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국내에서 손해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근로자들은 매년 3월 피고로부터 ‘STIC’라는 명칭의 성과급(이하 ‘이 사건 성과급’이라 한다)을 지급받아 왔는데, 2018년경까지 이 사건 성과급의 액수는 해당 근로자에 대한 이전 연도 ‘업적평가(Achievement Rating)’ 결과에 따라 결정되었다.
이 사건 성과급 지급의 전제가 된 업적평가의 구체적인 방식은, 국제적인 피고 그룹 전체(D, 일명 ‘E’), 피고 한국법인(F, 일명 ‘G’), 개인(Individual)의 총 3개 부문별로 나누어 개별 근로자의 직급에 따라 각 부문별 업적평가의 반영 비율에 차이를 둔 다음, 각 부문별 반영 비율에 각 부문별 목표 달성율을 곱하여 각 부문별 최종 지급율을 산정하고 이를 합산한 최종 지급율을 토대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이때 각 부문별 목표 달성율은 사전에 설정한 목표의 달성 정도를 기준으로 총 5개 등급(‘Outstanding’, ‘Excellent’, ‘Meet’, ‘Partially Meet’, ‘Improvement Required’의 각 두문자를 따라 O, E, M, P, I의 5개로 나뉘었다)으로 절대 평가가 이루어졌다. ‘E’ 부문과 ‘G’ 부문의 목표 달성율은 그룹 전체 및 피고의 업무 성과에 따라 결정되었고, 피고 근로자 개인의 업무 성과는 개인 부문의 목표 달성율에 반영되어 이 사건 성과급의 구체적인 지급액에 차이를 야기하였다.
피고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업적평가 외에도 역량평가를 시행하고 있었고, 역량평가 결과와 업적평가 결과를 합산하여 종합평가 결과를 산출하였다. 2018년경까지 피고는 역량평가 결과에 따라 근로자 개인의 교육사항 및 근무지 배치 등을 결정해왔고, 앞서 본 것처럼 업적평가 결과에 따라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하였으며, 종합평가 결과를 기본급과 승진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피고는 2018. 3.경 근로자 전체에 이 사건 성과급의 산정기준을 업적평가 결과가 아닌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는 것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취지의 안내를 한 이후, 2019년도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할 때부터 변경된 방식에 따라 종합평가 결과 등급에 따라 목표 달성율을 책정한 다음 이를 부문별 반영비율에 곱하여 최종적으로 산출된 액수를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성과급의 지급기준은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피고가 2018. 3.경 이 사건 성과급 산정기준을 업적평가 결과에 따르는 방식에서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필요한 요건으로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해 지급받지 못하게 된 이 사건 성과급, 즉 2018. 3.경 변경되기 이전의 기준에 따라 산정한 이 사건 성과급과 변경된 이후의 기준에 따라 산정한 이 사건 성과급의 차액으로, 원고 A에게는 871,132원, 원고 B에게는 1,988,501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성과급을 업적평가 결과가 아니라 종합평가 결과에 따라 산정하도록 변경한 것은 취업규칙의 변경이 아니라 사용자의 재량권의 범위에 속하는 인사평가제도의 변경에 불과하고, 그것이 기존 방식에 비하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도 아니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변경에 있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상당성이 있으므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변경이 유효하다.
판단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7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대한 각 문서송부촉탁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의 취업규정 제36조는 급여지급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따로 정하는 급여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의 급여규정 제24조는 특별상여금에 관하여 ‘회사는 필요시 특별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고, 업무수행상 그 능력이나 업적이 특출하다고 인정되는 사원의 경우 대표이사가 따로 정하는 바에 의하여 특별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성과급은 위 급여규정 제24조의 규정과는 무관하게 별도의 내부적인 품의를 거쳐 지급되었고, 달리 피고가 마련하고 있는 내부 규정상 이 사건 성과급의 지급기준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정한 규정이 있지는 않다.
피고는 2007년경 최초로 이 사건 성과급을 도입하고 지급하기 시작하였는데, 2007년경에는 업적평가 결과를 100% 반영하여 지급액을 정하였다가, 2008년경부터 2013년경까지는 업적평가 결과를 90%, 태도평가를 10% 반영하여 지급액을 정하였다.
피고는 2013년경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평가제도를 전면 개편하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룹(E), 피고(G), 개인의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직급별로 각 부문의 반영비율을 세분화하고, 최종적으로 5개 등급(O, E, M, P, I) 중 동일한 평가등급 안에서도 지급률을 차등 결정할 수 있도록 범위를 설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업적평가 결과에 의하여 이 사건 성과급을 산정한다는 점을 공지하고 2018년경까지 그 기준에 따라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소속 직원들이 소속된 H노동조합 I지부와 매년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는데, 2016년도 임금협약에는 이 사건 성과급의 기준 금액을 연봉의 7%에서 8%로 인상한다는 내용이, 2017년도 임금협약에는 이 사건 성과급의 기준 금액을 연봉의 8%에서 9%로 인상한다는 내용이 각 포함되어 있었고, 그 외에 이 사건 성과급의 구체적인 지급기준 등에 대하여는 임금협약에 별도로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 없었다.
피고는 업적평가 외에도 역량평가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역량평가는 비전(Vision), 고객(Customer), 개발(Develop), 변화(Transform), 협력(Collaborate), 성과(Deliver), 리드(Lead)의 7개 부문으로 나누어 근로자 개인을 평가하는 방식이었고, 최종적인 등급은 업적평가와 마찬가지로 5개 등급(O, E, M, P, I)으로 나뉘었다. 피고는 역량평가 결과와 업적평가 결과를 합산하여 종합평가 결과를 산출하였는데, 그 결과 역시 최종적으로 O, E, M, P, I의 5개 등급으로 나뉘었다.
피고는 2018. 3.경 직원들에게 이 사건 성과급의 지급기준이 되는 평가방식을 업적평가가 아니라 종합평가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안내한 이후 5개로 나뉘는 최종적인 종합평가 등급에 따라 개인 부문의 목표 달성율을 산출하고 이를 토대로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하였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년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받은 피고의 근로자들 약 6 ~ 700명 가운데, 업적평가에서 종합평가로 평가기준이 변경되었을 때 이 사건 성과급의 지급기준이 되는 평가등급이 종전에 비해 하락한 근로자들은 대략 50 ~ 90명 내외였고, 오히려 평가등급이 종전에 비해 상승한 근로자들 역시 대략 50 ~ 90명 내외였으며, 나머지 약 500명 이상의 인원들은 업적평가에 의하든 종합평가에 의하든 최종적인 평가등급이 변경되지 않았다.
위와 같이 평가기준의 변경으로 인해 성과급 지급기준이 되는 평가등급이 하락한 근로자가 실제로 지급받은 성과급의 액수와 기존의 방식대로 받을 수 있었던 성과급과의 차액은 최소 1,534,553원에서 최대 7,475,000원의 편차를 보였고, 반대로 평가기준의 변경으로 인해 평가등급이 상승한 근로자가 받은 성과급의 액수와 기존의 방식대로 받을 수 있었던 성과급의 차액은 최소 2,073,868원에서 최대 5,553,900원의 편차를 보였다.
피고의 직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은 2018. 5. 28. 위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성과급 지급기준이 되는 평가방식을 변경한 것이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2020. 1. 28. 위 변경이 인사권의 핵심에 속하는 인사평가방식의 변경에 불과할 뿐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반드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하였고(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35274호), 이에 대한 고발인의 항고도 모두 기각되었다(서울지방검찰청 2020지불항204호, 서울고등검찰청 2020고불항2475호).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2018. 3.경 이 사건 성과급의 산정기준을 업적평가 결과가 아닌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018. 3.경 이 사건 성과급의 산정기준이 업적평가 결과가 아니라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업적평가 결과나 종합평가 결과 모두 동일한 5개 평가등급(O, E, M, P, I)으로 나누어 결과가 산출되고 있고, 이 사건 성과급은 여전히 그룹, 피고, 개인의 3개 부문에 관하여 정해진 각 반영 비율에 위 5개 등급에 의하여 결정되는 목표 달성율을 곱하여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되고 있으며, 위 5개 등급의 구분이나 등급별 성과급 지급률의 범위 역시 2018. 3.경 전후로 전혀 변경되지 않았으므로, 결국 이 사건 성과급의 구체적인 액수 산출기준 자체는 변화한 바가 없고, 단지 근로자 개인의 성과를 어떤 방식으로 평가할 것인지, 즉 인사평가의 방식이 변경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피고 취업규정 제7조는 ‘대표이사가 사원의 직무수행에 따른 능력개발과 능력위주의 인사구현을 위하여 소정의 방법에 따라 업무실적과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인사고과를 할 수 있다. 인사고과에 관한 세부 시행사항은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규정하여 사용자에게 인사평가의 방법이나 구체적인 기준 등에 관하여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규정이 그 재량의 범위를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음은 물론, 성질상으로도 인사평가 자체는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인사권한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내부적인 인사평가의 방식과 기준을 변경하는 데에도 근로조건과 직접 관계되는 항목을 변경하는 경우와 같은 제한이 따른다면, 사용자가 행사할 수 있는 재량의 범위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인사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형해화될 수 있다.
피고가 마련해 둔 취업규정 및 급여규정을 비롯한 제반 내부 규정에는 이 사건 성과급을 업적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없음은 물론이고, 이 사건 성과급의 구체적인 지급기준이나 방식 등에 관하여도 특별히 규정되어 있는 바가 없다. 원고들은 피고가 늦어도 2013년경부터 업적평가 방식에 의하여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는 점을 근로자들에게 주지시켜 위와 같은 지급방식이 관행에 의하여 취업규칙이 되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성과급의 지급방식은 2018. 3.경 이전에도 태도평가 반영 여부 등에 관하여 변경이 있어 온 점, 2013년경부터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성과급 산출 과정에서 개인 부문의 목표 달성율이 업적평가 등급에 의한다고 밝힌 것은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성과급의 구체적인 지급기준과 방식을 안내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 임금의 구체적인 결정ㆍ계산ㆍ지급방법을 새롭게 확정하고 장래에도 변동 없이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 점, 그동안 위와 같은 인사평가 방식의 변경에 관하여 노동조합이나 피고 근로자들이 특별히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 주장과 같이 업적평가 방식에 의하여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는 점이 피고 내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관행으로서 취업규칙이 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위 ‘가. 5)’항 기재 표에 의하면, 연도별로 업적평가 결과에 따르는 경우가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는 경우보다 유리한 근로자의 수와 반대로 불리한 근로자의 수가 유의미한 격차를 나타낸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들은 업적평가와 달리 종합평가의 경우 정성적인 요인을 많이 반영하는 역량평가가 함께 포함되어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주관적인 기준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피고가 자의적으로 이 사건 성과급의 지급액을 결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업적평가 역시도 순수하게 객관적인 수치만을 고려하는 평가방식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인사평가의 방식과 기준은 인사권의 본질적인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사용자에게 폭넓은 재량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그 기준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니라면 근로자들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지급받는 임금의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자의적인 평가기준에 해당한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점, 피고는 역량평가에 있어서도 7개 부문으로 나누어 각 부문별로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여 그 결과를 5개의 객관적인 등급으로 나누어 산출하고 있고 그 기준을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공지하여 왔으며 이의 신청 제도를 통한 시정의 기회까지 부여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종합평가 방식에 역량평가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을 들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방향으로 취업규칙이 변경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현직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