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4. 28. 선고 2020가합40924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공사(C, 이하 ‘C’라 한다)의 자회사로 C 콘텐츠 활용사업 및 유통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0. 10. 20.부터 2012. 5. 31.까지 주식회사 D와 근로계약을 맺고 파견의 형식으로 C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나.

C 콘텐츠 관리 등의 업무가 C에서 피고로 이관됨에 따라, 원고는 2012. 6. 1.부터 2014. 5. 31.까지는 주식회사 E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에게 파견되어 동영상 인코딩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4. 7. 7.부터 2015. 8. 31.까지는 피고와 개인사업자인 ‘F’의 지위에서 직접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C 콘텐츠 수급 및 공급, 인코딩, 영상파일 관리 용역 등을 제공하였으며, 2015. 9. 1.부터는 피고와 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한 G 주식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G 주식회사 소속 직원으로서 피고에게 동영상 인코딩 용역 등을 제공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원고는 형식적으로는 피고와 파견근로계약 또는 도급계약을 체결한 중간업체들(주식회사 D, G 주식회사 등) 소속 직원으로 피고에게 용역을 제공하였지만, 위 중간업체들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단지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고,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 간주된 이후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받았던 임금과 원고가 실제로 중간업체들로부터 지급받은 임금 사이의 차액 중 일부로서 3,100만 원 상당의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가 담당한 업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및 동 시행령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 파견을 제공받은 피고에게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고, 나아가 고용의무 발생일 이후부터 피고 근로자들과의 임금 차액 또는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중 일부로서 3,1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하기 위해서는, 원고용주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ㆍ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가 제3자이고 근로 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두4367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1다78316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갑 제5 내지 31호증, 을 제5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에 대한 원고용주인 주식회사 E 및 G 주식회사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ㆍ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사실상 피고가 원고에 대한 사용자에 해당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는 피고가 규정한 취업규칙,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피고 내의 직급 체계의 적용도 받지 않아 원고에게 전보나 승진 등의 인사조치가 취해진 바가 없었으며, 피고의 다른 직원들도 원고를 부를 때 직급 등 특별한 호칭을 붙이지 아니하고 이름 그대로를 불렀다.

②

피고의 업무는 C의 방송 콘텐츠에 대한 판매나 판권 관리, 광고대행, 문화행사 주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었는데, 원고가 담당한 업무는 그중 C 콘텐츠 동영상 인코딩 업무로 한정되어 있었고, 피고 내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한 별도의 부서나 직원들이 있지는 않았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다른 직원들 사이의 업무는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원고는 ‘C 콘텐츠 다운로드 작업 의뢰서’라는 서류를 통해 어떠한 동영상에 대한 작업을 할지를 요청받았는데, 그 서류의 문언 자체에 의하더라도 ‘작업 의뢰’ 및 ‘요청’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통상적인 피고 직원들 사이의 직급 체계에 따른 업무 지시나 작업 지시 방식과도 상이하였다. 비록 해당 서류의 ‘의뢰부서’ 및 ‘처리부서’란에 피고의 직원들이 결재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였지만, 이는 작업 의뢰 및 작업 처리에 대한 확인의 의미일 뿐, 피고의 직원들이 원고의 상급자로서 해당 업무에 대한 작업 지시를 내리고 수행한 업무 내용에 대한 결재를 하는 취지라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③

원고는 용역계약에서 정한 동영상 인코딩 업무 외에도 추가적인 업무를 피고를 위해 수행한 경우가 간혹 있었으나, 그러한 경우 원고는 피고와 별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추가로 용역료를 지급하였다. 이처럼 추가 업무 수행에 대해 추가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보수를 지급받는 것은 일반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이다.

④

원고는 피고가 아닌 주식회사 E, G 주식회사를 통해 급여를 지급받았고, 원고가 개인사업자의 지위에서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을 때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ㆍ청구하고 피고로부터 용역비를 지급받았다. 해당 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로부터 정해진 용역비 외에 시간 외 근무수당과 같은 추가적인 수당이나 상여금 등을 제공받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⑤

2015년부터 원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를 위한 용역을 제공하도록 한 G 주식회사는 피고와 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C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구입 문의 관련 상담, DVD 제작 및 발송 업무 등을 수행하였는데, 매월 말일 매출정산자료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저작권료, 판매로열티 등을 지급하였고, 피고 내의 사무실과 피고 장비를 운영하는 대가로 건물 임차료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⑥

원고는 개인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고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 등의 장비를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대부분 피고 사옥에 직접 출근하여 고정된 자신의 자리에서 업무를 수행하였지만, 이는 피고가 영상 콘텐츠 작업을 위해서 ‘H’라는 내부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동영상 인코딩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한 전용선 설비가 요구되었고 나아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보안유지의 필요성 역시 존재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피고가 원고의 자리를 다른 피고 직원들이 이용하는 사무실 내에 함께 마련하여 둔 것 역시 사무실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된 상태에서 위와 같이 피고의 장비와 내부망이 이용되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하여 원고에 대한 작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를 피고의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관리하며 수시로 업무 지시를 내리거나 감독하기 위해서였다고 보이지는 않으며, 나아가 2018년 말경부터는 원고가 독립된 편집실에서 피고의 다른 직원들과 분리되어 업무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⑦

피고는 원고의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거나 원고의 근태관리를 하지는 않았고, 휴가 사용에 관하여도 원고의 통보만 있으면 충분하고 피고가 별도로 승인을 하는 등 특별한 관여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것처럼 원고에게 피고의 취업규정 등의 내부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원고가 개인 사업자의 지위에서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던 시기에도 해당 계약서에 근무시간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었다.

⑧

원고는 피고로부터 사내 직원들에게 보내는 단체 이메일을 함께 전송받아 왔고, 피고가 주관하는 직원 워크샵 등의 각종 행사에 함께 참여하였으며,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피고의 차량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근무복 지원 등을 받기도 하였으나, 이와 같은 사정들은 원고가 피고에게 용역을 제공하는 지위에 있음을 고려하여 다른 직원들과의 화합을 도모하고 원고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라 보이고, 원고가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피고에게 종속된 피용자의 지위에 있었는지의 여부를 좌우하는 본질적인 요소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나.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과 훈련, 작업ㆍ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의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ㆍ기술성이 필요한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다21161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가. 2)’항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계약에서 명시한 동영상 인코딩 업무에 관하여 작업을 의뢰하고 결과물을 받았을 뿐 원고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 방향, 방식 등 업무 수행 자체에 대하여 본질적인 관여를 하거나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고 보이고, 원고와 피고 소속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는 서로 명확하게 구분되고 원고의 동영상 인코딩 업무에는 다른 근로자들에게는 요구되지 않는 동영상 편집 및 프로그램 이용에 관한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며, 피고가 원고의 근무시간이나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사항에 특별한 관여나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동영상 인코딩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용역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을 뿐,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차승우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