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2년에 처한다.
피고인 B는 무죄.
피고인 B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피고인 A)
피고인은 2016. 12. 12.부터 2017. 5. 23.까지 식품 등 제조 및 가공업과 그와 관련된 프랜차이즈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D[주식회사 E의 변경 전 법인명으로, 이하에서는 ‘D’이라고 한다]에서 사내이사로 근무하던 사람으로, 2021. 3. 17. 대전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1. 3. 25.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B는 2017. 5. 23.부터 현재까지 위 회사에서 사내이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6. 11. 하순 일자불상경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 고개 부근에 있는 F 커피숍에서, 피해자 C에게 “주식회사 G에서 보유한 ‘H’ 프랜차이즈 사업권으로 피고인, B, I, 피해자 등 4명이 각각 투자하여 지분 25%씩 보유하는 별도의 법인인 D을 설립하고 그 회사를 동업으로 운영하자”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D의 설립 및 운영자금을 교부받더라도 이를 D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지 않고 피고인의 개인적인 채무를 변제하는 용도 등에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만 아니라 ‘H’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숙성김치 공급 업체인 주식회사 J과의 김치납품 계약도 취소된 상태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인 D의 설립 및 운영자금을 교부받더라도 D을 통한 ‘H’ 프랜차이즈 사업을 동업으로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11. 30. 피고인이 사용하는 K(L)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1억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2017. 1. 22.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6회에 걸쳐 합계 5억 원을 D을 통한 ‘H’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동업자금 명목으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합42,2022
판결선고
2024. 2. 1.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
판결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C, M, I, N, O, P, Q의 각 법정진술
R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수사보고(L 명의 KB국민은행 계좌거래내역 등 첨부), 수사보고(피의자 B 및 고소인 C 면담 결과), 수사보고(고소인 C 동업자금 5억원 소비내역 분석)
(주)G 등 등기부등본, 계좌거래 현황, 송금내역, 계좌거래내역, 계좌거래 내역서, 김치거래 내역(A), 공급계약서(김치), 인증서 1부, 국민은행(계좌번호 1 생략) 계좌거래내역 1부, 폐업사실 증명서
판시 전과: 수사보고(A의 판결문 등 첨부), 판결문(2심), 주민조회, 범죄 및 수사경력조회, 처분미상전과확인결과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포괄하여)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배상명령신청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동업제안을 한 적이 없고,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자금의 사용처에 관하여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였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2016. 11. 30. 송금받은 금액 중 2,000만 원은 피고인의 개인적 차용금에 불과하므로 편취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다.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 피해자, B, I 간 동업계약 이전의 ‘H’ 사업의 경과
S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E’을 운영하던 자이고, R는 S의 사위이며, 피고인은 2012~2013년경 ‘E’에 김치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S과 R를 알게 되었다.
S, R는 2014. 7.경 위 E의 가맹사업을 위해 음식점업,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T(이하 ‘T’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S은 다른 동업자(U)와 분쟁이 발생하자 독립하여 E 가맹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2015. 6. 3.경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V(이하 ‘V’이라 한다)을 별도로 설립하였다.
S과 V은 같은 날 아래와 같이 ‘S이 V에 E의 상표권 사용을 허락하고, H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운영관리권 일체를 양도한다’는 내용의 상표권 사용설정계약 및 가맹사업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였다.
V의 지분은 설립 당시(2015. 6. 3.경)에는 ① S 40%, ② R 30%, ③ 피고인 20%, ④ I 10%의 비율로 각 보유하였다가, 2015. 8.경에는 ① I 70%, ② R 30%의 비율로 각 보유하게 되었다.
I, S, R는 2016. 6. 1.경 아래와 같이 ‘S<1>과 R의 지분을 I에게 양도하고, H 관련 사업 영역을 분할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V은 2016. 6. 1.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으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이후 S과 R는 G의 사업에 관여하지 않게 되었다.
T는 2016. 8. 1. 주식회사 X(이하 ’X‘라 한다)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S과 R는 X를 통해 V과 별도의 H 사업을 운영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6. 1. 28. E 김치납품을 주 사업으로 하는 개인사업자(상호명: L) 등록을 하였고, 그 무렵 B는 피고인에게 2억 원을 지급하고 김치납품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1/2을 배분받기로 하였다.
피고인과 B의 피해자에 대한 동업제안
피해자는 2016. 7.경 B를 알게 되었고, 그 무렵 B를 통해 피고인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과 B는 2016. 11.경 피해자를 만나 ‘G에서 보유하고 있던 H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D이 양수하고, 피고인, B, I, 피해자가 각각 D의 지분 25%를 보유하여 D을 함께 운영하자’는 내용의 동업을 제안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업에 대한 동업자금 명목으로 피고인이 관리하던 K(L)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에 2016. 11. 30.부터 2017. 1. 22.까지 총 5억 원을 송금하였다.
피고인은 2016. 12. 12. D을 설립하고 D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D은 2017. 1. 16. 아래와 같이 G으로부터 H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이전받는 내용의 프랜차이즈 사업권 이전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사업의 진행경과
D이 설립된 2016. 12. 12.경부터 2017. 5.경까지 D의 매출이 발생하였다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7. 5.경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D의 지분 25%를 B에게 양도하였고, B가 D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B는 2017. 3.경 개인 비용을 들여 H Y점을 개설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10.경까지 ‘H’ 상호로 직영점을 개점하거나 가맹계약 등을 체결하였고, 그 중 일부는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X는 2018. 8.경 B 및 B와 가맹계약을 체결한 가맹점 등에 ‘H의 상표권 등을 침해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그 이후 상당수의 가맹점들이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업을 제안하여 동업자금을 교부받았는지 여부
우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업을 제안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사업을 제안하였고, 이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사업을 위한 동업자금을 교부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B를 통해 2016. 11.경 피고인을 처음 소개받았다. B는 피고인을 H 브랜드의 10년간 사용 허가권을 50% 보유한 L 법인의 대표라고 소개하였고, 피고인도 자신을 그와 같이 소개하면서 나머지 50% 지분은 I가 대표로 있는 G이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그 후 피고인과 B는 2016. 11. 28.경 H 프랜차이즈 사업을 G으로부터 떼어와서 별도 법인(D)을 설립하되 피고인, B, I, 피해자가 각 5억 원씩 투자하여 지분 25%씩을 갖자고 제안하였다. 그 다음날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와 M를 만나 위 사업에 대해 다시 확인해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M 역시 수사기관에서 같은 취지로 ‘피고인이 자신과 B도 똑같이 투자해서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며, 어떠한 기득권도 없이 다 같이 원점에서 시작하고 똑같이 투자하고 똑같이 수익을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대체로 일관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M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고 서로 모순되지도 않으며, 피해자가 특별히 이 부분에 관해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찾아보기 어려워 이에 관한 진술은 믿을 만하다. 나아가 피고인 스스로도 ‘네 명이 지분 25%를 보유하는 별도 법인을 만드는 것에 대해 설명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위 동업 및 투자 제안 이전인 2016. 추석 무렵 I에게 H 프랜차이즈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서 새로운 법인(D)을 만든 다음 직접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해 보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피고인의 위 제안 내용은 이 사건 사업과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피고인이 평소에 이 사건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피고인은 D을 직접 설립하고 그 설립과 동시에 사내이사로 취임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 명목으로 송금받은 돈을 단독으로 관리하고 사용하였던바, 처음부터 이 사건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게 기망행위 및 편취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 명목으로 금전을 교부받을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은 이 사업 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럼에도 피해자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은 채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업을 제안하고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을 교부받은 것이므로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금전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던 사실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동업 당사자들의 출자 관계
앞서 본 피해자와 M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 B, G이 피해자와 동일하게 5억 원을 출자할 것으로 신뢰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설령 구체적인 출자금액까지는 합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피해자가 출자한 금원에 상응하는 유·무형의 재산을 출자할 것이라는 신뢰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과 B는 이 사건 사업을 위해 금전적 출자는 전혀 하지 않았고, 기존에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평가나 그 출자 방식 등에 관한 확인도 전혀 거치지 않아 사실상 아무런 출자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G만이 ‘H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재산권으로 출자하였을 뿐이다(G이 당시 3억 원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피해자가 출자한 금원에 상응하는 재산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반거래의 경험칙에 비추어 볼 때, 동업계약의 당사자인 피해자로서는 다른 동업자가 사실상 어떠한 출자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투자한 금액과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사업구조에 관하여 미리 알았더라면, 이 사건 동업계약에 응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먼저 거액의 돈을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임이 명백해 보인다.
나아가 위와 같은 당사자들의 출자관계를 고려하면 이 사건 사업은 결국 오로지 피해자의 출자금만을 가지고 초기 사업이 진행되어야 했었던 것인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러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고지하였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가 교부한 돈도 대부분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다.
이 사건 사업의 핵심적 내용 및 사업 수행 여부
이 사건 사업은 D이 김치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운영하여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소유주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은 처음부터 D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거나 이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피해자에게 배분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인다.
피고인이 D의 사내이사로 취임한 2016. 12. 12.경부터 그 지분을 전부 양도한 2017. 5.경까지 D의 매출이 발생하였다는 자료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당시 자력이 없어 H 직영점을 개점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7. 5.경까지 D 명의로 가맹점 모집을 위한 광고조차 한 적이 없었던바, 사실상 피고인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G이 이 사건 사업 이전에 가맹계약을 체결한 가맹점들이나 B와 피해자가 추가적인 비용을 투자하여 운영한 H 직영점들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D에 귀속되지 않았고(법인인 D 명의의 계좌조차 개설된 적이 없다), 그 결과 피해자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과 관련하여 어떠한 수익금도 지급받은 적이 없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의 핵심은 김치물류(납품)사업이고, 이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었으며, 피해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김치물류(납품)사업은 피고인이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하고 있었을 뿐, D의 매출이나 수익과는 무관하다. 특히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은 K(L) 명의의 계좌로 그 수익금을 관리하며 피해자에게 임의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였을 뿐인데, 이를 두고 D이 사업을 수행한 결과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김치물류(납품)사업이 핵심 수익원이라고 보더라도, H 가맹점 등에 김치를 납품하던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 소속 O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이전부터 계속 김치대금 납입을 지연했고, 2016. 6.경 피고인과 협력관계에 있던 Z가 더 이상 피고인과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2016. 9.경부터는 피고인과 완전히 계약을 종료하고, 김치거래를 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B 역시 ‘피고인으로부터 피고인이 J김치공장에서 3억 원 상당의 김치를 미리 사 놓았으므로 피해자가 지급한 5억 원 중 3억 원은 피고인이 받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J김치공장에서 김치납품대금을 보내달라고 압박을 하여 2017. 5.경 직원을 통해 재고를 파악해보니, 피고인의 약속과 달리 재고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그 때 피고인이 빌면서 피고인의 D 지분 25%를 넘겨주겠다고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던바, 위와 같은 진술 내용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이 사건 동업 시작 전인 2016. 9.경부터 주거래처인 J의 신뢰를 잃은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D의 설립 이후에도 김치납품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김치재고를 실질적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태였다고 보인다.
피고인과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J에서 H 가맹점 등에 김치를 지속적으로 납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B가 뒤늦게 수습한 결과이거나 제3자가 대금을 지급하여 생산한 김치를 피고인이 가져간 결과로 보일 뿐, 피고인이 김치물류(납품)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한 결과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동업자금의 사용내역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의 사용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데, 대부분 이 사건 사업 수행과는 무관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피고인이 위 동업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더라도 이 사건 사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 내지 자금을 별다른 문제없이 조달할 수 있을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오히려 이 사건 사업의 수행을 위한 자금은 사실상 피해자가 송금한 돈이 유일하였던 점이나, 피해자의 돈이 들어오기 전의 피고인 관리 계좌의 잔고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업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돈을 다른 목적으로 임의 사용함으로써 발생한 자금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가 투자한 5억 원 중 2억 원은 G이 보유하고 있던 H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권에 대한 양수대금으로, 3억 원은 피고인과 B가 보유하고 있던 김치물류사업권의 지분 33.3%를 피해자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이라고 사전에 설명하였고, 피해자도 이에 동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맹사업권 양수대금이나 김치물류사업권의 양수대금은 그 산정근거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채 양도·양수계약의 당사자도 아닌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결국 피해자의 자금만을 이용하여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권과 김치물류사업권을 양수한다는 것인데, 피해자가 직접 이를 양수하지 않고 굳이 피고인, B와 함께 D을 설립하여 그 중 25%의 지분만을 보유한다는 것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G(I)이나 B에게 가맹사업권 내지 김치물류사업권 양수대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상당수의 금전거래내역은 제3자에 대한 이체내역으로 확인된다. 피고인은 제3자를 통해 G(I) 및 B에게 지급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
한편,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I나 P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이 사건 사업과는 무관하게 개인채무를 변제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위와 같은 증인들의 법정진술보다 피고인의 진술의 신빙성이 더 높다고 볼 뚜렷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 이전부터 상당한 규모의 채무를 갖고 있었던 점이나, 다수의 사람들과 복잡한 채권·채무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기존채무 변제 등 개인적 용도로 소비한 것으로 상당히 의심된다.
설령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투자한 돈은 D의 자본으로 쓰이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업의 준비단계에서만 전액 소비된 것이므로, 김치납품이나 가맹점 모집광고 등 이 사건 사업의 실질적인 수행에 필요한 자금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고, 추가 자금 확보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사업의 정상적인 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도 이를 예상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동업자금 명목으로 편취한 액수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6. 11. 30. 피해자가 송금한 1억 2,000만 원 중 2,000만 원은 개인적인 차용금이므로, 동업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금액은 합계 4억 8,000만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비록 피해자가 2016. 11. 30. 송금하면서 2,000만 원 송금내역에 ‘A형차용’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사업의 동업자금으로 총 5억 원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피고인 역시 ‘피해자가 투자한 5억 원 중 2억 원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권의 양수대금, 3억 원은 김치물류사업권의 지분 양수대금’이라며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을 위해 투자한 금액이 5억 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설사 피고인의 주장대로 2,000만 원이 처음에는 차용금 명목이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2,000만 원을 변제하였다거나 피해자가 변제를 독촉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 이상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는 위 2,000만 원을 사실상 동업자금으로 보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이는바, 피고인이 동업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금액은 5억 원으로 봄이 상당하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개월∼1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함께 운영하자는 명목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5억 원을 편취한 것으로, 범행의 경위와 방법, 피해규모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 특히 이 사건 사기 피해액이 5억 원에 이르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오랜 기간 상당한 경제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현재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이전에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돈 중 일부는 수익금 명목으로 다시 반환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도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일정 금액을 형사공탁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경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피고인 B)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A가 피해자로부터 2016. 11. 30.경 A가 사용하는 K(L)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1억 2,000만 원을, 2016. 12. 3.경 1억 원을, 2016. 12. 8.경 1억 원을 각 송금받는 등 계속하여 D을 통한 ‘H’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동업자금 명목으로 합계 5억 원 상당을 송금받는 과정에 대해 알고 있었다. 가. 피고인은 2016. 12. 8.경 장소 불상지에서, A가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D을 통한 ‘H’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동업자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송금받은 사실을 알고 위 A에게 전화하여 “피해자가 ‘H’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동업자금으로 송금한 자금 중 1억 원으로 2016. 9. 29.경 빌려간 1억 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여 달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다. 그 부탁을 받은 A는 같은 날 피해자로부터 동업 자금으로 교부받아 업무상 보관 중인 1억 원을 피고인 명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이체하고, 피고인은 그 무렵 이를 식당 집기 제작대금 지급 등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2017. 1. 23.경 장소 불상지에서, A가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D을 통한 ‘H’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동업자금 명목으로 2017. 1. 22.경 6,00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을 알고 위 A에게 전화하여 “2017. 1. 2.경 빌려 준 1,000만 원을 변제하고, 개인적으로 5,000만 원을 빌려 달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다. 그 부탁을 받은 A는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으로 교부받아 업무상 보관 중인 6,000만 원을 2017. 1. 23.경 피고인 명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이체하고, 피고인은 그 무렵 이를 인건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A와 공모하여 업무상 보관 중인 피해자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관련 법리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여기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어야 한다. 위탁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 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사기의 범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의 자금을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받으면 사기죄는 기수에 이르고, 범인이 피해자의 자금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여 피해자와의 어떠한 위탁관계나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후 범인이 사기이용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이 예정하고 있던 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그 인출행위는 사기의 피해자에 대하여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7도389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도 A와 함께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업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제안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역시 A가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은 것을 알고 있었던 점, 피고인은 A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A로부터 지급받아 임의로 사용하기도 하였던 점,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도 속은 것이라면서 피고인 역시 사기죄의 공범이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A와 이 사건 사기범행을 공모하였거나 적어도 A의 사기범행을 방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사기죄 공범의 성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A가 피해자의 금원을 보관하는 자로서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A와 공모하여 피해자의 돈을 횡령하였다’는 것인데, 앞서 본 법리를 기초로 살펴보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A는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동업자금 명목의 금원을 편취한 것이므로, A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은 편취금원에 해당하고, A가 편취금원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피해자와의 사이에 어떠한 위탁관계나 신임관계가 존재하여 그 금원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A가 피해자를 기망하여 받은 편취금원을 다시 피고인에게 이체하였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이 예정하고 있는 행위에 지나지 않아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워 그 편취금원을 다시 이체 받은 피고인에 대해서만 그 금원의 성격이 동업자금으로 변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A에게 횡령죄의 보관자 신분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 역시 A와 공범임을 전제로 한 피해자 재물에 대한 횡령범이 성립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 B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그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며, 피고인 B에 대한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성수(재판장) 정한영 김규희
별지
각주1) S은 2015. 8.경부터 V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으나, 사위인 R와 지분을 사실상 공유하며 2016. 6. 1.경까지 V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