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위 당사자 사이의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카합50597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이 법원이 2019. 1. 28. 한 가처분결정을 인가한다.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제1항 기재 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이 법원은 2019. 1. 28. 채권자들의 신청을 인용하여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채무자가 2018. 1. 18. 제정한 별지 기재 C 정상화위원회 운영규정 중 제3조 제2항 및 제4항, 제5조 제1항 라.호, 제6조 제2 내지 4항의 각 효력을 정지하고, 채무자는 그 소속 C 정상화위원회가 위 C 정상화위원회 운영규정 중 제3조 제2항 및 제4항, 제5조 제1항 라.호, 제6조 제2 내지 4항에 근거한 활동을 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당부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인용
채무자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이 사건 이의절차에서의 주장과 소명자료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가처분은 여전히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소명된다.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문 제4면 제17행부터 제7면 제10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이외에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집행규칙 제203조의3 제2항, 제203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치거나 추가하는 부분
【다. 이 사건 규정 제정에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따른 유효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그렇다면 다음으로 이 사건 규정 제정에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따른 유효한 동의가 있었는지 살핀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를 때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이하 '과반수 노조'라 한다)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의 주체가 된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동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 또는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장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하면 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9702 판결 참조).
그런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과반수 노조 조합장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동의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자신이 속한 과반수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 노조의 의견 및 나아가 비조합원인 근로자의 의사까지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그들의 절차참여권을 보장하여야 하고, 그들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여서는 아니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변경이 과반수 노조 소속 근로자 외 다른 근로자들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다고 평가될 수 있음에도 다른 근로자들의 절차참여권이 보장되지 아니하고, 다른 근로자들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을 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설령 그 변경에 과반수 노조의 동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은 절차참여권이 보장되지 아니한 소수 노조 소속 또는 비조합원 근로자에게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구하는 중대한 이유에는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 결정의 원칙, 근로자 보호의 정신, 기득권·기득이익 보호의 원칙이 있다. 따라서 취업규칙 변경이 과반수노조 소속 근로자들에게는 별다른 불이익을 가하지 아니하면서 그 이외 근로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 오로지 과반수 노조의 형식적 동의만으로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을 유효하다고 보게 된다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얻도록 한 취지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정된 근로기준법의 목적에 반한다. 집단적 의사결정은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취업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의 이해관계를 적절하게 대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과반수 노조의 조합장은 자신이 속한 노조의 대표로서 동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비조합원을 포함한 전 근로자를 대표하는 지위에서 동의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의 여부를 결정함에 자신이 속한 과반수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 노조 및 비조합원인 근로자의 의사를 수렴하고 그들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과반수 노조에 부여한 동의권 자체에서 요구되는 내재적 한계로 보아야 한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과반수 노조가 없다면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으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이 경우 동의는 단순히 근로자들 개별의사의 산술적 집합이 아닌 의견 교환 및 취합이 이루어지는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를 의미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3다52456 판결 등 참조). 이에 비추어 또 다른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인 과반수 노조의 동의 역시 소수 노조 및 비조합원 근로자들과의 의견 교환 및 취합을 전제로 한다고 보는 것이 균형을 이루는 해석이다.
나아가 소수 노조 및 비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절차참여권을 보장하는 것은 민주적 의사결정의 방법으로 판단되고, 그로 인하여 과반수 노조의 동의권이 형해화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과반수 노조가 감내해야 할 불이익이 크지도 않다.
기록상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제1 노조의 조합장이 이 사건 규정 제정에 동의하고 있고,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후 제1 노조는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정상회위원회의 활동을 지지하는 취지의 의결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규정 부분의 효력이 채권자들과 같은 제3 노조 소속 근로자들에게 미친다고 볼 수 있는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따른 유효한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규정에 의하면 정상화위원회의 조사 대상 기간은 2008. 2.경부터 2017. 11.경까지로 한정되는데 위 기간은 주로 제3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소위 요직에 있었거나 제1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파업 등으로 종전 채무자 경영진과 마찰이 있었던 기간에 해당하는 점(현재는 제1 노조 소속 근로자 출신들이 채무자의 경영진에 있다), 정상화위원회는 채무자를 대표하는 2인과 제1 노조가 추천한 2인으로 구성되어 제2, 3 노조 소속 근로자의 참여가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점, 그런데 정상화위원회의 조사 및 징계요구가 제3 노조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제1 노조 소속 근로자 수가 제3 노조 소속 근로자 수보다 약 18.8배 많음에도, 제1 노조 소속 근로자 중 단 한 명도 정상화위원회의 징계요구를 받지 않았지만, 제3 노조 소속 근로자는 7명이나 징계요구를 받았다. 2018. 1.경 기준 제3 노조 소속 근로자 수가 63명이라는 점에서 10% 이상의 노조원이 징계요구를 받은 것이다)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규정의 제정으로 직접적·결정적인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는 제3 노조 소속 근로자들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채무자는 이 사건 규정을 제정하면서 제3 노조의 의견을 구하거나, 제3 노조와 사이에 이 사건 규정의 제정 취지, 그 내용, 운영 방향 등에 관하여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아니하였다. 제1 노조 역시 이 사건 규정에 대한 동의 여부에 관하여 제3 노조의 의견을 구하지도 않았다. 이처럼 이 사건 규정 제정에 제3 노조의 절차참여권이 전혀 보장되지 아니하였는데도 오로지 제1 노조의 동의만으로 이 사건 규정이 제3 노조 소속 근로자에게 효력이 미친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
특히 제1 노조 소속 근로자 출신들이 채무자 경영진에 있는 점, 채무자 경영진과 제1 노조 조합장 등이 적극적으로 정상화위원회 활동을 추진 및 지지하고 있는 점, 정상화위원회는 채무자를 대표하는 2인과 제1 노조가 추천한 2인으로만 구성된 점,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1,000명이 넘는 제1 노조 소속 근로자 중 단 한 명도 정상화위원회의 징계요구를 받지 않았지만 제3 노조 소속 근로자는 10% 이상 징계요구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오로지 과반수 노조인 제1 노조 조합장의 동의만으로 이 사건 규정 부분의 효력이 제3 노조 근로자에게 미친다고 볼 경우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 결정의 원칙, 근로자 보호의 정신, 기득권·기득이익 보호의 원칙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실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채무자와 제3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 제22조에 따르면 징계절차, 징계종류 등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르게 되어 있다. 문언상 여기서 말하는 '사규'에 취업규칙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위 단체협약 체결 당시에 이 사건 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단체협약 체결 이후 제3 노조의 의견수렴 없이 제1 노조의 일방적 동의로 제정된 이 사건 규정이 위 사규에 해당하여 제3 노조 소속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게 된다면, 제1 노조가 제3 노조의 단체협약 내용을 결정하게 되는 불합리한 측면도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규정으로 지위가 불리하게 변경된 근로자 중 상당수는 제3 노조 소속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규정을 제정함에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명문에 비추어 제3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제3 노조의 헌법상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측면에서 제3 노조의 절차참여권이 보장되었어야 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가처분결정은 정당하므로 이를 인가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9. 5. 9.
판사 김정운(재판장) 강동훈 장민주
이유
이 사건 가처분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