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2. 21. 선고 2021가합33213 판결

근로자지위확인

주문

1.

원고들은 피고의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회사는 종합 뉴스프로그램의 제작과 공급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프리랜서 도급계약' 등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의 디자인센터 등에서 업무를 수행해 온 사람들로서, 원고 L는 2020. 12. 31.까지만 업무를 수행하고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 기준 피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나.

원고들과의 계약 체결

1)

원고들이 피고 측과 작성한 계약서에 나타난 계약기간과 계약 상대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2)

원고들이 피고 측과 작성한 계약서 중 이 사건에 제출된 계약서상 계약기간과 계약서상 업무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3)

앞의 표에 기재된 계약기간에 앞서, 원고 A은 2015. 1. 26.부터 2016. 1. 25.까지, 원고 B는 2014. 11. 12.부터 2016. 11. 11.까지 각각 파견근로자로서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다.

피고 조직의 구성

1)

원고들이 근무한 부서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2)

원고 A, B, C, D, E, F, G, H, I이 업무를 수행한 디자인센터는, 피고 회사의 업무 중 디자인과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로, ① 취재영상 외에 날씨화면, 각종 통계자료와 같은 인포그래픽 등 뉴스에 들어가는 모든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보도그래픽팀, ② 피고 회사의 CI(Corporate Identity, 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작업) 업무, 홍보물 기타 브로슈어 제작 등을 담당하는 브랜드팀, ③ 뉴스 외에 기획제작물, 첨단 영상 기술이 들어가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또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작업 등을 담당하는 제작그래픽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팀의 주요 업무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3)

원고 J, K, L가 업무를 수행한 N국은 피고 회사가 운영하는 과학기술전문방송으로 편성기획팀, 콘텐츠제작팀, 과학뉴스팀, 방송지원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편성기획팀은 프로그램을 편성 및 운용하고, 외주 제작 또는 구매 프로그램 계약 체결, 홈페이지 및 SNS(유튜브, 페이스북 등) 관리, 행사 등 계획 수립 등 업무를 담당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0호증의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하고, 이하 같다), 증인 P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무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디자인센터장 또는 N 편성기획팀장과 '업무도급계약' 내지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고 '프리랜서'로서 계약상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고, 피고 회사에 종속되어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은 바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다.

3.

판단

가.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따라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나.

인정 사실

갑 제2 내지 23, 25 내지 7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들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는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원고들 중 웨더파트를 제외한 보도팀 오전조(07:00~15:00)와 오후조(15:00~23:00)로 나뉘어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2020년까지는 보도팀 전원이 오전조, 오후조, 중간타임(09:00~18:00), 야간근무(23:00-06:00)까지 4조로 나뉘어 교대근무를 하였고, 이때 피고 소속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원고들은 같은 방식으로 교대근무를 하였다. 원고 F은 12:30부터 18:00까지 고정근무, 원고 G은 04:00부터 09:30까지 고정근무를 하였고, 원고 H과 I은 2020. 4.부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차제에 따라 08:00부터 17:00까지 고정근무를 하였으며, 나머지 편성기획팀 소속 원고들은 09:00부터 18:00까지 고정근무를 하고 있다. 원고들의 중식시간은 기본적으로 11:30부터 13:00까지이고, 근무시간대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날 뿐 기본적으로 피고 회사의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동일하다.

2)

이와 같은 근무시간은 입사 전부터 고지된 것이고 피고 회사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다. 특히, 원고들 중 보도팀의 경우 교대근무표를 피고 회사 직원인 Q가 매월작성하여 공지하였다. 이와 같은 근무일 및 근무시간의 지정에 따라 원고들은 조퇴, 휴가 등을 사용할 경우 피고 회사의 부서장에게 사전 보고 후 승인을 받고 있다. 또한 편성기획팀 소속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휴가일수 등에 대하여 매월 말경 서류를 제출하거나 구글 KEEP에 이를 등록하였다.

3)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를 제외하면, 원고들의 근무장소는 피고 회사 본사 내 사무실이고,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과 팀별로 동일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다만, 2021년 들어 사무실 내에서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원고들의 자리가 분리되었다.

4)

원고들이 사용하는 각종 장비와 도구, 소프트웨어와 같은 업무용 비품은 피고 회사가 제공하고, 원고들이 필요한 경우 피고 회사에 구매 품의를 올리기도 하였다.

5)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작성한 계약서에 따라 매월 일정한 날에 고정급의 급여를 받았다. 월의 중간에 입사하거나 유급휴가를 초과한 휴가 사용시 월급이 일할공제되고, 매월 연장근로시간과 휴일근로시간을 정산하여 연장수당과 휴일수당으로 월급과 함께 지급을 받거나 휴일근무에 대해서는 대체휴무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6)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제공한 명함과 출입증을 사용하고, 피고 회사의 뉴스 등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 피고 회사의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동일하게 스크롤에 표기되어 송출되었다.

7)

피고 회사 보도그래픽팀에서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열어 원고 A, B, C,D, E, F, G 및 피고 소속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을 포함한 보도그래픽팀 구성원 전원을 상대로 업무 관련 공지를 하기도 하였다.

8)

원고 B는 파견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피고 그래픽팀장과 '표준업무도급계약' 등을 체결하고 계속해서 근무하고 있고, 파견근로자로 근무하던 시기와 이후 사이에 업무 내용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원고 B는 파견 당시 사용하던 'R'라는 아이디를 계속 사용하기도 하였다.

9)

피고 회사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을 통해 원고들에게 업무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수강하도록 안내하였고,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은 피고 회사가 부담하였으며, 근무시간 외 교육에 대하여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10)

원고 H, I 등 브랜드팀 구성원들은 주기, 분기, 연간 실적과 향후 계획 등을 주기적으로 피고 회사에 보고하였다.

11)

원고 H은 화면 R&D팀에서 근무하다가 브랜드팀으로 옮겼고, 원고 E는 제작그래픽팀에서 보도팀으로 옮겨 근무하였다.

12)

원고 B, G은 업무상 실수나 지각에 대해 피고 회사에 경위서를 제출하였고, 보도그래픽팀장 S은 '프리랜서 구성원'에 대한 업무감독과 관리 책임을 이유로 경고를 받기도 하였다.

13)

원고 J은 팀장으로부터 CG 업무의 배분을 지시받기도 하였고, 업무일지를 작성하도록 지시받았다.

14)

원고 K은 팀장으로부터 개별 건에 대하여 구체적 지시를 받아 업무를 진행하였고, 진행 과정에서 피고 회사 소속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였다. 또한 원고 K은 피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피고 회사의 N 채널에서 방영할 타사 프로그램을 구매·관리하기도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수시로 피고 회사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행동하였다.

15)

원고 L가 속한 SNS팀을 사실상 관리한 T는 원고 L의 휴가와 재택근무 등을 기록하고, U 팀장의 지휘 감독 아래에서 다시 원고 L의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들은 도급계약 또는 용역계약이라는 이름의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의 구속을 받았으며, 이러한 면에서 피고의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점, ② 팀장 등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근무하였고, 피고 회사의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은 점, ③ 계약서상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팀장의 업무 중 특정 업무'에 한정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 업무는 해당 팀이 맡은 전반적인 업무를 포괄하는 넓은 범위의 것으로 사실상 피고 회사의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유사한 점, ④ 또한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은, 피고 회사에서 방영할 프로그램 구매, 피고 회사 소속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을 포함한 직원들의 업무보고 취합 등을 포함하는데, 본질적으로 외부 용역으로 처리하기 부적합한 경우가 상당히 보이는 점, ⑤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물적 설비를 이용하여 근무한 점, ⑥ 원고들은 보통 1년 단위의 계약을 계속하여 체결하면서, 짧게는 2년 4개월, 길게는 9년 가까이 피고 회사를 위한 업무를 장기간 수행해 온 점, ⑦ 원고들은 업무 실수나 지각 등에 대해 피고 회사에 경위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피고 회사가 정한 복무규율을 따라야 했던 점, ⑧ 원고들은 피고 회사로부터 매달 일정한 금액의 기본급과 휴일 및주말 근무에 따른 수당을 별도로 지급받아 왔는데, 이와 같이 지급받은 기본급은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으로서 근로 제공에 대한 고정적 대가로 보아야 하는 점, ⑨ 원고들이 생계를 위해 피고 회사에 대해 근로를 제공하는 외에 별도 사업을 영위하였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는 점, ⑩ 일부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팀 재편시 소속된 팀을 이동하기도 한 점, ⑪ 원고들이 체결한 계약서에 겸직금지의무가 기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원고들의 근무시간과 업무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실상 겸직이 허용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며, 실제로 원고들이 겸직을 하였다는 증거는 제출되지 아니한 점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상 살펴본 바에 따르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을 제1 내제 10호증의 기재와 증인 P의 증언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피고 회사의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원고들이 휴가를 내는 방식이나 휴가 승인 기준이 차이가 있었던 점, 재택근무일수에 차이가 있었던 점 등의 사유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확인의 이익과 관련해,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소 회사 측이 원고들과 사이에 체결한 계약에 지속적으로 '본 계약은 근로계약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문구를 넣은 사실, 피고 회사가 2021년부터 보도팀 내에서 원고들과 호봉제·연봉제 직원들 사이의 좌석과 근무시간대를 분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피고 회사의 처사는 근로의 실질과 무관하게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조치로 보여, 원고들로서는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이 사건 소로 확인 받을 이익이 존재한다.

한편 원고들은 계약상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계약상 근로자의 지위가 계속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판결을 선고하는 이상,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원고 L의 경우, 2020. 12. 31.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보이나, 원고 L가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에서 2년 이상 근무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정당한 사유에 의한 해고 등에 의하지 않고는 그 계약이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다른 원고들과 동일하게 판단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원고들은 피고의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범위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조수진 신철민

각주1) 아래 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부 계약기간에 관한 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으나, 해당 기간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업무를수행하였다는 사실에는 다툼이 없다. 2021. 9. 27.자 준비서면 3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