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8. 5. 1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방송사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1. 1. 1. 피고 회사에 기자로 입사하였다. 원고는 2016. 7. 25. 해외특파원 발령을 받아 워싱턴에서 파견근무를 하던 중 2018. 2.경 피고로부터 복귀 명령을 받고 복귀하였고, 2018. 5. 11. 피고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원고의 C 관련 보도
대한민국은 E일자 D 선거를 실시하였다. F는 2012. 8. 20.에, G은 2012. 9. 16.에 각각 당내 경선을 통하여 H정당과 I정당의 J 후보로 확정되었다. C는 2012. 9. 19. J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하였다가 같은 해 11. 23. 출마를 포기하였다. 선거 결과 F 후보가 득표율 51.55%로 D에 당선되었다.
그 무렵 원고는 정치부 소속으로 H정당 출입 기자로 활동 중이었는데,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C 후보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하였다는 의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2012. 10. 1., 같은 달 2., 같은 달 22. 세 차례에 걸쳐 C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다음과 같이 보도(이하 총칭하여 '이 사건 보도'라 한다)하였다.
Q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2012. 10. 23. 이 사건 2012. 10. 1.자 보도가 사실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다루지 않았고, C 후보측에 제대로 된 반론권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전문적이고 복잡한 사안에 대해 보도하면서 외부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다양한 의견 소개 없이 제기된 의혹만을 전달함으로써 보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에 미흡했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경고'조치를 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피고는 2018. 1. 18. 피고 내부에서 2008. 2.경부터 2017. 11.경 사이 일어난 방송 독립성 침해 등 사안을 조사하고 재발을 막기 위하여 T위원회(이하 'T위원회'라 한다)를 설치하고, 그 운영을 위한 T위원회 운영규정(이하 'T위원회 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
T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대면·비대면 조사, U 기자에 대한 별건 조사결과, V 기자의 확인서 등을 토대로 원고가 이 사건 보도를 함에 있어 제보자에 대한 검증미실시, 부실한 사실 확인, 반대 의견을 의도적으로 묵살하는 등 공정보도의무 위반, 충분한 반론기회의 미부여 등 피고의 방송강령 및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리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를 피고 인사담당국장에게 전달하면서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다.
피고는 2018. 5. 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T위원회의 조사내용을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해고(이하 '이 사건 징계'이라 한다)를 의결하였다.
이 사건 징계 관련 피고의 사규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보도에서 문제된 논문
이 사건 보도를 통해 논문의 유사성 의혹이 제기된 M 교수와 C 후보의 논문(이하 C 후보의 논문을 '이 사건 논문'이라 한다) 중 문제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M 교수와 C 후보는 모두 'double-pulse protocol'이라는 방법의 실험을 수행하였다. 이 실험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이온 통로의 투과성이 세포막 전위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관찰하기 위한 실험으로, 사전 자극(prepulse)을 오랫동안 주어 세포막 전위를 그 값으로 맞춘 다음에, 실험 자극(test pulse)을 주었을 때 그 이온 통로를 통과하는 이온의 흐름, 즉 전류의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M 교수는 실험을 통해 일과성 외향 전류 통로의 막전위 의존성, 즉 세포막 전위가 증가할수록 일과성 외향 전류의 크기는 감소(비활성화)한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러한 이온 통로의 비활성화 특성을 더 정량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볼츠만 곡선에 그 결과를 대입하였다.
C 후보는, 기존에는 Bay K 8644라는 화학 혼합물이 -40mV 정도의 막전위에서 칼슘 이온의 통로 억제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었으나, 실험을 통해 1μM의 Bay K 8644는 막전위가 -40mV일 때에도 Ca²+ 통로 항진제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 현상을 더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항정 상태 비활성화 실험을 수행하였다. M 교수와 마찬가지로 볼츠만 곡선에 실험 결과를 대입하였고, 1μM의 Bay K 8644 처리 전후에 나타나는 막전위의 변화가 -21.0mV에서 -21.7mV로 항정 상태 비활성화 곡선을 왼쪽으로 이동시키기는 하나 그 정도가 미약한 탓에 항진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볼츠만 식(Boltzmann formula)은 19세기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볼츠만(Ludwig Eduard Boltzmann)이 발견한 통계물리학적 법칙으로 입자의 분포 확률에 관한 것이다. 물리학에서 사용되던 위 공식을 1952년 영국의 생리학자 호지킨(Alan Lloyd Hodgkin)과 헉슬리(Andrew Fielding Huxley)가 신경 세포막의 말초 및 중심부의 활성 및 억제와 관련된 이온 메커니즘 연구에 처음으로 적용하면서 196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M 교수와 C 후보의 두 논문은 모두 위 호지킨과 헉슬리의 위 실험모형을 따랐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 8, 10, 11호증, 을 제1, 8, 12, 18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1, 2, 3, 을 제4호증의 1 내지 9,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2, 3, 을 제2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부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들 및 갑 제7, 14호증, 을 제7, 17호증의 각 기재에 위 인정근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는 그 사유가 인정된다.
제보자 검증 미실시
원고는 2012년 추석 연휴{2012. 9. 29.(토)~2012. 10. 1.(월)} 직전 주중에 우연히 국회에서 믿을만한 지인을 만났고, 그로부터 제보자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원고는 그 믿을만한 지인이 누구인지 함구하다가 T위원회의 3차 조사에서 조사1실장에게만 지인의 성명을 밝혔는데, 당시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원고는 제보자의 신원은 알지 못하였고, 제보의 동기와 목적, 자료 제공자와 자료의 출처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제보에 대한 검증은 전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제보 내용을 방송하고자 할 때는 그 제보자가 자신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거나 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진위 여부를 반드시 직접 확인하여야 하고, 이 경우 기본 사실에 대한 확인은 물론 제보를 한 사람의 의도와 목적까지 파악해 보도의 공익성과 진실성에 부합하는지를 살피도록 한 「B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
사실 확인 절차의 생략
원고는 제보자로부터 M 교수의 논문과 이 사건 논문 중 일부를 발췌·요약한 프린트물을 건네받았다. 원고는 이후 문제된 두 논문의 전체 내용을 검토하는 등의 절차 없이 위 프린트물만 가지고 곧바로 취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고는 2012. 10. 1.자 뉴스에 두 논문 표지를 영상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같은 날 비로소 두 논문의 원문을 다운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M 교수와 동명이인인 다른 교수의 다른 논문을 다운받아 이를 영상자료로 방송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하였다.
이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 보도를 위해 사실을 빈틈없이 취재하고 그와 관련된 다른 자료들도 충분히 조사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방송강령」에 위반된다.
반론의 기회 박탈
원고는 2012. 10. 1. 이 사건 논문 표절 의혹을 당시 보도국 정치부장이었던 X에게 보고하였고, 16:30경 열린 편집회의에서 당일 21시 K언론 방송이 결정되었다. 원고는 회의 이후 당시 야당 취재를 담당하던 V 기자에게 'C 후보의 논문 표절 기사를 작성 중인데, C 후보측의 입장을 들어달라. 지금 알려주면 준비할 시간을 주게 되니 나중에 입장을 물어봐달라'고 말하였고, 18:28경 X에게 기사를 송고한 이후 V 기자에게 질문을 넘겨주었으며, V 기자는 이를 C 후보측 Y 대변인에게 전달하였다. Y 대변인은 방송이 임박하여 C 후보측의 입장을 정리해 알려왔고, V 기자는 이를 원고에게 전달하였으나 원고로부터 '(C 후보측에) 반론이 늦게 와서 반영이 안된다고 말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원고는 C 후보측이 제대로 된 반론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반론 요청을 의도적으로 지연하였을 뿐만 아니라, 방송 직전 반론이 도착하였으므로 기사의 순서를 바꾸거나, 아니면 최소한 아나운서의 멘트로라도 반론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여 보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 후보측은 후보와 논의해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라고 하여 반론 내용과는 전혀 다른 보도를 강행하였는바, 이는 당사자들에게 반론이나 해명의 기회를 보장하도록 한 피고의 「방송강령」 및 기획의도에 맞추기 위해 반론의 내용을 왜곡, 삭제하거나 비중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B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위반된다.
불공정 보도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12. 10. 1.자 보도 전 C 후보 측으로부터 반론을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당시 L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 교수였던 Z 교수의 견해를 빌린 공식 반론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볼츠만곡선은 19세기 통계 물리학자인 루드비히 볼츠만이 적립한 물리학적 원칙으로 뉴튼의 만유 인력 원칙과 비견되는 물리학적 법칙이다. 자연현상을 해석해 뉴튼의 원리를 적용할 때마다 그의 저서인 프린시피아를 인용하지 않듯이 볼츠만의 원리를 적용할 때 인용부분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두 논문은 심장세포에 존재하는 세포막을 통한 전혀 다른 종류 이온 흐름에 같은 통계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서로 다른 생물학적 현상에 같은 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을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2012. 10. 1.자 방송 다음날인 2012. 10. 2. AA대학교 화학과 AB 교수로부터 "(두 논문 모두 볼츠만 방정식의 괄호 하나를 누락하는 동일한 오류를 범하였다는 지적에 대하여) 두 개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Exponential(지수함수)은 괄호를 쳐도 되고 안쳐도 된다. 이공계 분야의 상식선에서 이해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걸 문제삼는 것은 시비에 불과하다."라는 진술을 청취하였음에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같은 날 K언론 보도에서는 'M 교수가 논문에 인용한 볼츠만 곡선 공식에 대괄호가 하나 빠졌는데, 공교롭게도 C 후보 논문에서도 같은 공식에 대괄호가 빠져 있다'고만 보도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보도에 대한 비판이 일자 본인이 직접 서울시립대학교 AC 교수를 섭외하여 2012. 10. 8. 그와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AC 교수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한마디로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논문은 대상 세포나 측정방법이 유사하므로 비슷한 논리를 전개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 과정에서 사용하는 문장이나 단어들의 유사성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표절은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나, 자기가 쓸 수 없는 좋은 문장을 갖고 오고 싶어서 하는 행위인데, 여기에는 그런 의도가 느껴지지 않는다. 유사성은 개인 글쓰기의 창작의 중요성을 따지는 학문분야에서는 중요하게 다룰만한 문제일 수 있으나, 최근 자연과학에서는 동일한 방법론을 사용했다면 동일한 문장을 쓰는 것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를 즉시 보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012. 10. 22.자 K언론 보도에서도 이 사건 논문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두 교수의 인터뷰는 음성을 변조하여 그대로 방송하고, AC 교수와의 인터뷰는 'M 교수와 C 후보 논문 정도의 유사성은 과학계의 관행이라는 주장이 있는 가운데'라고 그 내용만 간단히 언급함에 그쳤다.
이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를 다룰 경우에는 대립된 견해를 양적, 질적으로 균형있게 다루어야 하고, 문제에 관련된 당사자들의 대표적인 모습과 입장이 정리되어야 하며, 관련된 주요 사실이 의도적 누락이나 은폐 등으로 내용이 편향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한 피고의 「방송강령」 , 취재 제작진의 당초 기획 의도와 실제 취재한 내용이 다르다는 이유로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되고, 취재를 할 때 당초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내용만을 취합해 방송에 반영하고 기획 의도에 반하는 취재 내용을 외면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한 「B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위반된다.
원고는 그가 작성한 경위서에서 이 사건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는 전문가의 견해를 보도하지 못하거나 축소보도한 것이 X의 지시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방송의 기초가 되는 기사나 원고에 대해서 1차적 책임은 담당 기자나 PD가 지는 것이고( 「B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선거방송을 함에 있어서는 기자나 제작 간부 개개인의 정치적 성향 등에 따른 편향성을 배격해야 하며(피고 「방송강령」), 상급자가 자신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저해하는 지시를 할 경우 그 사유를 해당 상급자에게 소명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있으므로(피고 「윤리강령」), 피고의 사규에 위반한 행위임은 동일하다.
이 사건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T위원회 규정의 법적 성질
이 사건 징계가 T위원회에 의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T위원회의 징계요구에 따라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보았다. T위원회 규정은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한 것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에게 집단적,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준칙이라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르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가 요구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종전 취업규칙에 비하여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저하하거나 복무규율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것을 말하고, 위 변경은 불이익한 규정의 신설을 포함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9호증, 을 제13, 14호증, 을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T위원회 규정 제3조 제2 내지 4항, 제5조 제1항 라호, 제6조 제2항(이하 '이 사건 개별조항'이라 한다)에 의하면 T위원회는 소속 근로자를 조사하여 그 판단에 따라 근로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T위원회의 조사를 위한 출석·답변·자료제출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고, 자료제출요구를 거절할 경우 그 이유를 소명해야 하는 점, ② 징계 여부는 피고의 재량사항이기는 하나 T위원회의 징계요청이 있었던 경우 상당 부분 징계처분으로 나아간 것으로 보이고, 징계요청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근로자는 징계를 받을 수 있는 불안정한 지위에 처하게 되는 점, ③ T위원회 조사 및 징계요청 결과 징계를 받게 된 근로자의 수가 적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개별조항은 징계절차와 관련하여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및 복무규율에 관한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저하하거나 복무규율을 강화하는 내용이라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이 사건 개별조항의 효력
그렇다면 이 사건 개별조항의 제정에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동의가 있었는지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2018. 1.경 기준 피고 내부에는 3개의 노조{AD노동조합 B본부(이하 제1 노조'라 한다), AE노동조합(이하 제2 노조'라 한다), B 노동조합(이하 제3 노조'라 한다)}가 설립되어 있었던 사실, 각 노조별 가입 조합원 수 및 총근로자 수 대비 조합원 비율은 제1 노조가 1,187명으로 64%, 제2 노조가 13명으로 0.7%, 제3 노조가 63명으로 3.5%였던 사실,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제1 노조의 조합장이 이 사건 개별조항의 제정에 동의한 사실은 인정되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그 동의의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제1 노조 조합장이 단독으로 이 사건 개별조항의 제정에 동의할 수 있다거나 또는 제1 노조 내부의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이 사건 개별조항의 제정에 과반수 노조의 유효한 동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 결정의 원칙, 근로자 보호의 정신, 기득권·기득이익 보호의 원칙에 기초한 것이다. 따라서 취업규칙 변경이 과반수 노조 소속 근로자들에게는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하지 아니하면서 소수 노조 소속 근로자들에게만 불이익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 오로지 과반수 노조의 형식적인 동의만으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을 유효하다고 보는 것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얻도록 한 취지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정된 근로기준법의 목적에 반한다. 따라서 과반수 노조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동의권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권을 행사함에 있어 소수 노조에게 절차 참여권을 부여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T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T위원회의 조사 대상 기간은 2008. 2.경부터 2017. 11.경까지로 한정되는데 위 기간은 주로 제2, 3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소위 요직에 있었거나 제1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파업 등으로 종전 채무자 경영진과 마찰이 있었던 기간에 해당하는 점(현재는 제1 노조 소속 근로자 출신들이 피고의 경영진에 있다), T위원회는 피고를 대표하는 2인과 제1 노조가 추천한 2인으로 구성되어 제2, 3 노조 소속 근로자의 참여가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T위원회 규정의 제정으로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는 자는 제2, 3 노조 소속 근로자들로 보이는데, 피고는 T위원회 규정을 제정함에 있어 이 사건 제2, 3 노조의 의견을 구하거나, 제2, 3 노조와 사이에 규정의 제정 취지, 그 내용, 운영 방향 등에 관하여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아니하였다. 제1 노조 역시 T위원회 규정 제정에 대한 동의에 관하여 제2, 3 노조의 의견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결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개별조항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효력이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개별조항의 무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대로 피고 인사위원회 결의를 거쳐 원고를 징계한 이상 절차 위반의 하자는 없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취업규칙에 의하면 인사위원회가 징계사건을 심의할 때에는 사전에 충분한 자체조사를 하여야 하는데(제68조 제2항), 피고는 원고를 징계함에 있어 T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수용한 외에 추가적인 자체조사는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T위원회의 징계요구가 없었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당연히 징계절차가가 개시되었을 것이라고 인정할 근거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가 피고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절차위반의 하자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의칙 위반 여부
이 사건 보도는 2012. 10.경에 있었고, 이 사건 징계는 2018. 5.경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보았다.
그러나, 피고 취업규칙에서 징계시효를 따로 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징계권의 행사 여부 및 그 시기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사항인 점, 이 사건 징계가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하여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사립학교법상 징계시효도 5년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사기업의 경우 그보다 장기간으로 정한 경우도 적지 아니한 점,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징계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근로자로서도 이제는 사용자가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새삼스럽게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권 행사를 게을리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는 언론의 핵심 가치이다. 이 사건 보도가 J을 두 달여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저녁 9시 뉴스라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매체를 이용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비위 정도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음도 물론이다.
다만, 이 사건 보도 외에 원고의 이전 또는 이후 보도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다거나, 원고가 어떠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또는 그러한 의도를 가진 세력에 편승하거나 동조하여 이 사건 보도를 하였다고 평가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원고가 초기 검증을 게을리하여 부실하고 성급한 보도로 나아갔으나, 문제된 두 논문의 특정 문장들이 유사한 것은 사실이다. 학술진흥법 제15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에 따라 마련된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2조 제1항 제3호는 '표절'에 대하여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표시의 정도는 해당 저술의 성격 내지 학문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인데, 이에 대한 판단은 동일한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다를 수 있다.
그 밖에 원고는 스스로 이 사건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AC 교수를 섭외하여 인터뷰를 실시하기도 한 점, 이 사건 징계사유의 발생일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 이후에 징계가 이루어진 점, 원고의 근무태도 및 업무능력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최고 수위의 징계인 해고처분을 한 것은 그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징계의 효력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는 절차의 위법 및 징계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어 무효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재판장) 강순영 이기웅
각주1) C 후보 논문과의 유사성이 지적된 M 교수의 논문은 생리학전공인 위 교수가 1989년에 제출한 'R'인데, 뉴스에는 소아과학전공인 동명이인의 교수가 같은 해 제출한 'S'의 표지가 영상자료로 방송되었다.
각주2) 마이크로 몰(물질량의 단위)
각주1) 참고.
각주3) V 기자가 'Y 대변인 통화'라는 제목으로 반론 요청 통화 내용을 피고 회사 게시판에 게시한 시각은 18:52경이다.
각주4) V 기자가 'Y 공식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반론 내용을 피고 회사 게시판에 게시한 시각은 20:50경이다.
각주5) 즉, r(V) = 1 / [1 + {exp(V - Vh) / H}]로 기술하는 게 맞다는 주장에 대하여
각주6) U 기자가 정식 인터뷰가 아닌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하였는데, U 기자는 별건 조사에서 원고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진술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