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6. 10. 선고 2020가합4193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2017. 11. 15. 원고와 사이에 원고를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경영관리본부 총무팀(이하 ‘총무부서’라 한다) 소속 기능직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의 직급을 5급으로 정한 다음, 대학교 졸업에 따른 1년의 경력, 군 복무에 따른 2년의 경력, 피고 소속 직원으로 2010. 3. 9.부터 2017. 11. 14.까지 약 7년간 근무한 경력을 각각 인정하여 원고의 급수와 호봉을 5급 10호로 정하였다.

다.

피고의 인사관리규정 중 신규채용 직원에 대하여 부여될 호봉에 관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근로계약과 관련해서는 2017. 7. 28.부터 2017. 11. 22.까지 시행되었던 인사관리규정이 적용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 23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

2.

호봉정정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대학교 졸업, 군 복무, 피고 소속 직원으로서 근무한 종전 기간 등을 고려한 원고의 환산경력은 10년이므로, 인사관리규정(2017. 7. 28. 시행, 이하 같다) 제14조 제2항 본문과 에 따라 원고에게 4급의 직급이 부여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초임직급을 조정할 수 있다는 같은 규정 제14조 제2항 단서(이하 ‘단서 규정’이라 한다)를 근거로 원고에게 5급의 직급을 부여하였다. 원고가 형식적으로는 운전업무를 담당하는 기능직 직원으로 채용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사무직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피고가 경력직으로 입사한 다른 직원들과 달리 원고에 대하여서만 유일하게 환산경력보다 낮은 직급을 부여하였는데 이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며, 피고가 직급조정의 근거로 삼은 단서 규정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미 국토교통부장관의 개선명령에 따라 더 이상 적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면서 정한 초임직급과 호봉은 인사권자가 가지는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권리남용에 따른 것으로서 무효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급수와 호봉을 별지 급수․호봉 현황표 중 ‘기존 급수․호봉’ 란 기재 해당 급수․호봉에서 ‘청구 급수․호봉’란 기재 해당 급수․호봉과 같이 각각 정정하여 줄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인사관리규정 제14조 제2항과 은, 피고가 경력직으로 채용하는 직원의 초임직급을 그 별표에 따른 환산경력을 참작하여 적용하되 대학교를 졸업한 학사로서 환산경력이 4년 이상일 경우 4급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하면서도, 한편으로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과 피고의 실정을 고려하여 초임직급을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도 정하고 있다. 이처럼 그 인사관리규정은 초임직급을 정함에 있어 환산경력을 당연산입하는 것이 아닌 참작요소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산경력을 참작하여 산정된 초임직급이 피고 내부의 사정에 따라 상향 혹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경력직으로 채용되는 직원의 초임직급 획정에 관하여서는 상당한 정도의 재량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아래에서는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이 그와 같은 인사권한을 남용하여 원고의 초임직급을 부당하게 하향 조정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2)

갑 제3, 11, 13, 15~20, 22~27호증, 을 제1, 3, 5, 6호증의 기재, 갑 제14호증, 을 제8, 9호증의 일부 기재(가지번호를 포함한다)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환산경력 10년의 원고에 대한 초임직급을 4급이 아닌 5급으로 하향 조정한 것은 그 인사권한 내에서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여겨지므로, 원고 주장과 같은 피고의 권리남용을 인정하기 어렵다.

가)

원고는 운전업무를 담당하는 기능직 경력직원으로 채용되어 총무부서에서 근무하여 왔고, 원고 또한 자신이 애초 그와 같은 기능직 경력직원으로 채용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서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입사 후 사무직 업무를 일정 부분 수행하여 왔다는 후발적 사정과 피고가 사무직과 기능직 모두에 대하여 동일한 직급․호봉체계를 적용함과 아울러 대외적으로 기능직의 존재에 관하여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실질을 사무직 경력직원의 채용에 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나)

원고는 2010. 3. 9.부터 2017. 11. 14.까지 피고의 일반직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으나, 당시 담당하기로 예정된 업무(전세버스 차량에 대한 사고감소 대책 마련과 특별수송대책 계획 수립 등 교통사고 감소 관련 직무 수행)와는 별개로 피고 대표자의 관용차량 운전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관련하여 피고는 2017. 10. 30. 원고에게 ‘임원 수행기사(운전) 업무가 주요 업무였다’는 내용의 경력증명서를 작성하여 준 적도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가 가지는 일반직 직원으로서의 종전 경력보다는 부수적으로 담당한 운전업무에 관한 경력을 고려하여 체결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다)

원고가 사원증 제작, 법정의무교육, 근태, 출장비, 지출결의서 작성, 문서수발, 증명서 발급 등과 같은 사무직 업무를 일정 부분 수행해 온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 업무 분장이 어느 하나로 특정되어 있지 않고 광범위한 점, 그와 같은 업무가 사무직 직원으로서 담당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특정한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주무 사무직 직원에 대한 보조업무 정도에 불과해 보이는 점에 비추어서, 원고가 수행하였다는 사무직 업무는 주된 업무인 운전업무를 하지 않고서 총무부서에 대기하는 동안 같은 부서에 소속된 사무직 직원의 지시나 요청에 따라 일시적이고 비공식적․비정형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해 보인다.

라)

경력직으로 채용된 나머지 직원들의 경우 전산실 경리업무나 보상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그 업무는 원고가 담당하는 운전업무와 비교해 보았을 때 업무의 성격과 내용,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과 경력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의 초임직급이 그들과 달리 하향 조정되었다고 하여 합리적인 근거 없는 차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마)

피고가 단서 규정의 폐지를 명하는 국토교통부의 개선명령에도 불구하고 이 단서 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의 초임급수와 호봉을 산정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를 고려하여 본다면 그것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속단하기 어렵다.

(1)

단서 규정은 입사 전 경력만 가지고서 경력직 직원들의 초임직급을 정하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직원들과 사이의 형평성 문제와 피고의 재정상황 등 내부 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력직 직원의 초임직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으로 합리적인 인력과 예산 운용을 위해 피고에게 일정 폭의 재량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2)

국토교통부 측은 2017. 1. 17. 피고를 상대로 단서 규정의 폐지를 권고하는 개선명령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특별히 폐지시한을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국토교통부 측은 단서 규정이 폐지되기까지 오랜 시일이 소요되었음에도 피고에 대하여 단지 “주의” 조치를 하였을 뿐이다(갑 제4호증 17~20면 참조)]. 이처럼 국토교통부 측이 폐지시한을 정하지 않은 것은 단서 규정의 합리성과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였기 때문으로 볼 여지가 크다.

(3)

국토교통부 측의 개선명령에 따라 단서 규정만을 삭제할 경우 발생하게 되는 문제점에 대비하기 위해 피고로서는 인사관리규정 중 초임직급과 호봉 획정에 관련되는 규정 전반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었을 것인데, 그러한 취지에서 피고는 단서 규정을 삭제함과 아울러 중 “대졸자 학사로서 환산경력이 4년 이상일 때 4급을 부여한다”는 부분도 함께 삭제하는 내용으로 인사관리규정을 개정하여 2017. 11. 23.부터 적용해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

피고는 원고의 초임직급과 호봉을 5급 10호로 산정하여 임금을 과소지급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그에 대한 원고의 재정신청에 대하여도 기각결정(서울고등법원 2021. 1. 18.자 2020초재4622 결정)이 있었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호봉정정청구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3.

미지급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자신의 급수와 호봉이 별지와 같이 정정됨을 전제로 2017. 11. 15.부터 2019. 11. 30.까지 미지급된 임금 합계 12,694,986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호봉정정청구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백우현 신철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