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981
판결선고
2020. 4. 14.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50명을 사용하여 화물운송·택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상기 사업장에서 2017. 2. 1.부터 2018. 12. 31.까지 의약품 배송업무를 담당하여 오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202,576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D,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D 진술서
각 전화 등 사실확인 내용(진정인), 각 전화 등 사실확인 내용(피진정인 대리인, 피진정인측 관리부장)
통장거래내역
사업자등록증, 집·배송 전속 운송 계약서, 진정인에 대한 용역비 지급내역서
진정인과 사측관리자(E부장)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2018.1.1.~2018.12.31.)
피진정인의 사업장정보내역
자료제출 2차(진정인)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
법인등기사항증명서
내사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D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정들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D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D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에는 피고인이 경영하는 회사의 집화장에서,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에는 경기도 월암 IC 부근의 집화장에서 피고인이 할당해 준 물량을 받아 당일 배달을 완료하여야 했고, D에게 업무량 증감에 대한 재량이 없었다. 즉, 업무내용을 피고인이 정하였다. 배송순서나 배송경로 등은 D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으나 이는 당일 배송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그 부분이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배송기사가 알아서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D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근무하였고, 1일 근무시간에 관하여는 명확한 출퇴근 시간까지 정해져 있었다고 보긴 어려우나, 이는 배송이라는 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D은 월요일을 제외한 주 5일은 당일 배송물품 분류를 08:00까지 마치기 위해 보통 06:20까지 회사로 출근하였고, 그날 할당받은 물량에 대한 배송이 완료되는 17:00경 전·후로 퇴근하였다. D이 마음대로 오후에 출근하는 등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오전만 일하고 퇴근하는 등 퇴근시간을 당길 수 없었다.
D은 결근하게 될 경우 회사 관리자에게 사전에 보고하였다. 회사 관리자는 D에게 D이 담당하고 있는 지역의 약국 수에 대한 보고를 지시하였다. D은 배송수량과 배송처 수를 문자메세지를 통하여 피고인 회사의 관리자에게 보고하였고, D이 배송을 지연하는 경우 회사 관계자가 D에게 전화하여 이를 알려 주었다. 택배 업무의 특성상 중요한 부분은 배송물량, 배송시간이고, 피고인은 이 부분에 관하여 D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인다.
D은 자기 소유의 차량을 배송 업무에 사용하였으나 유류비와 통행료를 피고인으로부터 전부 지급받았다. 회사가 다른 배송기사와 체결한 계약서에 의하면 배송기사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아 D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는 것 역시 가능하였을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실제 D이 근무기간 중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체시킨 적은 없다.
D은 자기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면서 차량에 대한 보험료, 차량유지비를 부담하였으나 배송에 소요되는 유류비 및 고속도로 통행료는 회사에서 정산하여 주었고, D은 회사로부터 매달 2,350,000원의 고정급과 유류비, 고속도로 통행료만 지급받았는바, D 스스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D이 결근하는 경우 월 고정급의 1/30만큼의 금액을 고정급에서 제외하고 지급받았다는 점에서 D이 지급받은 월 고정급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인다.
D은 2017. 2. 1.부터 2018. 12. 31.까지 계속하여 근무하였고, D이 근무기간 중 당일 할당한 의약품을 배송하는 업무 외에 현실적으로 다른 업무를 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관계의 전속성도 인정된다.
D에 대하여 4대 보험 중 산재보험만 가입되어 있고, 피고인은 D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D이 2018. 6. 5. 상호가 없는 간이사업자 사업자등록을 한 사실이 인정되나, 앞에서 본 다른 사정들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요소들은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결정적인 기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의 금액, 피고인이 초범인 점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정들을 참작하여 위와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윤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