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9. 29. 선고 2021나5127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주식회사 F(2010. 11. 5. ‘G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에서 2010. 1. 25. 분할신설된 회사로, 2014. 3. 7. ‘H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이하 위 분할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 한다]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채권사들로부터 채권추심을 위임받은 뒤 위임채권사별로 그 추심업무를 전담할 내부 조직(이하 이를 ‘채권추심사이트’라 한다)을 편성하고, 서울 본사 및 여러 지역 지점에 채권추심사이트별로 채권추심인을 배치하여 그들에게 위임채권사별로 해당 채권을 배정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1999. 5. 6.부터 2017. 6. 24.까지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하였는바, 원고는 K 채권추심사이트(이하 ‘K 사이트’라 한다)에 배치되어 서울 마포구 Q 빌딩 12층에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18, 30, 3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였을 뿐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2)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갑 제5, 36 내지 38, 40, 41, 76, 77호증, 을 제30, 56, 81, 8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K 사이트에서의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에게 일상적으로 채권추심예상실적을 확인하고 그 실적달성을 독려하였고, 파트 소속 채권추심인들의 실적이 예상실적 목표액에 미달할 경우 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인들에게 강제적으로 휴일근무나 야근을 하도록 하였으며, 피고가 연장근무를 지시하면 이에 따라 연장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등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5,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1년경 및 2013년경 당시 K 사이트 파트장이었던 R과 S가 K 사이트 원고들에게 ‘실적 제고를 위해 회수실적 상위 15명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추심인들은 월말까지 야근한다’거나 ‘휴식이나 석식 없이 19:00 또는 20:30까지 연장근무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전체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8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임채권사인 K는 피고를 포함한 K 채권추심을 담당하고 있는 여러 채권추심회사 중에서 전체 회수실적 1위를 달성하면 그 채권추심회사 소속 담당 채권추심인들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동일한 금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파트장 등이 자신을 포함한 부서원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경쟁사와의 실적 경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냈을 가능성도 있는 점, 위 메시지 발송 이전 또는 이후에도 K 사이트 파트장 등이 K 사이트 소속 채권추심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연장근무를 지시하거나 근무시간을 지정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는 점, 나아가 이러한 지시에 불응한 경우 K 사이트 소속 채권추심인들이 어떠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의 업무수행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원고는 피고가 채권추심인들의 회수실적에 따라 실적이 높은 채권추심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으로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의 업무수행에 관여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의 회수실적 및 순위를 집계하여 공지하거나 회수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고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 심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채권추심인의 회수실적을 집계하여 공지한 것은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조치라고 볼 수 있고(즉, 추심팀장이 회수실적을 집계·제출하는 것은 채권추심인에게 지급할 수수료 액수가 정확한지를 정산·확인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서, 일반 회사의 매출확인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회수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거나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은 채 권추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여 추심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시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더구나 인센티브의 경우 피고가 자체적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라 위임채권사인 K가 채권 회수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지급한 것이다). 이에 더하여 원고가 채권의 차등 배분 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는 점, 원고의 채권 회수실적이 다소 저조한 경우가 상당 기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채권추심사이트의 변경 없이 장기간 K 사이트에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점, 피고가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에 대하여 채권 회수실적 저조를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원고는 피고가 파트장 등을 통해 채권추심인들의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일방적으로 휴가 및 야근일정을 수립하는 등 근태를 관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5, 36 내지 38호증을 비롯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에 의해 원고를 비롯한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의 근무시간이 강제적으로 정해져 있었다거나, 피고가 이들의 출퇴근 관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이 근무시간 미준수를 이유로 피고로부터 제재나 징계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또한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이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피고가 이들의 근무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점만으로 피고가 소속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에 대하여도 근태관리를 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K 사이트 채권추심인들은 피고 소속 정규직 직원과는 달리 휴가를 사용함에 있어 휴가원 작성·제출과 이에 대한 승인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었고, 비교적 자유롭게 장기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앞서 언급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외에, 원고는 피고의 업무 지시에 대한 증거로서 다른 채권추심사이트(I, T, U, V카드방문센터 등)와 관련된 자료를 증거로 제시 하면서, 채권추심사이트별 위임채권사가 다르더라도 피고의 채권추심사이트별 운영의 실질은 동일하였다고 보는 것이 사회통념 및 경험칙에 부합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임채권사의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요구 또는 관여의 정도, 위임채권의 규모 및 특성 등에 따라 피고의 채권추심인들에 대한 업무 지시·감독의 필요성이나 그 정도는 각 채권추심사이트별로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채권추심이라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사정만으로 채권추심사이트별로 달리 소속되어 있는 채권추심인들의 근무형태가 모두 동일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예컨대, 피고 내부 조직 체계상 K 사이트와 T 사이트는 그 소속된 상위 부서나 위 각 사이트의 담당 팀장, 센터장, 파트장 등 인적 조직이 서로 다르고, 근무장소도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통신요금 채권과 렌탈요금 채권이라는 위임채권의 각 특성에 맞추어 채권추심업무에사용되는 전산시스템도 달리 운용되고 있고, 그 채권추심의 구체적인 이행 방법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이승원(재판장) 이주현 김진철

각주1) 다만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각주2) 다만 피고는 위 2011년 및 2013년 무렵 R과 S는 K 사이트의 파트장이 아닌 위임직 채권추심인이었다고 다툰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