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4가합34644 판결

취업규칙 무효확인

주문

1.

원고 A대학교 교수협의회의 소를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 B에게 6,536,300원 및 그중 5,333,300원에 대하여는 2024. 7. 16.부터,1,203,000원에 대하여는 2025. 6. 21.부터 각 2025. 8. 13.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 A대학교 교수협의회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대학교교수협의회가,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A대학교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다.

2)

원고 A대학교 교수협의회(이하 '원고 교수협의회'라 한다)는 A대학교에 재직 중인 교수들이 설립한 임의단체이고, 원고 B은 1991. 8. 19. A대학교에 임용되어 경제학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5. 2. 28. 정년퇴직을 한 호봉제 교수이다.

나.

이 사건 규정의 신설

1)

A대학교는 1999. 9.부터 교원임용방식을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변경하였고,2002. 1. 1. 호봉제 교원에게 적용되었던 교원인사규정의 승급 관련 규정(이하 '종전 규정'이라 한다)을 삭제하였다.

2)

한편 교원인사규정 부칙 제10조(시행일)에서 "이 개정규정은 2002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단, 2002년 1월 이전에 본교에 부임하여 재직 중인 교원에 대하여는 제8조 제2항, 제17조, 제21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의 개정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별첨의 개정 이전의 교원인사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2002. 1. 1. 이전에 임용된 호봉제 교원들에 대하여는 계속해서 종전 규정이 적용되었고,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A대학교는 2014. 8. 27. 종전 규정을 삭제하고, 아래와 같이 교원인사규정 승진 시행세칙 제14조(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를 신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호봉제를 적용받는 교원들은 매년 호봉이 정기적으로 승급되어 오다가 2014. 8.27.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되면서 연구실적 등을 충족해야 호봉이 승급되는 형태로 변경되었으므로 이 사건 규정의 신설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그 과정에서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무효이고, 원고 교수협의회에 대하여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한다.

나.

위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이 무효이므로 원고 B은 종전 규정에 따라 호봉이 정기적으로 승급되었을 경우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과 실제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 B에게 2021. 6.부터 2025. 3.까지 위 임금 차액을 계산한 결과에 따라 6,536,3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 요지

원고 교수협의회는 이 사건 규정의 제·개정에 참여할 권리가 없으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고, 이 사건 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호봉제 교원의 불안이나 위험을 해소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아니다.

나.

관련 법리

확인소송은 즉시 확정의 이익이 있는 경우, 즉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확인판결을 얻는 것이 법률상 유효·적절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대법원 1991. 6. 25. 선고 90다14058 판결,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92227 판결 등 참조).

확인의 소는 반드시 원·피고 간의 법률관계에 한하지 아니하고 원·피고의 일방과 제3자 또는 제3자 상호 간의 법률관계도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그러한 법률관계의 확인은 법률관계에 따라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피고 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다1570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 교수협의회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1)

원고 교수협의회는 A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원을 회원으로 하는 임의단체로 이 사건 규정이 직접 적용되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그 규정으로 인해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상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인 교원들의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간접적·사실적 이해관계를 가질 뿐이고, 원고 교수협의회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규정의 효력 유무가 판결에 의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그 규정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호봉제 교원들에게 미치지 않는다.

2)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한 호봉제 교원들의 법률상 이익에 대한 불안·위험을 해소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은 해당 교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규정이 효력이 없다는 확인의 소 제기 또는 이 사건 규정을 근거로 호봉 승급에서 탈락하였을 때에 호봉차액에 대한 지급 청구를 하는 것이므로 원고 교수협의회에게 이 사건 규정 자체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 교수협의회는 이 사건 규정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4.

원고 B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규정이 취업규칙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하는 것이고(대법원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은 근로관계에 직접 관련되는 임금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의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A대학교 교원들의 경우 호봉제를 적용받은 교원과 연봉제를 적용받는 교원으로 구분되고, 그중 호봉제를 적용받는 교원의 경우 봉급과 각종 수당을 합산하여 보수를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보수규정 제2조 제1항), 봉급은 본봉, 연구비, 학생지도비, 특별연구비, 보직수당으로 구성하고(보수규정 제3조 제1항), 봉급은 별도의 봉급표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보수규정 제3조 제4항). 그런데 이 사건 규정에 따라 호봉승급의 기준이 책정되었고, 그에 따라 호봉제 교원들의 봉급에 직접적인 변동을 가져오게 되므로 위 규정은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정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규정이 A대학교가 사립학교 교원의 호봉 승급 여부에 관한 재량권을 행사할 때 기준으로 적용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에 명시되는 근로조건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재량권 등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위 사항이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의 충족 여부에 따라 결과적으로 호봉이 결정되고 호봉에 따라 호봉제 교원의 봉급이 결정된다면, 이 사건 규정은 근로조건에 관한 것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피고는 피고의 이사장이 이 사건 규정 등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공소제기된 사건에서 이 사건 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점을 피고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주장한다.

피고의 이사장이 A대학교의 복무규정, 교원인사규정, 교원인사규정 시행세칙, 교원인사규정 승진시행세칙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기소된 사건(대전지방법원 2019고단1269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었고, 위 판결이 항소심(대전지방법원 2020노624), 상고심(대법원 2021도13861)을 거쳐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A대학교에 재직중인 전임교원들이 지급받는 보수체계는 호봉제를 적용받는 교원과 연봉제를 적용받는 교원으로 구분되고, 위 형사사건에서는 '연봉제 교원'에 대하여 이 사건 규정이 승진, 정년보장임용심사, 재임용과 같이 임용권자인 학교법인의 재량준칙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위 기준의 정립에 대하여 대학 교원이 스스로 관여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취업규칙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을 뿐이고, '호봉제 교원'에게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되면서 호봉 승급이 제한되어 근로조건에 변동을 가져왔다는 점에 대하여는 직접적인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위 사실만으로 이 사건 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규정의 신설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을 신설한 행위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이 사건 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A대학교 호봉제 교원들의 호봉승급에 따른 임금 상승의 기대권이 제한받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원고 B과 같이 호봉승급이 제한되어 임금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한 교원이 존재하므로 이 사건 규정의 신설은 A대학교 호봉제 교원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규정으로 승급에 필요한 최소승급점수와 필수요건을 신설한 것은 승급을 위한 기준을 명확히 하고, 그 기준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호봉제 교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① 종전 규정은 매년 1호봉씩 승급함을 원칙으로 하고(종전 규정 제21조), 예외적인 경우에만 호봉 승급에서 탈락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다가(종전 규정 제24조) 이 사건 규정으로 호봉 승급에 필요한 최소승급점수와 필요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에는 곧바로 호봉승급에서 탈락하는 것으로 변경된 점, ② 피고는 종전 규정에 의하더라도 근무성적과 본교 발전에의 기여도를 참작하여 호봉 승급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주장하나2002년부터 2014년까지 '교수 화합 및 대학 업무 비협조', '학과장 업무 소홀 및 대학 업무 비협조', '학내 소요사태 관련 경고', '연구실적 전무', '학술대회 참가 부족', '보직수행 기간 중 공금 관리 문제', '형사사건 수사' 등의 이유로 예외적인 경우에만 A대학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호봉 승급에 탈락시켰던 것으로 보이고, 근무성적과 본교 발전에의 기여도를 참작하여 매년 최저 성과를 기준으로 승급을 배제한 전례가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③ 실제 원고 B의 인사기록카드(갑 제5호증)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되기 전까지 '형사사건 수사'를 이유로 징계 중이었던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1호봉씩 정기적으로 승급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원고 B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1)

피고 주장 요지

원고 B은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된 이후 10년이 지난 2024. 7.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그동안 이 사건 규정을 호봉 승급을 위한 기준으로 받아들여 왔으며, 이 사건 규정에 따라 피고와 호봉제 교원들에 대한 승급이 반복되어 이루어져 왔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규정에 대한 무효를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으므로 원고 B의 청구는 실효의 원칙에 반하여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

2)

관련 법리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또한 강행법규를 위반한 자가 스스로 그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한다면, 이는 오히려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입법 취지를 완전히 몰각하게 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되거나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7다288757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인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가 이 사건 규정의 신설 당시 원고 B을 비롯한 호봉제 교원들로부터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 B이 이 사건 규정에 따라 호봉 승급에 탈락하였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에게 어떠한 신의를 공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규정의 신설이 강행법규 위반이라는 결과는 피고에 의해 초래된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이 무효라는 원고 B의 주장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금액

1)

살피건대, 이 사건 규정의 신설로 호봉승급이 제한된 것이 원고 B을 비롯한 호봉제 교원들에 대하여 불이익한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규정의 신설 당시 피고가 해당 교원들로부터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규정은 원고 B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원고 B이 청구하고 있는 2021. 6.부터 2025. 3.까지 종전 규정에 따를 경우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과 원고 B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는 원고들이 소장에서 이 사건 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였을 뿐 임금 차액청구를 하지 않았으므로, 임금 차액을 청구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출일인 2025. 8. 13.을 기준으로 역산하여 3년이 지난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의 존재이유는 영속된 사실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특히 의미가 있으므로 권리자가 재판상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때에는 시효중단사유가 되는 것이고, 이러한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는 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 법률관계의 확인청구가 이로부터 발생한 권리의 실현수단이 될 수 있어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 청구도 이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판결,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160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들은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이 사건 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였는데, 그에 따라 이 사건 규정이 무효로 확인될 경우 원고 B은 종전 규정에 따라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과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 상당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위 무효 확인 청구는 급여청구의 한 실현수단이 될 수 있어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고, 원고 B이 청구하고 있는 기간을 모두 인정하기로 한다.

3)

구체적인 임금액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B이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되었을 무렵인 2014. 8. 27. 26호봉에 해당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된 이후 종전 규정 제24조에서 정한 승급정지사유에 해당된 사실이 없는 이상 이 사건 임금청구기간인 2021. 6.경에는 최고 호봉인 30호봉에 해당되었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2021. 6.부터 2025. 3.까지 원고 B의 호봉이 30호봉임을 전제로 위 기간 동안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액은 별지 임금액 산정표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액 부분'과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별지 임금액 산정표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액 부분'에서 같은 표 '지급받은 임금액'을 공제한 '차액'란 기재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에 대하여 종전 규정에 의하더라도 원고 B이 최고 호봉인 30호봉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A대학교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호봉제 교원들을 매년 1호봉씩 승급하였고, 원고 B 역시 형사사건으로 인하여 징계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매년1호봉씩 승급이 이루어졌음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소결론

피고는 미지급 임금 차액으로 원고 B에게 6,536,3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원고 B은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 7. 15.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데,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해당 월의 임금을 25일에 지급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 바, 원고 B의 경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전에 발생한 임금 차액인 2021. 6.분부터 2024. 6.분까지의 청구에 관하여는 위 지연손해금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후에 발생한 임금 차액 부분에 관하여는 이를 처음으로 청구한 2025. 6.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부터만 지연손해금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6,536,300원 및 그중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전에 지급의무가 발생한 2021. 6.부터 2024. 6.까지의 임금 차액 5,333,3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 다음 날인 2024. 7. 16.부터, 나머지 1,203,000원에 대하여는 2025. 6.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인 2025. 6. 21.부터 각 이 사건 2025. 8.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5. 8.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 교수협의회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 B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지은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