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8. 13. 선고 2023가합36100 판결

2023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2.

본소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전국에 지점을 두고 보험업법 및 관계 법령에 따라 보험업, 자산운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다.

나.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FC<1>용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탁계약형 지점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2. 7. 1. 무렵 위 업무를 종료하였다.

다.

피고가 2019년 원고와 같은 위탁계약형 지점장들에 대하여 정한 보험영업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은 위탁계약형 지점장과 피고의 계약 관계 등을 정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제41, 42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 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위촉계약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 원고는 정규직 지점장과 동일하게 피고의 구체적 지휘 · 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지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직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99,653,50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다298775,29878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증인 C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당사자 사이의 계약 관계

원고는 피고와 FC용 위촉계약인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위탁계약형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위촉계약은 원고의 신분을 '독립사업자로서의 설계사'라고정하며, 실적에 따른 성적제도에 의거하여 수수료를 지급받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지침 또한 이 사건 위촉계약과 동일한 취지에서 원고와 같은 위탁계약형 지점장은 계약기간 중 실적에 따라 사업수수료를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으며, 독립계약자로서의 신분을 갖기 때문에 피고와의 고용관계나 근로관계는 부정됨을 명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위촉계약 및 지침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독립된 사업자의 신분에서 피고로부터 지점 경영에 대한 업무를 위탁받아 성과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관계를 규정하였으며, 그 외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라고 볼 만한 관련 조항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2)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 · 감독 여부

가)

원고와 같은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주된 업무는 보험모집업무 및 담당 보험설계사의 보험모집활동 지도 · 지원, 담당 지점 소관 보험계약에 대한 유지 관리, 보험계약자 등 고객의 보험계약 등 재무설계관련 사항에 대한 상담, 담당 점포 운영계획의 수립 및 시행 등이다. 이처럼 위탁계약형 지점장은 관계 법령, 감독 규정, 피고 내부정책 및 지침의 범위 내에서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되, 그 재량에 따라 자율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가 위탁계약형 지점장인 원고에게 실적 통보, 지점장들로 구성된 카카오톡단체 대화방 초대, 교육 실시 등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 소속 정규직 지점장들을 구분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업무내용을 정하고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피고가 위탁계약형 지점장을 포함한 지점장들에게 실적, 가동률 및 활동 현황을 제시하고 지점장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하여 피고 내부 현안을 나누며 업무를 독려한 것은 추상적 · 일반적 공지 또는 통보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피고가 위 행위를 통해 원고의 업무에 대한 실질적 지휘 · 감독을 이어왔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특히, 일반적인 민법상의 위임계약에 있어서도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 사무처리에 관하여 위임인의 지시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하므로, 원고에게 영업 목표를 제시하거나 영업 방침을 알려준 것이 민법상 위임계약의 본지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또한, 피고가 위탁계약형 지점장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회의, 세미나 및 교육과정 등은 보험 상품에 대해 학습하고 영업 노하우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고,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및 성격에 비추어 피고는 위와 같은 교육을 수시로 실시할 필요성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는 보험업을 영위함에 있어 관계법령에 따른 규제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감독기관의 규제를 받는데, 위탁계약형 지점장인 원고도 동일한 규제사항을 준수하고 보험설계사 등을 관리 · 감독할 의무가 있었다.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를 대상으로 이러한 준수사항 내지 지시사항을 교육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 소속 정규직 지점장과 일괄적으로 교육이 실시되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사용자의 지위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

아울러 피고가 실적이 부진한 위탁계약형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전보나 해촉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였다거나, 근태 등을 이유로 징계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증거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피고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위탁계약형 지점장들에게 계약기간 중 보험수임업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기 때문에 그 보수를 결정함에 있어 피고의 주관적 평가나 재량이 개입된 여지가 현저히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3)

근무시간 등 업무수행의 형태와 구속력의 정도

원고와 같은 위탁계약형 지점장들에 대해서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 대신 별도로 마련된 이 사건 위촉계약 및 지침이 적용되었다. 이 사건 위촉계약 및 지침은 이들에 대한 업무의 범위를 정하고 그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며, 그 외 피고가 이들에 대하여 근로시간을 정하거나 출퇴근시간을 관리하였다는 사정이나, 이를 통하여 근태관리를 하거나 수수료를 감액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비록 원고가 지점장으로서 근무하여야 했던 지점이 피고의 결정에 의하여 정해졌다고 할지라도, 이는 위탁계약형 지점장에게 특정 지점의 장으로서의 업무를 위탁하는 특성상 당연히 전제되는 것이며 해당 지점 이외의 장소에서도 영업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허용되었던 이상, 피고가 사용자로서 이를 구속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4)

원고의 독립한 사업 영위 여부 및 위험부담 여부

이 사건 지침에 의하면 위탁계약형 지점장은 담당 지점의 운영계획, 영업 관련 효율 향상 대책 수립 · 시행 등 특정 지점에 대한 관리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필요에 따라 보조인력을 고용하는 등의 행위가 허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탁계약형지점장은 자신이 고용한 보조인력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였고, 이들 사이의 권리 · 의무 관계에 있어 피고는 배제되었다. 증인 C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위탁계약형지점장이었던 C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의 30% 이상을 리크루팅, 영업 비용 등으로 지출하였다. 그렇다면 원고는 위탁계약형 지점장으로서 보조인력 등을 자신의 책임 하에 고용하여 독립성이 있는 지점 사업을 영위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의 창출이나 손실의 초래 등과 같은 위험 부담도 본인이 지급받은 수수료에 반영됨으로써 스스로가 부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5)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의 성격

위탁계약형 지점장들에 대하여는 피고 소속 근로자와 같이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고, 이들은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그렇다면 각 위탁계약형 지점장들이 지급받게 되는 수수료의 액수는 매번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들 사이에서도 지점 별로 큰 격차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에 대하여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는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에게 지급된 수수료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적 성격을 가진 임금이 아닌 실적에 대한 보상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예비적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의 본소 청구가 인용되는 것을 조건으로,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서 부담하여야 하는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액과 사업소득으로 보아 이미 원천징수된 세액의 차액에 관하여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하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의 본소청구를 배척하는 이상 피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아울러 예비적 반소는 본소 청구 기각판결이 확정되면 해제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소송의 계속이 소급적으로 소멸하는데, 이러한 예비적 반소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않고 끝난 경우에 해당하므로 당시의 소송계속 법원은 본안재판에서 반소비용에 관해 판단할 필요가 없는바(대법원 2018. 4. 6.자 2017마6406 결정 참조), 예비적 반소로 인한 소송비용의 부담에 대해서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오미 이승은

각주1) Financial Consultat를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