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실내건축 및 건축마무리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여러 명의 공사작업자들을 대동하고 실제 공사 작업을 하는 팀장으로서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주식회사 C(이하 ‘C’)은 2022년 경에 서울 중구 D에 위치한 E건물 9층 F 사무실의 인테리어 공사를 도급받았다.
C은 그 무렵 위 인테리어공사 중 경량공사를 원고에게 하도급주었다.
원고는 2022. 10월경 피고에게 원고가 하도급받은 경량공사를 재하도급주었고, 이에 원고는 2022. 10. 22.부터 2022. 12. 1.까지 작업자 7명을 데리고 경량공사를 하였고 그 무렵 그 공사를 마쳤다.
원고는 2022. 10. 22.부터 같은 달 26.까지의 공사대금으로 968만원(1품당 22만원으로 계산해서 44품에 해당하는 대금액)을 청구하였는데, 원고는 2022. 11. 14. 원고에게 9,361,060원을 송금하였다.
피고는 2022. 12월 초에 원고에게 잔여 공사대금으로 3,049만원(1품당 22만원으로 계산한 137품에 해당하는 금액 3,014만원에 주차비 35만원을 더한 금액)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2022. 12월 중순까지 잔여 공사대금의 감액을 요구하고 지급을 미루면서 피고에게, 위 경량공사의 재하도급 대금에 관해서 수급인인 C에게 누설하면 피고가 받은 재하도급 공사대금의 2배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의 작성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여러 명의 공사작업자들을 대동하고 실제 공사 작업을 하는 팀장으로서 팀원들인 여러 공사작업자들에게 적시에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면 공사작업자들의 신뢰를 잃게 되고 그럴 경우 공사 작업 팀장으로서의 업무를 방해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피고가 공사작업자들에게 적시에 수당을 지급하지 못해서 공사작업자들이 노동위원회에 임금미지급으로 신고하게 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피고는 2022. 12. 11. 원고가 요구하는 대로 원고에게 ‘재하도급 공사대금 정산에 관해서 C에게 그 내용을 노출하지 않고, 원고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중청구를 하지 않는다. 이를 어길 시에는 지급받은 금액을 2배를 지급하기로 한다.’라는 내용의 각서(갑1)를 작성해 주었다.
원고는 2022. 12. 14. 또 다시 피고에게 보다 상세하게 내용을 기재한 각서의 작성을 요구하였다. 즉 원고는 그날 피고에게 카카오톡으로 ‘확인서 및 각서 정산서’라는 명칭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재하도급 공사에 관해서 모든 정산을 하였고,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받았으며 공사 전체에 관하여 종결되었음을 확인 각서합니다. 정산내역 및 금액 그리고 기타 등등에 관하여 C에게 발설 노출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어길 경우 지급받은 금액의 2배를 원고에게 지급할 것을 확인 각서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해서 보내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받은 내용과 같은 내용의 ‘확인서 및 각서 정산서’(갑2)를 작성해서 원고에게 보내 주었다.
이에 원고는 2022. 12. 15. 피고에게 재하도급 잔여 공사대금으로 피고가 청구하는 금액(3,049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 적게 산정한 19,846,060원을 송금하였다. 원고가 정산한 내용에서 피고가 청구하는 내용보다 품수에서 상당수를 공제하였고, 야간시공의 1품을 22만원이 아니라 20만원으로 계산하였기 때문이다.
원고는 2023. 2. 9. C과 사이에서 원고가 하도급받은 경량공사에 관해서 공사대금을 6,380만원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4 내지 6, 11, 12 내지 19, 을3 내지 6의 각 기재, 변론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청구 내용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서 재하도급받은 경량공사대금의 정산에 관한 내용을 C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하였고, 만약 피고가 이를 누설하는 경우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재하도급 공사대금의 2배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C의 담당자에게 재하도급 공사대금의 정산에 관한 내용을 누설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지급한 재하도급 공사대금의 2배인 71,72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갑1의 각서, 갑2의 확인서 및 각서 정산서에서 정한 위약벌 약정은 원고가 피고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한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이므로 민법 제104조에 따라서 무효이다.
판단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피해 당사자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고 상대방 당사자가 그와 같은 피해 당사자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폭리행위의 악의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서 ‘궁박’이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고, 당사자가 궁박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신분과 상호관계, 피해 당사자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계약의 체결을 둘러싼 협상과정 및 거래를 통한 피해 당사자의 이익, 피해 당사자가 그 거래를 통해 추구하고자 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른 적절한 대안의 존재 여부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은 단순히 시가와의 차액 또는 시가와의 배율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개별적 사안에 있어서 일반인의 사회통념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그 판단에 있어서는 피해 당사자의 궁박·경솔·무경험의 정도가 아울러 고려되어야 하고, 당사자의 주관적 가치가 아닌 거래상의 객관적 가치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이 사건에 관해서 보건대,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은 피고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인 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약정한 재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이익밖에 없다는 점, 실제 원고는 피고가 청구하는 공사대금의 상당한 부분을 감액해서 지급하였다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급부와 반대급분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앞에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여러 명의 공사작업자를 대동하고 노무도급을 제공하는 팀장급의 작업자로서 원고로부터 적시에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면 장래에 동종 업무에 종사하기에 현저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 당연하다고 할 것이므로 궁박한 상황에 있었다고 하겠다. 원고는 상당한 기간 공사업에 종사함으로써 노무도급을 제공하는 팀장급의 작업자가 적시에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면 위의 궁박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노무도급을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도급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위약예정의 금지에 관한 내용을 유추하면 근로자에 해당하는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위약벌 약정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겠다. 따라서 갑1의 각서, 갑2의 확인서 및 각서 정산서에서 정한 위약벌 약정은 무효라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결론
위와 같으므로 갑1의 각서, 갑2의 확인서 및 각서 정산서에서 정한 위약벌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해서는 위 위약벌 약정의 경위와 이 사건 소송의 경과 등을 참작해서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정한다.
판사 이균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