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4. 27. 선고 2021가합33169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1989. 3. 1.부터 2021. 2. 28.까지 피고 학교법인 B(이하 ‘피고 학교법인’이라 한다)가 설치, 경영하는 E대학교의 교수로 근무한 자이다.

2)

피고 C는 2016. 7. 26.부터 2022. 2. 9.까지 피고 B의 이사장으로 재직한 자이고, 피고 D은 2021. 2. 1. 위 대학의 총장으로 취임한 자이다.

나.

원고에 대한 징계

1)

피고 학교법인은 2013. 5. 16. 원고에게 다른 교수들에 대한 허위 내용이 포함된 유인물을 첨부하여 E대학교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였음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2)

원고는 위 징계 사유와 같은 범죄사실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로 기소되어 2014. 11. 27. 벌금 3,000,000원을 선고 받고 이에 항소하였으나, 2015. 5. 29. 항소 기각 판결을 선고 받았고, 이에 상고하였으나 2015. 5. 28. 상고 기각 판결을 선고받았다.

다.

피고 학교법인의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결

1)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교수 규정(이하 ‘명예교수 규정’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다.

2)

피고 학교법인의 교원인사위원회는 2020. 12. 21. 명예교수 규정 제3조 제1항에 따라 25년 이상 근속한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천 안건을 심의, 표결하였으나, ‘찬성 5표, 반대 4표’의 결과가 나오자, 명예교수 규정 제5조에 따라 2/3 이상의 찬성을 득하지 못함을 이유로 부결되었다고 판단하였다.

3)

피고 학교법인의 E대학교 전임 총장 F(2021. 1. 31. 임기 만료)는 명예교수 규정 제5조는 제2조 제2호의 자가 명예교수로 추대되는 경우 제3조 제3항에 따라 위원회 심의를 거칠 때 적용되는 규정이고, 제3조 제1항의 추천은 위 제5조가 적용되지 않고, 교원인사위원회 규정 제5조에 따라 재적인원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것이 타당함을 이유로 재심의를 지시하였다.

4)

피고 학교법인의 교원인사위원회는 2021. 1. 5. 명예교수 규정이 불명확하여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향후 이를 수정하되, 당시 그 적용을 받는 당사자인 원고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심의하여 만장일치로 원고를 명예교수로 추천하는 의결을 하였다.

5)

피고 학교법인 내 교무처장은 2021. 2. 1. 원고가 2021. 3. 1.자로 명예교수로 추대되었다는 공문을 피고 학교법인 내 각 부서에 송부하였다.

라.

피고 학교법인의 통지

1)

피고 D은 2021. 2. 1. E대학교의 총장으로 취임하였다.

2)

피고 학교법인은 2021. 2. 8. 이사회를 개최하여 교원 및 직원 징계에 관한 규정에 제21조의3(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을 신설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하였다.

3)

피고 학교법인의 이사장인 피고 C는 2021. 2. 17. 총장인 피고 D에게 ① 교원인사위원회가 2020. 12. 21.자 의결에 따라 원고를 명예교수로 추천하지 않아야 함에도, 총장이 명예교수 규정을 잘못 해석하여 재심의를 지시하고, 교원인사위원회가 2021. 1. 5.자 의결에 따라 원고를 명예교수로 추천한 것은 명예교수 규정 제5조를 위반한 것이고, ② 이 사건 규정에 따라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할 것을 요청하였다.

4)

총장인 피고 D은 2021. 2. 24.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 취소를 결정하고, 원고에게 명예교수 추대가 취소되었음을 통지하였다.

5)

피고 학교법인의 교무처장은 2021. 3. 3. 피고 학교법인 내 각 부서에 원고의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한다는 공문을 송부하였다.

마.

피고 학교법인의 정관 및 교원인사위원회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 학교법인의 정관 및 교원인사위원회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학교법인 주장의 요지

원고의 피고 학교법인에 대한 이 사건 소 중 2021. 2. 24.자 명예교수 추대 취소처분의 무효 확인 부분은 원고의 명예교수 직위 확인을 위한 것인데, 명예교수는 명예직에 불과하여 법률상 지위가 없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나.

판단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14420 판결).

교육부령인 명예교수규칙 제5조는 ‘명예교수는 명예직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교수는 무보수의 명예직이다.

그러나 고등교육법 제17조는 학교에 명예교수를 두어 교육이나 연구를 담당하게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명예교수규칙은 이를 구체화하여 대학의 장은 명예교수를 전공분야의 연구활동 등에 참여하게 하거나 특별강의를 하게 할 수 있고(제5조), 전공분야 연구를 위한 연구비 또는 특별강의에 대한 특별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제6조).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교수 규정도 명예교수에게 강의를 위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제6조 제1항).

이처럼 명예교수는 학교의 장에게 강의를 위임받거나 연구활동에 참여하여 보수를 지급받을 자격이 있으므로, 명예교수라는 지위가 사실상 지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고 원고의 법률상의 지위라 할 것이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에게 이루어진 2021. 2. 24.자 명예교수 추대 취소처분이 위법하여 무효인 것으로 확인된다면, 원고는 명예교수로서 지위를 유지하게 되므로, 원고가 위 처분에 대해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따라서 피고 학교법인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명예교수 규정의 해석에 따르면 25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퇴직한 자는 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명예교수로 추대될 수 있고, 원고는 적법하게 교원인사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명예교수로 추대되었으나, 피고 학교법인은 ① 교원인사위원회의 위 추천이 명예교수 규정 제5조를 위반하여 위법하고, ② 이 사건 규정에 따라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할 수 있음을 이유로 2021. 2. 24.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고 원고에게 이를 통지함으로써 원고의 명예교수 추대가 취소되었다.

그러나 교원인사위원회는 명예교수 규정을 준수하여 원고를 명예교수로 추천하였으므로,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가 위법함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규정은 ① 교원이 의사에 반하여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을 사립학교법 제56조를 위배하여 명예교수에서 해촉되도록 정하였으므로 위법하고, ② 이사장에게 해촉권을 부여하여 명예교수 임명, 위촉권을 총장에게 부여한 법령(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조 제1호) 및 정관(제43조의6 제1항)에 위배되며, ③ 개정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여 적법하게 개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규정이 유효하더라도 ① 이 사건 규정은 해촉만을 정하고 있을 뿐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아 이를 근거로 명예교수 추대 취소를 할 수 없고, ② 위 규정을 원고에게 적용하는 것은 진정소급효에 해당하며, ③ 위 징계규정은 명예교수로 위촉된 이후의 사정만을 이유로 해촉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하고, ④ 원고의 벌금형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효되었으며, ⑤ 원고를 명예교수에서 축출하기 위하여 이 사건 규정을 제정한 것이므로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피고 학교 법인의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규정을 원고에게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 학교법인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이고, 피고들의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들에게 위자료로 30,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교원인사위원회 심의의 적법성

1)

심의에 필요한 정족수

명예교수 규정 제3조 제1항은 제2조 제1호의 자(25년 이상 근무자)의 경우 ‘교원인사위원회의 추천에 의해 총장이 추대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반면, 제2, 3항은 제2조 제2호의 자(15년 이상 근무자)의 경우 ‘소속 학과 교수 2/3 이상의 동의를 거쳐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동의를 얻은 자를 명예교수로 초대한다.’라고 정하고 있어, 명예교수 추대 절차를 제2조 제1호의 자와 제2호의 자로 나누어 달리 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명예교수 규정 제5조는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에 관하여 25년 이상 근무자와 15년 이상 근무자에 관해 달리 정함이 없이 ‘명예교수 추대 후보자의 연구실적 및 본 대학교에의 기여도를 심의하여 재적위원 2/3 이상의 찬성을 득할 경우 총장에게 추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명예교수 규정 제3조와 제5조가 이와 같이 달리 정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제5조는 제2조 제1, 2호에 해당하는 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또한 명예교수 규정 제3조 제1항은 교원인사위원회가 ‘추천’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3항은 ‘심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위 규정 제5조는 제목에서 ‘(위원회 심의)’라고 정하고, 본문에서 ‘교원인사위원회는 재적위원 2/3 이상의 찬성을 득할 경우 총장에게 “추천”한다.’라고 정하여, 심의와 추천을 달리 구분하지 않고 모두 2/3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것을 의도하였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원고는 명예교수 규정 제5조가 ‘후보자의 연구실적 및 본 대학교에의 기여도’를 심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제2조 제2호의 자에게만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명예교수규칙 제3조는 ‘명예교수로 추대될 수 있는 사람은 학칙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하는 사람으로서 재직 중 교육상, 학술상 업적이 매우 커 다른 교원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라 정하고 있고, 명예교수 규정 제2조 제1호도 25년 이상 근무한 자 중 ‘학문 또는 본교 발전에 공헌한 자’를 명예교수 추대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명예교수 추대 심의를 함에 있어 제2조 제1호에 해당하는 자도 후보자의 연구실적 및 대학교에의 기여도를 심의하는 것은 당연하고, 위 규정이 제2조 제2호를 대상으로 한 규정이라 한정하여 해석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명예교수 추대 여부에 대하여 피고 학교법인의 교원인사위원회 심의에서 요구되는 정족수는 재적위원의 2/3 이상이다.

2)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가 명예교수 규정 제5조를 위배하였는지 여부

교원인사위원회에서 2020. 12. 21. 원고를 명예교수로 추대함에 있어 위원의 2/3 이상이 찬성하지 않아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 안건이 부결된 사실, 피고 학교법인의 전 총장인 F는 명예교수 규정에 적용 오류가 있음을 이유로 재심의를 지시한 사실은 1.

다.

2), 3)항에서 인정한 것과 같다.

피고 학교 법인의 명예교수 규정을 고려할 때 교원인사위원회의 2021. 12. 21. 의결은 적법하고, 명예교수 규정 적용에 오류가 있음을 이유로 한 전 총장인 F 재심의 지시는 이유가 없으므로, 이러한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는 피고 학교법인 이사장의 해촉 요청은 적법하다.

다.

이 사건 규정의 위법성

1)

사립학교법 제56조 위반 여부

사립학교법 제56조는 ‘사립학교 교원은 형(刑)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법에서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이나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 ‘사립학교 교원은 권고에 의하여 사직을 당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구 고등교육법(2018. 12. 18. 법률 제1594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등교육법’이라 한다)은 ‘학교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4조 제2항의 교원 외에 겸임교원ㆍ명예교수 및 시간강사 등을 두어 교육이나 연구를 담당하게 할 수 있다(제17조).’라고만 정하여 사립학교법의 신분 보장 관련 내용을 준용하고 있지 않았다. 구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사립학교법의 신분보장 규정이 적용되는 교원은 사립학교법 제53조의5에 따라 준용되는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3 절차와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1항에 따른 학교법인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임용되는 전임교원으로서 구 고등교육법 제14조 제2항에 규정된 교수ㆍ부교수ㆍ조교수 및 전임강사라 할 것이다. 구 고등교육법 제17조는 구 고등교육법 제14조 제2항의 전임교원이 아닌 대학의 피용자가 교육 또는 연구업무에 종사할 수 있음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구 고등교육법 제17조에 근거한 비전임교원은 학교법인의 탄력적 교원인력 운영의 요구나 특수과목에서 실무적 현장성 확보 등과 같은 특별한 목적 하에 법이 허용하는 예외적 교원인력으로서 신분보장에 관한 사립학교 규정의 적용을 예상한 대학교원으로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다31471 판결 참조).

이후 고등교육법은 2018. 12. 18. 법률 제15948호로 개정되면서 제17조 제1항에서 비전임교원으로 명예교수, 겸임교원, 초빙교원 등을 둘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비전임교원 중 겸임교원, 초빙교원 등(이하 “겸임교원등”이라 한다)은 사립학교법 제56조를 준용하는 고등교육법 제14조의2 제2항 제2호 가목을 준용하도록 정하여 신분을 보장하도록 개정하였다<1>. 그러나 위 개정에 따르더라도 겸임교원등만 사립학교법에서 정한 신분 보장 관련 내용이 준용되고 고등교육법 제14조의2 제2항을 준용하지 않는 명예교수는 여전히 위 내용이 준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명예교수는 다른 비전임교원과 달리 명예직으로서 여전히 특별한 목적 하에 법이 허용하는 예외적 교원인력으로서 사립학교법 제56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이 사건 규정이 사립학교법 제56조를 위배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는 이에 대하여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조에서 겸임교원, 명예교수, 시간강사, 초빙교원 등을 모두 “겸임교원등”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고등교육법 제17조 제2항의 “겸임교원등”에 명예교수도 포함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9813호, 2019. 6. 11, 일부개정 되기 전의 것)의 내용으로서 이 사건 처분 당시 적용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는 명예교수와 “겸임교원등”을 달리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명예교수 추대 권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조는 명예교수를 학교의 장을 포함한 비전임교원을 학교의 장이 임용 또는 위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명예교수규칙 제4조 제1항은 총장 또는 학장이 명예교수를 추대하도록 정하고 있다. 피고 학교법인의 정관 제3조의6도 총장이 명예교수를 포함한 비전임교원을 임용 또는 위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명예교수 규정 제3조 제1항도 총장이 명예교수를 추대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학교의 장 및 교원은 해당 학교법인에게 임용권이 있고(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1항), 다만 정관에 따라 학교의 장에게 임용권을 위임할 수 있다(같은 법 같은 조 제2항).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의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불과하므로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의 자유의사 내지 판단에 달려 있으므로(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2997 판결 참조), 관련 법령의 해석상 명예교수도 고등교육법에서 정한 비전임교원으로서 다른 교원들과 마찬가지로 학교법인에 임용권이 있되 다만 위촉 권한을 학교의 장에게 위임한 것에 불과한 것이며, 비전임교원의 경우 다른 교원과 달리 학교법인이 임용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할 특별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명예교수 위촉 권한을 학교의 장에게 위임한 피고 학교법인이 직접 위촉 권한을 다시 행사하더라도 관련 법령이나 정관을 위배하였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규정은 학교법인의 이사장이 총장에게 해촉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총장이 해촉 여부를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을 제22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 학교법인은 이사장 피고 C는 피고 학교법인의 총장에게 원고 외 다른 교수의 명예교수 추대 취소도 함께 요청하였으나, 총장은 심의 후 원고만 명예교수에서 해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피고 학교법인의 총장이 이사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해촉 여부의 결정권은 여전히 총장에게 유보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규정이 총장에게 위임된 명예교수 위촉 권한을 중대하게 해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절차적 하자 여부

피고 학교법인의 정관 제43조의7은 교원 인사에 관한 정관의 규정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규정으로 정하고, 위와 같은 규정을 제정하거나 개정 또는 폐지하는 경우에는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정하고 있다. 정관 제43조 이하는 교원의 임용에 관하여 정하고 있고 제43조의6은 교원 중 비전임교원의 임용 또는 위촉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명예교수는 피고 학교법인의 비전임교원이므로 명예교수에 관한 규정도 교원 인사에 관한 규정이다. 따라서 피고 정관에 따르면 명예교수에 관한 규정을 제정, 개정할 때는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교원 인사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피고 학교법인에게 있고, 위 정관은 교원인사위원회의 동의 또는 협의를 규정한 것이 아니라 의견청취절차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이사회가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견에 구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학교법인이 이 사건 규정을 제정함에 있어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하자가 있더라도, 위 하자가 곧바로 징계규정의 개정이 무효로 될 정도의 하자라 할 수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이 위법, 무효하여, 위 징계규정을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규정의 적용 가부

헌법 제31조 제4항은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여기서 대학의 자율은 대학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것이어야 하므로 연구와 교육의 내용,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한다.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은 사립학교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불과하므로 누구를 교원으로 임용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의 자유의사 내지 판단에 달려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2997 판결 참조).

따라서 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하여 정관 등에서 마련한 교원에 대한 기준이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ㆍ일탈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준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고, 이를 함부로 무효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다207854 판결 참조).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한 이 사건 처분도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권리 남용에 해당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ㆍ일탈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 단정할 수 없다.

앞서 든 증거, 을 제12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학교법인의 이 사건 처분이 고등교육법 또는 사립학교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 일탈로 평가되거나, 권리를 남용하여 무효라고 할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을 위한 계약은 사립학교법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이다.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교수 위촉은 명예교수가 특별히 노무를 제공하거나 보수를 지급받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고용계약으로 볼 수는 없더라도,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계약이라 할 것이고, 명예교수 해촉은 위와 같은 사법상 계약의 해지라 할 것이다.

명예교수는 사립학교법에서 정한 신분 보장 내용이 준용되지 않는 점, 명예교수로 위촉되더라도 특별한 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보수도 없는 명예직인 점,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교수로 위촉됨에 있어 기한의 정함이 없고 다른 교원과 달리 정년도 존재하지 않은 점, 명예교수 위촉이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 명예교수로서의 지위, 업무, 신분보장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명예교수에 대한 피고 학교법인의 계약 해지권은 일반 교원에 대한 면직권보다 폭넓게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 학교법인은 교원의 경우 사립학교법에 따라 면직이 제한되는 것과 달리 명예교수로 추대하기로 정하였던 자라고 하더라도 합당한 기준에 따라 재심사를 거쳐 명예교수로 추대하는 것이 부적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지 할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다. 형사처벌을 받은 자의 경우 명예교수 위촉의 해지를 요청할 수 있다는 이 사건 규정은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명예교수 추대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교수 규정 제2조 제3호와 유사한 것으로서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를 고려한 규정이므로, 현저히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규정이라 할 수 없다.

②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다른 교수들에 대한 허위 내용이 포함된 유인물을 첨부하여 E대학교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여 형사처벌을 받았고, 인사위원회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20. 12. 21.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천 안건을 부결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 피고 학교법인의 이 사건 처분은 현저히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규정은 해촉만을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처분은 명예교수로 추대된 이후 이를 취소하는 것이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처분은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한다’는 것인데, 과거 원고가 향유한 명예교수로서 지위를 상실시키고, 장래 원고가 누릴 명예교수의 지위도 소멸시킨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2021. 2. 28. 정년퇴직할 예정이었으므로, 명예교수로서의 지위는 이 사건 처분 이후인 2021. 3. 1.부터 비로소 발생하여, 소급효로서 취소할 원고의 명예교수 지위는 존재하지 않고, 장래효로서 해촉할 명예교수의 지위만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 취소와 해촉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피고 학교법인이 원고에게 한 ‘추대 취소’는 실질적으로 해촉과 동일하므로,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할 수 있다.

④

이 사건 규정은 명예교수 위촉을 해지하여 장래를 향해 효력을 배제한다는 규정이므로, 이를 원고에 적용하더라도 진정소급효라 할 수 없어, 이 규정을 원고에게 적용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⑤

원고는 이 사건 규정은 명예교수로 위촉된 이후의 사정만을 이유로 명예교수 해촉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고 학교법인의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 사건 규정 제21조의3 제2항은 제정 당시 ‘이사장은 재직 중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명예교수 임용일 전까지 총장으로 하여금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하게 할 수 있다.’와 ‘이사장은 E대학교 명예교수로 임용된 교원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총장으로 하여금 해당 명예교수를 해촉하도록 할 수 있다.’라는 2개 조항을 합쳐서 수정 의결한 조항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해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입법의도를 고려할 때 이 사건 규정에서 해촉할 수 있는 사유는 명예교수 위촉 이후의 형사처벌로 제한된다고 할 수 없고 재직 중 형사처벌 받은 사실도 포함된다고 해석된다.

또한 명예교수 위촉 전에 형사처벌을 고려하여 위촉을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를 고려할 때 해촉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명예교수 위촉 전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를 해촉하더라도 피고 학교법인의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⑥

원고는 원고의 벌금 전과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효되었으므로 이 사건 규정을 원고에게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법률은 사법상의 행위에까지 적용된다고도 할 수 없고, 형이 실효된다고 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기왕의 사실 자체까지 없어지지 않으므로, 형사처벌을 받은 기왕의 사실을 이유로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⑦

피고 학교법인은 원고의 명예교수 위촉에 대한 교원인사위원회 심의 이전인 2020. 12. 9. 이사회에서도 이 사건 규정의 개정을 논의하였으나 새로 선임될 총장과 협의하여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정한 사실, 피고 학교법인의 이사장 피고 C는 피고 학교법인의 총장에게 원고 외 다른 교수의 명예교수 추대 취소도 함께 요청한 사실, 피고 D은 위 요청을 검토한 후 원고를 명예교수에서 해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 학교법인은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 이전부터 이 사건 규정의 개정을 계획, 추진하였고, 이 사건 규정을 원고 외 다른 교수에게도 적용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학교법인이 오로지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할 의도로 이 사건 규정을 제정하여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를 취소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

이 사건 처분의 무효 여부

앞서 본 것과 같이 교원인사위원회의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추천은 절차상 하자가 있고, 피고 학교법인은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한 명예교수 위촉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바.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 학교법인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진웅(재판장) 이유섭 백송이

각주1) 제17조(겸임교원 등) ① 학교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4조제2항의 교원 외에 명예교수ㆍ겸임교원 및 초빙교원 등을 두어 교육이나 연구를 담당하게 할 수 있다. ② 겸임교원 및 초빙교원 등(이하 “겸임교원등”이라 한다)에게는 제14조의2제1항ㆍ제2항(「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4제7항 및 「사립학교법」 제53조의2제9항은 제외한다)을 준용한다. 이 경우 “강사”는 “겸임교원등”으로 본다.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겸임교원등을 1년 미만으로 임용할 수 있다. 1. 학교 외의 기관에서 발주하는 1년 미만의 연구 또는 산학협력에의 참여를 위하여 겸임교원등을 임용하는 경우 2. 교육과정 또는 수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제3조에 따른 국립학교 및 공립학교는 제외한다)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에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자를 겸임교원등으로 임용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