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주식회사 D(2010. 11. 5. ‘E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에서 2010. 1. 25. 분할신설된 회사로, 2014. 3. 7. ‘F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이하 위 분할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고 한다]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G, H, I,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다양한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추심을 위임받은 뒤 위임채권사별로 그 추심업무를 전담할 내부 조직(이하 이를 ‘채권추심사이트’라 한다)을 편성하고, 서울 본사 및 여러 지역 지점에 채권추심사이트별로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인을 배치하여 그들에게 위임채권사별로 해당 채권을 배정하였다. 다만 위임채권의 규모나 특성에 따라 여러 회사로부터 의뢰받은 채권을 하나의 채권추심사이트에 배정하거나, 하나의 회사로부터 의뢰받은 채권도 그 채권의 성격에 따라 2개 이상의 채권추심사이트에 배정하기도 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본사 또는 지점에서 제공하는 사무실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근무장소는 채권추심사이트별로 달랐다(서로 다른 사이트가 같은 건물을 사용하더라도 층 또는 호실로 분리되어 있었다).
원고들은 통상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피고와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위임계약을 체결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을 연장하면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원고들이 근무한 채권추심사이트 내역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0,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즉 ① 피고로부터 무상으로 사무실 집기를 제공받았고, 부여받은 아이디로 피고의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을 이용하고, ② 피고로부터 각종 업무지시와 실적관리, 교육 등을 받아 왔으며, ③ 정해진 근무시간(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과 근무장소에서 피고가 정해 준 업무를 수행해 왔고, ④ 피고는 추심원들의 업무실적을 매월 평가하고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해 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회사에 근무하는 채권추심원, 임대차조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결과 채권추심원, 임대차조사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 등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참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무상으로 사무실 집기를 제공받았고, 부여받은 아이디로 피고의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을 이용한 사실, 업무실적에 따라 소정의 인센티브(포상금)가 지급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0, 11, 19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L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이나 갑 제4, 15, 1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① 원고들은 채권의 추심순서와 구체적인 추심방법을 스스로 결정하여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가 추심순위를 지정하거나 구체적 추심업무의 내용 또는 방법 등을 특별히 지시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원고들은 자신들이 수행한 업무와 관련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자리배치도 등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갑 제8 내지 13호증은 다른 채권추심사이트와 관련된 증거로 보인다), 성희롱예방교육안내는 지휘, 감독관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피고가 원고들의 채권회수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고, 원고들의 근무시간을 강제적으로 정하거나 원고들에 대해 출퇴근 관리를 하거나 그 미준수를 이유로 제재나 징계 등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원고들이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입력 내용이 원고들의 업무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었다거나 그에 근거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고,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았으며, 수수료는 실적에 따라 매월 편차가 있었으므로, 위 수수료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채권분배는 채권회수실적과 무관하게 공평하게 이루어졌으며, 실적이 우수한 추심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은, 채권추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여 추심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시한 조치로 보인다.
원고들에게 피고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았으며, 원고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