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부부인 피고들은 중국음식점 ‘D’(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피고들은 2020. 9.경 이 사건 점포의 배달직원 모집을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구인광고를 하였다.
원고는 위 구인광고를 보고 2020. 9. 28. 피고 C에게 이 사건 점포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배달정규직원 + 근로시간 09시 ~ 21시 + 주 6일 근무 + 주 1회 평일 선택 휴무 + 하루에 식사 2 ~ 3회 제공 + 월 기본급여 3,300,000원 등의 조건에 가능합니까?“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이에 피고 C가 ”네, 맞습니다. 가족처럼 일하실 거면 오셔도 됩니다.“라고 답장하자, 원고는 재차 ”제가 문자메시지로 전송한 근로조건이 모두 가능하다는 말씀이신가요?“라고 물었고, 피고 C는 ”네.“라고 답장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 C와 대화를 나눈 이후 면접을 거쳐 2020. 10. 3.부터 이 사건 점포에서 배달원으로 근로를 시작하였다.
피고 C는 원고의 정기휴무일이었던 2020. 10. 6.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원고를 부담스러워 한다. 다음 달 7일까지 한 달의 시간을 드릴테니 좋은 곳을 알아보시기 바란다. 이 사건 점포의 근무 방식, 규칙을 잘 따르고 지켜준다면 계속하여 일해도 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피고 C는 2020. 10. 7.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려 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서명하기를 거부하였다. 위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임금이 포괄기본급, 연장근로수당 및 연차수당을 합하여 총 3,300,000원이고, 원고의 휴게시간이 14시부터 16시까지라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2020. 10. 8. 피고 C에게 ‘원고는 월급 3,300,000원이 아니라 월 기본급여 3,300,000원의 조건으로 일을 하고 있으므로, 임금정기지급기일에 지급할 의무가 있는 임금은 연장근로수당 및 법정주휴수당 등을 합산하여 월 6,599,672원이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2020. 10. 9.부터 이 사건 점포에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들은 2020. 10. 12. 원고에게 ‘원고는 이유 없는 결근과 동료와의 적응 부족 및 근로계약서 미동의하였고, 월급 3,300,000원을 기본급으로 오해하고 월 6,599,672원으로 마음대로 계산하여 노동청에 고발성 협박을 하고 문자로 협박하는 등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어 2020. 11. 6. 자로 해고됨을 예고, 통지한다.’는 취지의 해고예고통보서를 발송하였고, 이는 2020. 10. 13.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들은 원고의 임금 중 월 기본급여가 3,300,000원이라는 데에 합의하였으므로 원고의 정당한 임금은 총 월 3,300,000원이 아니라 기본급여에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하여 월 6,599,672원이 된다. 그럼에도 피고들은 원고의 총 임금이 3,300,000원이라고 주장하며 원고에게 불리한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강요하였고, 원고가 배달직원으로 채용되었음에도 광고 업무를 하도록 지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거부하는 원고에게 배달음식 포장을 해주지 않는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원고를 2020. 10. 9. 자로 해고하였고, 원고를 해고한 이후인 2020. 10. 12.에야 해고예고통보서를 보내 해고절차를 위반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2020. 10. 9. 자 해고는 그 해고사유가 없고 해고절차도 위법하여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 무효인 해고로 원고가 받지 못한 2020. 10. 9.부터의 임금으로 월 6,599,672원을 정기지급일인 매월 2일 지급하여야 하고, 원고가 이 사건 점포에서 근무한 2020. 10. 3.부터 2020. 10. 8.까지의 임금 중 미지급한 727,355원도 지급하여야 하며, 위 각 미지급 임금에 대해 상법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우선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2020. 10. 9. 자로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으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① 피고들이 2020. 10. 6. 원고에게 ‘한 달이 경과한 2020. 11. 7. 전까지만 일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점, ② 원고는 피고들과 임금의 액수 등을 놓고 분쟁이 발생하자 2020. 10. 9.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으나, 피고들은 그날부터 2020. 10. 11.까지 원고에게 매일 ‘왜 출근하지 않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점, ③ 피고들이 원고에게 보낸 해고예고통보서에도 해고일이 2020. 11. 6.임을 명시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실제로 2020. 10. 9.부터 근무하지 않았다는 사정과는 무관하게 원고에 대한 해고일은 2020. 11. 6.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해고가 2020. 11. 6. 이뤄졌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효이고 그에 따른 미지급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는 취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아래에서 위 2020. 11. 6. 자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가 무효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1. 10. 선고 97누18189 판결, 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가 2020. 10. 9.부터 이 사건 점포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무단으로 결근한 것으로서, 피고들의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를 근거로 하여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나아가 해고사유 및 해고일자를 명시한 해고예고통보서의 발송에 따른 해고절차에도 아무런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들의 구인광고는 근로자가 받게 될 급여가 ‘월 3,300,000원 이상(협의가능)’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었다. 원고와 같은 배달직원들은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급여와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임금의 총액을 협의하고 근무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보이는 점, 이 사건 점포에서 일하는 다른 배달직원들도 월 3,300,000원 수준의 총 급여를 지급받았을 뿐 이에 더하여 각종 수당을 추가로 지급받지는 않았던 점,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3,300,000원이 기본급여에 한정되고 각종 수당이 추가로 지급되어야 한다면 피고들은 다른 직원들과 달리 원고에게만 약 2배에 이르는 금액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이를 감수하고 위와 같은 구인광고를 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 C가 2020. 9. 28. 월 기본급여가 3,300,000원인지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것은 위와 같은 일반적인 관행에 따라 월 기본급여를 별도로 고려하지 아니한 채 월급 총액이 3,300,000원이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미 유사한 배달업종에서 수차례 근무한 경력이 있던 원고로서도 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서 합의된 월급은 각종 수당을 포함한 총액이 월 3,300,000원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고는 피고들에게 위 금액의 약 2배에 달하는 월 6,599,672원이 정당한 임금이라고 주장하면서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거부하고 2020. 10. 9.부터 일방적으로 출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왜 출근하지 않느냐는 피고들의 독촉에도 계속하여 출근을 거부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행동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유리한 근로조건을 주장하면서 근로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고용관계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잘못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들이 정당한 휴게시간을 보장하여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배달업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통상적인 식사시간에 배달업무를 하여야 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정당한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인정할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들은 원고가 계속하여 출근하지 아니하자 2020. 10. 12.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확하게 특정한 해고예고통보서를 발송하였고, 해고에 앞서 한 달에 걸친 시간적 여유도 부여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절차 역시 적법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에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았고(서울지방노동위원회 F),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제기한 재심신청 역시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다(중앙노동위원회 G).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조수진 오민관
각주1) 소장에 기재된 청구취지 중 불분명한 부분을 원고의 주장 취지에 따라 선해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