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피고는 한국철도공사 등의 출자로 설립된 법인으로,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철도 역사의 발권 및 기기 관리 등의 역무관리, 주차관리 및 철도고객센터 운영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이를 사업으로 영위하는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2018. 7. 25. 피고의 상임이사로, 2020. 8. 10. 피고의 대표이사로 각 선임되었다. 원고의 상임이사 임기는 2018. 7. 25.부터 2021. 8. 24.까지였다.
비영리 독립 언론사인 C언론가 2020. 8. 21. ‘원고가 전임 사장의 법인카드 낭비를 고발한 내부 직원을 색출하여 욕설과 폭언, 협박을 하였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하자, 한국철도공사는 감사에 착수하였고, 그 감사 결과에 따라 피고에게 원고가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2019. 2.)’, ‘D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2019. 4.)’에서 정한 갑질 유형 중 ‘비인격적 대우’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상임이사 재직 기간 동안 피고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총 109회에 걸쳐 4,083,000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으므로 법인카드 부정 사용액을 환수하라는 시정요구를 하였다.
한국철도공사는 2020. 9. 4. 피고에게 한국철도공사의 출자회사관리 규정 제14조의2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대표이사직 해임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2020. 9. 11. 이사 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였고, 그 주주총회에서 참석주주 전원의 동의로 원고를 피고의 상임이사직에서 해임하기로 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8 내지 1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는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피고의 이사직에서 해임되었으므로, 피고는 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해임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 손해배상의 범위는 이사 재임기간 동안 받을 수 있는 보수 상당액인데, 원고가해임 직전까지 수령한 급여는 월 6,532,240원이므로, 해임일 다음 날인 2020. 9. 12.부터 임기만료일 2021. 7. 24. 이전인 2021. 7. 11.까지 10개월에 해당하는 급여를 해임일인 2020. 9. 11. 당시의 현가로 환산한 금액은 63,867,670원(= 6,532,240원 × 9.7773, 원 미만 버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63,968,670원 및 이에 대한 2020. 9. 12.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 단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하여 언제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임기가 정하여진 이사가 그 임기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당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주의 회사에 대한 지배권 확보와 경영자 지위의 안정이라는 주주와 이사의 이익을 조화시키려는 규정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법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등 참조). 이 때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그 부존재를 증명할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5, 17, 19 내지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법령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피고의 이사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되는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정부의 출자·재정지원 등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으로, 그 자금의 집행은 사기업의 경우에 비하여 더욱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고 피고의 임원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윤리성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법인카드 관리 및 운영 지침(2017. 6. 7.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은 ‘회사 업무에 필요한 경비의 지출은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제15조는 ‘법인카드 사용자는 근무지 관할구역을 현저히 벗어난 원거리 지역에서는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업무추진을 위하여 사용이 불가피하고 객관적인 증명(출장, 사전 내부 결재, 교육파견 등)이 가능한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한국철도공사의 감사 과정에서 상임이사 재직 기간인 2018. 7. 25.부터 2020. 8. 9.까지 사이에 거주지 인근 주점, 식당 등에서 1,920,000원을 사용하고, 출장기록 없이 관내 외 일반 한식당 등에서 694,000원을 사용하는 등, 피고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총 109회에 걸쳐 4,083,000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였고, 2020. 9. 10. ‘위 4,083,000원을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며 피고가 이를 원고에 대한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방법으로 환수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서울용산경찰서는 2021. 8. 13. 원고의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하기는 하였으나, 형법상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법인카드를 규정에 위배하여 사적으로 사용한 행위는 이사의 선관의무를 위반한 행위로서 법령에 위반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전임 대표이사 E은 ‘F’이라는 C언론의 보도로 인하여 해임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가 피고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는데, 원고는 대표이사 취임 직후 피고 정보보안처 직원에게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한 기록을 조사하여 보고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제보자를 찾아냈고, 2020. 8. 13. 그 제보자인 직원과 약 15분 동안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도대체 본인의 그 업무가 뭔데 그런 거까지 그래 관심을 가져?”, “무슨 소리야! 그래 갖고! 대표하고 나 감시할 권한이 있어”, “사유서를 써 갖고 와!”, “당신이! 당신 뭐요? 당신 업무가 뭐요? 네가 언제부터 나를 관리했어?”, “들을 필요 없어! 어디서 이런, 이런 해괴망측한 짓을 해! 당신 업무가! 어! 왜 언제부터 임원들 카드를 봐. 못된 것이 아주“라고 폭언을 하였으며, 위 직원이 본인이 협의회 대표라고 말하자 ”말 듣고 싶지 않아. 지금. 당신 나는 수사의뢰할거야. 네 업무만 하면 될거 아니야!이 새끼야! 어디서 못된 짓을 하고 야단이야“라고 욕설을 섞어 말하였다.
한국철도공사는 감사 결과 원고가 위와 같이 직원을 대표이사실로 불러 폭언·욕설 등 비인격적 발언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한 행위는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2019. 2.)’, ‘D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2019. 4.)’에서 정한 갑질 유형 중 ‘비인격적 대우’에 해당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서울지방고용 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G의 진정 사건에 대하여 2021. 10. 20.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의 처리결과를 회신하였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된 것) 제76조의2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해자 직원을 면담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해당 직원이 다른 직원을 명예훼손하였다는 이유로 고소가 되어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였고 이에 더하여 위 직원이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승진심사대상자 명단 등 대외비 자료를 외부 이메일로 반출하였다는 사실도 보고를 받아 위 직원을 면담하게 된 것이고, 면담 당시 위 직원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순간적으로 언성을 높이게 되었던 것이지만 이는 면담 시간 중 일부에 불과하였는데 악의적으로 편집된 녹음 내용이 보도된 것으로, 이를 이유로 원고를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면담을 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같이 전임 대표이사가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하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어 전임 대표이사가 해임된 직후 새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원고가 전임 대표이사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사실을 제보한 직원을 찾아내고 그 직원을 불러 원고를 포함한 임 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한 것에 대해서 폭언과 욕설이 섞인 질책을 하였으며, 이러한 사실이 녹음파일과 함께 다시 언론에 보도되었는바,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이사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김서현 김승현
각주1) 원고는 원고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한 이사회 결의 및 원고를 이사직에서 해임한 주주총회 결의 등의 무효확인과 원고가 이사직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임금 청구를 하였다가, 당심 계속 중 원고의 이사 임기가 만료되어 주주총회 결의 등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어지자 이사 잔여임기 동안의 임금 상당액에 관한 손해배상청구로 청구취지 및 원인을 변경하였다.
각주2) 출자회사관리 규정 제14조의2(임원의 비위통제) 공사는 계열사의 임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등 비리의혹이 있을 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여 직무정지 및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