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11. 30. 선고 2017고정28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D빌딩 404호에 있는 (주)E(이하 'E'라 한다)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정보서비스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7. 1.부터 2016. 3. 31.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의 2015. 7. 임금 150만 원, 2015. 8.부터 2016. 3.까지의 매월 임금 250만 원, 합계 2,150만 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F, G, H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E가 2015. 12.부터 2016. 4.까지 F에 대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부하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신고를 한 점(증거기록 제99 내지 100, 105, 106면), F가 2015. 11.부터 2016. 4.까지 E의 급상여대장에 차장 직급으로 등재되었던 점(증거기록 제107 내지 13면), F가 E의 이메일 계정인 I에 J 마케팅실 차장의 직함을 기재하여 피고인(이메일 주소 : K, L)에게 2015. 8.경부터 2016. 2.경까지 업무 관련 메일을 수회 주고받았고, 2016. 1. 29. 공공기관 경쟁입찰(나라장터 입찰)을 위한 E의 대리인으로 등록한 점(증거기록 제117 내지 167면)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F, G, H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나 앞서 본 사정들만으로는 F와 E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E는 J과 바이두를 통해 한국의 소식을 알리는 업무를 위해 2015. 5. 29.경 M엔터테인먼트와 사이에 M엔터테인먼트가 국제이벤트 기획 제작, 미디어 제작을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고, 사무실과 사무용품을 같이 사용하며, J사 로고를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약정하고, J 출범식 등의 업무를 M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그리고 그 무렵 피고인은 M엔터테인먼트의 이사인 G을 통하여 F를 소개받았다.

②

F는 2015. 7.경부터 E 또는 피고인으로부터 고용되어 근로를 시작하였고, 2015. 12.경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으로 100만 원을 지급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F의 주장에 의할 경우 입사 직후부터 약 9개월 동안 100만 원 이외에 아무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E에서 근무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F는 이 법정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고도 계속 근무한 이유에 관하여 피고인이 지급하겠다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E의 미래를 믿었고, 계속 업무가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밑거름이 되어 언젠가 회사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9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도 계속하여 근무하였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15. 12. 경 F에게 100만 원을 지급한 것은 맞지만 임금이 아니라 회식 경비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 100만 원이 임금이었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③

피고인은 2016. 2.경 M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사용하던 여의도 사무실을 떠나 N 사무실로 이전하면서 M엔터테인먼트와의 업무제휴관계를 종료하게 되었는데, F는 여의도 사무실에 잔류하였고, 여의도 사무실은 2016. 3.경 또는 2016. 4.경 폐쇄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F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6. 2.경 새로 이전할 사무실이 좁아 두 파트로 나누어 이사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 파트는 N으로, 다른 한 파트는 종로로 간다고 했었는데, 당시 O(주식회사 P의 대표로 M엔터테인먼트처럼 E와 협력관계에 있는 회사이다)으로부터 N 사무실로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임금이 밀려있는 상황인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임금 미지급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물었고, O으로부터 확답이 없어 N 사무실로 가지 않았으며, 자신이 포함된 파트가 종로로 이전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어 여의도 사무실에 남아 있다가 더 이상 여의도 사무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집에서 일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F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N 사무실이나 여의도 사무실이나 모두 E의 사무실이고, 근무하는 사무실의 위치에 따라 근로자로서의 지위나 임금 지급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임금 미지급 문제에 관하여 확답이 없어 여의도 사무실에 남았다는 F의 위 진술은 그 자체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F는 이 법정에서 N 사무실로 간 사람들은 외부 업체와 협력해서 기사 외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었고, 종로로 가기로 했던 사람들은 주로 자신이 맡았던 업무들, 즉 취재, 기사 제작, 컨텐츠 제작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E와 H{M엔터테인먼트의 일종의 영업상 대표이다(H의 법정진술)} 사이에 작성된 위 2015. 5. 29.자 업무확인서(증거기록 제10면)에 의하면 취재, 기사 제작, 컨텐츠 제 작 업무는 E의 업무라기보다는 오히려 M엔터테인먼트의 업무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④

G은 2015. 12. 1. 피고인에게 'Q 대표가 넣는 사람은 110만 원으로 맞춘다고 하고 F는 급여에 대해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내년부턴 300 주기로 하고 월급 적게 주면서 데리고 있는 건데 4대보험 가입하는 시점에서 얘기를 좀 나눠야 할듯한데… 머리가 좀 복잡하네요. F를 E에 실제로 편입시키는게 아직 확실하지가 않아서 말 씀드리기가 애매하네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G은 2016. 5. 2. 피고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M엔터테인먼트가 선지급한 인건비 등 기타 비용을 정산해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첨부문서 중 'M엔터 파견 인력'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F를 포함하여 M엔터테인먼트의 이사인 G 본인과 영업상 대표인 H가 기재되어 있다.

⑤

H는 이 법정에서 2015년 말경 피고인에게 이벤트 행사 진행의 입찰을 위해서는 M엔터테인먼트보다는 J을 운영하는 E의 명의로 등록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면서 새로 합류한 R, S, T를 형식상으로만 E의 직원으로 등록해 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E는 M엔터테인먼트가 E의 출범식 준비를 맡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과의 원활한 업무진행을 위해 G, H 등 M엔터테인먼트 소속 직원들에게 E의 국장, 부국장, 차장 등의 직함이 적힌 명함을 사용하도록 하였고, 사원번호와이메일계정도 부여하기도 하였다{실제로 G이 위 ④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16. 5. 2. 피고인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 'J 미디어제작국 부국장 G(U)'이라고 되어 있는 계정을 사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G은 2015. 12. 1. 피고인에게 '사대보험은 총감님(피고인은 이 사건 2017. 10. 12.자 변론요지서에서 총감님이 H를 지칭한다고 주장하였다)도 올려야 하는데 급여를 얼마로 책정해야 할까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E는 대외적인 업무상 또는 형식상 필요한 경우 특정 인원을 직원으로 등재시키거나 명함, 사원번호, 이메일계정 등을 부여하거나 4대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F가 피고인에게 업무 관련 메일을 보낼 당시 G도 '받는 사람'으로 지정되어 있거나 '참조'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

⑦

피고인은 2016. 11. 3. 특별사법경찰관의 피의자신문절차에서 F에게 임금 21,500,000원을 미지급하였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동시에 '처음 저는 F와 고용관계에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미지급하였으나, F가 E 일을 했다는 점, 4대 보험, 임금 등이 우리 회사 소속으로 되어 있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서 앞으로 제가 책임을 지기로 하겠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이 F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인정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강희경

각주1) 2015. 6.경부터 2015. 12.경까지 E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