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0 내지 33호증, 을 제1 내지 4, 6, 9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생활정보지 ‘H’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여 광고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 A은 2003. 1. 7.부터, 원고 B은 2004. 3. 15.부터, 원고 C는 2004. 2. 4.부터, 원고 D는 2000. 11. 1.부터, 원고 E는 2003. 6. 16.부터, 원고 F은 2003. 3. 10.부터 각 피고와 업무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은 2016. 1. 1. 피고와 사이에 각 위 업무수탁계약을 해지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의 텔레마케터로 근무하였다. 그 후 원고 A은 2020. 6. 30, 원고 B은 2020. 9. 30., 원고 C는 2020. 12. 31., 원고 D는 2020. 12. 31., 원고 E는 2020. 3. 31., 원고 F은 2021. 3. 31. 각 퇴직하였다.
피고는 2016. 1. 1.부터 원고들의 퇴직일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산정하여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이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뿐만 아니라 그 이전 업무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텔레마케터로 근무한 기간(이하 ‘위수탁계약기간’이라 한다)에도 원고들은 피고의 구체적 지휘·감독 하에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의 총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기간에 대해서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총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에서 기지급된 퇴직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이전 기간인 위수탁계약기간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위수탁계약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수탁계약기간에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수탁계약기간에도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위수탁계약기간 원고들의 업무는 광고를 할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가 발행하는 간행물에 실릴 광고를 판매하는 것인데, 광고상품별로 텔레마케터의 수수료 비율이 달랐고, 피고가 상품의 최저 판매가를 정하긴 하지만 원고들은 자신들의 역량에 따라 소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어떤 광고상품을 어떤 고객에게 판매할지 스스로 결정하였다.
피고가 종종 원고들에게 휴면고객 리스트를 배부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를 원고들에게 할당하거나 원고들이 이를 활용하는지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원고들은 각자 영업대상 고객 리스트를 작성하여 이를 활용하거나 스스로 경쟁지에 광고를 게재한 업체의 연락처를 직접 확보하는 등으로 영업대상 고객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였고, 이를 피고와 공유한 바는 없으며, 피고로부터 영업방법이나 영업멘트에 관한 교육을 받은 바 없다. 원고들은 기본급 없이 각자 피고로부터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원고들이 2016. 1.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부터는 기본급, 성과수당 및 수당을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위수탁계약기간 동안 실적에 따른 수수료 외에 근무일 1일당 약 1만 원의 업무촉진수수료를 지급받았는데, 이는 오로지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원고들에게 출근을 강제할 수 없는 반면, 원고들이 출근을 하여야 수익이 발생하는 피고로서는 근태관리 대신 원고들에게 출근을 독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업무촉진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들이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2016. 1. 1. 이후로 위 업무촉진수수료는 지급되지 않았고, 원고들에 대하여 지문인식을 통한 출퇴근 관리가 이루어졌으며 근태 결과는 인사평가에 반영되었다. 그 외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 휴가가 부여되고, 취업규칙상 병가 규정이 적용되었으며, 인사규정에 따른 승진제도와 복리후생 제도가 적용되었다.
원고들은 위수탁계약기간 일정한 시간에 출ㆍ퇴근을 하여 피고가 마련한 장소에서 피고가 제공한 설비를 이용해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원고들이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위 업무촉진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것 외에 피고로부터 받는 불이익은 없었다. 원고들이 매월 마감일에 평소보다 늦게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마감일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실적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모자라는 금액을 채우려는 것일 뿐 피고가 야근을 강요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광고 판매는 피고뿐 아니라 원고들의 수입도 늘리는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텔레마케터들을 관리하는 TM부장을 통해 전화 횟수와 광고 판매를 늘릴 것을 요구하고, 출근하면 업무촉진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원고들에게 광고 판매를 독려하였다거나, 실적을 늘리기 위해 휴면 고객 리스트를 배부하였다거나, 신상품이 출시되거나 공지사항이 있는 경우,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경우 등 광고 판매를 위해 공유해야 할 사항이 있을 때 TM부장을 통해 모임을 소집하거나 원고들의 실적을 집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들이 피고에게 종속되어 관리ㆍ감독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원고들은 위수탁계약기간에는 4대 보험 가입이 되지 않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나, 2016. 1. 1.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는 4대 보험에 가입되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사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