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3. 17. 선고 2019가단232201 판결

주문

1.

원고의 B의 소송수계인 파산채무자 B의 파산관재인 C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2.

피고 E은 원고에게 11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피고 D는 피고 E과 공동하여 제2항 기재 금원 중 7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2.부터 2021. 3.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4.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5.

소송비용 중 원고와 B의 소송수계인 파산채무자 B의 파산관재인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D가, 원고와 피고 E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E이 각 부담한다.

6.

제2항 및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이 사건 공사의 하도급 및 포기 경위

(1)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 한다)은 김해시 G 등에서 ‘H’ 신축공사를 하던 중 2017. 6. 20. 원고에게 이 중 주방가구 납품설치공사를 계약금액 3,330,000,000원(부가세 포함), 공사기간 2017. 6. 20.부터 2018. 4. 30.까지로 정하여 도급 주었다.

(2)

원고는 2017. 6. 20. 위 공사를 주식회사 I(이하 ‘I’이라고 한다)에 계약금액 2,019,319,500원(부가세 포함), 공사기간 2017. 6. 20.부터 2018. 4. 30.까지로 정하여 하도급 주었다(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3)

I은 자금사정 등으로 이 사건 공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던바, 이에 2018. 3. 26.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투입예상비용이 740,000,000원이라는 취지의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내었다.

(4)그 이후 I은 2018. 4. 3. 정산 후 잔여공사금액이 811,861,699원이라는 취지로 아래와 같은 공사포기각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후 공사를 포기하였다. 원고는 그 당시까지 I에 기성금으로 1,207,457,800원을 지급하였다.

(5)

원고가 I에 지급한 공사대금 1,207,457,800원의 구체적 내역은 아래와 같다.

나.

T의 후속공사

(1)

I이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한 이후 원고는 후속 공사업체를 물색하다가 2018. 4. 18. B 및 피고 D가 운영하는 T와 잔여공사계약금액 1,001,000,000원(부가세 포함), 공사기한 2018. 5. 30.로 정하여 주방가구 납품 및 설치공사를 하도급 주었다(이하 ‘이 사건 후속공사’라고 한다).

(2)

원고는 T측에서 제시한 아래와 같은 견적서에 따라 T에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이 중 시공 관련 선지급금으로 130,000,0000원을 지급하면서 이 금액은 종전에 발생한 체불임금의 해결을 위해 사용하기로 약정하였다.

(3)

그런데 T에서는 지급받은 선지급금 중 2018. 4. 27.경 U에 38,000,000원, V에 15,000,000원을 지급하였을 뿐 나머지 77,000,000원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종전에 발생한 임금 등 시공비를 지급하는 데에 사용하지 아니하였다.

다.

피고 E의 재하도급 공사 및 임금 체불

(1)

한편, I은 2017. 11. 1. 계약금액 473,000,000원(부가세 포함), 공사기간 2018. 5. 31.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공사를 피고 E(L)에게 재하도급 주었다(이하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라고 한다).

(2)

그런데 I은 피고 E에게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피고 E 소속 근로자들은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다.

(3)

임금 체불로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아니하자 2018. 2. 20.경 I의 대표 W, 원고 측 차장 X 및 피고 E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만나 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하였다. 그 이후 I은 원고에게 L(피고 E)에 80,000,000원을 직불할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그 요청에 따라 부가세를 포함한 88,000,000원의 어음을 피고 E에게 교부하였다. 그런데 피고 E은 지급받은 위 어음을 이 사건 현장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조로 사용하지 아니하였다.

라.

원고의 체불임금 대위변제

(1)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 E에게 고용되었던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며 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원고와 피고 E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다.

(2)

이에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직상수급인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을 부담함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 113,460,000원을 대위변제하였고, 근로자들은 진정을 모두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26호증, 을다 제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가지번호 특정이 없으면 이하 같다), 증인 W, Y, X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파산관재인에 대한 소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피고 B의 소송수계인 파산채무자 B의 파산관재인 C에 대하여 다른 피고들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113,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는 사실, B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19. 9. 2. 서울회생법원 2019하단102063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파산관재인이 원고의 채권을 전부 부인하면서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나.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은 파산채권에 해당하고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행사할 수 없는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3조, 제424조 등), 원고가 구하는 위 금전지급의무 이행청구권은 B에 대한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서 파산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가 채권의 개별적 강제집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소송의 형태로서 위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

따라서 원고의 파산관재인에 대한 소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할 것이다.

3.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피고 D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T와 이 사건 후속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선급금으로 130,000,000원을 지급하면서 그 선급금은 종전에 발생한 체불임금을 해결하는 데에 사용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 D는 그 중 53,000,000원만 체불임금 변제조로 사용하여 원고가 결과적으로 체불임금을 대위변제하게 되기에 이르렀으므로 약정위반에 따른 배상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D는, T의 실질적인 사업주이거나 이 사건 후속공사 계약에 실제로 관여한 사람은 Z, AA, AB이고 자신은 B의 피용자에 불과하며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원고 주장과 같은 채무를 부담할 수 없다고 다툰다.

나.

판단

(1)

우선,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기초해 볼 때, 원고는 T(B가 사업자등록자인 개인사업체이나 아래에서 보다시피 피고 D가 실제 T의 운영자로서 B는 명의대여자인 사정이 인정된다)에 이 사건 후속공사를 하도급 주면서 종래 발생한 체불임금에 대하여 130,000,000원의 선급금으로 이를 정리하라는 취지로 약정하였던 사실, 그럼에도 이 중 53,000,000원(U 38,000,000원, V 15,000,000원)만이 종전 시공비로 지급되었고 잔여금은 지급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증인 Y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고 D 스스로가 ‘원고로부터 1억 3,000만 원을 받았으니까 그 금액을 현장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증인 Y 등에게 이야기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T의 실제 운영자인 피고 D는 선지급 약정에 위반하여 지급하지 아니한 77,000,000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어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할 것이다.

(2)

피고 D는 B의 피용자에 불과하다고 다투고 있으나, 갑 제14 내지 16호증의 기재, 증인 Y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 D는 B의 명의를 빌려 T를 실제로 운영하면서 주방가구 조립, 설치 공사 등을 시행해 온 사실, 이 사건 후속공사도 주도적으로 관여․관리한 사실, 공사 협력업체 관련자들도 피고 D를 T를 실제로 운영하는 주체로 인식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은 피용자에 불과하다는 피고 D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는 더 나아가 대위변제한 체불임금 113,000,000원의 지급을 피고 D에게 구하나, 체불임금 조로 사용하기로 약정한 130,000,000원 중 53,000,000원을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한 사실을 원고가 자인하고 있는 이상 피고 D가 약정을 위반함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는 그 차액인 77,000,000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따라서 피고 D는 원고에게 77,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피고 E이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들의 고용주로서 1차적인 임금지급 책임이 있음에도 원고가 직상수급인으로서의 연대책임에 따라 대신하여 체불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원고에게 구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2)

피고 E은 2018. 2. 20.경 원고 소속의 X 차장이 I의 W 대표 및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공사대금을 직불하기로 약정을 한 바 있고, T가 후속공사를 인수하면서 종전에 발생한 공사대금을 포함하여 모두 승계가 이루어져 면책적 채무인수가 되었으므로 피고 E은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구상의무도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판단

(1)

구상의무의 존재

피고 E이 고용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부담하던 임금의 지급의무를 원고가 근로기준법위반 진정사건에서의 합의를 위하여 직상수급인으로서 대신하여 변제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E에게 자신의 채무를 면하는 사유가 없는 이상 원고가 대위변제한 금원에 대하여 그 구상에 응할 의무가 있다.

(2)

원고의 직불의무 부담 여부

우선, 피고 E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원고가 직불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앞서 든 증거들에 기초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피고 E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직불청구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이고, 원고와의 직불합의가 존재한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도 부족하다.

(가)

직불청구권 요건 불구비

①

원고가 I에 지급한 공사대금이 피고 E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아니하였고, 이로 인해 공사 현장에서의 임금이 체불되자 원고 소속 X 차장, I의 W 대표와 피고 E은 2018. 2. 20.경 만나 문제해결을 논의하였다. 그 후 원고로부터 피고 E에게 88,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상당의 어음이 지급되었다.

②

그런데 이는 I이 원고에게 직불을 요청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I에 지급할 공사대금 중 해당 요청 금원을 피고 E에게 직접 지급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 E이 별도로 하도급법의 요건에 부합하는 직불요청을 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더불어 위 88,000,000원이 지급되었다는 이유로 잔여 체불임금 전체에 대한 적법한 직불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③

피고 E은 공사비가 지급되지 아니하여 자신이 고용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니 2018. 3. 29. 원도급인인 F과 접촉하여 임금을 직불처리 하겠다는 확인서(을다 제3호증)를 작성받은 사정이 있다. 하지만 막상 원고로부터 직불합의서를 받은 적은 없고, 오히려 갑 제23호증의 기재에 기초해 보면, 원고는 I으로부터 재하수급 업체에 개별적으로 직불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경우에만 I에 지급할 공사대금 중 해당 요청 부분을 직접 지급해온 것으로 보인다.

④

달리 I이 정산을 마치고 공사를 포기한 2018. 4. 3.경까지 하도급법에서 정한 바에 따른 직불청구권이 피고 E에게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어떠한 증거도 보이지 아니한다(하도급법상 직불청구권 행사에 있어 직접지급요청은 하수급인이 하여야 하고 수급인 등이 한 것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으며, 적어도 어떤 공사에 대하여 직접청구권을 주장하는 것인지는 알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요건이 구비된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아니한다).

(나)

직불합의 부존재

①

피고 E은 원고측 X 및 I W과 2018. 2. 20.경 공사현장에서 만나 임금 전체에 대한 직불합의를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어떠한 내용으로 직불합의를 한 것인지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거도 없고 약정서 등 일체의 서류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②

더구나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비는 거의 모두 인건비라 할 것이어서 지급의무의 범위가 상당히 유동적일 수 있는데(원고 주장만으로도 미지급 임금이 수억 원에 이르는 상황이었다), 별다른 대리권이 있어 보이지도 아니하는 X 차장이 구두로 재하수급인인 피고 E을 상대로 적법한 직불합의를 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③

직불합의 현장에 있었다는 증인 W의 증언을 보아도 막연히 X 차장이 직불약정을 했다는 정도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 당시 직불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 E이 I을 통해 직불요청을 하면 원고측에서 검토하여 직접 지급하겠다는 정도에 불과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쳐 2018. 3. 15. 88,000,000원의 어음이 지급되기도 하였다.

④

X은 이 법정에 출석하여, I에서 개별적으로 직불요청을 했다면 지급하여야 할 공사대금의 범위 내에서 가부결정을 해서 직불을 하거나 안하거나 결정을 했을 것인데 앞서 본 88,000,000원의 어음 지급 이외에는 그러한 요청이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⑤

달리 2018. 2. 20. 당시 어떤 범위의 공사에 관해 어느 범위의 금액을 직불할 것인지 정도의 구체화도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잔여 임금 전체에 대하여 원고가 직불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이후에도 직불합의가 존재한다고 인정할만한 증명이 없다.

(다)

따라서 원고가 직불합의 등에 따라 피고 E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직불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의 피고 E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면책적 채무인수 인정 여부

(가)

민법 제454조는 제3자가 채무자와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하여 채무자의 채무를 면하게 하는 면책적 채무인수의 경우에 채권자 승낙이 있어야 채권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피고 E은 2018. 4. 중순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탈하면서, 그 동안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체불임금을 T가 대신해서 지급하기로 하였고 이는 면책적 채무인수이므로 자신은 채무를 면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T는 후속공사를 원고로부터 별도로 하도급 받았고, 공사 현장 인수 과정에서 현장 체불근로자 등과의 협의를 하고 일부 종전 시공비를 지급한 사정 정도가 있을 뿐 I이나 피고 E의 임금 등 채무를 인수하겠다는 약정을 하였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다)

원고가 체불임금 지급을 130,000,000원 정도에서 해결하라고 T측에 선급금을 지급하였다고 하여, 이를 피고 E의 채무를 면제해주기로 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 E과 T측(원고 포함) 및 채권자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피고 E의 채무를 면하게 하는 취지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T나 원고가 임금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한 것이 아니라면 여전히 피고 E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것이고, 그 미지급으로 인한 채무를 원고가 대위변제하였다면 원고의 구상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라)

나아가 앞서 든 증거들에 기초한 아래 제반 사정 즉, ① I에서는 이 사건 공사를 타절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이메일과 공사포기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을 보아도 I이 피고 E에게 미지급한 공사비를 원고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는 해석되지 아니하는 점, ② 피고 E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서 I으로부터 공사비를 한 푼도 받은 것이 없고 자신의 사비로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인부들에게 90,000,000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 사건 공사 현장 이외에도 I과 다수의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진행하면서 다액의 금원을 주고받은 바 있어 과연 아무런 계산이나 정산 없이 수억 원의 공사비 손실을 보면서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를 진행하였다는 것인지 의문인 점, ③ 피고 E은 현장 근로자의 임금 지급이 지체되었다면서 공사진행을 위해 시급히 필요하다고 하여 원고로부터 직접 받은 88,000,000원을 막상 근로자의 임금 지급을 위해서는 전혀 사용하지 아니한 점, ④ 피고 E은 T의 면책적 채무인수로 자신은 채무를 면하였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현장 근로자들은 고용주인 피고 E을 상대로 임금의 지급을 구하며 노동청에 진정하기까지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 보아도 T의 후속공사 계약에 피고 E이 부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에 관한 면책적 인수가 포함되었거나 이를 전제로 한 것이고 보기 어렵다.

(마)

결국, 피고 E은 지급받지 못한 공사비를 그 도급인인 I에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T가 체불임금 해결명목으로 원고로부터 선급금을 받아 후속공사를 수행했다는 이유를 들어 면책적 채무인수를 주장할 수는 없다.

(4)

따라서 피고 E은 원고가 대위변제한 체불임금 113,000,000원에 관하여 이를 원고에게 구상할 의무가 있다.

5.

피고 D 및 피고 E에 대한 소결론

가.

원고는 피고 D와 피고 E을 상대로 공동책임으로서 113,000,000원의 만족만을 구하는 청구를 하고 있는바, 이를 전제로 보면 피고 E의 구상의무는 피고 D의 약정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와 서로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일방의 채무가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따라서 피고 E은 원고에게 11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최종송달일 다음날인 2019. 10.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D는 피고 E과 공동하여 위 금원 중 7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2.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3.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파산관재인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며,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병구

각주1) 견적서에 “(I 지급분 90,000,000원 + 추가기성 50,000,000원)”이라고 기재된 것과 관련하여, 원고는 50,000,000원 기재는 40,000,000원의 오기라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 E은 90,000,000원은 직불금으로 자신이 지급받은 88,000,000원을 의미하고 50,000,000원은 추가공사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 기재의 의미는 명확하지 아니하나, 여하간 실제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원고가 T측에 선지급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130,000,000원임은 다툼이 없다.

각주2) 피고 E이 이와 관련하여 하는 일련의 주장은 이메일 및 공사포기각서의 명시적 기재를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다.

각주3) 당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공사를 중단 없이 이어가도록 하기 위하여 체불 임금 해결을 위한 선급금을 투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즉, 원고는 이미 I과 공사타절 정산을 마쳐서 재하수급인들에 대한 직접적 채무가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T에게 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선급금을 지급해가며 후속공사를 진행토록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어느 정도 이윤이 확보된 상황에서 공사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130,000,000원 선급금의 투여가 직접적 도급계약관계가 존재하지도 아니하는 피고 E에 대하여 액수도 불확정적인 미지급 공사비가 존재함을 용인하면서 피고 E의 체불임금 채무(피고 E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2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를 면제시켜줄 의사로 행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