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1. 23. 선고 2021가단24676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주식회사 D(2010. 11. 5. ‘E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에서 2010. 1. 25. 분할신설된 회사로, 2014. 3. 7. ‘F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이하 위 분할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고 한다]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 등을 체결하고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 등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던 사람들이다.

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 체결 및 갱신

1)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위임계약 중 이 사건 쟁점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 제3호증 참조).

2)

원고들은 통상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피고와 위임계약을 최초로 체결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피고와 동일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하고 채권추심업무를 계속 수행하여 왔다.

다.

피고의 조직 체계

1)

피고는 G회사, H회사, I회사, J회사, K회사, L회사, M회사, 한국자산관리공사, N회사 등 다양한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추심을 위임받은 뒤 위임채권사별로 그 추심업무를 전담할 내부 조직(이하 이를 ‘채권추심사이트’라 하고, 채권추심사이트별로 구분할 때는 위임채권사의 명칭을 사용하여 ‘○○○ 사이트’라 한다)을 편성하고, 서울 본사 및 여러 지역 지점에 채권추심사이트별로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인을 배치하여 그들에게 위임채권사별로 해당 채권을 배정하였다. 다만 위임채권의 규모나 특성에 따라 여러 회사로부터 의뢰받은 채권을 하나의 채권추심사이트에 배정하거나, 하나의 회사로부터 의뢰받은 채권도 그 채권의 성격에 따라 2개 이상의 채권추심사이트에 배정하기도 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본사 또는 지점에서 제공하는 사무실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근무장소는 채권추심사이트별로 달랐다(서로 다른 사이트가 같은 건물을 사용하더라도 층 또는 호실로 분리되어 있었다). 한편 피고는 원고들의 사무실에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업무수행에 필요한 통신비, 우편요금 등의 비용도 부담하였다.

2)

원고들이 배치되었던 채권추심사이트는 서울 마포구 O 소재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고 담당했던 채권은 P회사(Q회사) 채권이었으며, 그 파트장은 R, 운영기간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였는데, 원고 A은 2008. 11. 1.부터 2018. 7. 31.까지, 원고 B은 2012. 3. 2.부터 2018. 10. 31.까지 위 채권추심사이트(이하 ‘이 사건 사이트’라고 한다)에서 각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3)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위 지급기준에 의하여 산정된 수수료를 매월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5, 61, 65, 67호증, 을 제6, 7, 10,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별도로 언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을 통해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였을 뿐이고, 피고도 원고들에 대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의 지휘․감독을 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바, 원고들이 근무한 이 사건 사이트와 관련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거나 그 증명의 정도가 부족하므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은 부정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등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들은 피고의 업무 지시에 관한 증거로서 대부분 S회사(T회사) 사이트 관련 자료를 제시하면서, 관련 민사소송에서 S회사(T회사) 사이트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었는바, 채권추심사이트별 위임채권사가 다르더라도 피고의 채권추심사이트별 운영의 실질은 동일하였다고 보는 것이 사회통념 및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각 채권추심사이트별로 나뉘어 서로 독립한 별개의 채권추심업무(예를 들어 S회사 사이트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공공채권 추심, N회사 사이트는 인터넷, 케이블TV 등 요금 채권, 이 사건 사이트는 대출금채권)를 수행하였고, 그 근무장소도 각 채권추심사이트별로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었으며, 인적 구성도 서로 달랐던 사실, 각 사이트별로 위임채권의 규모나 특성, 즉 통신요금 채권과 렌탈요금 채권, 공공채권 등 각 위임채권의 특성에 맞춰 채권추심업무에 사용되는 전산시스템도 달리 운용되고 있었던 사실, 각 사이트별로 위임채권사의 요구 수준이나 채권추심업무 관여 정도도 그 채권추심의 구체적인 이행 방법에 차이가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채권추심사이트별로 센터장들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 감독의 정도 등에 따라 채권추심사이트별로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센터장 예하에 채권추심원을 두고 있다는 등 조직체계가 유사하였다는 사정, 또는 피고의 내부 조직도에는 채권추심사이트의 표시가 없고 이 사건 사이트 구성원들도 S회사 사이트와 같은 피고의 AMC사업부 소속이었다는 사정만으로, 특정 채권추심사이트의 업무형태나 그 채권추심사이트에 대한 피고의 관리․감독의 정도가 다른 채권추심사이트의 경우에도 동일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 사이트와 관련된 채권추심업무를 기준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3 내지 26, 61, 62, 64, 67, 70, 72, 73호증, 을 제12, 13, 1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위 법리에서 요구하는 근로자성의 표지를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는 각 채권추심사이트에 피고의 근로자인 센터장과 그 아래에 파트장을 두었는데, 이 사건 사이트는 채권추심원 3인(원고들 및 소외 R)으로 구성된 비교적 작은 규모였고 센터장 겸 파트장은 R이 맡았다.

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에 의하여 이 사건 사이트 원고들의 근무시간이 엄격히 정해져 있었다거나, 피고가 이 사건 사이트 원고들에 대하여 출퇴근 관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출·퇴근시간, 야근, 조퇴, 휴가 등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는 갑 제10호증의 1 내지 5의 각 쪽지는 ‘I회 사장기’ 채권추심업무 부서의 파트장인 U이 해당 사이트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사이트 원고들이 근무시간 미준수를 이유로 피고로부터 제재나 징계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들이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도 피고 소속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근태관리를 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원고들이 R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갑 제73호증)를 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당시 센터장인 R의 사전 허락 없이도 당일에 휴가임을 통보만 하는 식으로 자유롭게 휴가를 썼을 뿐만 아니라, R에게 ‘오늘 조금 늦게 출근하겠다.’고 통보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근무하였던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다)

원고들은 기본급 없이 채권회수금액의 45% 내지 68% 상당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았고(갑 제4, 26호증의 참조), 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또는 금융거래내역에서 확인되는 원고들의 급여는 월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라)

이 사건 사이트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실적 집계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가 매월 원고들에게 지급되었던 사실(갑 제24, 70호증 참조)은 인정되나, 이는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조치라고 볼 수 있고, 여기에서 나아가 피고가 위 소속 채권추심인들의 회수실적 및 순위를 집계하여 공지하거나 회수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고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오히려 채권분배는 채권회수실적과 무관하게 공평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이다(을 제12호증 참조).

마)

원고들이 자신들이 수행한 업무와 관련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자리배치도 등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갑 제10호증의 6, 7의 각 메신저도 다른 채권추심사이트의 예에 불과하고, 갑 제11호증 등도 다른 채권추심사이트의 업무서식에 불과하며, 그 밖에도 갑 제1 내지 5, 23 내지 26, 67, 70, 72, 73호증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 전부가 다른 채권추심사이트와 관련된 것이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인정여부와 무관한 자료로 보인다), 피고가 운영 일정표 배포 등을 통하여 위 원고들에게 구체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거나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용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