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단4274
판결선고
2020. 8. 12.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으로, 2018. 12. 18. 12:00경 서울 마포구 B빌딩 3층 사무실에서, 피해자 C에게 "D에 세계최대의 예수상을 세워 납골당 사업을 할 예정이다. 1억 1천만 원을 주면, 분양사업권을 주겠다. 계약서는 내일 쓰자"라고 하였으나, 사실 특별한 재산이나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생활비를 마련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이었고, 재단법인 E(이하 '이 사건 재단')에서 추진하는 납골당 사업과 관련하여 납골당 분양사업을 진행할 법인 설립을 준비할 자금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납골당 사업과 관련하여 금원을 교부받더라도 분양사업권을 부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F)를 통하여 1억 1,000만 원을 송금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재물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증인 C, G, H의 각 법정진술, 증인 I의 일부 법정진술
수사보고(고소인 자료 제출: J 사업계획서, 이체 확인증), J 건립 계획서, 천안시의 '건축허가(신축) 알림' 공문, 등기사항전부증명서(재단법인 K), 법인설립허가증(재단법인 L), 수사보고(피의자 변호자료(천안시 건축허가 알림공문) 확인 관련), 확약서(2019. 1. 8.자 G 작성), 수사보고(피의자 계좌거래내역 분석), 재단법인 E 등기사항전부증명서, J 회원권 분양대행계약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변호인 주장에 대한 판단
변호인은, 이 사건 재단이 천안시에 있는 D 근처에 세계 최대 예수상, 기독교 박물관과 연구소, 납골당을 신축하는 내용의 J 건립사업을 추진 중인데,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의 실질적 대표인 G로부터 위 건립사업 중 납골당 분양대행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고, 피고인의 지인 H 등의 소개로 알게 된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약 50억 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하여 2018. 12. 18.경 피해자로부터 가계약금 명목으로 1억 천만 원(이하 '이 사건 편취금)을 받았으나, 피해자가 약속한 나머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되자 그 며칠 뒤부터 반환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G에게 지급하는 등으로 이미 사용한 뒤여서 돌려주지 못한 것일 뿐이라면서 편취 범의가 없었다고 다툰다.
그러나 이 사건 증거조사에 의하여 확인된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편취 범의는 넉넉히 인정된다.
피해자는, 자신이 50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한 적이 없고, 피고인이 이 사건 편취금만을 지급하면 이 사건 사업권을 준다고 하였으며, 돈을 지급한 다음 날 계약서 작성을 위해 만났으나 약속과 달리 계약서를 작성해 주지 않았고, 그 직후 피고인의 말과 달리 다른 사업 참여자들이 많이 있어 수익이 크게 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속았다는 생각에 곧바로 이 사건 편취금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이 돌려주겠다고 하고는 그 후로 피해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만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피고인은 피해자가 조달하기로 한 금액이 50억 원이고 그중 10%인 5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해야 했는데 1억 천만 원만 지급했기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가 최소 30억 원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진술하는 등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계약 금액에 관하여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보였던 점, ⑤0억 원의 사업자금이 필요한 이유에 관하여 피고인은 30억 원은 G에게 기념관 건립사업 자금으로 빌려주고 나머지는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할 법인 설립과 운영 경비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이와 달리 G는, 피고인과 사이에 이 사건 사업을 위한 법인 설립을 조건으로 분양대행보증금 5억 원만 지급하면 분양대행권을 주기로 약정했었고, 그 외의 추가 자금 대여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협의한 내용은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피고인 역시 분양대행보증금으로 이 사건 재단에 지급해야 할 5억 원 외에 수십억 원에 이르는 자금 대여를 통해 보장받게 될 권리 내용에 관하여는 아무런 설명이 없는 점, 피해자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업에 피고인이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이 많아 피해자가 50억 원을 조달하더라도 그 정도 이상의 수익을 낼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점, 피해자가 계약서 작성이 무산되고 불과 3일쯤 뒤 이 사건 편취금 반환을 피고인에게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50억 원을 조달하기로 하고 그 10%인 5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
피고인의 부탁으로 이 사건 사업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한 자리에 참석한 변호사 I은 이 법정에서, 당시 자신이 '계약금 1억 원, 10일 내에 4억 원, 15일 내에 45억 원'이라고 수첩에 메모하였고 피해자가 그러한 일정으로 50억 원을 조달해 오겠다고 말했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I은 증언 초반에는, 1억 원만 지급했기 때문에 계약서를 쓸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계속된 질문에, 피해자가 있는 자리에서는 피해자가 보장받게 될 수익 배분율이나 법인 지분 등의 계약 조건에 관해 주로 논의했었고 입장 차이가 커 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했으며, 계약금 5억 원이 지급되지 않아 계약서를 쓸 수 없다는 얘기는 피해자 일행이 돌아간 뒤 그 자리에서 자신과 H 사이에 나눈 대화 때 비로소 나왔다면서 앞서와 다르게 진술하였다. I이 제출한 H와의 당시 대화 녹취록에 나타난 H의 발언에 의하더라도 H와 피해자 일행은 피고인이 계약서를 써줄 것이라고 믿고 그 자리에 나왔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돌아간 뒤 H는 I으로부터 계약금 5억 원이 다 지급돼야 계약서를 쓸 수 있다는 말을 듣자 5억 원 얘기는 없었다고 하면서도 나머지 금액을 마련해 보겠다고 답했을 뿐이다. 또한 I은, 사전에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편취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듣지 못했고 피해자 일행을 만났을 때 비로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I이 피고인에게 법적 조언을 해주는 관계였던 사정 등을 종합해 볼 때 당초 약정한 계약금이 5억 원이었는데 피해자가 그 돈을 다 지급하지 않아 계약서 작성이 무산된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이나 I의 진술 부분도 믿을 수 없다.
I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업 계약서를 작성하려고 모인 자리에서 계약 조건에 관한 입장 차이가 커 계약서를 작성 못 했다는 것이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요구했다는 자금 조달 액수가 30억 내지 50억 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점에서 계약 체결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이 사건 편취금의 성격이 위약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의 반환 요구에 돌려주겠다고는 했으나 이미 사용했기 때문에 즉시 반환 못 한 것이라는 취지의 변명도 하였으므로 계약 체결이 무산될 경우 이 사건 편취금을 당연히 반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편취금을 입금 받은 다음 날 이 사건 재단에 5천만 원만을 분양대행보증금 명목으로 이체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딸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등 곧바로 소비하였을 뿐 아니라 수사 당시부터 현재까지 딸 계좌로 이체한 돈의 용처와 내역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투자금을 새로 조달하는 대로 이 사건 편취금을 반환하겠다면서 마카오 소재 M유한공사가 작성한 1조 4천억 원의 투자확약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실체가 있는 서류라고 보이지 않고, 조만간 거액의 투자금이 들어온다고만 하고 있을 뿐 이 사건 편취금 반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 사건 재단에 지급해야 할 분양대행보증금 5억 원에서 이 사건 편취금으로 지급한 5천만 원을 뺀 나머지 돈은 아직도 지급 못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의사 없이 이 사건 편취금만 지급해 주면 사업권을 준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였거나, 설령 처음부터 계약 체결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도 계약 체결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돌려줄 의사 없이 이 사건 편취금을 받았다고 보이는 이상 적어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기망행위는 존재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1년~4년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6월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는 점, 피해 회복이 전혀 되지 않았고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는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2017. 11.경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50만 원의 처벌을 받은 외에는 전과 없는 점, 고령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경력, 결과, 범행 경위와 동기, 수사 당시 보인 태도를 포함한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판사 이영훈
각주1)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납골당의 분양권자가 아니었다'는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재단의 실질적 대표인 G와 사이에 분양대행보증금 5억 원을 이 사건 재단에 지급하면 분양대행권을 받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점에서 분양권자가 아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이 부분은 삭제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