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6. 8. 원고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0. 7. 10.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피복류를 제조하는 사업자들이 상호간의 공동사업 수행 및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1962. 5. 9.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04. 2. 10. 피고 조합에 경리과장으로 입사한 후 경리 및 총무 업무를 담당해 왔다.
피고 조합의 전임 이사장인 C은 원고의 2020년 월 급여를 2019년의 370만 5,000원에서 400만 원으로 인상해 주기로 합의하였고, 이 같은 원고의 급여 인상은 2020. 2. 20. 피고 조합 정기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고 한다)에서 승인되었다.
한편 이 사건 총회에서 D이 피고 조합의 신임 이사장으로 당선되어 C의 후임자로 취임하였다.
그 이후 D은 원고에게 월 급여를 330만 원으로 삭감하는 것에 동의할 것과 경리실에서 사업부로의 부서 이동을 지시하였는데,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피고는 2020. 6. 8. 원고에게 ‘피고 조합 경영이 어려운 실정에 해고 회피를 위한 임금조정 협의를 하였으나 원고의 요구사항은 피고 경영상 감당하기 어려워 2020. 7. 10.자로 해고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한편 이 사건 해고 당시 시행되던 피고 조합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 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사업장이 5명 미만 사업장이어서 근로기준법의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은 해직 사유를 별도로 정하고 있으므로, 그에 따르지 않은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20. 7. 10.부터 복직 때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의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피고가 인사규정을 두고 있다고 해도 이를 해고제한의 특약으로 볼 수 없고, 단지 해고 사유의 예시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인사규정 제14조의 사유가 없더라도 해고할 수 있다.
피고 인사규정을 해고제한의 특약으로 본다고 해도, 원고는 피고의 정당한 업무분장 및 급여조정 지시를 거부하였고, 피고 조합으로서는 재정 운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원고의 급여를 삭감해야 하는 불가피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해고사유가 제한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은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어, 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인 경우에는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이라도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하였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을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인정 사실에 따르면,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은 피고 조합 직원의 인사관리에 관해 따로 정한 것 외에는 인사규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고(제2조), 각 해면 사유를 열거하고 있으며(제14조),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규정이 정한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감봉, 휴직, 정직, 해직 등 신분상의 조치를 받지 아니한다(제16조)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피고 조합 인사규정의 내용을 보면,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은 해고의 사유로 열거된 이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14조 각호의 해면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피고의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 할 것이다.
해고에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가 피고 인사규정 제14조 제7호의 ‘기타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갑 제5 ~ 11호증, 을 제1 ~ 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행위가 피고 조직질서를 어지럽혔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원고를 해고해야 하는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이 사건 해고에는 피고가 주장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원고에 대한 업무분장 변경 지시는 근로자인 원고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원고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인 피고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업무분장의 변경 지시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할 것이며, 이와 같은 인사명령이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는 업무상의 필요성과 변경 지시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 · 교량과 그 변경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12752 판결 등 참조).
피고 조합의 조직은 사업부와 경리실로 나뉘어 있다. 그 중 사업부 업무는 E이, 경리실 업무는 원고가 전담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피고 입사 이래로 거의 경리업무만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와 별다른 협의 없이 정년이 3년 가량밖에 남지 않은 원고에게 사업부 업무를 담당할 것을 요구했고, 한편 그 과정에서 원고의 월급을 70만 원 삭감하는 것을 수용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런데 피고 주장과 같이 사업부에 인력이 필요했다면 그 업무를 담당할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인데, 피고는 오히려 원고가 근무하고 있던 경리실 소속으로 2020. 4. 13. 신규 인력을 채용하였다[갑 제7호증 녹취록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 조합의 조합장 D은 ‘여자가 살림을 하는 게 좋고 남자가 직접 생산을 하는 게 좋으므로 신입직원에게 경리업무를 이전하라’는 취지로만 말하고 있다(제5쪽 참조)].
나아가 원고와 D 사이의 주된 분쟁 이유는 담당 업무 변경보다는 월급 삭감 수용 여부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원고로 하여금 담당 업무를 변경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갑 제7호증 녹취록 기재에 비추어 보아도 그러하며, 피고 스스로도 원고가 최초에는 신입직원에 대한 인수인계에 협조하겠다고 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2021. 4. 6.자 피고 제출 준비서면 3쪽 참조)], 이러한 삭감 요구를 원고는 생계 곤란 등을 이유로 거부한 상태에서 그에 대해 피고는 월급 삭감을 제외하고 담당 업무만 변경할 것을 요구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또한 그와 같이 D이 원고의 월급 삭감을 요구한 이유는 단지 다른 업체들에 비해 피고 직원들의 월급이 많다는 것이며, 이에 원고가 응할 의무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코로나19와 조합원들 탈퇴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여 원고의 임금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조합의 회원사는 2016년부터 2019년에 걸쳐 127개사에서 118개사로 대동소이하고, 2019년 수입이 310,999,000원으로 지출 263,509,000원보다 많은 상태였으며, 조합의 순자산이 1,907,025,000원에 이르러 피고 주장처럼 피고 조합의 재정 상태가 열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 스스로도 이 사건 해고 시점부터 직전에 오히려 원고의 월급을 33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인상시켜 주었던 점, 그 이후 피고 조합 이사장이 된 D은 앞에서 본 것처럼 새로운 경리실 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던 점에 비추어,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원고를 해고 할 수밖에 없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지급 임금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해당 기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2020년 월 급여가 400만 원인 사실은 인정사실과 같다.
피고 조합은 그 인사규정에 의해 해직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원고에 대해 인사규정이 정한 해고 이유(해면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피고 조합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고 하는 점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어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7. 10.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의 월 400만 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백우현 신철민
각주1) 회원사들의 회비, 피고 조합 소유 건물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각주2) 다만 피고 조합 소유 건물 가액이 24억 3,000만 원이기는 하였으나, 2020년 대차대조표(갑 제10호증의 4)에 의하면 그 외에도 보통예금 61,269,634원과 정기예금 90,000,000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