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다국적 회계감사법인인 C(이하 'C'라 한다)의 대한민국 지사이다.
원고는 1987. 8.경 C 그룹 런던 지사에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1998. 7.경에는 중앙 및 동유럽 지사의 지분파트너로 승진하였고, 2016. 3. 8. 피고와 고용계약(employment)을 체결하고 2016. 9. 5.경부터 계약파트너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17. 7. 4. 13:00경 평상복 차림으로 사무실에 출근하여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니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였고, 이에 피고 소속 파트너 D 등이 동행하여 E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소변검사를 실시하였다.
E병원은 2017. 7. 6. 간이소변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에 대하여 '약물(메스암페타민)의 급성 중독으로 인한 망상으로 보이나, 조현병일 가능성도 배제되지는 않는다{Paranoia due to acute intoxication of stimulant(Methamohetamine) R/O schizophrenia}'는 추정진단(Diagnosis Impression)을 내리고, 같은 날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하였으며, 2017. 7. 17. 원고의 소변에서 메스암페타민, 암페타민이 검출되었다는 검사결과를 회신받았다.
원고는 2017. 7. 7.경 휴가를 위해 가족이 있는 영국으로 출국하였다.
D은 2017. 7. 18.경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 '7월 첫째주에 있었던 사건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할 예정임'을 알렸고, 원고는 2017. 7. 26.경 '2017. 7. 4.에 있었던 사건 및 관련 증거를 토대로 원고가 고용계약 제10조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는바, 원, 피고간의 고용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2017. 7. 20.자 해고통지서를 수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원고가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밝혀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하여 피고가 2018. 1. 17.자 회신을 통하여 밝힌 해고사유는 '① 2017. 7. 3. 무단결근, ② 2017. 7. 4. 사무실 내 이상행동, 병원 소변검사 결과 메스암페타민 및 마리화나 성분 검출, ③ 2017. 7. 6. E 병원으로부터 "Paranoia due to acute intoxication of stimulant(Methamphetamine) R/O schizophrenia"의 진단을 받음' 세 가지이다.
이 사건 징계해고 관련 피고의 사규는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 32호증, 을 제5,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이므로 근로기준법 기타 피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구체적 징계사유를 기재한 서면 통지를 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았는바,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절차위반으로 무효이다.
① 2017. 7. 3.자 무단결근은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② 원고는 마약류 강제투약 피해자일 뿐 마약류를 복용한 사실이 없고, 마리화나는 검출되지도 않았으며, 원고의 이상행동은 20~30분 정도에 불과하였고 당시 사무실에 있었던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보았으며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근무분위기를 저해하였다거나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현재 원고가 근무가 불가능한 건강상태에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재량을 일탈·남용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또한 이 사건 징계해고일 이후부터 2019. 6. 까지의 월 임금(별지 기재와 같다. 다만 2017. 7.분 급여는 근무가능일인 3일분을 구한다.) 및 2019. 7.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매월 72,252,5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징계절차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회사 임원의 근로자성
회사의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27, 48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및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국제회계기준 및 국제감사기준(이하 '국제기준'이라 한다)을 준수할 필요가 생겼고, 이에 2009년경부터 C 그룹 내 국제기준 전문가를 영입하여 자문을 구해 왔으며, 원고는 위와 같은 경위로 2009년경 피고에 입사하였다가 2016. 6.경 C US 지사로 복귀한 국제기준 전문가인 F의 후임으로 영입되었다.
원, 피고가 체결한 2016. 3. 8.자 고용계약서에는 '원고는 2016. 9. 5.경부터 3년간 품질관리 부문의 비지분 파트너로 근무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가 2016. 8. 10.경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한 원고에 대한 사증발급신청서에는, '1. 한국기업들에 대한 국제 회계기준, 감사기준, 회계실무 절차 및 관행 등에 관한 자문 업무 수행, 2. 한국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비롯한 글로벌 진출에 따른 회계감사 및 자문 서비스 제공, 3. 한국 기업과 해외 자회사 법인 간의 통합시스템 개발과 운영 관련 컨설팅 서비스 제공, 4.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과 합작회사에 대한 회계, 감사, 재무보고 및 운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 제공, 5. 국내의 국제회계기준 도입 관련 연구 및 한국기준과 국제 기준의 차이 조정과 관련된 서비스 제공, 6.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및 품질 경영에 대한 자문 서비스 제공 업무지원을 위하여 원고를 고용하고자 사증발급을 신청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입사 이후 원고가 담당한 구체적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다.
C 그룹은 내부적으로 매년 Engagement Compliance Review(각 지사에 관한 항목별 등급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피고는 글로벌 회계기준 준수 항목에서 여러 차례 낮은 평가를 받았으므로 그 미비점을 보완하고, 보완사항 이행 여부에 대한 C 그룹의 승인을 받아야 했는바, 원고는 이를 위한 실무 작업을 담당하였다.
또한 국내 회계법인이 미국 상장회사의 재무제표가 미국 회계기준에 부합하게 공시되는지를 검사하면 PCAOB(미국 상장회사 회계감독위원회)는 해당 회계법인이 미국 감사기준에 부합하게 감사를 행했는지를 검사하게 되는데, 원고는 위와 같은 PCAOB 검사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업무도 담당하였다.
-그밖에 피고는 원고가 일상적인 자문업무를 제공할 고객으로 국내 최대 금융서비스 회사인 G은행, IBK 기업은행, H을 배정하였다.
원고는 지분이 없는 파트너로 근무하였다. 2018년 6월 기준 피고의 파트너 및 직원 구성은 아래 표와 같고, 피고 사원총회는 지분 있는 파트너만 참여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i) 원고는 국제기준 전문가로 피고에 영입되었으나,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그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표지는 없고, 피고 의사결정권자의 구체적인 지시 하에 국제기준 준수 관련 업무, PCAOB 검사 관련 업무, 국내 금융사자문 업무 등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ii) 원고와 같은 지분 없는 파트너에게는 사원총회의 참석권한도 없고, 피고 주장에 따르면 지분 없는 파트너는 파트너 징계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 의결을 통해 해고한다는 것인바, 그 직함에도 불구하고 '지분 있는 파트너'와 '지분 없는 파트너'는 그 권한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파트너'의 직함을 가지고 있었고 매우 높은 보수를 지급받았으며 근무태양이 비교적 자유롭기는 하였으나 업무집행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서면 통지의무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피고가 2017. 7. 20.자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로 '2017. 7. 4.에 있었던 사건'이라고만 기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기재만으로도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사유가 '원고가 약물을 복용하고 2017. 7. 4. 피고 사무실에 출근하여 이상행동을 한 사건'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근로기준법이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취지는 근로자의 방어권 보장에 있다고 할 것인바 해고사유는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는 한도 내에서만 기재되면 충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해고통지가 그 구체성을 결하여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명기회 부여의무 위반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들 및 갑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징계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징계 관련 피고 사규에서 인사위원회 또는 파트너 징계위원회는 필요시 징계대상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사실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징계대상자에게 진술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징계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의 여부는 원칙적으로 인사위원회 또는 파트너 징계위원회의 재량사항이다.
-원고는 2017. 7. 4. 피고 사무실에서 이상행동을 보였고, 같은 날 E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소변 간이검사결과에서 메스암페타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은 2017. 7. 6.이고, 원고는 2017. 7. 7. 출국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예정된 휴가를 간 것일 뿐이라고 하나, 원고로서는 출국을 며칠 미루는 등으로 휴가 일정을 충분히 변경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불가피하거나 급박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징계권자인 피고에게 피징계자인 원고의 일정에 맞추어 징계절차를 진행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
D은 2017. 7. 10. 원고에게 두 차례나 메일을 보내 원고에게 연락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한국으로 복귀한 이후에 대화하길 희망하였고, 정확한 복귀 일정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D은 2017. 7. 17.에도 원고에게 메일을 보내 급하게 상의할 것이 있으니 연락을 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원고는 D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D은 다음날인 2017. 7. 18. "회사는 현재 지난 7월 첫째주에 있었던 사건을 이유로 당신에게 징계를 내릴 예정이며, 당신과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에 관하여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고, 원고는 그제서야 "징계문 초안을 보내달라. 반박할 만한 점들을 파악하고 싶다."는 답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매월 72,252,500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으로, 피고로서는 원고의 정확한 복귀 시점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마냥 보류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마약류 정밀검사결과를 확인한 다음 징계절차에 나아갔다. 반면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징계사유에 대한 원고의 소명은 자신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했다는 주장밖에 없고, 이에 대한 어떠한 물증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에 절차 위반의 위법은 없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징계사유의 특정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결의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나(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최소한 해당 비위사실이 다른 비위사실과 구별될 정도로는 특정되어야 하고, 이와 같이 특정된 비위사실이 징계위원회 등에서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대상자에게 제시되어 징계대상자가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2018. 1. 17.자 회신에서 밝힌 이 사건 징계해고사유 중 2017. 7. 3.자 무단결근의 점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절차에서 그것이 징계사유로 제시되어 원고가 이에 대한 충분한 소명기회를 가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출퇴근 및 휴가가 자유로웠다는 것인바 피고도 처음에는 원고가 2017. 7. 3.에 출근하지 않은 행위는 문제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에 대한 해고통지는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사유는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2017. 7. 4.에 있었던 사건', 즉, '원고가 약물을 복용하고 2017. 7. 4. 피고 사무실에 출근하여 이상행동을 한 사건'으로 한정한다.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본 증거들과 갑 제5, 8호증, 을 제8, 11,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약물을 강제로 투약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투약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피고 내 근무분위기를 저해하고,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거나 그러할 우려가 있으며, 원고가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징계사유 또한 인정된다.
-원고는 2017. 6. 30.(금요일) 14:15경 인천공항에서 출국하여 2017. 7. 1.(토요일) 01:15경 인도 뭄바이에 도착하였고, 2017. 7. 2.(일요일) 19:45경 인도를 떠나 2017. 7. 3.(월요일) 12:30경 인천공항으로 입국하였다. 원고는 2017. 7. 2. 아침에 호텔에서 눈을 떠보니 주사기가 흩어져 있었고, 이에 누군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해 강제로 약물을 투여했다는 불안감에 현지 경찰과 영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급히 귀국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미리 예약한 항공편으로 예정된 일정에 따라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인도에서 현지 경찰이나 영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였다는 점에 관한 어떠한 증거도 제출하지 못하였고, 마약 테러를 당하였다고 호소하며 이상증세를 보이는 원고가 아무런 제지 없이 비행기에 탑승하였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는 2017. 7. 4. E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의사에게, 이전에도 여러 번 인도에 가서 현지인 친구와 함께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경험이 있고, 이번에 인도를 방문하였을 때에도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려고 계획하였지만 친구가 자신 몰래 메스암페타민이 아닌 다른 약물을 투약한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메스암페타민은 강한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매우 위험한 약물이고, 원고는 실제로 심각한 환각증세를 보였다. 위 약물은 중독성 또한 강하여 재범률이 매우 높다. 원고의 진술이나 출입국 기록 등에 비추어 1회성 투약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가사 전에는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높은 재범률을 고려할 때 위험성이 크다.
원고는, 의사는 의료법을 비롯한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진료과정에서 알게 된 환자에 대한 정보를 누설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의사 등과 공모하여(또는 의사 등을 교사하거나 방조하여) 원고에 대한 위 진단 및 검사결과를 원고의 허락 없이 입수하여 이를 이 사건 징계해고에 활용하였는바 위 징계해고는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i) 피고가 위법한 방법으로 원고의 진료기록을 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ii) 원고가 진료를 받을 당시 피고의 임원이 원고의 동의 하에 통역 등을 통해 원고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의사로부터 원고의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원고의 상태를 인지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iii) 원고도 2017. 7. 4. 당시 자신의 몸에 메스암페타민이 투약된 상태였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점, iv) 설령 원고를 진료한 의사가 의료법을 위반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2019. 7. 4. 당시 원고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목격한 피고가 위 진단 및 검사결과를 이 사건 징계해고에 사용하였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징계해고의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징계재량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행위는 중한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비위인 점, 원고는 피고 내에서 파트너 직함을 가지고 매우 높은 보수와 처우를 받으며 근무하는 사람인바, 이러한 상위 직급자의 비위는 종종 회사 자체의 도덕성이나 준법의식과도 동일시되는 점, 원고는 고도의 전문성과 판단력을 요하는 업무 수행을 위해 고용된 사람인바 원고가 보인 환각증세를 고려할 때 원고가 위와 같은 업무를 계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강한 의심이 드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이 사건 징계해고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재판장) 강순영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