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7.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3,611,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5. 2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25. 6. 6.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3,306,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행정체제의 발전과 행정제도 및 그 운영의 개선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관련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국가의 정책 수립과 행정분야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기타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2021. 8. 1. 피고와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피고의 C팀에서 근무해왔고, 2022. 6. 1.부터는 같은 팀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으며, 2024. 1. 1. 피고와 위 계약일부터 2026. 12. 31.까지 피고의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하던 중 2024. 7. 31. 해임되었다.
원고에 대한 비위혐의 신고 및 징계해임 경위
피고는 2024. 3. 13. D(이하 '피해자'라 한다)으로부터 2023. 6. 2. 점심시간 원고가 피해자와 둘만 있는 상황에서 원고가 피해자의 양팔을 와락 껴안은 상태로 지속하였고(이하 '제1 비위행위'라 한다), 2023. 7. 6. 원고와 피해자가 함께 수행하던 수시 과제와 관련하여 과제 외적인 일로 과제를 위한 소통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등의 조항이 포함된 협업지침에 서명하도록 하였다(이하 '제2 비위행위'라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성희롱·성폭력 고충신고를 받았다.
피고는 2024. 3. 14.부터 2024. 3. 21.까지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원에 의하여 1차 사건조사를 진행하였고, 2024. 4. 11.경 외부위원을 포함한 1차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으며, 위 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추가 조사의 필요성 등을 확인한 뒤 2024. 4. 12.부터 2024. 5. 9.경까지 노무사에 의한 2차 사건조사를 진행하였고,2024. 5. 21.경 2차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다. 피고가 위와 같이 진행한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는 아래와 같다.
피고는 위와 같은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2024. 7. 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심의한 뒤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피고 인사규정 제53조 내지 제55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해임을 의결하였으며,2024. 7.경 위와 같은 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고, 2024. 7. 12. 해고통보서를 교부하였다. 피고가 위와 같이 진행한 징계위원회의 의결결과는 아래와 같다.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4,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 5, 6, 7,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해자의 원고에 대한 악감정에 기하여 허위의 사실에 기초한 신고를 근거로 한 것으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해임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하여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피고에 대하여 원고가 해임된 다음 날로부터의 임금을 구한다.
피고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위와 같은 징계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징계양정도 적정하다.
판단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제1 비위행위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23. 6. 2. 피해자와둘만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양팔을 와락 껴안은 상태를 지속한 제1 비위행위가 있었고, 이는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성적 언동으로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1 비위행위가 존재하므로 그에 따른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피해자는 2024. 3. 13. 성희롱·성폭력 고충사건 접수신청서(을 제2호증)을 제출하면서 "2023. 6. 2. 점심시간 신관 1층 대회의실에서 원고가 저와 단둘이 수시과제 제안서 수정 관련 회의를 하던 중 저를 양팔로 와락 껴안고, 이 상태를 한동안 지속하였으며, 그 이후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제 오른 팔뚝 위로 본인의 왼쪽 팔뚝을 포개어 올리고, 그 위에 다시 본인의 오른손을 올린 후 이 상태를 한동안 지속하며 내게 '누나'라고 하였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원고를 신고하였고, 함께 제출한 2024. 3. 10. 작성된 진술서(을 제3호증)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기재하였다.
피해자는 2023. 6. 12. 지인에게 '근데 지난 금요일에 나랑 수시과제 하는 거 관련해서 기쁜 일이 하나 있었어. 기쁜 일 인건 사실이야. 근데 둘이 앉아 있었는데 나를 껴안는 거야? 그리고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손을 부여잡고 두 번이나', '근데 얘가 이럴 수 있다는 게 대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건지 무서운 와중에 ···', '내가 그래서톡을 안읽씹했어. 주말 내내', '내가 그래서 오늘 출근하기가 꺼려졌는데 아침부터 나 아침 먹었냐며 아침으로 빵이랑 샌드위치 같은 거 주는데 그거 그냥 주면 되지 겁나 몇 번을 내 자리에 오는데...'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다른 지인에게 2023. 6.14. '얘가 나 지지난주 금요일에(엄청 기쁜 일이 있었던 순간이었는데) 기쁘다고 나를 양팔로 껴안고 손을 잡고 누나라고 부르고 그랬었어', '그래서 내가 절대 단둘이 있지 말아야지 생각한 거거든', '내 상대로부터 듣기에도 내가 느끼기에도 쎄하고 불편했는데'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각 전송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보면,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피해자가 제1 비위행위 직후인 2023. 6. 12., 2023. 6. 14. 지인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과도 일치한다.
원고는 피해자가 제1 비위행위 이후에도 원고와 호의적인 태도로 대화하였고, 업무 외적으로 먼저 원고에게 연락을 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였는데 피해자가 2023. 9.경부터 피해자와 불륜관계에 있었던 직장동료와 함께 오후 4~5시경 근무지를 이탈하였다가 10~11시경 복귀하는 행위에 대하여 피고 감사실이 2024. 2. 29. 피해자에게 퇴사를 권고하자 피해자는 원고가 피해자를 피고 감사실에 고발하였다고 착각하고는 원고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제1 비위행위를 허위로 신고하였다고 하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8, 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가 제1 비위행위 이후에도 원고와 식사를 하거나 사내메신저를 주고받은 사실, 피해자가 2024. 2. 29. 피고 감사실의 권고로 퇴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는 '사적관계였다면 더욱 단호히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겠지만 직장 내 관계였으므로 저는 그 이상 어떻게 더 단호하게 거리를 둘 수 있을지 알지 못한 채 저를 찾아오고 걸어오는 물음에 사무적으로라도 대답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느꼈고 그 사실이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부서이동이나 원고의 또는 저의 퇴사 말고는 출구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그러나 저는 E센터 소속으로 본원의 다른 부서로 소속이동이 불가능한 처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평소 느끼고 있던 원고의 성격을 고려해볼 때 그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자극하지 않는 것이 제 최고의 목적이 되었고 그렇게 해야 현명하게 이 난관을헤쳐나가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을 제3호증)라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해자는 제1 비위행위에 대하여 피고에 재직 중이었기 때문에 신고 사실이 주변 동료에게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피해자가 재직 중인 기간 동안에는 원고와 함께 하는 수시과제 수행 등의 업무를 위해서 아무렇지 않은 일상적인 태도로 원고를 대하다가 퇴사를 결정한 이후에야 비로소 신고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해자의 퇴사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오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제1 비위행위 발생 직후 지인들에게 지속적으로 고충을 토로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의 제1 비위행위에 대한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는 제1 비위행위 이후의 감정에 대하여 '저는 원고가 불시에 저를 껴안은 일이 있은 후, 원고와 대화를 나누거나 얼굴을 바라보는것조차 상당한 어려움을 느껴왔고, 단둘이 종일 출장까지 가는 것은 너무나 두려웠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실제로 제1 비위행위 이후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내가 앵간 하면 다음 주 월을 시외출장 같이 가는데 껴안은 생각이 나서 이 악물고싸가지 없이 한다'라고 하면서 원고와 업무를 지속하는 것이 꺼려진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기도 하였다(을 제3호증).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보면 제1 비위행위는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성적 언동으로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제2 비위행위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의 임직원 행동강령 제21조의2 제2호은 '임직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을 행사하거나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여 직무 관련 임직원에게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요구를 하는 행위는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2023. 7. 6. 피해자와 함께 수시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작성한 협업지침에 피해자로 하여금 서명하도록 한 사실, 협업지침 제3조 '2인은 과제 수행 과정에서 이견 발생 시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의견을 교류하고 타협함으로써 의견을 조정한다. 소통은 언제나, 반드시, 예외 없이 상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과제 외적인 일로 인해 과제를 위한 소통을 거부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과제 수행 과정에서 외부 의견이 아닌 내부 의견을 우선시해서 소통한다.', 제5조 '2인은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되, 본 과제가 일과 시간 외에 수행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과제 수행을 위한 상호 간 연락에 적절히 대응한다. 특히 과제 수행 관련 주요 사항 발생 시 지체 없이 상대에게 해당 사항을 전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협업지침 제3조의 '과제 외적인 일로 과제를 위한 소통을 거부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나 협업지침 제5조의 '본 과제가 일과시간 외에 수행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과제 수행을 위한 상호간 연락에 적절히 대응한다.'는 내용은 제1 비위행위 이후 피해자가 원고와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피해자가 원고를 멀리하는 것을 대비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제1 비위행위 이후 원고와의 소통에 부담감이나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협업지침에 서명하게 한 행위는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요구를 한 행위에 해당하는 점, ② 원고는 피고 징계위원회에서 위와 같이 수시과제 협업지침을 작성한 계기에 관하여 '피해자와 불륜관계에 있는 직원이 수시과제 집필에서 피해자를 도울까봐 걱정이 되어 연구윤리 때문에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피해자가 불륜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연구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인데다가 피해자가 불륜관계에 있다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수시과제에 대한 협업지침을 작성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피해자의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행동으로 해석되는 점, ③ 원고는 피해자가 자신보다 선임이므로 자신이 피해자에게 업무상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나 위 행동강령 제21조의2 제2호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공식적인 직급상의 상하관계나 근속연수 등의 우위가 있을 것만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조직 내에서 실질적으로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영향력을 포함하므로 원고는 피해자와 공동으로 수시과제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피해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해자로 하여금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요구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를 할 때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116864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징계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21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단절하는 피고의 이 사건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은 부당하다.
제1 비위행위는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에서 정한 비위 유형 가운데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하고, 피고 징계위원회는 그 비위 정도가'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1월을 의결하였다. 그러나 ① 제1 비위행위로 인정되는 신체접촉이 1회에 그쳤고, 원고가 피해자를 껴안았으나 원고가 피해자의 오른 팔뚝 위로 원고의 왼 팔뚝 및 오른손을 올렸을 뿐 원고와 피해자의 상반신이 밀착되는 수준의 신체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자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원고와 피해자는 같은 팀 팀원으로서 피고가 주최하는 수시과제 공모에 참가할 수 있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고 들뜬 기분에서 우발적으로 끌어안는 행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에 피해자에 대한 성적인 의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제2 비위행위는 징계양정기준에서 정한 비위 유형 가운데 '5. 품위유지의무 위반, 마. 기타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피고 징계위원회는 그 비위 정도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1월을 의결하였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제1 비위행위와 함께 제2 비위행위를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신고하였으나 피고의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가 수시과제 협업지침을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서명을 요구한 행위는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일으키고, 심리적 압박을 주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나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위와 같은 견해에 따라 피고 징계위원회가 임직원행동강령 위반을 징계사유로 삼아 징계를 의결하게 된 것인 점, ② 피고 징계위원회는 원고가 제1 비위행위의 연장선상에서 업무시간 이후의 연락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수시과제 협업지침이 작성되었다는 이유로 중징계에 의결하였으나 수시과제 협업지침 작성 이후의 원고와 피해자의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의 대화내용에 비추어보더라도 원고가 피해자에게 성적인 의도가 담긴 발언을 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가 먼저 원고에게 업무시간이 지난 시간에 연락을 하기도 한 점, ③ 피고 징계위원회는 '수시과제 협업지침 서명 당시 원고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고 어떤 강제적인 요소도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2023년 6월 2일 사건 이후로 피해자가 원고에 대하여 느끼는 두려움, 서명 당시 단둘이 지하 회의실에 있었던 점 등으로 인하여 심적인 부담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였을 것으로 판단함', '또한,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결과와 관계없이 제2 비위행위는 성희롱 행위의 연장선이라고 판단함'이라고 하면서 제1 비위행위와 제2 비위행위를 연결하여 제2 비위행위의 비위정도를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위와 같이 제1, 2 비위행위가 개별적으로는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피고 징계위원회도 이를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제1 비위행위가 제2 비위행위의 비위 정도 판단에 영향을 미쳐 중 징계를 처분하였다면, 원고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비위 정도를 판단하고 나서 다시 그 행위가 경합한다는 이유로 가중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동일한 사유를 이중으로 적용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부당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인사규정 제54조의3 제3항이 '2이상의 비위가 경합되는 경우에는 그중 책임이 중한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를 의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내려진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고 인사규정 [별표 3]과 [별표 3-3]의 징계기준에서 정한 징계양정의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서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미지급 급여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에 따라 해임처분 다음 날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지급하지 않은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유효함을 주장하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그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월 3,306,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 다음 날인 2024. 8. 1.부터 2025. 6. 5.<1>까지의 미지급임금33,611,000원[= 3,306,000원 × (10개월 + 5일/30일)]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5. 5.2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2025. 6. 6.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33,611,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지은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