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4. 8. 선고 2020가합3000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노인복지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사단법인으로, 2016. 2.경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C을 임기 3년(2016. 3. 1. ~ 2019. 2. 28.)의 20대 회장(대표자인 이사)으로 선출하였다.

나.

원고는 2016. 3. 7.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의 본부장으로 재직하여 왔다.

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기간의 말일인 2019. 2. 28. 피고에게 고용계약 해지통보서(갑 제3호증)를 발송하여 ‘계약기간 만료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다.<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을 제1, 6호증의 기재, 갑 제5호증의 일부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피고는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상시적이고 일반적인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예외사유(별지 참조)가 존재하지 않아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따라서 계약기간 만료를 고지한 피고의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2019. 3.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이 사건 통보가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피고가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였으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된 과정과 경위,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원고의 근로기간을 한정하여 정하게 된 이유,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담당해 온 업무의 성격 등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회장 C의 임기 동안 그의 보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채용된 ”정무직“ 근로자 지위에 있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였던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음은 물론,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3.

판단

가.

법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단서 제1호에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 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채택한 증거들과 갑 제4, 7~12호증, 을 제2~5, 7~26, 30, 32~34호증(가지번호포함)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가 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말일로 정하여진 2019. 2. 28.의 경과로 종료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통보를 실질적인 의미의 해고로 볼 수 없고, 달리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1)

피고는 통상적으로 공개채용공고를 거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오고 있다. 그런데도 원고는 수석부회장 F의 추천을 받아 회장 C과의 면담만을 거친 상태에서, C의 지시에 따라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2)

C은 피고 소속 기획행정과장인 G에게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지시하면서 ‘원고는 정무직으로 회장과 임기를 같이 하기로 하였으니 회장 임기 종료일인 2019. 2. 28.을 근로계약의 말일로 정하여 달라’고 말하였고, 이에 따라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 을 제6호증)에 근로계약의 말일이 같은 날짜로 명시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공개채용절차를 통해 채용된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을 제5호증 등)에 근로계약기간의 말일이 명시되지 않은 것과 구별된다.

3)

원고와 마찬가지로 공개채용절차를 거치지 않고 C에 의해 정무직으로 채용되어 피고의 사무총장으로 재직하였던 H 또한 근로계약기간의 말일을 회장 임기 종료일인 2019. 2. 28.로 정하는 것에 동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뿐만 아니라 C의 전임회장인 I의 의사에 따라 정무직으로 채용되어 피고의 기획실장으로 재직한 J, 사무처장으로 재직한 K 또한 I의 임기가 만료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퇴사하였다.<2>

4)

피고는 2018년 회장인 C, C에 의하여 정무직으로 채용된 원고, H 등에게 합계 44,420,000원 상당의 직책보조비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같은 성격의 돈이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피고 소속 다른 근로자들에게는 지급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5)

원고가 피고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기획행정본부 및 대외협력본부의 업무를 총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할 때 실제로는 C을 보좌하여 C의 회장 재임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업무를 보좌했던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의 실질적인 목적

C이 회장 재임기간 동안 원고를 채용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에 체결되기에 이른 사실과 그 동안 회장에 의하여 정무직으로 채용된 근로자들이 회장의 재임기간에 한정하여 근로를 제공하여 온 관행을 감안한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본부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도 그 업무는 C을 보좌하는 업무였다는 점에 대해 서로 의사의 합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의 업무 성격 및 업무 수행 내용

원고는 직접 대외협력본부의 실무 업무를 담당하였다기보다는 C의 지시를 받거나 그를 보좌하며 업무를 총괄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업무의 상당 부분은 C의 국회 등 대외기관 방문 수행, “밴드(BAND)“ 프로그램을 활용한 C의 일정 관리와 활동 내역 홍보, C이 아래 다), 라)항과 같이 추진한 사업을 비롯한 회장 선출 당시의 공약(”사고 대응 119 운영“, ”법률 SOS팀 운영추진“ 등) 추진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주식회사 L 관련 사업

(1)

피고는 종래 회원들이 공동구매를 원하거나 회원들에게 공동구매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품들의 공급업체를 직접 접촉하여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도록 협상한 다음 그 결과를 회원들에게 홍보하고, 그에 따라 회원들이 직접 공급업체들로부터 물품구매를 신청하는 방식으로 공동구매를 하여 왔다.

(2)

그럼에도 C은 ‘회원들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면서, 자신이 직접 출자자로 나서 2017. 10. 18.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을 설립한 다음 스스로 대표자인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C은 L의 설립과 그에 따른 간접거래 방식의 공동구매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하여 ‘L의 설립은 이사회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는 취지로 해명함으로써 L과 피고는 별개의 지위를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3)

L을 통한 공동구매의 실적은 기대와 달리 상당히 저조하였던 데다가 피고 산하 지방협회 측의 반발에 직면하는 등 내부의 지지를 얻지 못하였고, 결국 C의 퇴임 이후인 2019. 4. 30. 폐업신고가 이루어지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L 관련 사업은 사실상 C의 퇴임과 함께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L의 감사로 등재되어 관련되는 업무를 담당하여 왔으나, 그 업무에 관한 내용을 피고의 공식 인트라넷이나 업무용 이메일 등을 통해 다른 임직원들과 공유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L의 회계가 피고의 회계에 반영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

캄보디아 지원 사업

(1)

피고는 단체의 지위에서 해외 지원사업을 추해 본 경험이 없었고 피고가 해외 지원사업 추진 목적에서 해외 지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정관을 개정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했다. 그럼에도 C은 피고의 대외협력 경험이나 내부 규정 변경절차 등을 고려하지 않고서 개인 재산을 출연하여<3> 캄보디아 노인복지사업에 관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원고는 이 부분 사업에 관한 피고 이사회와 총회의 찬성결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8~11호증은 회의 의사록이 아닌 회의 안건에 관한 안내문 정도에 불과해 그것만으로 해당 회의에서 원고 주장과 같은 결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2)

C은 회장 자격으로 2016. 9. 12. 캄보디아국 산하의 M 주정부와 사이에서 캄보디아 저소득 소외 노인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2017. 5. 18. 캄보디아국 정부로부터 ”N“라는 명칭으로 된 국제비정부기구(INGO) 승인을 받기에 이르렀다.

(3)

그러나 (2)항 기재 업무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초기 1차 연도 지원금인 미합중국화 179,440달러가 지급하기로 약정된 시기에 지급되지 못하게 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그 지원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결국 C의 임기 중인 2018. 10. 27. 무렵부터 캄보디아 지부 소속 관계인과 사이에서 조직 해산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져 오기 시작하였다.<4>

(4)

원고는 이 부분 업무 또한 실무책임자의 지위에서 담당하여 왔으나, 그 업무에 관한 내용을 피고의 공식 인트라넷이나 업무용 이메일 등을 통해 다른 임직원들과 공유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피고의 근로자였다는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백우현 신철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