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9. 5. 선고 2024가단279198 판결

주문

1.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38,709,93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2. 28.부터 2025. 9. 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그 9/10은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C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자동차 부분품 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 회사는 2021년 기준으로 주식회사 G(이하 'G'라고만 한다) 발행주식 총수의 97.3%를 보유하고 있었다.

나.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2021. 11. 1. G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2022. 3. 1. 피고 회사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위 연봉계약서에 의하여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 체결된 계약을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고 한다).

다.

이 사건 연봉계약 체결일 2022. 3. 1. 기준으로 원고의 배우자인 B은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였고, B의 아버지인 H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였다.<1>

라.

피고 회사는 2022. 12. 9. 창원지방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였다.

마.

원고는 피고 회사에 2023. 2. 1.부터 2023. 2. 13.까지 연차휴가를 신청하였다.

피고 회사는 2023. 3. 31. 원고에게 의원면직처분을 하였다.

바.

창원지방법원은 2023. 4. 18. 피고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2022회합10026호)을 내렸고, 피고들이 그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3호증, 을 제3, 4, 29, 35, 3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원고는 이 사건 연봉계약에 따라 2022. 3. 1.부터 2023. 2. 13.까지 피고 회사를 위하여 아래와 같이 업무를 수행하였다.

2)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아직 지급받지 못한 2023. 1월부터 2023. 2. 13.까지의 임금과 연말정산 환급금 6,542,100원(=임금 6,085,920원+환급금 456,1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연봉계약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상 겸직금지조항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 또한, 이 사건 연봉계약은 당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원고의 시아버지인 H이 지위를 남용하여, 원고가 실제로 일하지 아니하면서도 임금만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체결된 것이므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

이 사건 연봉계약이 유효하더라도,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며 아래와 같은 이유로 2022. 3. 1.부터 2023. 2. 13.까지 피고 회사에게 근로를 전혀 제공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으며,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 반환으로 2022. 3. 1.부터 2022. 12. 31.까지 지급된 임금 합계 40,109,9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가)

피고 회사의 근태기록상 원고의 출근 기록이 확인되지 않고,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이메일 계정이나 전자결재 시스템을 사용해 업무를 수행한 내역이 없으며, 원고가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는 '서울사무소'는 피고 회사의 사업장이 아니라 G의 사무실이고, 원고가 제출한 택시 영수증들에 따르더라도 원고는 오후 늦게 출근하고 17시 이전에 퇴근하는 등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시간을 전혀 준수하지 않았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연봉계약 체결 직후 출산을 하였는데 피고 회사에 출산휴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는 원고가 실제로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아서 굳이 출산휴가를 신청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업무 중 국제 중재사건은 형식적으로 피고 회사가 당사자가 되었을 뿐 실질적 당사자는 G이므로, 피고 회사의 업무가 아니라 G의 업무이다.

라)

L이 제시한 계획서를 검토하였다는 업무는, 원고의 가족인 H, B이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따라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하여 원고가 법적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피고 회사와 관련 없이 원고의 가족들의 사무를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

마)

원고는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에 관여한 바가 없고, 관여하였더라도 피고 회사가 아닌 회생채권자 지위를 가지고 있는 G나 H, B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다.

3)

원고의 본소 청구에 관해서, 이 사건 연봉계약은 그 종기가 2022. 12. 31.로 정해져 있으므로 계약이 종료된 이후인 2023년도 임금을 구하는 원고의 본소 청구는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연봉계약의 유효성

1)

원고가 G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에 피고 회사와 이 사건 연봉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 취업규칙 제31조 제10호에 '직원은 회사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직하거나 영리사업에 종사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 회사의 허가 없이 겸직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취업규칙에서는 이를 징계사유로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2> 이 사건 근로계약이 겸직금지조항에 의하여 무효라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연봉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지에 관해서 살피건대, 원고는 G와 근로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사이에 피고 회사와 이 사건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던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를 위하여 제공하였다는 역무의 내용도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이 사건 연봉계약 체결이 없었더라도 G와의 근로계약에 의해서 충분히 제공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회사와 G의 관계, 지배구조, 주주현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수행한 업무에 의하여 피고 회사에 일부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피고 회사와 이 사건 연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

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8, 15호증, 을 제8, 9, 11, 22, 23, 24, 25, 34, 48 내지 50, 5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기로 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2023. 1. 27.을 제외하면 피고 회사의 근태 기록상 원고가 출퇴근하였다고 기록된 내역이 전혀 존재하지 아니한다. 2023. 1. 27.의 기록도 7:17 입실 기록이 승인되지 않아, 이를 근거로 원고가 2023. 1. 27.에 7:17에 출근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원고가 제출한 택시 영수증(갑 제8호증)의 출발지와 도착지는 서울 성동구 M인데, 이는 피고 회사뿐만 아니라 G의 사무실의 주소이기도 하다. 원고가 피고 회사사무실에 출근하였다면 굳이 출퇴근내역을 남기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는 위 택시 영수증에 기재된 일자에 G 사무실에 출근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다)

원고가 위 택시 영수증에 기재된 일자에 피고 회사 사무실에 출근하였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연봉계약이나 피고 회사 취업규칙상(제40조) 출근 시간(08:00)보다 한참 뒤에 도착하였거나, 퇴근 시간(17:00)보다 훨씬 이르게 출발한 기록이 대부분이다.

라)

2023. 1월<3>에 원고가 피고 회사 사무실 출입구에 카드나 지문으로 직원임을 인증하고 출입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 회사 직원들이 출입문을 열어주어 사무실에 출근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 회사 사무실에 정상적으로 출퇴근하였는데도 한 번도 출입기록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마)

위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과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상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아니하고 소정근로일의 대부분을 결근한 것이다. 원고가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으며 피고 회사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있었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의 근무태도에 대하여 시정을 요구하거나 징계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와 같은 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

또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 회사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1)

피고 회사의 전자결재 프로그램상 원고가 업무를 수행한 내역이 없다.

(2)

원고는 피고 회사와 N 사이의 국제 중재사건의 진행에 관하여 법무법인에 질의하거나 피고 회사의 다른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등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

다.

위 중재사건은 그 당사자 중 일방이 피고 회사였으므로 피고 회사의 업무로 평가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연봉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인 2022. 1월부터 중재사건에 관하여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였고, 당시는 G와의 근로계약 기간 중이었던 점, 위 중재사건의 내용이 G와 관계되어 있는 점, 피고 회사와 G의 관계, 지배구조, 주주현황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는 2022. 1월부터 G를 위하여 위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연봉계약서 작성 이후에도 G를 위하여 위 업무를 계속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원고가 K가 제안한 주주간 계약의 변경에 대하여 검토한 사실은 인정된다.그러나 ① 위 변경 제안의 대상인 주주간 계약은 피고 회사가 아닌 H, B이 2015. 6.24. O 유한회사, P 유한회사(K는 그 투자운용사이다)와 사이에 체결한 것인 점, ② 주주간 계약의 내용<4>은 피고 회사 전체 주주들이나 직원들의 이익보다는 H과 B의 개인적인 경영권과 관련된 것인 점, ③ K는 피고 회사가 아닌 H과 B을 수신인으로 하여 변경제안서를 송부한 점, ④ H과 B은 원고의 가족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연봉계약이 없었더라도 가족으로서 위 검토 업무를 수행하려고 하였을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근거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수 없다.

(4)

원고가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L이 피고 회사에게 제시한 계약서 조건의 검토 업무도 위 주주간 계약의 변경 제안과 마찬가지로 피고 회사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H과 B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사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5)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와 관련해서는, 원고가 제출한 이메일 내역(갑 제15호

증)에 의하면 회생절차에 관해 원고가 이메일을 수신한 것과 그 제목만 확인되고 이메일의 내용은 가려져 있어, 원고가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다.

본소청구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다.

라.

반소청구에 관하여

1)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도 아닐뿐더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원고가 임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2)

을 제4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임금 명목으로 2022. 4. 11.부터 2023. 1. 10.까지(2022. 3월분부터 12월분 임금) 총 38,709,93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한편,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그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비로소 지체책임을 진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24194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된 임금의 반환을 구하는 의사가 담긴 반소장이 2023. 12. 27.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그 다음날인 2023. 12. 28.부터 발생한다.

4)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서 38,709,93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3. 12. 28.부터 원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5. 9. 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

각주1) 2021. 12. 31. 기준으로 피고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27.7%를 H이, 8.8%를 B이, 5%를 H의 배우자 I가 각 보유하고 있었다. 한편, H은 2023. 1. 11.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퇴임하였고, B은 같은 날 사내이사직에서 해임되었다.

각주2) 피고 회사 취업규칙 제31조 본문은 '각 호의 사항을 위반하였을 경우 징계조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주3) 원고는 2023. 2. 1.부터 2023. 2. 13.까지는 연차휴가를 사용한다며 연차휴가를 신청하였다.

각주4) 위 주주간 계약의 주요 내용은 G가 일정 기한까지 상장되지 못하거나 경영성과 미달성시에, 투자자인 O 유한회사, P 유한회사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H과 B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H과 B이 주식을 매수하지 못하면, 위 투자자들이 자신 명의 주식과 함께 H과B 명의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각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