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합340
판결선고
2024. 1. 12.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의 범죄 경력]
피고인은 2022. 10. 20.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징역 10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같은 달 28. 그 형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의 업무 등]
피고인은 2006. 9.경부터 2020. 11. 30.까지 방송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피해자 ㈜B(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피해자 회사의 자금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총괄적 업무에 종사하였고, 그 무렵 영상물 제작, 공급, 광고물 제작 및 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C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위 두 회사는 서울 마포구 D건물, E호를 같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구체적 범죄사실]<1>
㈜C 명의 계좌로의 자금 이체에 의한 횡령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와 ㈜C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중 2016년경부터 ㈜C가 매출액이 떨어지고 막대한 영업 손실이 계속적으로 발생되는 등의 이유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피해자 회사 자금을 ㈜C에 함부로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6. 3. 4.경 위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 재무이사 F에게 'B 자금을 C로 이체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하였고, 위 F은 같은 날 그 지시에 따라 피해자 회사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에서 2억 원을 ㈜C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함부로 이체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그 날부터 2020.11. 20.까지 같은 방법으로 총 279회에 걸쳐 도합 14,149,504,817원을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회사 자금 14,149,504,817원을 횡령하였다.
G, H 명의 계좌로의 자금 이체에 의한 횡령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서 근무하거나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일한 사실이 없는 G, H에게 피해자 회사 자금을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0. 2. 11.경 위 사무실에서, 위 F에게 'B 자금을 G에게 송금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하였고, 위 F은 같은 날 그 지시에 따라 피해자 회사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3 생략)에서 994,000원을 G 명의 I은행 계좌(계좌번호 4 생략)로 함부로 이체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그 날부터 2020. 10. 30.까지 같은 방법으로 총 7회에 걸쳐 도합 25,555,500원을 위 G, H 명의 계좌로 각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회사 자금 25,555,500원을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J, F의 각 법정진술
수사보고(J 제출 B 등 계좌내역 등 자료 첨부), 수사보고(C 등 감사보고서 첨부), 수사보고(금융거래 정보제공동의서 집행 결과), 수사보고(B 법인 자금 사용 내역 정리), 수사보고(F 분기보고서등 참고자료 제출), 수사보고(피의자 A C, B 전산회계장부 제출), 수사보고(주식회사 C 재무제표 검토 · 분석 보고), 수사보고(추가 횡령금액 회계장부 분석 등 보고), 수사보고(횡령금액 변경 관련 보고), 수사보고(2차 금융거래 정보제공동의서 집행 결과), 수사보고(추가 횡령금액 자금 출처 확인), 수사보고[범죄일람표(2) 추가 확인보고]
㈜C 계좌거래내역
판시 전과: 조회결과서, 수사보고(피의자 관련사건 목록, 최근 확정 판결문 첨부 등)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업무상횡령의 점, 포괄하여, 유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업무상횡령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처리에 따른 법률상 감경
형법 제39조 제1항 후문, 제55조 제1항 제3호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공소사실 제1항에 대하여
피해자 회사(이하 'B'라고 한다)는 ㈜C(이하 'C'라고 한다)의 완전자회사로서, 양 법인은 설립목적이나 실제 경영방식 등이 상당 부분 공통되는 등 각자의 사업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피고인에 의해 하나의 법인처럼 운영되었고, 그 자금 역시 엄격히 구분되지 않은 채 사실상 공용 상태에 놓여 있었다. B의 자금은 경영 위기에 처해 있던 C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C로 이동한 것이었고, 실제로 해당 자금은 모두 피고인의 개인적인 이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었던 것이 아니라 C의 운영 자금으로 활용되었으며, 만일 이러한 자금의 활용이 없었다면 C는 물론 B까지도 함께 존립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것이다. 해당 자금은 B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이체되어 그에 부합하는 회계처리가 이루어졌고, 이는 B의 완전모회사인 C 대주주의 승인을 받은 것이었으며, 피고인은 C의 차입금 및 직원들 퇴직금 등을 변제하기 위해 개인채무나 담보까지 제공하는 등 자금의 회복이나 양 법인의 생존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였다. 이처럼 B로부터의 자금 이체는 모두 하나의 법인처럼 운영되고 있던 B와 C의 공동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경영상 판단에 의거한 것이었으므로, 양 법인이 형식상 별개의 존재라는 점만을 들어 피고인의 행위가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공소사실 제2항에 대하여
G, H는 C, B의 고문업무를 수행한 자들이고 양 법인은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사실상 하나의 법인에 해당하므로, 이들에게 실제로 수행한 고문업무에 대한 대가로 B에서 고문료를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고인의 횡령행위로 평가할 수 없고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03. 7. 22. 예능 및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주 사업분야로 하는 C를,2006. 9. 8. 매니지먼트업을 주 사업분야로 하는 B를 각 설립하고 대표자의 지위에서양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C는 2020. 11. 30. 부도가 나기 전까지 B의 주식100%를 소유한 완전모회사였다. 영국계 사모펀드 K(이하 'K'라 한다)는 2011. 9.경 한화 약 145억여 원을 투자하여 C의 지분 49.2%를 취득하여 1대 주주(피고인은 21.78%로 2대 주주, 피고인의 모친 L는 14.15%로 3대 주주였다)가 되었고, 위와 같은 지분비율은 C의 부도 전까지 유지되었다.
양 법인의 주 사업분야에 맞추어 C는 예능 및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를 방송국에 공급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는 것을 주된 수익처로 하였고, 뒤이어 설립된 B는 다수의 소속 연예인들을 관리(매니지먼트)하면서 연예인들의 각종 방송 출연료나 광고료 등을 지급받는 것을 주된 수익처로 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C와 B를 함께 운영하면서 C를 통해 B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도 다수 제작하여 방송국에 공급하였고, 이에 대한 대가로 방송국에서 C로 지급된 금액에는 B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C에서 연예인들 출연료 상당의 금액이B로 이체된 뒤 B에서 각 연예인들에게 계약에 따른 출연료가 지급되기도 하였다.
양 법인의 사무실은 같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소속 직원들의 사무공간은 일부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직원 구성의 경우, 실질적인 대표인 피고인을 포함하여 관리직의 임원들이나 재무 분야의 직원들은 대부분 형식상 C 소속이었고,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할 인원들도 C에 소속되어 있었던 반면, B의 경우 소속 연예인들을 비롯하여 연예인들을 관리하는 매니저나 일부 홍보 담당 인원들이 그 직원으로 소속되어 있었다.
C나 B의 중요 의사결정은 사실상 모두 C에 소속된 피고인을 비롯한 임원진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피고인은 매주 월요일에 임원진들과 주간회의를 가지면서 C, B의 각 주간 입금 및 지출내역, 각 회사의 잔액과 향후 자금 흐름 등을 '자금주보'라는 명목으로 재무이사 F으로부터 보고받아왔다. 양 법인의 운영 현황은 분기별로 C의 대주주인 K에 보고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 법인의 자금은 경영 상황에 따라 수시로 각 법인 사이에서 이체되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C의 경우 B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의 공급 대가 중 연예인들 출연료에 상응하는 금액을 B로 이체한 경우가 있기는 하나, 이를 제외하고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B의 자금을 C로 이동시키거나 추후에 C가 이를 상환한 경우에는 대부분 '대여금' 명목으로 회계처리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자금이동은 재무이사 F이 입사한 2012년경 이전부터 있었던 일인데, 그중 2016년경부터 B에서 C로 이동한 대여금 명목의 자금 내역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합계 약 141억 원에 이른다. 2016년경부터 2020년경까지 양 법인 사이의 전체 대여금 이체 내역을 정산하여 보면 B에서 더 많은 금액이 C로 지급되었는데, 계좌이체내역상으로는 대략 8억 7,000만 원 가량이 더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B 계정별원장의 단기대여금 항목을 기준으로 하면 대략 10억 원을 넘는 금액이 더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2020년도 기준 단기대여금계정에는 약 66억 원으로 나타나나, 2016년도에 이미 약 52억 원 가량의 단기대여금이전기이월된 점, C와의 거래 외에 다른 대여금의 지급 내역도 일부 존재하는 점을 고려하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대여금 거래 차액은 약 10억 원 정도로 보인다).
한편, B에서 2020. 2.경부터 '고문료'의 명목으로 G, H에게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합계 25,555,500원 상당의 자금이 이체된 내역이 확인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C가 B의 자금을 이체받아 사용하였음에도 C의 경영 상태는 계속하여 악화되었고, B도 2020. 9.경부터 소속 연예인들의 방송출연료나 소속 직원들의 급여 지급을 지체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C는 2020. 11. 30. 차입금 원금상환을 하지 못하여 부도가 났고, B는 모회사인 C의 부도로 인하여 차입금 만기 연장을 받지 못해 마찬가지로 부도가 났다. 양 법인은 2021. 9.경 모두 폐업하였다.
공소사실 제1항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1인의 대표이사가 주식의 상호 혹은 순차 소유관계에 있는 수 개의 법인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각 법인의 돈을 다른 법인을 위하여 사용한 경우, 각 법인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소유의 주체로서 이를 실질적으로 1개의 법인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법률상 권리의무의 주체로서의 법인격을 갖춘 영리법인은 이윤의 귀속주체로서의 주주와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므로 위 돈의 사용행위가 그 지출 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도3314 판결 등 참조).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권한 없이 그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는 의사를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자기 스스로 영득하여야만 횡령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고 제3자를 위하여 영득하는 경우에도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이며(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61 판결 등 참조), 한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이러한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보관중이던 회사 소유의 자금을 제3자에게 대여한 경우에는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단지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그 제3자가 회사의 지배주주라거나 또는 나중에 회사가 그 제3자를 상대로 대여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도5875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소유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제3자의 자금 조달을 위하여 담보로 제공하는 등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그 처분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는 것이고,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은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C와 B는 모자회사 관계에 있는 것에 더하여 사업의 목적이나 내용이 서로 상당 부분 연관되어 있고, 사무실이나 각종 행정, 관리직원들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동일한 임원진에 의하여 경영상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또한, B에서 C로만 자금이 이체된 것이 아니라 C에서 B로 이체된 자금의 내역도 상당하고, 이와 같은 자금의 이동은 모두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은 물론 대주주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C의 경영상 자금 필요가 있을 때마다 B로부터 자금을 받아 이를 C의 운영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이를 C의 운영을 위한 용도 외에 다른 사적인 용도로 유용하였다는 등의 정황은 기록상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엄연히 별개의 법인에 해당하는 B의 자금을 대여금 명목으로 회계처리하여 C로 이동해 사용한 것은 C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것으로서 C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보일 뿐이고, 달리 위와 같은 자금 이동 및 사용 행위가 지출 법인인 B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에게 이에 대한 횡령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 역시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B와 C의 관계
앞서 본 바와 같이 B는 유명 연예인들을 소속연예인으로 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C의 완전자회사이고, C는 방송 프로그램 등의 제작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C 제작 프로그램에 위 B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등 위 두 법인의 목적 및 업무의 분야가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점은 사실이다. 또한 F과 같은 직원들은 두 법인의 회계나 업무를 중첩적으로 수행하기도 하였고, 두 법인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기도 하는 등 물적 기반을 상당 부분 공유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C는 프로그램 제작 및 이에 따른 제작비 등을 방송사로부터 제공받는 것을 주 업무 및 수입원으로 하는 반면, B는 소속 연예인들을 관리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여 연예인들의 출연료 및 광고 수입료 등이 수입원의 전부였으므로, 두 법인의 목적이나 활동은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두 법인의 공통의 임원진들에 의하여 운영되고 물적 기반까지 공유하였던 것은 피고인이 먼저 C를 설립한 뒤 완전자회사인 B를 설립하고 이를 함께 운영하였기 때문이지, 두 법인의 운영이 반드시 위와 같은 형태로 이루어져야만 할 사업목적상의 필요성이 있지는 않다. 두 법인이 완전히 분리되어 운영되더라도 C는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을 통해, B는 소속연예인들의 관리를 통해 각각의 수익을 창출하면서 별개의 지위에서 존속할 수 있고, 이와 같은 프로그램 제작사와 연예인 소속사의 분리가 방송업계에서 그리 이례적인 형태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위 두 법인은 형식적으로는 물론이고 실질적으로도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분리된 법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그 관계가 마치'실질적으로 1개의 법인 내 두 개의 영업부문이 존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경영 지표에 의하더라도 두 법인이 서로 별개의 법인으로서 상이한 재정 상황에 처해 있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B의 경우 2016. 1. 1.부터 2016. 12.31.까지 168,945,509원의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었던 것과 달리, C는 같은 기간은 물론이고 폐업 직전까지도 계속해서 영업손실만이 발생하고 있었고,<2> 또한 C의 경우 독립된 감사인인 M회계법인이 2017. 12. 31. 기준 감사보고서에서부터 2019. 12. 31. 기준감사보고서에서까지 반복적으로 당기순손실 및 유동부채의 유동자산 초과 정도를 지적하면서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두 법인간 관계에서 C가 주로 영업 부진으로 인한 경영상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에 있었고, 다
수의 유명 연예인들이 소속되어 있던 B의 경우에는 특별한 경영상 대책이 요구되지 않고 소속 연예인들의 관리 업무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와 같이 두 법인의 이익 창출 방식이나 법인의 재정적 안정성에 있어서 큰 차이가 존재하였고, C의 입장에서는 완전 자회사인 B의 자금 대여가 절실했던 반면, B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자금 대여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분명치 않았던 상황이었다.
나아가 두 법인이 공동의 이익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과는 달리 C의 이익이 사실상 B 소속 연예인들의 저명성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B에 소속된 연예인들은 이미 상당한 저명성을 확보한 예능인들로서, 이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함으로써 C에서 제작한 프로그램들이 받을 수 있는 후광효과는 쉽게 예측되나, 반대로 C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에 B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하게 됨으로써 B가 얻는 이익이 연예인들이 다른 제작사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에 출연할 경우와 비교하여 분명한 우위에 있다고 쉽게 예측되지는 않는다(무엇보다 B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방송에서 C 제작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양 법인 사이의 긴밀한 의존관계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C가 B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왔음에도 장기간에 걸쳐 경영상의 위기를 겪었음을 고려하면 B와 분리될 경우 C의 존폐는 더욱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한 반면, B의 경우에는 그 영업 활동인 연예인들의 수익 창출이 C의 프로그램 제작 · 공급에 대한 본질적인 의존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결국 B에서 C로 자금을 이체하여 사용한 것은 C의 이익을 위한 행동일 뿐이고, C의 경영 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하는 자금 이체 행위가 곧바로 B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대여금 명목 송금의 경위 및 방식
B로부터 C로의 자금 이동은 대여금 명목으로 이루어졌는데, 이에 관하여는 외부 감사 대비용으로 '대여기간 1년, 이자율 6%'정도로 기재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가 일부 작성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고 실제로는 단순한 회계처리에 의하여만 자금이 이동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성된 소비대차계약서들 역시 통상적인 차용증과 같이 대여금의 증명용도나 지급보증 등을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니라 자금집행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사후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해 보인다.
또한, C는 B로부터 송금받은 금원을 일부 상환하면서도, 원금 상환 외에 이자를 지급한 적은 없고 이를 모두 미지급 항목으로 회계처리 하였으며, 정상적인 소비대차계약이라면 설정되었을 담보 등도 제공하지 않았다. C가 원금을 상환하는 경우에도 대여기간에 임박하여 상환한다거나 특정일을 지정하여 일괄적으로 상환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자금 상황에 여유가 있을 때마다 비정기적이고 비규칙적으로 상환하는 경향성이 관찰된다. 이러한 자금 이동의 모습은 법인 간의 통상적인 금전 대여라기보다 완전모회사의 임의적인 금전 혼융 내지 금전 유용에 가까워 보인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B의 자금 집행에 대한 의사결정은 임원진들의 주간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실질적으로 피고인 및 F을 비롯하여 법인의 실무를 직접 담당하는 자들이 하는 간략한 사후보고 내지 대표이사에 의한 지침하달의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 소집절차, 안건의 상정, 성문화된 의결과정이나 지침을 가지고 진행된 것은 아니므로, 이를 주식회사의 의사결정 기관인 이사회의 결정에 의한 것과 동일한 성격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실제로 위 대여금 지출 결의의 경우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소집 · 개최가 없었고, 단지 사후적으로 이사회 결의가 있었음을 나타내기 위한 방편으로써 위와 같은 주간회의의 내용이 이사회 의사록에 기록되었을 뿐이었다고 보인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B에서의 자금이동이 B의 고유한 경영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에 대해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횡령죄의 성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도 못한다.
아울러 위와 같은 자금이동이 모두 C의 1대 주주인 K에 보고되었다는 사정및 그와 같은 의사결정이 B의 완전모회사인 C 주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정도 횡령죄의 성립 여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법률상 권리의무의 주체로서의 법인격을 갖춘 영리법인은 이윤의 귀속주체로서의 주주와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B의 자금을 활용하여 C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B의 100% 주주인 C의 주주들 의사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자금 이체로 인하여 B의 자금이 부족하게 됨에 따라 소속 연예인들이나 소속 직원들이 약속된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 이상, 실질적으로 지출 법인인 B에는 자금이 이동함에 따른 손해가 그대로 발생하고 만 것이다.
횡령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
피고인은 C가 B의 완전모회사라는 이유로 만연히 대여의 형태를 빌려 자금을 송금하였고, 자금에 여유가 있을 경우 이를 원금 상환의 형식으로 일부 반환하였을 뿐 B로부터 이동한 자금을 제대로 회복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를 세운 바가 없다. 피고인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처럼 C의 경영실적 악화와 자금 경색이 있었고 B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사용하였음에도 그러한 상황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던 상황이라면, 특별한 변제계획이나 대책 없이 약 14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송금하는 행위는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에 기인한 것이라고 넉넉히 평가할 수 있다.
물론 C에서도 B로 자금이 이체됨에 따라 실질적인 차액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140억여 원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위와 같은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에 기인한 횡령행위가 발생한 이상 그 이후에 일부 자금이 반환되었다는 사정은 횡령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위와 같은 자금 이동은 C의 경영상 위기 극복을 위한 것으로서 C를 위한 경영상 판단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있을지언정, 그 결과로 B의 자금마저 함께 부족해져 끝내 소속 연예인들과 직원들에게도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B의 손실을 초래한 이상, 피고인의 행위가 B를 위한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으로서 면책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도 없다.
공소사실 제2항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회사 운영자나 대표 등이 그 내부 절차를 거쳐 고문 등을 위촉하고 급여를 지급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이 고문 등을 위촉할 필요성이나 정당성이 명백히 결여되거나 그 지급되는 급여가 합리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고문 등으로 위촉된 자의 업무수행능력뿐만 아니라, 고문 등의 위촉 경위와 동기, 고문 등으로 위촉된 자와 회사 사이의 관계, 그가 회사 발전에 기여한 내용 및 정도, 고문 등으로 위촉되어 담당하기로 한 업무의 내용 및 중요성, 회사 규모와 당시의 경제적 상황, 고문 등의 위촉으로 인하여 회사가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 무형의 이익, 관련 업계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도484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G, H가 실제로 고문의 지위에 있었음을 보여줄 만한 계약서 등의 서류는 물론이고 이들의 실제 고문 업무 수행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도 제출하지 못한 점, ② 재무이사의 지위에 있던 F은 물론 J의 경우에도 피고인과의 관계가 악화되기 이전까지는 피고인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B의 업무를 파악하고 있었던 사람인데, 이들 역시 G, H가 수행한 고문 업무의 실체에 대해서 정확히 진술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관련 내용들 역시 피고인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 정도에 불과한 점, ③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G, H가 수행한 고문 업무가 실제로 일부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는 근본적으로 B보다는 C의 영업 실적을 위한 행위라고 보일 뿐이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B가 C의 영업 실적에 본질적인 의존관계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고문 업무의 대가를 B가 지급할 별다른 합리적인 이유도 없는 점(실제로 F은 위 고문료가 원래는 C에서 지출되다가 나중에는 돈이 부족하여 B에서 지출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등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G, H에게 B의 자금 25,555,500원을 고문료 명목으로 송금한 행위는 횡령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이에 대한 횡령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함이 타당하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 20년
양형기준의 미적용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피고인은 C와 B를 설립하여 운영하면서 C가 B의 완전모회사에 해당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B의 자금을 만연히 C에 이체하고 이를 C의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약 4년 8개월 동안 140억 원이 넘는 B 자금을 횡령하였고, 실질적 업무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B 자금을 일부 지급하여 횡령하였다. 이와 같은 범행의 경위, 수법, 기간, 피해 규모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자금이 부족하게 된 B 소속 연예인 및 직원들은 임금 및 퇴직금을 제 기간에 수령하지 못하였고, 일부는 아직까지도 정당한 급여 등을 모두 수령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지속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B 소속 연예인 및 직원들에게 손해가 발생한 사실에 대해서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B와 C가 서로 별개의 법인에 해당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설립 당시부터 실제 운영방식은 물론 회계관리에 있어서도 뚜렷한 구분 없이 어느 정도의 연관관계가 있었던 것 역시 사실이고, 피고인은 C의 경영 위기 극복을 통해 B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 하에 B의 자금을 활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인이 B의 자금을 C의 운영을 위한 용도 외에 다른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정황은 기록상 발견되지 않는다. 피고인은 C의 경영 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개인 및 가족들의 재산까지 상당 부분 출연함으로써 채무 상환 및 직원들의 급여 지급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범행 기간 동안 C에서 B로 이체된 자금의 규모 역시 상당하여 실제 피해의 규모는 판시 범죄사실 기재 피해액보다는 현저히 적은 금액이다(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계정별원장을 기준으로 한 대여금 차액은 약 10억 원 정도이다).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판시 전과와 동시에 판결을 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이 고려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배성중(재판장) 오민관 최오미
각주1) 검사는 당초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전부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포괄일죄로 기소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각 범행의 피해자가동일하고 범행기간이 일부 겹치기는 하지만, 자금의 이체 경위나 방법, 회계처리 명목, 송금 상대방이 서로 다른점을 고려하면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범행과 제2항 기재 범행 사이에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범행방법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각 범행이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범죄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죄수에 관한 법률적 평가만을 달리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 할 수는 없으므로,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위 각 범행을 실체적 경합범으로 인정한다.
각주2) C의 경우 재무제표상 2016. 12. 31.기준 영업손실 762,403원, 2017. 12. 31.기준 영업손실 1,857,192원, 2018. 12. 31.기준 영업손실 1,244,224원, 2019. 12. 31.기준 영업손실 548,819원이 각 확인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