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91. 1. 피고에 입사하여 만 55세가 되는 날의 다음 달인 2018. 12. 1.부터 정년(만 60세가 되는 달)인 2023. 11. 30.까지 피고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의 적용을 받았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중 2019. 7.부터 2022. 12.까지 기준급여에서 부당하게 삭감된 임금의 일부인 63,491,4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명시적 일부 청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은 이미 법률에 따라 만 60세로 연장된 정년을 그대로 둔 채 만 55세가 된 때로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것으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임금피크제의 적용 이후 원고는 종전 C센터 팀장에서 팀장 직위에서 면직되고 보상지원센터 구상송무를 담당하였고 그 후 보상실무자로 근무하였다. 보상실무는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수행하는 직무가 아닐뿐 아니라 원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임에도 업무의 경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고에게는 적절한 대상조치가 없었다.
피고는 삭감된 임금으로 신규채용도 하지 않았고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오히려 채용인원이 감소하였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2016. 1. 1. 개정된 취업규칙에 따라 동년 10월경 임금피크제 직무 및 평가 운영기준을 만들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었는데,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임에도 도입 당시 관리자급 이상에게만 설명회를 진행할 후 전체 직원 대상으로 개별적인 동의서를 받았는바, 이러한 동의는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로 볼 수 없어 위 취업규칙 개정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효력이 없다. 임금피크제에 따른 평가체계 변경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만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원고의 업무변경은 갑 제8호증(임피제 직무 및 평가운영기준)과 달리 평가운영위 개최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
판단
고령자에 대한 차별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고령자고용법이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자 2014. 4. 10.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대응안을 마련하였고, 2016. 1. 1. 근로자들의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취업규칙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두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이므로 정년 연장에 다른 인건비 부담을 노사 간에 분담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2014년경부터 2016. 10. 1.까지 일련의 절차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과 무관하게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접 삭감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고, 이미 법률에 따라 만 60세로 연장된 정년을 그대로 둔 채 만 55세가 된 때로부터 임금을 삭감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로 인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고, 피고로서는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고령 인력의 적체로 인한 신규 인력 채용의 위축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배경 하에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위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는 원고에게 업무경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대상조치가 없었고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오히려 피고의 채용인원이 감소하였다고 주장하나,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경우에는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중요한 보상이 되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해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중요한 사용처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가사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원고의 업무경감이 없었고 피고의 신규 채용인원이 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이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그 외 원고는 피고가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원고에 대한 업무 강도를 경감하였다가 2021. 1. 1.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직무를 일괄적으로 변경하면서 과중한 업무로 일방적으로 변경한바, 적어도 2021. 1. 1. 이후의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의해 무효이므로 적어도 청구취지 금액에서 2019년, 2020년 해당 분을 제외한 나머지 47,522,400원은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고의 위 주장은 임금피크제는 반드시 대상자에게 종전 업무에 비해 업무의 경감이 이루어져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전제에서 하는 주장인데, 앞서 본 사정들에 아래에서 보는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가사 피고가 원고의 직무를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경감하였다가 2021. 1. 1.부터 보다 과중한 업무로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업무변경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한다거나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과중한 업무변경은 고령자고용법이 금지하고 있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절차상 하자로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사건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개정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주장이다. 이 사건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개정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때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1, 2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이 종전 취업규칙과 비교할 때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와 달리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개정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서 원고가 만 55세부터 업적평가에 따라 만 54세 말일의 계약연봉 기준 50~90%의 임금만을 지급받게 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6. 1. 1.부터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정년연장 없이 기존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퇴직 전 일정 기간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구별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 정년(만 55세)까지의 임금은 유지하고, 정년이 연장된 55세에서 60세까지 새로운 임금제도를 적용받도록 한 것인바, 그 결과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5년간 종전에는 지급받을 수 없던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어,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 총액 측면에서 이익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만 55세부터 업적평가에 따라 만 54세 말일의 계약연봉 기준 50~90%의 임금만을 지급받게 되었다고 하여 임금삭감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