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8. 10. 31. 자 3개월 정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5,738,84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23.부터 2022. 9. 2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8. 5. 19. 자 1개월 정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3,688,98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1987. 7. 1. 피고에 입사하여 2015년경부터 경영지원본부 인사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20년경부터는 보도본부 보도운영팀 직원으로 근무 중인 사람이다.
2018. 5. 19. 자 1개월 정직처분
피고의 직원들이 다수 가입하여 있는 C노동조합 D본부(이하 ‘제1 노조’라 한다)는 2012. 1. 30.부터 2012. 7. 17.까지 공정방송 실현, 대표이사 퇴진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당시 피고 경영진은 제1 노조 가입 직원들에 대해 해고 처분을 하거나 형사고소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였고, 해고를 당한 일부 직원들은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 등을 제기하였는데, 상당수의 피고 직원들이 위 해고무효 확인 소송 등에 관하여 직원들을 옹호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피고 감사국은 2018년 3월경,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5년 동안 피고 직원들의 정기직급승진과 관련하여 피고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작성된 2018. 4. 19. 자 특별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피고의 경영진 및 인사 담당 직원들이 2016년도 정기직급승진과 관련하여 승진대상자 명단에 특정 노조가입여부, 소송 여부 등을 표기하고 이를 실제 승진 여부 심사에 반영함으로써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지적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 감사국은 위 감사 결과에 따른 승진 담당 관리자 및 실무자에 대한 조치의 하나로서, 원고에 대하여 “경영지원본부 인사부장으로 근무한 원고가 직접적인 지시를 하지 않았으나 2016년 소송 중인 직원 명단 작성에 관여하여 승진 관리내규를 위반하였고, 승진관리 담당 부장으로서의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처분할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이에 따라 2018. 5. 14. ‘정기 직급승진 부당노동행위 관련 특별감사 결과 조치’를 징계회부 사유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정직기간: 2018. 5. 19. ~ 2018. 6. 18.)을 한다는 내용의 2018. 5. 18. 자 인사위원회 결과 통보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이라 한다). 위 통보서에는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및 근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2018. 10. 31. 자 3개월 정직처분
피고 감사국은 2018. 6.경 2012년, 2014년, 2015년 피고의 경력기자 채용실태에 관한 특별감사를, 2018. 9.경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피고의 경력사원 채용실태에 관한 특별감사를 각 실시하였다. 해당 감사결과 채용의 문제점에 관한 여러 지적사항이 발견되었는데, 경력기자 채용실태에 관하여는 “① 피고의 일부 임직원들이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을 실무면접에 참여시켜 경력기자로 채용하거나, 특정인을 사전 접촉해 채용과정에 지원하게 한 후 서류전형 평가표에 ‘추천’이라는 글자를 표기해 합격시켰고, ② 경력요건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검증을 다하지 아니하고 일부 합격시키거나 비위전력이 있는 직원이 채용되었음을 알고도 이를 방치하였다.”는 내용이, 경력사원 채용실태에 관하여는 “① 피고는 임원 재직기간 동안 비서를 파견직으로 사용하고 2년이 경과하면 다른 파견직으로 교체하여 해당 인원을 정년까지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해 왔음에도 사장 및 부사장의 비서를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한 이후 불합리하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게 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 인사부는 이를 품의서에 적시하지 아니하여 업무를 해태하였고, ② 지원자격에 미달하는 다수의 직원들에 대한 경력 검증을 충실히 다하지 아니한 채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하였다.”는 내용이 각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 감사국은 위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의 하나로서, 원고가 경력기자 채용 과정에서 “지원하지 않은 사람을 비밀리에 면접에 끼워 넣었고 특정인 합격을 위해 ’추천‘ 글자를 서류 전형표에 표기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인사부장으로서 경력 검증을 방기하였고 시용계약서 문안의 조건을 부당하게 완화한 방향으로 작성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일부 합격자의 합격 전 비위사실을 알고도 계약해지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력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비서의 무기계약직 전환 당시 품의 내용에 무기계약직 전환을 명시하지 않은 것을 묵인하였으며 부사장 결재사항인 해당 결재사항을 본부장 전결로 처리하였고, 경력미달자의 채용을 통제ㆍ시정하지 못하였고 실무면접에서의 합격자 배수를 부당하게 조정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처분할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이에 따라 2018. 8. 24.부터 2018. 10. 16.까지 ‘경력사원 채용실태 특별감사 결과 조치’를 징계회부 사유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재심을 요청하였으나 2018. 11. 14. 개최된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위 재심 신청이 기각되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정직기간: 2018. 10. 31. ~ 2019. 1. 30.)을 한다는 내용의 2018. 10. 30. 자 인사위원회 결과 통보서를, 재심 신청이 기각되어 원심 처분이 확정되었다는 2018. 11. 16. 자 인사위원회 결과 통보서를 각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제1 징계처분과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이라 한다). 위 통보서에는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및 근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21, 23, 30, 3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 8,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각 징계처분 무효 확인 청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모두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경영지원본부 인사부장에 불과한 원고는 피고 직원들의 승진, 채용 등에 있어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고, 경영진인 각 본부장들의 요청에 따른 자료를 준비하여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이다. 2016년 정기 승진심사 과정에서 노조가입 현황 및 소송현황 자료 등이 포함된 인사자료가 전달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인사위원인 경영진들의 요청에 따른 것일 뿐이고, 원고가 소송현황 자료를 직접 작성한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2012년 이후 피고는 직원들의 파업으로 평상시와 같이 채용업무를 수행할 수 없어 급박한 상황에 맞는 업무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경력기자 및 경력사원 채용 과정에서 원고는 인사담당국장 등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실무자들과 면접을 진행하였을 뿐 미지원자의 채용 및 특정 인원 추천 등을 주도하거나 경력 검증이 부실하게 이루어지는 데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징계재량권의 현저한 일탈ㆍ남용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약 2년 전에 있었던 일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으로서 해당 사안에 관하여 징계가 없을 것이라는 원고의 기대이익이 정당하게 형성되었음에도 이를 침해하여 신의칙을 위반하였고, 직무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비위사실의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운 중징계로서 균등처우 및 상당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이 현저하게 일탈ㆍ남용된 경우에 해당한다.
미지급 급여 청구
원고는 무효인 이 사건 각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2018. 5. 19.부터 2018. 6. 18.까지(이 사건 제1 징계처분) 및 2018. 10. 31.부터 2019. 1. 30.까지(이 사건 제2 징계처분) 임금 등 각종 급여를 부당하게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의 미지급 급여 합계 43,688,9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각 징계처분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제1 징계처분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1, 12, 17,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 직원들의 인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관리본부 인사부장으로서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하여야 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정기 승진심사 과정에서 직원들의 공정하고 정당한 승진을 위한 평가요소와 무관한 소송현황 자료 등이 포함된 인사자료의 작성 및 전달에 관여하였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를 다투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감사국은 피고의 주요 임원들이 제1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승진을 배제한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불구속 기소되자 피고 내에서 발생한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2018년 3월경 특별감사를 실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 임원들에 대한 위 형사사건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등의 방법으로 확보한 인사위원회 녹취 파일과 관련 서류, 인사부 직원이 보관하고 있던 파일과 서류 등을 제출받아 이를 토대로 감사를 진행하였다. 위 감사 결과 승진심사를 위한 인사자료인 승진대상자 명단에 피고 직원들의 노동조합 가입 여부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는지의 여부, 소송을 진행 중인 다른 직원들을 위한 탄원서를 작성하였는지의 여부와 같은 항목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되었고, 이를 토대로 2016년 승진심사에서는 제1 노조 가입 직원들이나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직원들의 승진율이 전체 평균승진율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이 드러났다. 불구속 기소된 피고의 주요 임원들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이와 관련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고합3호, 서울고등법원 2019노808호).
피고의 승진관리내규(2015년, 2016년을 전후로 몇 차례 개정되었으나 핵심적인 내용은 대부분 동일하다) 제1조는 해당 내규가 직원의 공정한 승진관리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음을 명시하고 있고, 제2조는 ‘직원의 승진은 그 능력과 연공을 조화시킬 수 있도록 시행하되, 특히 능력의 개발과 활용에 중점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8조에서 승진평정의 기준항목으로 역량평가점수, 교육이수점수, 상사평가점수의 3가지 항목을 규정하면서, 그 상세한 기준을 제9조 내지 제11조에 정하여 두었다. 이에 따라 시행된 2016년 정기 직급승진 시행계획 역시 위 3가지 항목에 따라 정기 직급승진 심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원고가 2016년 정기 직급승진 심사 과정에서 인사자료에 포함시킨 직원들의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현황 등의 항목이 위 3가지 승진평정의 기준항목에 어떠한 명목으로도 포함되지 않음은 분명하다.
원고는 상급자인 경영지원국장의 지시에 따라 위 ‘소송현황 자료’를 송부받아 실무자에게 이를 전달하였을 뿐 위 문서를 직접 작성하는 데에는 관여한 바가 없고, 위 자료가 어떻게 사용될 지도 전적으로 인사에 관한 권한을 가진 본부장 등의 상급자들에 의해 결정될 뿐이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에 기재된 징계사유의 내용이나 이를 결정한 인사위원회 의사록의 전체적인 취지를 고려해 보면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은 원고가 위 자료를 직접 작성했는지의 여부를 떠나 위 자료가 승진심사를 위한 자료로 포함되게 한 자체를 문제삼고 있음이 명백하고, 나아가 인사부장의 지위에 있는 원고로서는 앞서 살펴본 승진평정의 기준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자료, 특히 노동조합 활동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자료가 인사 과정에 현출되지 않도록 방지하여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었음은 분명하며, 단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책임을 방기한 원고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제2 징계처분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인사부장으로서 직접 관여한 피고의 경력기자 및 경력사원 채용 과정에서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로 지적된 ‘미지원자 면접 포함’, ‘전형 평가표 중 특정 인원에 추천 표기’, ‘경력 검증 부실’, ‘무기계약직 전환 관련 규정 위반’, ‘인위적인 선발 배수 조정’의 잘못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해당 비위사실은 객관적인 자료 및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루어진 피고의 특별감사 결과 밝혀진 내용들이고, 그 특별감사 자체에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한 오류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자료는 이 사건에서 찾아볼 수 없다. 원고의 전체적인 주장 취지 역시 피고의 인사 과정에서 그러한 비위사실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다투기보다는 원고가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따랐을 뿐 직접 주도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거나 당시의 상황 등에 비추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다투는 취지로 보인다). 이는 경력기자 및 경력사원의 채용 과정에서 인사업무가 피고의 내부 규정에 위반되는 방향으로 처리된 것으로서, 인사부장의 지위에서 단순한 인사 실무자가 아니라 상급자를 보좌하며 소관 업무를 통괄하고 실무자들을 지휘ㆍ감독하는 등 인사 분야에 있어서 상당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채로 그 채용 과정을 담당하고 있었던 원고에게는 개별적인 행위 하나하나에 직접적인 지시ㆍ관여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불문하고 적어도 이를 감독ㆍ통제하거나 시정하지 못한 채 인사업무가 부당하게 처리되도록 한 잘못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잘못은 원고가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거나 당시의 회사 사정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신의칙 위반 여부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이미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을 징계사유로 삼아 해당 사안에 관하여 징계가 없을 것이라는 원고의 정당한 기대이익을 침해하여 신의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피고 감사국의 특별감사는 피고 임원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위 임원들이 기소되는 등 수사 결과가 드러나자 실시된 것으로서, 비위사실이 발생한지 약 2년여가 흘렀다는 사정만을 들어 원고에게 해당 비위사실을 이유로 한 징계가 없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이익이 형성되었다거나 피고가 그러한 신뢰를 심어주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
⑴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⑵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이 원고의 비위사실의 내용 및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권리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이러한 근로자의 헌법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여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에서 문제된 원고의 비위사실은 원고가 인사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 경영진들의 부당노동행위에 관여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보인다.
원고가 관여한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2016년 정기 직급승진 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피고 직원들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고 보인다. 특히 정기 직급승진심사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배제되는 것은 피고 내에 근무하는 개별 직원들에게 임금의 액수나 업무의 권한 범위 등 다양한 사항에 관하여 막대한 불이익으로 다가오게 되므로, 원고가 위와 같은 비위사실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중대한 피해를 입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직접 소송현황 자료 등의 문서를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고 그러한 자료가 승진심사 과정에 포함된 것이 상급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단순한 실무자가 아니라 인사부장으로서 중간 관리자의 지위에 있던 원고로서는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인사 업무가 공정하게 규정에 따라 처리될 수 있도록 잘못을 시정하고 통제할 책임이 있었고, 이를 다하지 못한 채 실무자들에게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가 그대로 전달되도록 한 것은 가벼운 잘못이라 할 수 없다.
피고 취업규칙 제62조는 징계의 종류에 관하여 주의, 근신, 감봉, 출근정지, 정직, 해고를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이 부분 징계사유는 부당노동행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한 점을 고려하면 정직의 징계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아가 원고에 대해 결정된 정직 1개월의 징계는 정직 처분 중에서는 가장 가벼운 축에 속한다.
부당노동행위를 한 피고 경영진들은 수사 결과 기소되어 항소심에서까지 유죄 판결을 받았고, 원고의 직접 상급자였던 경영지원국장에게는 재심을 거쳐 정직 6개월의 징계가, 인사 실무자에게는 감봉 3개월의 징계가 각 의결되었다. 원고의 지위나 관여 정도를 고려하면 부당노동행위에 관여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처분에 비해 원고에 대한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이 현저하게 균형을 잃었다거나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⑶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은 원고의 비위사실의 내용 및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비록 원고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경력기자 및 경력사원 채용에 관한 인사업무가 규정에 위반되는 방향으로 처리되도록 한 잘못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중 경력검증 부실과 같은 상당 부분은 고의적으로 인사 규정을 위반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충분하고, 이와 달리 원고가 일부 지원자들에게 어떠한 특혜를 주려 하였다는 등의 부당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을 분명하게 인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경력기자 채용에 있어 미지원자를 면접에 참여시키도록 한 행위나 전형 평가표에 ‘추천’ 표기를 한 행위 등은 상급자의 지시를 그대로 따른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그 외의 상당수의 징계사유에 관하여도 원고가 해당 비위를 주도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피고 감사국의 특별감사는 매우 광범위하게 시행되어 그 결과 원고에 대한 지적사항 외에도 다수의 지적사항이 나왔는데, 원고가 인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비위사실 외에도 자신의 지위에 근거하여 수많은 직원들의 채용 등 인사업무에 관여하였을 것임을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이 문제로 삼은 원고의 비위사실이 자신의 업무를 현저히 방기한 것으로서 매우 중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비록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이 들고 있는 원고의 징계사유가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보다 그 범위가 더 넓기는 하지만,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의 경우 부당노동행위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어 매우 중한 잘못에 해당함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1 징계처분보다도 더 중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 내려진 것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
피고 취업규칙 제62조는 징계의 종류에 관하여 주의, 근신, 감봉, 출근정지, 정직, 해고의 6단계를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비위사실이 매우 중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해고 바로 다음 단계로서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처분이 아니라 그보다 비교적 가벼운 징계처분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의 경우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징계사유가 부존재한다거나 징계재량권의 현저한 일탈ㆍ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나,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의 경우 징계사유 자체는 존재한다고 보이지만 원고의 비위사실에 비하여 그 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의 현저한 일탈ㆍ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원고에게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이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나,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이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미지급 급여 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각 징계처분으로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급여 및 각종 수당의 내역이 다음과 같다는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단위: 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은 무효라고 보기 어려우나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은 무효라고 보아야 하므로, 위 미지급 급여 중 이 사건 제2 징계처분으로 인한 부분(2018. 11.부터 2019. 2.까지)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지급되지 아니한 것으로, 피고에게 그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5,738,846원[= ① 급여 15,202,600원(= 5,106,000원 + 5,106,000원 + 4,990,600원) + ② 상여 등 18,358,300원(= 7,243,300원 + 4,346,000원 + 4,230,600원 + 2,538,400원) + ③ 자가운전 보조금 1,500,000원(= 500,000원 × 3개월) + ④ 휴대전화 지원금 121,380원(= 57,020원 + 32,720원 + 31,640원) + ⑤ 문화카드 70,000원 + ⑥ 가족수당전환인센티브 486,566원{= 321,266원(= 481,900원 × 2/3,원 미만 버림, 2018년도 총액 481,900원에는 이 사건 제1 징계처분으로 인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개월 수에 따라 안분하여 산정한다) + 165,300원(2019년도)}]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1.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9. 2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조수진 오민관
각주1) 원고는 소장에서부터 위 미지급 급여 등에 관하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고 있다는 취지를 명시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