 태워다주면서 직장 또는 인생선배로서 조언을 한 것뿐이다. 제7징계사유의 경우 전체 대화의 맥락에 비추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8징계사유는 단순한 악수행위로서 성희롱이 아니다. 제10징계사유도 원고가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로 한 말이 아니고 성희롱도 아니다. 나머지 징계사유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성적인 의도 없이 고마움의 표시나 호의로 한 언행이고 신체접촉 부위도 민감한 부분이 아니어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를 모두 징계사유로 삼았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징계사유가 전부 또는 일부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신체접촉 등의 수위가 상대적으로 중하지 않고 성적 동기나 의도 없이 이루어진 부주의한 행동에 불과한 점, 원고는 20년 동안 성실히 근무한 점, 더 경미한 징계로도 교정 가능한 행동인 점, 다른 성희롱 관련 징계사안에서의 징계 수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나.

피고의 본안 전 항변 및 이에 대한 판단

1)

원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그 무효 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기초사실에서 본 것처럼 원고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 확정판결을 받았고 이로써 위 해고처분이 부당하지 아니함이 분명해졌으므로 원고는 더 이상 민사소송으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다툰다.

2)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므로, 설령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재심판정이 적법하여 사용자가 구제명령에 따른 공법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정하는 것일 뿐 해고가 유효하다거나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어서, 근로자는 그와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1.3.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가 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별도로 이 부분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본안에 관한 판단

1)

절차상 하자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

피고의 취업규칙 제68조(징계절차) 제2항은 ‘인사위원회가 징계사건을 심의할 때에는 사전에 충분한 자체 조사를 하여야 하며, 징계사유를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할 때에는 징계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제72조(재심) 제1항은 ‘징계를 받은 자가 징계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그 처분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1회에 한하여 서면으로 사장에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제4항은 ‘인사위원회는 재심의 경우에도 징계대상자에게 구두 또는 서면으로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나)

구체적 판단

(1)

갑 제4, 5호증, 을 제2 내지 5, 12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의 뉴미디어뉴스국장 F는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인지한 후 2015.1.29. 원고에게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여직원들과 접촉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 ② 피고의 인사부는 2015.1.30. 피해자 C, D으로부터 사실확인서를 제출받았고 2015.2.3. 위 피해자들 및 원고를 상대로 면담조사를 하였다. ③ 원고는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위 징계사유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2015.2.9.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피고의 조사 경과에다가 ④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성희롱 등 행위의 경우 피해자 진술이 가장 핵심적인 직접증거가 되는 것이고 CCTV 영상이나 목격자가 존재할 수 없는 사유도 존재하며 CCTV 영상이나 목격자가 있었더라도 그 상황이나 행위가 이루어진 시간과 장소에 비추어 그 행위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징계혐의에 대한 조사 범위와 대상을 확정하는 방법에 관하여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고, 피고가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당시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여 다른 추가 증거를 조사하는 것이 명백히 필요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처럼 관련 CCTV 영상 확인이나 목격자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에 대한 자체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거나 징계사유에 대한 객관적 증명 없이 이 사건 해고처분에 나아간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가 조사 과정에서 원고로 하여금 여직원들에 접촉하지 못하게 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파견직 여직원인 피해자들이 부장의 지위에 있는 원고의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 삼는 상황에서 원고가 피해자들을 비롯한 여직원들에게 접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진술의 왜곡·회피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보일 뿐, 위법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

(2)

한편 위 기초사실에서 본 것처럼 피고는 원고의 재심청구에 따라 2차례 재심 인사위원회를 열고 원고에게 출석을 통보하였으며,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위 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 전부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거듭 상세히 밝힌 사실이 인정될 뿐이므로, 재심절차에 있어 원고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

(3)

결국 원고의 절차상 하자에 관한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와 같은 사실의 인정 여부

원고는 제1, 3, 4, 5, 6, 9징계사유에 대하여는 그 사실관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투고 있으나, 갑 제4, 5, 6, 8, 19, 27호증, 을 제1, 3 내지 7, 12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각 징계사유에 부합하는 피해자 D, C의 진술은 믿을 수 있고 원고가 드는 사정과 증거만으로 그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으므로 위 각 징계사유와 같은 사실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①

피해자들은 이 사건 징계사유의 일시, 장소, 당시 원고가 한 말과 행동, 당시의 생각이나 느낌, 전후 상황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묘사하여 진술하였고, 피고의 조사 과정에서부터 관련 행정소송에서의 증언(D)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인 부분에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사실확인서, 인사부 면담의 요지는 별지 기재와 같다).

②

원고가 2015.1.28. D의 팔짱을 낀 행위(제4징계사유)의 경우 당시 함께 있었던 C도 D의 진술과 대부분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원고는 당시 CCTV 영상(갑 제19호증)에서 원고가 D의 팔짱을 끼는 모습이 직접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진술은 거짓이라고 주장하나, D은 원고가 CCTV 영상을 확인하기 전 인사부 면담에서부터 일관되게 ‘원고가 G를 지나(위 영상 마지막 부분) 팔짱을 꼈고 식당에서 나와 카페 H으로 가는 길에 팔짱을 꼈다’고 진술한 점을 볼 때 D이 진술한 장소는 위 영상에 촬영되지 않은 장소(원고 2018.4.5.자 준비서면 10면의 지도 참조)일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과 명백히 배치되는 CCTV 영상은 확인되지 않는다.

③

원고도 2015.2.3. F에게 ‘D이 연말정산 때 너무 뉴스사업부 일을 잘 처리해줘서 고맙다고 두 손으로 악수한 것이 기분 좀 그랬다고 합니다’는 내용(제3징계사유)으로 피해자 D의 진술에 일부 부합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원고는 경위서와 인사부 면담, 인사위원회,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등에서 “2015.1.15. 노래방에서 C의 허벅지를 툭 침, 같은 달 16. C을 차로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C에게 ‘아내와 각방을 쓴다’라고 말하고 아내와의 거리감을 언급함, 평소 남녀 직원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악수를 권함, 같은 달 28. C, D과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추워서 빨리 가자며 팔 부위 접촉함, 같은 달 29. D의 손톱이 예뻐서 손으로 툭 건드림” 등과 같이 피해자들 진술의 신체접촉 행위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고, 이 법정에 이르러 제9징계사유에 관하여도 C의 볼에 과자 부스러기가 있는 것을 보고 이를 털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볼을 만진 사실을 인정하였다(2018.4.5. 준비서면 16면 등).

④

피해자 C은 2015.2.3. 인사부 면담에서 제6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허벅지를 꽉 잡는 식으로 만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딱 이렇게, 막 이렇게 잡은 게 아니라 이렇게 닿았어요. 손이 이 부분(허벅지 밑)에 딱 대가지고, 계속 쓰다듬은 거는 아니고…’라고 진술하였는데(을 제3호증의 2 6면), 이처럼 피해자들이 악의적으로 당시 상황을 과장하여 진술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와 함께 근무한 지 약 3개월밖에 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원고를 모함하거나 원고에게 악감정을 가질 만한 특별한 동기도 확인할 수 없다.

⑤

원고는 제1, 3, 5, 6징계사유 등의 경우 여럿이 있는 장소였음에도 목격한 사람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피해자들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극구 주장하나, 위 징계사유와 같은 신체접촉 행위는 은밀하게 또는 순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피해자들이 그 즉시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니어서 주변 사람들이 알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할 수 없다.

⑥

또한 원고는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당일 12:29경 회사 건물 1층 스피드게이트를 통해 외출했다가 17:43경 들어온 기록과 13:56경 레스토랑에서 카드 결제된 내역을 근거로 D의 이 부분 진술은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하 1층, 옆 건물과 연결되는 구름다리 등 카드리더기가 설치된 곳은 다른 직원이 지나갈 때 신분증을 찍지 않고 함께 지나갈 수 있어서 위 스피드게이트 기록이 직원들의 건물 출입 현황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D은 그로부터 26일 후에 이루어진 인사부 면담에서 조사관의 질문에 따라 그 일시를 해당일 점심시간 직후의 시점으로 특정한 것뿐이고(을 제4호증의 2 14면), 위 결제시각과 D이 주장하는 시각(13:30)의 차이가 26분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D이 당시 시각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순 있어도 그 무렵에 그러한 신체접촉행위가 있었다는 핵심 부분에 관한 진술의 신빙성 자체를 배척할 수 없다.

나)

징계사유 해당 여부

(1)

관련 규정과 법리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준수의무)는 ‘회사는 이 규칙에 정한 근로조건으로 직원을 근무시키며, 직원은 이 규칙에 정한 사항과 회사의 제 규정을 준수하고 상사의 업무상 지시에 따라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제4조(품위유지)는 ‘직원은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방송강령 및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상호인격을 존중하여 직장의 질서를 유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며, 제66조(징계사유)에 의하면 직원이 ‘사규를 위반하였을 때’(제1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제2호),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을 때’(제6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이 규정하는 직장 내 성희롱 금지에 해당될 때’(제10호) 피고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원을 징계할 수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제2항의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사규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저지르고(제1, 3, 4, 5, 6, 7, 8, 9징계사유)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고용상의 불이익이나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을 암시함으로써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으며(제2, 10징계사유) 이로 인해 피고의 명예가 손상되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피고 취업규칙 제66조제1, 2, 6, 10호가 정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①

원고는 뉴스사업부 부장이었고, 피해자 C은 같은 사업부 소속의 파견직 직원으로서 이 사건 당시 파견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피해자 D은 다른 사업부 소속의 파견직 직원이었지만 당시 원고 부서의 빈자리를 사용하고 있었고 원고 부서의 업무도 일부 처리하였다.

②

원고는 부서장 내지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여성 파견직 직원인 D과 C에 대해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반복하였다. 또한 원고가 C을 집까지 차로 데려다주면서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아내와의 스킨십, 각방 사용’ 등 남녀 간 육체적 관계를 연상시킬 수 있는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안겨줄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임이 분명하다.

③

C은 부서장인 원고와 직접적인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었고 D은 사회경험이 거의 없는 22세의 여성 파견직 직원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받았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이고,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해온 원고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④

D은 원고의 성희롱 행위에 대해 보도국 직원에게 이야기를 꺼냈고 위 사실이 보도운영부장을 거쳐 뉴미디어뉴스국장에게 알려짐으로써 원고에 대한 조사가 개시되었으며 그 조사결과가 징계절차로 이어진 것인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다른 불순한 동기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⑤

원고의 언동 중 일부는 그 자체로만 떼어놓고 보면 성적 의도 없이 단순히 부주의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도 있지만, 앞서 본 원고와 피해자들의 회사 내 지위와 관계, 그러한 신체접촉과 발언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들로서는 그와 같은 언동에서도 성적인 모욕감과 적지 않은 심적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 보인다.

⑥

제2, 10징계사유의 경우 그 자체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언행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는 부서장의 지위에 있는 원고가 파견직 직원인 피해자들에게 계약기간만료 이후 정규직 심사과정에서 자신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고 그 전후로 원고로부터 반복적으로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들로서는 원고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 여겼을 수 있으므로[D은 인사부 면담 시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국장, 사장이 되면 도와줄 수 있으니 자신에게 잘 보이라는 식으로 들렸다고 진술하였다(을 제4호증의 2 11, 12면)] 이는 모두 피고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과 법리

피고의 취업규칙 제61조(징계)는 ‘회사는 규율을 유지하고 회사와 전 직원의 공동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직원을 징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62조(징계의 종류)에서 징계의 종류로 주의(징계사유가 발생한 사실에 대하여 서면으로 훈계한다), 근신(15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근무지를 지정하고 자숙토록 한다), 감봉(6개월 이내로 하고 그 기간 동안의 급여는 보수규정 및 업무직 보수규정에 따른다), 출근정지(30일 이내로 하고 그 기간의 급여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정직(6개월 이내로 하고 그 기간 중 직원의 신분은 유지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보수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해고(직원의 자격을 면한다)를 규정하고 있다.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다60890 판결 등 참조). 한편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 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사업주나 사업주를 대신할 지위에 있는 자가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성희롱을 하였다면 그 피해자로서는 성희롱을 거부하거나 외부에 알릴 경우 자신에게 가해질 명시적·묵시적 고용상의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성희롱을 감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성희롱은 더욱 엄격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10호증의 1, 2, 3,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뉴스사업부 부서장으로서 솔선하여 성희롱을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 부서원 상호간의 성희롱 행위도 방지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부서원인 C과 사회경험이 부족한 22세의 D을 여러 차례 성희롱한 점, ② 원고의 행위는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졌고, 특히 피고의 정규직원이 아닌 파견직 여직원으로서 원고에 비하여 열악한 지위에 있어 심리적으로 저항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피해자들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그 비난의 정도가 더욱 크며, 나아가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영향력과 불이익을 암시하기도 한 점, ③ 원고와 피해자들의 지위, 성희롱 발생 장소와 상황을 고려할 때 피해자들로서는 성희롱에 대하여 적절한 대처를 하기 어려웠고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견디기 어려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D은 원고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승소하자 파견기간이 남아있었음에도 원고가 회사로 복귀할 것이 두려워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점, ⑤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직장 내 성희롱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속 전체 근로자의 전반적인 고용환경 및 고용문화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인 점, ⑥ 피고는 I으로서 선량하고 건전한 직장문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더욱 크고, 이에 따라 성희롱에 관하여 해고, 정직 등 엄중한 징계를 하여 왔으며, 특히 이 사건 징계사유는 부서장이 파견직 여직원들을 성희롱한 것으로서 성희롱 행위 자체의 경중을 떠나 더욱 엄격히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 ⑦ 원고는 조사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어기고 사실 확인을 구실로 피해자들을 만나 ‘왜 말을 했느냐, 누구에게 말했느냐’고 추궁하였으며, 인사부 면담 및 인사위원회에서도 일부 사실을 부인하는 한편, 인정하는 사실에 대해서도 성적 의도 없이 친근감을 표시한 행위에 불과하다며 변명할 뿐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징계사유에 대하여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적과 포상경력, 동료들의 탄원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소결론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이 부분 확인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그 해고처분 다음일인 2015.2.13.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9,418,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앞서 본 것처럼 위 해고처분이 정당하여 이를 무효로 볼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우라옥

판사 홍예연

판사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