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2016. 3. 24. 변경 전 상호: H 주식회사)는 1999. 11. 26.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1. 7. 1.경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의 강원지사 강릉사무소에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16. 10. 31. 부장 직위에서 퇴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갑 제2호증의 2, 갑 제3호증, 을 제7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위임계약의 형태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서는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법정퇴직금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 사실관계 및 증명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회사에 매일 정시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채권추심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한 기간 동안 채권추심회사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원 등에 관한 판결 선례 등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의 근무지였던 강원지사 강릉사무소의 업무형태 등과 관련하여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이 이루어졌다는 등 근로자성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부담한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9호증의 4, 갑 제18호증, 을 제16, 25, 29, 31 내지 34, 36호증, 을 제26, 27, 28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제1심법원 및 이 법원의 강릉세무서장, ㈜J, N은행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위임계약의 체결 등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위 계약의 명칭 자체가 '위임계약'으로, 위 계약 제2조는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의 신분에 관하여 '위임직채권추심인은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하여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수행한다. 위임직채권추심인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피고의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원고가 서명날인한 위임계약서가 증거로 제출되지는 않았으나, 원고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점은 원고도 크게 다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가 2011. 7. 1.부터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원으로 업무를 시작할 무렵 채택·적용된 계약서는 2004년경 작성된 갑 제3호증의 업무위임계약서가 아니라 원고의 근무시작일에 가까운 2012. 1. 1. 작성된 을 제7호증의 2의 위임계약서로 보인다). 실제로 강원지사 강릉사무소에 근무한 원고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소득에 대해서도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인적용역 공급을 통한 사업소득세를 납부해 왔다.
수수료의 성격과 경제적 위험의 감수
원고는 피고의 정규근로자들과 달리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수령한 바 없다(매월 실적에 따른 수수료는 그 다음달 25일경 원고의 계좌로 사업소득으로 입금되었다). 아래 기재와 같이 원고의 경우 2011. 7.부터 2016. 10.까지 5년간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수령한 수수료가 적게는 126,200원(2015. 4.)부터 많게는 6,891,383원(2011. 10.)까지 50배가 넘는 차이가 있고, 1년간 해당 업무연도의 수수료 편차를 보더라도 적게는 3배(2013년도)에서 많게는 40배(2015년도)의 차이가 있는바, 그 수수료는 근무내용이나 노무제공 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추심결과물인 채권회수라는 실적과 성과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더구나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한 교통비, 식대, 휴대전화 요금, 인터넷등기 열람비용 등 업무경비는 원고의 계산으로 부담하여 원고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창출과 손실초래 등 경제적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타 회사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 겸업·겸직의 흔적
아래 , 기재 내역과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원으로 업무를 수행한 기간에 두 가지 이상의 수입원에 해당하는 업무에 동시에 종사하는 등 피고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여러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만일 원고가 피고 회사에 종속된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면, 다른 회사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두 가지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인바, 원고가 피고 회사 강원지사 강릉사무소의 비교적 자유로운 업무형태와 근태관리에 편승한 채 이와 서로 독립적이고 양립가능한 타 회사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였음을 어렵지 않게 추론해 볼 수 있다[겸업·겸직을 하더라도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업무에 전념하면서 종속적 근로자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 가령, 피고의 채권추심업무 시간대와 중복되지 않는 새벽·야간에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든가, 주말시간을 이용하여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를 토대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피고의 채권추심업무 시간·기일과 중복되는 때에 채권추심업무에 전념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이와 병행하여 다른 업무를 수행한 경우라면 근로자성을 쉽게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ⅰ) ㈜I → 원고 계좌로의 송금내역
원고는, 순번5 기재 2016. 6. 20. ㈜I로부터 송금받은 16,439,000원에 대하여 ㈜I 직원이 착오로 원고 계좌로 잘못 송금한 것으로 원고가 곧바로 인출하여 현금으로 반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제1심법원의 위 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는 일반적인 거래관념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원고 측해명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에 일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선뜻 믿기 어려운 점, 그 밖에도 원고가 현금으로 반환하고 수령하였다는 위 회사 명의의 현금영수증 작성일자도 '2017. 6. 20.'로 되어 있고 실제로 같은 날 위 회사에 같은 액수의 돈이 반환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I 관련 2016년 귀속 원고의 인적용역 사업소득이 1,700만 원으로 정상신고 처리된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수정신고(경정청구)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오히려, ⓐ 원고의 주소지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I의 소재지(강릉시 K)와 임원구성(사내이사 L, 감사 M) 및 업종(부동산개발 컨설팅)이 원고가 2016. 11. 1부터 이사로 재직 중이라고 하는 ㈜J의 소재지(강릉시 K)와 임원구성(사내이사 M, 감사 L) 및 업종과 동일·유사한 점, ⑥ 게다가 원고가 2016. 10. 31. 피고 회사를 퇴사한 직후 이직 내지 재취업을 위한 아무런 공백기간 없이 곧바로 2016. 11. 1.부터 ㈜J의 이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여 2016. 10.~12. 급여로 총 570만 원을 받았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아니한바, 아마도 그전부터 ㈜I를 위한 부동산 컨설팅업무를 수행해 오다가 ㈜J이 2016. 9. 2. 설립되자 이사 직함으로 종전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컨설팅 업무를 계속 수행해왔을 개연성이 상당한 점, ⓒ 원고는 순번1 내지 4 기재와 같이 ㈜I로부터 2014. 11. 20. 200만 원, 2015. 3. 27. 200만 원, 2015. 4. 27. 250만 원, 2015. 6. 5. 200만 원을 송금받기도 한 점[이 부분 송금내역에 대하여 원고는 친형같이 친분이 두터운 관계에 있던 ㈜I 사내이사인 L이 생활고로 어려움에 처해 있던 원고에게 생활원조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L 개인 명의가 아니라 법인 명의로 수차례에 걸쳐 송금한 점, 원고가 ㈜I를 위하여 부동산컨설팅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수령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큰 점, 그리고 일반적인 거래관념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과 이에 부합하는 갑 제22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I에 대한 2019. 1. 28.자 사실조회 결과는 선뜻 믿기 어렵다] 등에 비추어 보면, 2016. 6. 20.자 16,439,000원을 비롯하여 그동안 원고가 ㈜I로부터 송금받은 돈은 원고가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업무와 병행하여 ㈜I에 별도의 인적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령한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ⅱ) ㈜O → 원고 계좌로의 송금내역
원고가 기재와 같이 2011. 8.부터 2014. 3.까지 ㈜O로부터 송금받은 돈은, 원고가 2010. 9. 1.부터 강릉시에서 'P'라는 상호로 의료기기 도매업을 해 오다가 2011. 3. 9. 폐업한 후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업무와 병행하여 별도의 세무신고 처리 없이 ㈜O(법인 목적: 의료기기 제조판매업, 부동산중개 및 컨설팅업 등)를 위하여 개인적으로 의료기기 위탁판매 또는 부동산 중개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얻은 수수료 명목의 돈에 해당한다고 볼 개연성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P'라는 상호의 의료기 도매점을 폐업하면서 공급처인 ㈜O에 4,0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반품하고 이를 장기간 분할하여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8 내지 21호증, 갑 제23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반품 가액 상당에 대한 분할변제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더구나 마지막 송금일인 2014. 3. 13. 이래로 잔존 채무 1,200만 원(= 원고 주장 반품가액 4,000만 원 - 송금액 2,800만 원)에 대해 정당한 채권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보전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ⅲ) 별도의 개인사업자등록 존속
원고는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업무를 시작할 무렵인 2011. 6. 16.부터 2013. 5. 23.까지 강릉시에 'Q'라는 상호로 가구 등 도매업에 관한 개인사업자등록을 계속 유지하기도 하였다.
근태관리 등
원고가 근무한 강원지사 강릉사무소 소속 채권추심원들은 강원지사 사무실이 원주시로 이전한 이래로 근태관리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등 별도의 출퇴근 시간 규제 없이 자율적으로 출근 여부 및 업무시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지문인식기를 통한 전산 로그인 시각으로 원고의 강릉사무소 출근시간을 관리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 그리고 피고 회사에서 철저한 근태관리를 시행하여 위 강릉사무소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징계를 내리거나 수수료 계산에서 불이익을 부과하였다고 볼 수도 없고 피고 회사도 구체적인 근태관리가 아닌 오로지 추심실적에만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강릉사무소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결근과 지각을 반복할 경우 근태보고서상 근태평가점수에 반영되어 채권배정에 불이익을 받았다거나 위임계약이 해지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 회사의 각 지점·지사·사무소별 근무형태 및 채권추심원에 대한 지휘·감독 여부와 그 정도 등이 상이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설령 피고의 특정 지점·지사에서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업무 내용을 피고가 일정하게 정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사정을 토대로 특정 지점·지사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가 근무하던 강원지사 강릉사무소에서도 같은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으로 주장하는 요소는 관계 법령 등에서 요구하는 내용이거나 건전한 채권 추심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있고 위임계약에서도 가능한 일상적 준수사항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리고 원고 소송대리인이 제1심에서 공동원고들을 위하여 제출한 대부분의 증거들(NPL사업부 채권운영기준 변경통보, 증거실적관리표, 근태일지, 근태기록부 등)은 다른 지점·지사 또는 정규직원에 관한 것이거나 원고 근무개시일로부터 수년 전에 작성된 것으로 원고가 근무한 강원지사 강릉사무소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업무편의 제공의 근거
피고가 원고의 근무지인 강릉사무소에 컴퓨터와 해당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별 전산아이디(ID), 전화기, 비품 등을 제공한 사정은 인정되나 이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및 전자금융감독규정 시행세칙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정보관리자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이거나 채권추심인들의 위임계약에 따른 위임업무 수행에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근로자에 대한 노무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다른 지점·지사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의 형태가 강원지사 강릉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원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실제로 원고가 그와 같은 업무형태로 근무하는 등으로 원고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본인이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희(재판장) 서효진 김병주
각주1) 2011. 7. 소득 귀속 수수료가 2011. 8. 25. 지급된 것으로 금융거래내역을 토대로 기재한다.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