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점)
피고인이 사용자인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에서 퇴직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의 근로자들 중 F, Q, H, R, S, G, Z, AA(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근무기간은 모두 1년 미만으로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다. 즉,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2년 2월부터 2012년 9월까지 E에서 근무를 하다가 스스로 퇴직하여 2012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일부 근로자들은 2013년 3월까지)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로 이직하였고, 그 후 2013년 1월에(일부 근로자들은 2013년 4월에) E에 재입사하여 근무하였으므로 위 J 이직기간 동안에는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 J는 피고인과는 무관한 별개의 법인이고 피고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도 아니다. J의 대표이사 N과 E의 영업본부장이던 O의 합의에 따라 J가 위 이직기간 동안 이 사건 근로자들을 채용하였던 것으로, 위 이직기간 동안 이 사건 근로자들은 J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은 퇴사 및 재입사에 관하여 사직서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②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J 및 E의 해촉증명서 등을 제출하였으나, 위 서류들에는 위 근로자들의 서명이 전혀 없는 점, ③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무기간의 단절 없이 E에서 계속 근무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 ④ E의 실장인 L은 조사 당시 E에서 근무하던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J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가 다시 복귀명령을 하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와야 한다고 했고, 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개인적인 짐을 E의 사무실에 놓고 갔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은 중단 없이 계속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위와 같은 이유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거나 이들이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 주장의 J 이직기간 동안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계속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감독관의 조사과정에서부터 일관되게 E을 퇴사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J 이직기간인 2012년 10월부터 2012년 12월 또는 2013년 3월까지 사이에도 E에서 그대로 근무하였고 2013년 1월 또는 2013년 4월에 E에 재입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이 사건 근로자들 중 F, G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2. 10.경 E에서 퇴사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사직서, 그 후 2012. 10.경 J에 입사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는 고용계약서(임금계약서, 복무규정) 등의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담당하던 업무는 E과 J 모두 전화상담 업무로서 동일하고 단지 판매하는 상품의 내용만이 변경되었을 뿐이다. 피고인은 판매상품을 변경할 때마다 법인의 명칭만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되 기존 법인의 인적·물적 조직은 그대로 유지 내지 승계하는 방식으로 사업체를 운영해 온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근무환경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무지가 E에서 J로 변경되더라도 실질적인 소속변경 없이 단지 동일한 회사가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상품을 판매한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E의 전화상담원(텔레마케터, TM) 팀 실장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업무를 총괄하던 L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회사의 명칭이 변경되거나 법인이 새로 설립되고 판매상품이 변경되면 복무규정을 새로 작성해 왔음에도, 이 사건의 경우 위 근로자들이 J에서 새로 작성한 복무규정 내지 임금계약서 등의 자료는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L 또한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J에 입사할 때 근로계약서를 썼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L은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2012. 10.경부터 2013. 1.경까지 J에서 근무하다가 2013. 2.경부터는 다시 E에서 근무하게 되었다고 진술하면서도, L이 J로 갈 때 근로계약서를 쓴 사실이 있는지 묻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는 대답하지 못하였다.
L은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2. 10.경에 E에서 퇴사할 의사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저와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2. 10.경부터 2012. 12.경까지 근무한 J이 사무실은 E의 사무실과 같은 사무실이었고, 담당하는 업무 또한 동일했다.', '당시에는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한 분들은 없었다. 업무의 특성상 그냥 그 자리에서 그대로 일을 했기 때문이다.', 'O이 위 근로자들에게 상품만 변경된다고 설명을 했는지, 아니면 이제부터는 O 자신이 책임자인데 보수는 기존처럼 하겠다는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별다른 이의제기가 없었던 것을 보면 근무조건에는 변동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
E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작성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E 명의의 해촉증명서, J의 대표이사인 O이 작성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J 명의의 해촉증명서는 모두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된 이후에 비로소 작성된 서류에 불과하다.
피고인은, J의 대표이사 N과 E의 영업본부장이던 O의 합의에 따라 J가 위 이직기간 동안 이 사건 근로자들을 채용하였던 것으로, O이 2012. 10.경 E 소속이던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E에서 퇴사하고 앞으로 J에 입사하게 된다는 사실을 공지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에 부합하는 O의 원심 법정에서의 증언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믿기 어렵고, E에서 현재 근무 중인 근로자들의 사실확인서 또한 사용자인 피고인 측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 그대로 신빙할 수 없으며, 달리 위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다. 오히려 피고인 주장의 위 이직기간 동안 J의 대표이사였던 N은 원심 법정에서, '저는 영업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 이 사건 근로자들이 J로 어떤 경위로 오게 되었는지에 되었는지는 모른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E로부터 J로 이직하는지는 피고인과 O이 협의하였을 뿐 제가 전혀 관여한 바 없어 잘 모르겠다.', 'O이 이 사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E에서 J로 이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라고 진술하였다.
O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는 전혀 조사를 받거나 진술한 바 없었고, 피고인이 기소된 이후 비로소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을 뿐이다. 피고인의 E이 더 이상 운영되지 않으니 E에서 퇴사한다는 사실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명시적으로 공지하였고, 실제로 위 근로자들이 E에서 퇴사하고 J에 입사하였다는 취지의 O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앞서 본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일관된 진술과 모순되는 점, O이 J의 책임자로서 위 근로자들을 고용하였다고 하면서도 그 급여의 지급관계에 대하여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J가 피고인과는 무관한 별개의 법인이고 피고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도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스스로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 E을 퇴사하고 J에 입사하였다는 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피고인 주장의 위 J 이직기간 동안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는 J에서 입금한 것으로 나타나 있고, 그 취급점은 '암사역(4415)'인데, 위 근로자들이 J에 근로계약서를 제출하거나 자신들의 급여계좌번호를 알려준 적도 없는 점, 한편 위 근로자들은 피고인 주장의 위 이직기간 이전에도 위 '암사역(4415)' 등에서 급여를 지급받아 온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급여계좌에 입금주체가 J라고 표기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실제로 J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이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을 미지급한 근로자가 12명, 퇴직금을 미지급한 근로자가 9명이고 그 미지급 액수도 적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고,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은 시인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과 동종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이상의 사정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규현(재판장) 이한상 신지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