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들과 D은 2020. 7. 1. 서울 양천구 E, 지하에 영상관련 업무를 목적으로 한 ‘F’(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을 설립하여 공동대표로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다.
원고는 2020. 10. 27.부터 2021. 7. 1.까지 이 사건 회사에 나와 영상물 제작 등의 업무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0. 10. 27.부터 2021. 7. 1.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영상 촬영과 기획 및 편집업무 등을 수행한 피고들의 근로자이다. 그러나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에게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들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합계 11,287,2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가 피고들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가 2020. 10. 27.부터 2021. 7. 1.까지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일부 수행한 사실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를 피고들 또는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원고가 피고들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피고들이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원고와 피고들이 원고의 근로기간을 포함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인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는, 피고 B가 원고에게 임금을 나중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지급받을 구체적인 급여의 지급시기 및 지급방법이 정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20. 10. 27.부터 퇴사 후 3개월여가 지난 2021년 11월경 급여 지급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 및 내용증명을 보낼 때까지 약 1년여 간 피고들에게 급여 지급을 요청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또한 이 사건 회사는 2020. 7. 1. 개업하여 별다른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피고들을 포함한 3명의 공동대표가 업무를 분담하면서 수행하였으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급여 지급을 약속하면서 원고를 채용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회사의 업무시간은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다. 그러나 피고들이 원고에게 출근을 강제하였다거나 원고의 출·퇴근시각을 통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피고들이 원고의 출·퇴근을 기록·관리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외조모상과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생일 등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하거나 업무를 쉬었는데,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와 같은 사정을 구체적으로 보고하거나 피고들로부터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쳤다고 볼 증거도 없다. 나아가 원고가 피고들 및 D을 상대로 임금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지급을 요청하면서 제기한 진정사건(이하 ‘이 사건 진정사건’이라 한다)에서 원고는 「업무에 대한 제재 또는 결근이나 지각에 대한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 이 사건 회사에는 업무분장표, 근무수칙, 매뉴얼이 없었고 특별히 원고의 직속상관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와 같은 진술 내용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피고들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기획안 및 영상 데이터자료 작성 등의 업무를 일부 수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증거로 제출한 기획안 및 영상 데이터자료의 내용과 양은 원고의 근무기간에 비하여 매우 적고, 성질상 피고들이 원고를 고용하여야만 수행될 수 있는 업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회사 내부용 SNS에 영상을 업로드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분석하는 간단한 업무만을 담당한 반면, ‘유튜브’의 크리에이터 개인 채널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등의 중요한 업무는 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고 C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증거로 제출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갑 제11호증)을 보더라도 피고 C이 원고의 업무에 관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들이 원고를 고용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업무를 배우기 위하여 이 사건 회사에 나왔을 뿐이라는 피고들의 주장과 부합한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위 회사의 사무실에 구비된 책상과 촬영장비 등을 사용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마케팅 팀에 속하여 기획안 및 영상 데이터자료 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위 업무의 수행에 가장 필요한 장비인 노트북은 자신 소유의 것을 사용하였다. 또한 원고는 소위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회사에서 다른 사람들 또는 회사들로부터 외주를 받은 영상제작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전속되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회사에서 유튜브 채널 영상의 기획·촬영·편집 등의 업무를 수행한 G가 「원고는 피고들을 포함한 대표들의 지시에 따라 영상 기획·촬영·편집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하였다. 자신은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대표들 밑에서 일하는 이 사건 회사 소속 직원으로 인식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갑 제12호증). 그러나 이 사건 회사와 함께 활동한 크리에이터인 H, I, J, K, L, M 등은 이 사건 진정사건에서 「원고는 경험을 쌓기 위해 일을 배울 수 있도록 이 사건 회사에 요청하였고, 원고가 개인 외주 작업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잠을 많이 잤다. 원고는 근무를 한다기보다는 본인의 작업 공간이 필요해서 회사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는 취지로, 이 사건 회사의 인턴으로 근무하였던 N은 「원고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고, 출퇴근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N 자신은 사무실을 빌려쓰면서 같이 있기만 하는 관계였고, 원고도 이와 비슷한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온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으므로, G의 진술만으로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사원으로 표시된 명함을 소지하고 있고, 이 사건 회사가 「원고가 2020. 10. 27.부터 2021. 7. 1.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였다」는 취지의 경력증명서를 작성하였으므로, 피고들 역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임을 인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명함의 존재가 그 자체로 근로관계를 표상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회사에서 인턴 자격으로 사무실을 빌려 쓰면서 스스로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N도 이 사건 회사의 사원이라고 표시된 명함을 가졌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경력증명서는 원고가 퇴사한 후 피고들에게 준 양식에 피고들이 서명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들이 원고의 향후 취업 및 경력에 유리하도록 이를 호의로 작성해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위 경력증명서의 작성 사실만으로 곧바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원고는 피고들 및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의 근로자 지위 확인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임금의 지급 및 근로의 제공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임금 및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