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각종 교육사업, 유기동물 및 위기동물구조, 구조지원, 보호사업 및 보호소 설립, 운영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비영리 시민단체이다.
원고는 2016. 11. 21.경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3. 9. 4.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피고의 'C'의 정책변화팀에서 파주시에 소재한 피고의 'D'의 동물복지팀으로 전직명령(이하 '이 사건 전직명령'이라 한다)을 받은 자이다.
이 사건 전직명령의 경위
피고의 대표자인 E은 2023. 8. 29. 원고에게 "F<1>로 인하여 'D'의 G를 'C'로 인 사이동을 하였으니, 원고가 2023. 9. 4.자로 'D'의 동물복지팀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당장 인사이동을 하라니 너무 하다. 의논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갑작스럽다. 지금 시기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나, 결국 2023. 8. 29. 'D'의 센터장 대행인 H와 구체적인 담당 업무 범위 등에 관하여 논의한 후 2023. 9. 4.부터 'D'의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0, 39호증, 을 제1, 2, 18,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전직명령은 형식적으로 업무상 필요를 내세웠을 뿐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불이익 조치로, ① 사무직인 정책변화팀에서 육체적 노동을 수반하는 동물복지팀으로 직종을 변경하였고, 이는 피고의 업무상 필요와 무관하게 이루어졌으며, ② 근무 장소 변경에 따른 통근 시간 증대, 건강 악화 등 원고에게 중대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초래하였고, ③ 이 사건 전직명령 과정에서 원고의 동의를 받는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않았으므로 무효이다.
이 사건 전직명령으로 인하여 원고는 교통비 2,649,132원, 월 50,000원의 수당 제외로 인한 임금 감소분 1,400,000원, 건강 악화로 인한 치료비 7,079,610원(=807,620원 + 6,197,600원 + 74,390원) 상당의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21,128,742원(= 총 재산적 손해 11,128,742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전직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직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등을 할 때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5 내지 14, 21, 29, 37, 40 내지 43호증, 을 제3 내지 6, 13,23, 25, 39 내지 4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보직 변경 경위
원고는 2016. 10.경 피고의 유기동물 입양카페인 'I'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근무를 시작하다가 피고에 정직원으로 입사하여, 2016. 11. 21.경부터 2020. 3.경까지 피고의 'C'의 동물복지팀(변경 전 명칭 입양봉사팀)에서 근무하였다(2019. 1. 1.경부터 2019. 12. 31.경까지는 동물복지팀 팀장 대행 및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한편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7. 1. 1.경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2조(취업장소 및 담당직무)에는 '원고의 근무장소는 당사 및 관계사이며, 담당직무는 입양봉사팀 업무이다. 단, 취업의 장소 및 직종은 회사의 업무상 필요 시 변경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이후 원고는 2020. 3.경부터 피고의 'C'의 정책팀에 소속된 정책기획팀, 정책 변화팀 등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3. 3. 1.경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2조에서는 당초 작성된 근로계약서에서 업무의 내용만 '정책변화' 업무로 변경하여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전직명령에 따라 2023. 9. 4.부터는 피고의 'D'의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피고 내의 각 팀의 업무 성격
피고의 조직도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그룹으로는 대내협력그룹, 대외협력그룹, 정책교육구호그룹, 동물복지그룹이 있고, 정책교육구호그룹 내에는 교육팀, 정책팀, 캠페인팀이 존재하며, 동물복지그룹 내에는 사회화행동팀, 입양팀이 존재한다. 이때 정책팀의 담당업무는 '개식용 종식, 학대 대응, 법정책'이고, 사회화행동팀의 담당업무는 '동물 돌봄 및 사회화'이며, 입양팀의 담당업무는 '국내 및 해외입양, 입양캠페인 및 입양홍보'이다.
피고의 2019년도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동물복지팀의 주된 업무 내역으로는 보호소 지원(사료 등 물품, 치료, 입양, 인력 지원 등), 봉사대 결성, 물품 후원 캠페인 진행, 동물 구조 사업 진행, 시민 구조 및 치료 지원 사업 진행, 입양 진행, 입양 홍보및 행사 진행, 입양 후속 관리, 시설에서 보호 중인 개체 관리, 1:1 결연 진행 및 결연동물 관리 등이다.
피고의 2023년도 동물복지팀 사업 평가 자료에 의하면, 동물복지팀의 업무성과로 입양 진행, 입양 행사 및 캠페인, 동물 돌봄 사업, 동물 사회화 촉진 사업 수행등이 있었다. 피고의 2024년도 사회화행동팀 사업계획 자료에 의하면, 사회화행동팀의 목표로 동물 돌봄 사업, 동물 사회화 촉진 사업, 동물 복지 확산 지역 사업, 개체 정보 기록 및 관리 사업 수행 등이 있었다.
피고의 정책기획팀에서 작성한 직무기술서에 의하면, 직무 내용으로 팀장의 경우 법 정책 사업 및 동물 돌봄 캠페인 진행, 현안 대응 등이, 팀원의 경우 법 정책 현안 확인 및 캠페인 진행, 전시 야생 동물·개식용 철폐 캠페인 진행(SNS 홍보, 현장 조사등), 사육곰 보호시설 설립 사업 추진(외부 단체 회의, 구조 개체 정기 돌봄, 모금, 홍보등), 법률 제·개정 관계 부처에 대한 의견 제시, 정책활동 사업 홍보, 논평 작성, 농장동물 돌봄 및 보호, 보호시설 부지 조사, 언론 대응, 구조 현장 활동, 차량 점검 등이 있다.
피고의 동물복지팀에서 작성한 직무기술서에 의하면, 직무 내용으로 팀장의 경우 입양 및 임시 보호 관련 업무(서류심사, 상담 및 인터뷰, 개체 이동 등), 입양 홍보및 캠페인, 훈련소 및 위탁소 관리, 동물 돌봄 관리(개체 관리, 견묘사 청소 및 위생관리) 등이, 부팀장과 팀원의 경우 봉사자 관리, 개체 홍보, 위탁소 및 개체 관리(사료·약·영양제 관리, 의료 처치, 청소 및 위생 관리 등), 병원 진료, 개체 사회화 훈련, 마을 구조 사업 진행, 입양 관련 업무 등이 있다.
원고는 2016. 11. 21.경부터 2020. 3.경까지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며 결연후원 기획, 시설에서 보호 및 관리하는 동물의 입양, 기부자들의 물품 후원 관련 업무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0. 3.경부터 2023. 9. 4.경까지 정책팀에서 근무하며 동물 보호 관련 캠페인, F(경매장 및 번식장 폐쇄, 안락사 방지를 위한 입양 촉구) 캠페인 진행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2020. 6. 1.경 정책 2팀의 차량관리자 보직을 부여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2023. 9. 4.경부터 현재까지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며 견사 위생 관리, 동물 돌봄, 병원 진료, 개체 사회화 교육 진행, 입양 이동, 위탁소 방문, 구조 지원, 외부 병원 이동 지원, 마을 사업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피고는 ① 동물복지팀의 사회화 활동가와 돌봄 활동가[담당 직무: 동물 사회화 및 행동 풍부화, 동물 돌봄 및 행동 풍부화, 견사(묘사) 청소 및 위생관리와 정리 정돈, 동물 입양 및 결연 지원 활동], 'D'의 입양 담당자(주요 업무: 보호동물 입양홍보 기획, 입양과 관련된 SNS 운영, 보호동물 입양과 관련된 대외협력 업무)를, ② 캠페인 전략팀의 활동가(담당 직무: 콘텐츠 디자인, 웹 디자인), 정책팀의 캠페인 담당자(주요 업무: 반려동물·길고양이·농장동물·실험동물 등 유관 분야 캠페인 기획 및 추진, 법·정책에 대한 조사·연구·자문 활동 및 동물권 현안 대응, 기타 언론 응대 및 활동 홍보), 기획운영팀의 홍보 담당자(주요 업무: 피고 활동 및 캠페인 홍보 기획, 영상 제작 기획 및 스크립트 구성, SNS 채널 운영 총괄)와 별도로 채용하였고, 채용 공고에 각 근무 장소도 파주시 소재의 'D'와 서울 마포구 소재의 'C'로 달리 기재하였다.
피고 회사의 전직 사례
피고의 정책팀에서 선임 활동가로 근무하던 J는 2019. 1. 21. I의 I장 직무대행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피고의 사무국에서 총무직으로 근무하던 K은 2020. 4. 1. 동물돌봄팀의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된 후, 2021. 11. 1. D운영팀의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피고의 회원모금팀에서 팀원으로 근무하던 L은 2021. 2. 1. 입양팀(I)의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피고의 회원모금팀에서 팀원으로 근무하던 M은 2021. 2. 1. D운영팀의 팀장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피고의 정책실에서 실장으로 근무하던 G는 2021. 11. 15. 'D'의 실장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가, 2023. 7. 5. 다시 정책실의 실장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피고의 동물복지팀에서 팀원으로 근무하던 N은 2023. 5. 11. D기획팀의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이후 N은 2024. 9. 19. 대외협력그룹(홍보팀)의 팀원에서 동물복지그룹(입양팀)의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생활상의 변화 등
피고의 'D'는 2020년경 파주시 O에 설립되었다.
피고의 'D'는 서울 마포구 P에 소재한 'C'에서 약 60km 거리에 있는 곳으로, 차량으로는 약 1시간이 걸리고, 대중교통으로는 문산역까지 약 1시간, 문산역에서 'D'까지 약 1시간으로 총 2시간이 걸리는 위치에 있다.
원고는 2023. 8. 29. 피고의 대표자인 E과 이 사건 전직명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후 같은 날 E에게 사내 메신저를 통해 '오늘 저녁에 정형외과 의사인 아버지와 제 허리 디스크와 목 디스크 및 D 출퇴근에 대해 의논을 해보았는데, 제 허리 상태가 장시간 출퇴근을 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제 허리 상태가 초기 디스크 상태이고 무리하면 터질 수 있고 목 디스크도 악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D 발령에 대해 재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피고는 재정난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하여 2026. 1. 1.경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C' 사무실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위 사무실에는 피고로부터 지정된 1인 내지 2인의 직원이 근무하는 외에 사실상 사무실의 운영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해당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던 활동가들은 현재 대부분 피고의 'D'에서 근무하면서 오전에는 각자 특정한 역할을 맡아 동물 돌봄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5 내지 20, 27, 28, 31, 34, 35, 36, 38호증, 을 제7, 8, 10, 11, 14 내지 17, 19, 26 내지 34, 36, 37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직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전직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서 행하여졌다고 할 것이며, 이 사건 전직명령이 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반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업무상의 필요성
원고는 2016. 11. 21.경부터 2020. 3.경까지 피고의 'C'의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 피고의 'D'에서 G가 피고의 'C'로 인사이동을 하게 되면서, 피고는 업무상 공백을 채우고자 동물복지팀에서의 근무 경험이 있던 원고에게 피고의 'D'로의 전직을 명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기존의 경력과 경험에 비추어 동물복지팀에 적합한 직원이었다고 판단된다.
특히 사업비 중 상당 부분을 인건비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피고로서는, 근로자의 인사이동으로 인력의 공백이 생기는 경우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으나, 기존에 채용된 근로자 중 경험이 있는 적임자를 배치하여 업무 능률을 높이는 것 역시 합리적인 인사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전직명령 전인 2020. 3.경부터 2023. 9. 4.경까지 피고의 'C'의 정책팀에서 근무하였으나, 당초 피고의 입양카페인 'I'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데 이어 피고의 동물복지팀에서 근무를 시작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의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한 기간과 정책팀에서 근무한 기간이 유사하므로, 원고가 피고에 입사한 이래 이 사건 전직명령 전까지 줄곧 사무직으로서의 업무 경험만 쌓아 왔다거나, 현재 동물복지팀에서의 업무가 원고의 기존 경력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전직명령 전까지 피고의 정책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원고의 요청에 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이 정책팀과 동물복지팀을 비롯한 피고 내부팀 간의 인사이동은 근로자의 요청이나 피고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사건 전직명령 전후에도 피고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 중에서 동물돌봄팀, 운영팀, 회원모금팀, 정책팀, 기획팀, 홍보팀 간의 보직 변경과 'C'와 'D'간의 인사이동이 있어 왔다(피고와 원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2조에도 '취업의 장소 및 직종은 회사의 업무상 필요 시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전직명령 전까지 주로 사무직 업무만 담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직명령 후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은, 이 사건 전직명령에 피고의 업무상 필요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기존에 2016. 11. 21.경부터 2020. 3.경까지 근무했던 동물복지팀의 업무 내용을 살펴보면, 보호소 지원(사료 등 물품, 인력 지원 등), 동물 구조 사업 진행, 입양 진행, 시설에서 보호중인 개체 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사무직의 특성과 육체노동의 특성이 함께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결연 후원 기획, 시설에서 보호 및 관리하는 동물의 입양, 기부자들의 물품 후원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관련 게시물 등을 업로드하는 것 외에 시설 내 동물에 대한 입양 및 관리 등에 수반되는 육체적 활동도 함께 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달리 동물복지팀 내에서 사무직과 육체 노동직이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었다거나, 특별히 원고에 대해서만 동물복지팀 내에서 사무직만을 담당하는 것으로 채용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부족하다).
원고가 정책팀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동물 보호 관련 캠페인 진행 업무뿐 아니라 차량 관리, 사육곰 돌봄, 농장동물 돌봄 및 보호시설 관련 현장 활동(현장 상황 확인 및 필요 물품 조달 등), 구조견 이송 및 입소 지원 등의 육체적 활동과 현장 업무가 수반되는 업무를 어느 정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전직이 기존에 원고가 하던 업무의 특성, 원고의 업무적 능력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현재 동물복지팀에서의 업무 내용에 비추어 육체적 현장 업무의 성격이 비교적 강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동물의 입양·구조·보호·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의 특성상 사무직과 현장직이 엄격히 구분된다거나, 육체적 활동이 완전히 배제된다고 보기 어렵다[피고가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였고 원고가 참여한 F의 목표에 의하더라도, 동물 돌봄 및 입양 등의 실무와 캠페인, 정책 업무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을 제8, 36호증)]. 피고 내 직무별로 강도나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장 활동이 어느 정도 수반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보이며, 피고의 팀별로 육체적 활동의 강도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팀 간 인사이동도 가능하였다고 판단된다.
피고 내부에서는 각 활동가가 소속된 부서와 담당업무가 존재하지만, 부서 간의 경계를 엄격하게 나누기보다 조직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구조 활동에 참여하거나, 현장 업무에 투입되는 등 상호 지원하며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원고도 정책팀에서 근무할 당시 입양을 앞둔 'I'의 동물을 집에서 돌보는 업무나 입양 행사에 자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피고의 인력 부족으로 모든 활동가들이 오전에는 동물 돌봄 업무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므로, 피고의 직원이 오로지 사무직만 담당하여야 한다거나, 사무직 외의 현장 업무를 맡는 것이 특별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직군별로 채용 공고를 별도로 내면서 각 근무지를 'C'와 'D'로 다르게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원고는 당초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다가 피고에 요청하여 정책팀에서 근무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로서는 업무상 필요에 따라 다시 원고를 동물복지팀으로 전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직명령이 원고의 노조 활동에 따른 보복조치 등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피고의 노조는 이 사건 전직명령 이후인 2023. 11.경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고의 사업비 중 인건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피고는 재정난으로 신규 채용대신 보직 이동을 권장하여 왔고 이 사건 전직명령 이전에도 피고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동물복지팀과 타 팀 간에 전직조치를 한 선례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비추어 보아도 G가 인사 이동되면서 'D'에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원고를 전직한 것이 특별히 이례적이라거나, 원고에 대한 보복성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생활상의 불이익
피고와 원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2조에서는 '근무장소는 당사 및 관계사', '취업의 장소 및 직종은 회사의 업무상 필요 시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때 당사라 함은 법인등기부상의 주사무소인 'C' 뿐 아니라 'D'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근로자로서는 'C'와 'D' 간의 이동이나 팀 간의 이동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실제로 피고 내에서 그러한 인사이동 선례가 있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전직명령 이후 원고의 근무지가 서울 마포구에서 파주시로 이동되었으나, 이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사회통념상 과다하게 장거리라고 보기 어렵고, 차량으로는 약 1시간이 걸리며, 대중교통으로는 약 2시간이 걸리는바 원고의 거주지에서 출퇴근 시간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피고의 업무상 필요에 비추어 그 정도가 근로자가 통상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원고도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 약 2년간 서울에서 파주시로 출퇴근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또한 피고는 2025년경부터 문산역에서 피고의 'D'까지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함으로써,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의 생활상 불편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원고가 2016. 11. 21.경부터 2020. 3.경까지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였던 기간에 피고의 'C'에서 근무한 것은 피고의 'D'가 설립되기 전이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피고의 'D'가 설립될 당시 원고로서는 위 센터에서 근무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 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 회사는 현재 파주시의 'D'로 1~2명의 직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을 이동하여 사실상 'C'와 'D'를 결합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정책팀에서 근무할 때보다 육체적 노동이 증대됨에 따라 이 사건 전직명령 전부터 갖고 있었던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등의 질환이 악화되었다고 주장한다. 피고 조직의 각 팀의 근무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동물복지팀에서의 근무가 정책팀에서의 근무보다 육체적으로 더 강도가 높고 피로할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당초 동물복지팀에서의 근무를 시작하였던 점, 이후 정책팀으로 이동하게 된 것은 원고의 건강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원고의 업무적 희망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설립 목적 및 업무 특성상 정책팀 등의 다른 팀의 업무에서도 현장 활동 등의 육체적 노동을 어느 정도 수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전직명령 전부터 이미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이 사건 전직명령 당시 E에게 그와 같은 증상이 있다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진단서 등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못한바, 피고로서는 그와 같은 상황에서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이 사건 전직명령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원고가 제출한 증거는 이 사건 전직명령 당시가 아니라 이 사건 전직명령 이후 발급된 진료비, 교정운동비 내역 등이다), 이 사건 전직명령을 무효로 돌리기에 앞서 위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나 대응은 서울에서 파주시로 출퇴근하면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37조에 따른 병가제도 등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질환의 정도나 치료 내역만으로는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며 발생한 노동의 강도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이며, 기왕의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증상이 어느 정도로 악화되었는지, 그 정도가 통상 근로자로서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인지 알기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피고의 업무상 필요와 비교·교량하였을 때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밖에 있다고 할 정도로 더욱 크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경제적 불이익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전직명령 전후로 원고의 급여, 인사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기존에 받았던 차량관리수당 5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으나, 이는 원고가 기존에 정책팀에서 차량 관리자 보직을 맡으면서 그에 따른 수당을 받게 된 것일 뿐, 원고가 동물복지팀에서 더 이상 차량 관리자 보직을 맡게 되지 않은 이상, 위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이 이 사건 전직명령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과 비교·교량하여야 하는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에는 직급의 변화, 임금 및 근무지의 변동 등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뿐만 아니라 변경된 근로의 종류와 내용, 업무의 지속성 여부, 전문성과 경력 발휘의 기회 등 업무상·직무상의 불이익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는바, 원고는 기존에 담당해 오던 정책 업무에서 배제되고 육체적 노동이 수반되는 동물복지업무를 수행하는 데 따른 업무상의 불이익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과거에 동물복지업무를 수행하였던 경험이 있는 점, 기존에 동물복지팀의 업무를 수행한 기간과 정책팀의 업무를 수행한 기간이 유사한 점, 피고의 타 직원들도 동물복지팀과의 인사이동을 해 온 선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역시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는 직종별로 구분된 모집 절차를 거쳐 팀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는 당초 동물복지팀의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하였을 뿐 아니라, 정책팀에서의 근무 기간에 비추어 이를 이 사건 전직명령 전후로 정책팀에서 계속 근무할 것을 기대할 정도로 장기간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에게 노동조합 활동 시간을 부여하고 있고, 원고가 주장하는 취미생활의 경우 현재 'D'에서 근무하면서도 퇴근 이후의 시간 등을 활용하여 향유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이 사건 전직명령으로 인하여 교통비등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하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은 전직에 따른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 준수
피고는 이 사건 전직명령일인 2023. 9. 4.에서 약 일주일 전인 2023. 8. 29. 원고에게 'D'의 동물복지팀으로의 전직을 통보하였고, 이는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을 숙고하고, 다른 대안은 없는지를 찾아보기에 짧은 시간으로 보이기는 한다. 원고도 E과 이 사건 전직명령에 관한 대화를 나눈 직후 E에게 사내 메신저를 통해 '불가피하다면 집을 구하거나 출퇴근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발령을 9월 말로 말미를 주실것을 거듭 부탁드립니다', '출퇴근을 걸어서 하기 위해 본가에서 센터 근처로 독립을 한 상황입니다. D으로 출퇴근을 할 경우 지금보다 4시간 가량 출퇴근 시간이 늘어납니다.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일반적인 통근은 아닙니다. 집을 구할 시간을 주시는 것도 힘들까요?'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전직명령의 업무상 필요성 및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 원고가 종래 근무하던 것과 동일한 직종이나센터 내에서 계속 근무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거나 그러한 관행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 가사 피고가 이 사건 전직명령에 관하여 사전에 원고와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직명령이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 기간을 두고 사전에 전직명령을 예고하지 않았다고 하여 무효라고 할 수도 없는 점(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5다32890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전직명령에 앞서 원고에게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직명령에 앞서 원고로부터 동의를 받는 등의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부족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절차상 문제가 근로자가 통상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원고는, 자신은 이 사건 전직명령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던 것과 달리 'D'로 인사이동 한 다른 활동가들의 경우 그들의 의사에 따라 이동하였으므로 피고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에게 원고를 전직시켜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고, 이 사건 전직으로 원고가 입은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내에서 인력 부족이 발생할 시 신규 채용을 통해 충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거나, 전보나 전직에 있어 근로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이루어져 왔다고 보기 부족한 점,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보직 변경과 관련하여 직원들과의 면담, 의견 수용 등에 관한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전직명령에 동의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직명령이 피고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전직명령에 따른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위 전직명령이 무효에 해당할 뿐 아니라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11696 판결, 대법원 2007.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전직명령이 유효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전직명령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부족하므로, 이 사건 전직명령이 무효이고 부당한 전직명령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이유영 최세중
각주1) 이른바 '루시법(사육 기준을 충족하는 허가받은 시설에 의한 반려 동물의 판매만을 허용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