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4. 6. 선고 2022가합3177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부품기업인 C의 국내법인으로 C의 D의 제품을 개발, 판매, 공급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9. 10.경 피고 회사와 사이에 임기를 취임 후 3년으로 정하여 원고를 피고 회사 대표이사로 위촉하는 내용의 임원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9. 10. 11.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이 사건 위임계약 중 주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1조 직위

본 직위에서, 귀하는 직속 보고로 E(E, F Vice-President)에게 보고할 것입니다.

제2조 기본급

귀하의 기본급은 연 282,294,000원(법정 세액 및 공제액 차감 전)이며, 매년 12번 균등 분할하여 매월 7일에 23,524,500원을 지급합니다. 단, 귀하가 한 달의 일부만 근로한 경우 해당 월 동안 실제로 근무한 일수에 대하여 월급여를 안분한 금액을 지급합니다. 2020년 4월 1일부로 원고는 F Vice-President가 정한 성과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원고의 총 급여는 333,107,000원까지 인상될 예정입니다.

제4조 연차휴가

귀하는 년 20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받게 됩니다. 이사 이상의 직원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제5조 기타 복지혜택

본 계약기간 동안 귀하는 아래 명시된 기타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략-

(b) 퇴직금-퇴직금은 계속 근로연수 1년에 대하여 4개월 분의 수당을 퇴직 직전 3개월 평균 임금으로 산정하여 지급합니다. 귀하의 G에서 발생한 퇴직금은 귀하의 계좌에 지급되며 피고에서 받게 될 퇴직금계산은 새로 시작될 것입니다.

-후략-

제6조 계약 해지

(a) 아래의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서면통지를 전달하고 본 계약을 해지할 권한이 있습니다. 다만, 이에 의하여 피고의 권리 및 구제수단이 제한되지 않습니다.

ⅰ본 계약에 관련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부정행위, 허위진술 또는 심각하거나 계속되는 위법행위의 책임이 원고에게 인정되는 경우

ⅱ 원고가 본 계약의 조항 또는 회사의 규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경우

ⅲ 원고가 형사사건으로 소추되어 본 계약의 이행에 지장이 있는 경우

ⅳ 원고의 행위로 피고의 명성 또는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경우

ⅴ 원고가 반복적으로 또는 습관적으로 무단결근이나 지각 또는 기타의 비행 또는 부정행위를 범하는 경우

ⅵ 원고의 귀책사유로 본 계약에 의한 임원위임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경우

(b) 피고가 상기 제6조 (a)항에 따라 본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에는 3개월 전에 서면으로 예고하여야 하며, 예고되지 아니하고 본 계약을 해지할 시는 3개월분의 통상임금을 즉시 지급하기로 합니다.

(c) 원고는 피고에 해지의사를 기재한 30일 사전 서면통지를 발송함으로써 언제라도 원고의 임원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후략-

제10조 일반사항

-전략-

(h) 준거법 본 계약은 한국법에 의하여 규율되며 해석됩니다.

(i) 해당 지방법원은 본 계약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분쟁에 대하여 관할권을 가지며 원고는 그러한 관할권에 동의합니다.

다.

한편, 원고는 2007년경 피고 회사의 모기업인 C 본사와 사이에 C 본사가 원고에게 경영성과를 조건으로 한 제한조건부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s)를 재량적으로 부여하되, 부여받은 날로부터 일정한 유보기간이 경과한 주식지급일에 원고가 유보기간 동안 C 본사나 C의 계열사에서 계속 재직하였을 것을 조건으로 제한조건부주식 수만큼 C 본사의 보통주를 취득하고, 유보기간 중 사임하거나 해임되는 경우(사망, 퇴직 등의 경우는 예외) 그 즉시 제한조건부주식에 대한 권리를 소급하여 상실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제한조건부주식부여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원고는 2021. 4. 27. C 본사의 임원인 E로부터 임기 전에 이 사건 위임계약을 종료하고 원고의 후임을 물색하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고, 원고는 2021. 8. 4. C 본사 측 인사담당임원인 H와 I에게 ‘2021. 9. 3.이 내가 C에서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라고 통보하였다.

마.

원고는 2021. 8. 28. C 본사로부터 자발적 사임을 하는 조건으로 2021년 성과보상금, 퇴직금, 41일간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받고, 이미 부여된 이 사건 제한조건부주식을 보유하게 해 주는 대신 원고는 향후 1년간 피고 회사 및 C 본사의 경쟁업체에 취직하거나 상담, 조언업무를 해서는 아니되며, 그 기간 동안 피고 회사 및 C 본사의 고객 또는 공급업체와 의사소통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취지의 합의서 초안을 교부받았으나, 원고는 2021. 8. 30.경 제한조항 등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피고 회사의 합의안을 거절하였다.

바.

2021. 9. 1. 피고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본인에게는 2021년 9월 3일이 C에서의 마지막 날이 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메일을 전송하였다.

사.

피고 회사 측(J, J, D의 사장)은 2021. 9. 2. 원고에게 정식으로 사임 처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들(사임서,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초본)을 보내 주고, 만일 원고가 사임 의사를 철회한다면 2021. 9. 6.까지 피고 회사에 출근하기를 기다리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아.

피고 회사는 2021. 9. 7. 원고에게 원고가 공식적으로 사임하겠다는 협의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2021. 9. 6.에 무단결근을 하였는데 이 사건 위임계약을 원만히 종료시키기 위한 피고와의 협의에 따를 것을 요청하고 계속 무단결근을 할 경우 이 사건 위임계약 제6조(계약해지) (a)항 ⅴ 또는 ⅵ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전송하였다.

자.

K는 차량의 자율운전,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및 로봇비젼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지능형 차세대 LiDAR를 제공하는 업체로 2021. 9.경 한국 사무소를 개설하였는데, 원고는 2021. 9. 15.경 위 K의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하였다.

차.

피고 회사는 2021. 9. 16.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피고 회사의 이사직 및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내용의 특별결의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7, 8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의 상사이며 원고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E는 2021. 4. 27. 원고에게 원고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한다는 피고 회사의 결정을 통보하였다.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르면 피고 회사는 위 계약 제6조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만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2021. 4. 27. 자 해임결정은 무효이다.

나.

원고는 C 본사로부터 2018. 3. 22. 1,324주, 2019. 5. 23. 4,458주, 2020. 3. 24. 6,660주, 2021. 5. 26. 6,360주의 제한조건부주식을 부여받았고, 2022. 5.경에도 6,510주의 제한조건부주식을 부여받았을 것이다. 2021. 4. 27. 자 해임결정이 없었더라면 임기만료일인 2022. 10. 11.까지 근무하면서 이 사건 제한조건부주식부여약정에 따라 1,596,404,926원<1> 상당의 C 본사의 보통주를 취득하였을 것이나 2021. 4. 27. 자 해임결정으로 인하여 이를 취득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 가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다.

원고는 무효인 2021. 4. 27. 자 해임결정이 없었더라면 이 사건 위임계약의 계약기간인 2021. 9. 1.부터 2022. 10. 11.까지 근무하면서 기본급 및 상여금으로 576,416,618원을, 퇴직금으로 192,138,873원, 연차수당 57,021,797원(=2021년 연차수당 20일분 27,815,511원+2022년 연차수당 15일분 21,474,224원)을 더 지급받았을 것이나 2021. 4. 27. 자 해임결정으로 인하여 이를 취득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 가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라.

원고는 2019. 11.경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경주 공장에서 근무하기 위하여 부산으로 이사하였는데 2021. 4. 27. 자 해임결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부산에서 서울로 복귀하느라 이사비용 2,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마.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2,491,271,949원(=이 사건 제한조건부주식 상당의 손해 1,596,404,926원+기본급 및 상여금 상당의 손해 576,416,618원+퇴직금 상당의 손해액 192,138,873원+연차수당 상당의 손해 57,021,797원+이사비용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C 본사와 사이에 이 사건 제한조건부주식부여약정을 체결하면서 주식부여와 관련된 규정의 해석, 유효성 또는 적용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프랑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전속적 관할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주식부여와 관련된 부분은 관할이 없는 법원에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C 본사의 이사회가 2019. 5. 23. C 그룹의 특정 임직원들에 대하여 조건부로 C의 보통주를 부여하는 것과 관련하여 방침(plan)을 정하고, 원고에게 그 방침에 따라 C의 보통주를 주겠다는 의사표시를 서면으로 통지하고, 원고가 이를 승낙함으로서 약정이 체결된 사실, 위 2019. 5. 23. 자 약정에 따르면 방침의 해석, 유효성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프랑스 법원이 배타적 관할권을 갖는다고 명시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으나, 원고와 C 본사 사이에 국제재판권관할합의를 하였다고 하여 원고와 C의 국내법인인 피고 회사와 사이에도 당연히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전속적 관할합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하여 언제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임기가 정하여진 이사가 그 임기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당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주의 회사에 대한 지배권 확보와 경영자 지위의 안정이라는 주주와 이사의 이익을 조화시키려는 규정이다. 이러한 법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그리고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1. 4. 27.경 C 본사의 임원인 E로부터 원고의 임기 전에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를 다른 사람으로 변경하려고 하며 원고의 후임을 물색하고 후임자가 착임할 때까지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사실, 원고가 2021. 4. 28. C 본사의 임원인 L로부터 원고의 후임을 물색하는 일은 이미 결정된 일이며 비밀리에 진행할 예정이라는 말을 들은 사실, 원고는 2021. 8. 30. C 본사의 임원인 H에게 피고 회사가 제시한 합의안 중 경쟁업체취직제한 조항 등에 이의를 제기하고 피고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을 시작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전송한 사실, 피고 회사는 2021. 9. 16.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원고를 피고 회사의 이사직에서 해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21. 4. 28. L로부터 자신의 후임을 물색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자신은 이 일이 지연되기를 원하지 않으며, L가 M과 얘기를 나누어 보면 자신도 원활하게 업무전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여 인수인계에 관하여 피고 회사 측에 조언을 하는 등 합의해지에 관한 논의 과정에서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 점, ② 원고는 2021. 7. 말경까지 피고 회사에 출근하여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2021. 7.말부터 2021. 8.말까지는 연차휴가를 사용하였다) 2021. 8. 28.경까지 피고 회사와 합의해지와 관한 보상안에 대한 의견조율을 진행한 점, ③ 원고는 2021. 8. 30. 이전에 피고에 대하여 임기만료 전에 부당한 해임절차를 진행한다면서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고, 2021. 9.경 경쟁업체인 K의 한국지사장으로 취임을 앞두고 있어 퇴직 후 1년간 경쟁업체에 취임하여서는 안 된다는 제한조항의 삭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삼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피고 회사와 위와 같이 합의해지보상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던 중 2021. 9. 1. 피고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2021. 9. 3.이 피고 회사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는 이메일을 전송하고, 사임의사를 확인하는 피고 회사의 요청에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무단결근한 점, ⑤ 원고는 2021. 9. 15. K의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 회사가 2021. 4. 27.경 원고를 해임하고 그에 따른 후속절차를 진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위임계약의 합의해지절차 진행 중 무단결근 및 경쟁업체 취직 등으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되어 원고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하자 비로소 피고 회사는 원고를 해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