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복합운송 주선업, 화물운송 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화주로부터 물류주선 의뢰를 받아 운송사와의 운송계약 체결이나 통관업무 기타 수하인이 물건을 받을 때까지 필요한 일체의 업무를 대행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여 왔다.
피고는 ‘C’, ‘D’이라는 상호의 각 운송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H는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물류주선 주문을 수주하는 영업 및 자신이 수주한 주문에 대한 운송주선, 통관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5. 5. 11. 원고와 ‘영업사원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0. 6.경까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이 발생시킨 수익의 60% 내지 70%를 분배받았다.
원고는 2016. 6. 7.경부터 2020. 6. 30.경까지 C 관련 총 28회의 운송료 명목으로 합계 76,450,000원(1회 2,200,000원, 27회 회당 2,750,000원)을 피고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원고는 2017. 11. 30경부터 2020. 5.경까지 D 관련 총 23회의 운송료 명목으로 합계 63,250,000원(회당 2,750,000원)을 피고 또는 피고의 배우자 F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2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G중앙회 및 IBK기업은행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피고는 H와 공모하여 피고가 실제로 운송 용역을 제공한 사실이 없음에도 거래명세표 등을 허위로 작성하여 원고로 하여금 운송료 명목의 대금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피고가 수령한 운송대금 상당액 중 부가가치세 상당액 및 H에 대한 실적급여 지급 의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인 49,8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피고는 원고 명의로 운송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 H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아 실제 운송을 진행하였으므로 허위로 운송료를 수령한 것이 아니다.
판단
관련 법리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해당 행위의 위법성, 고의·과실과 손해 및 그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21192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32호증, 을 제1, 5, 7, 13,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한 각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허위의 운송료를 청구하여 제1의 라와 마항 기재 운송료를 수령한 것이어서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다거나 피고의 불법행위에 기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H 사이에 체결된 일종의 실적제 계약인 제1의 다항 기재 ‘영업사원계약’의 내용(H가 수주하여 온 운송계약에 관하여는 H와 원고가 일정 비율에 따라 이익을 분배하고, 원고 직원에 의해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도 각 50%씩 손실을 부담하며, H가 퇴사하게 되는 경우 H가 수주한 거래처는 H가 계속하여 거래한다) 및 H가 원고의 대표이사 여승호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 진정한 사건에서 H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의견으로 종결 처리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는 단순히 원고에게 종속된 근로자나 직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자기의 비용과 책임 하에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H를 피고 등에게 허위의 운송료를 지급하였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하 ‘이 사건 고소사건’이라 한다)에서, 사법경찰관은 2021. 6. 10. C, D과의 물류용역계약서, 운송내역 및 이메일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운송을 하지 않고 대금을 지급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증거가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검사도 2022. 2. 4.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을 제1호증).
또한 원고는 H가 행사할 목적으로 C, D과 원고 사이의 운송에 관한 ‘물류 용역계약서’를 위조하였다는 이유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사법경찰관은 2021. 10. 15. ‘명의인인 원고의 승낙·위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범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혐의없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을 제7호증).
앞서 본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게 운송료로 대략 매월 2,750,000원의 정액을 지급하였고, 피고가 H에게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의 약 85% 정도를 일정하게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가 실제로 운송용역을 제공하지 않고도 원고로부터 운송료를 지급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H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실제로는 자신의 책임과 비용을 들여 계약을 수주하고 실적의 일정 비율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영업사원의 지위에 있었다.
피고와 H 사이에 운송료에 대한 별도의 정산이나 거래관계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고가 의뢰받은 운송용역이 양산에서 울산까지 정기적으로 물류를 운송하는 것이어서 운송료가 일정하게 책정되었고, H에게 지급한 금원은 인센티브로 제공한 것’이라는 피고의 설명이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각 화주들에게 문의한 결과 C, D에 대한 각 거래명세표의 기재 내용에 따른 화물운송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실제로 운송용역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실제로 운송용역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운송주선 업무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볼 수 있는 H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운송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H는 이 사건 고소사건에서 ‘실제로 물류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화물운송을 하였으며, 운송 후에 일괄적으로 거래명세표를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거래와 거래명세표에 기재된 운송지역 등이 차이가 나지만 매입비용은 실제와 같이 정확히 반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위 각 거래명세표는 매입계산서(갑 제4, 5호증) 및 배차내역서(을 제2, 3호증)나 실제 운행내역과 다른 내용으로 작성될 가능성이 있고, 피고가 H와 공모하여 위 서류들을 작성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는 피고가 아닌 I가 실제 운송업무를 전담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제15 내지 제18호증, 제25 내지 제3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I가 실제 운송업무를 전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가 양산에서 울산으로 화물을 운송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고소사건에서 I는 ‘원고의 의뢰에 따라 울산 등에서 양산창고로 상당 기간 운송을 하였으며 반대 방향(양산 창고에서 울산까지)으로 운행한 사실이 없다’, 피고는 ‘H로부터 원고의 명의로 의뢰받아 2016년부터 2020년경까지 한 달에 평균 8~11건 정도 양산에서 울산으로 가는 화물을 운송하였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보관기간이 만료된 액체샘플을 양산창고에서 울산 소재 폐기물처리 업체까지 운송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원고의 직원으로 원고의 양산창고에서 근무하였던 J, K은 ‘보관기간이 만료된 액체샘플을 C, D의 운송차량에 적재해 주었으며 이후 분류되어 돌아온 액체샘플을 보관탱크에 붓는 작업을 하였다’는 취지로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바(을 제13호증의 2, 4), I, J, K 위 각 진술이 서로 모순되지 않고, 원고가 제출한 L 작성의 사실확인서(갑 제12호증)의 내용과 모순되지도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정(재판장) 차은경 장재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