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7. 9. 선고 2025가합1237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컴퓨터 학원업, 교육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4. 10.7.경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교육센터에서 'C', 'D' 관련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로 근무하다가 2025. 4. 28. 피고로부터 해고된 자이다.

나.

원고는 2024. 10. 7. 피고와 위탁업무를 '문화콘텐츠제작 직종에 대한 강의'로, 계약기간을 2024. 10. 7.부터 2025. 10. 6.까지로 정한 강의위탁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제1 강의위탁계약'이라 한다)하였고, 같은 날 피고와 담당교과를 'E'으로, 계약기간을 2024. 10. 7.부터 2025. 5. 29.까지로 정한 강사위촉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제1강사위촉계약'이라 한다)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다.

이후 원고는 2024. 11. 12. 피고와 위탁업무를 'C 직종에 대한 강의'로, 계약기간을 2024. 11. 12.부터 2025. 11. 12.까지로 정한 강의위탁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제2 강의위탁계약'이라 하고, 이 사건 제1 강의위탁계약과 통틀어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이라 한다)하였고, 2024. 11. 27. 피고와 담당교과를 'G'으로, 계약기간을 2024.11. 29.부터 2025. 8. 8.까지로 정한 강사위촉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제2 강사위촉계약'이라 하고, 이 사건 제1 강사위촉계약과 통틀어 '이 사건 각 강사위촉계약'이라 한다)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강의명, 계약기간, 시간당 수수료의 액수를 40,000원으로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나.항의 이 사건 제1 강의위탁계약 및 강사위촉계약의 내용과 동일하다.

라.

피고는 원고의 계약기간 중인 2025. 4. 28. 원고에게 '회사 명예훼손 및 협박'을 사유로 하여 2025. 4. 28.자로 해고한다는 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서'라 한다)와 '영업방해 및 부당한 강요 행위 중단 요청서(이하 '이 사건 요청서'라 한다)'를 내용증명우편으로 함께 보냈고(이하 위 해고통지서 및 요청서에 따른 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위 해고통지서 및 요청서는 2025. 4. 30.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이 사건 해고통지서 및 요청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드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2, 14,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주위적 청구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야 하는데, 이 사건 해고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실체적 하자로 인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 날부터 계약기간의 만료일까지 미지급한 임금 50,7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절차적 하자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이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위 서면에는 해고 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지하면서 해고 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사후적으로 이 사건 해 고통지서를 보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하자는 치유될 수 없으며,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도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가 '회사 명예훼손 및 협박'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행위의 내용,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위법하다.

2)

실체적 하자

피고는 원고가 직장 내 성추행 등을 신고하면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을 해고사유로 삼아 이 사건 해고에 이르렀는데, 피고는 성추행 등의 피해로부터 원고를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는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회사 명예훼손 및 협박' 외에 이 사건 해고 당시 해고사유가 아니었던 사유들을 추가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해고의 근거가 된 사유들이 아니므로 이를 기초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가사 피고 주장의 사유들이 이 사건 해고사유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는 피고에 의하여 왜곡되었거나 실제 사실과 다르고 원고를 해고하기 위한 명목상의 사유에 불과하다.

나.

예비적 청구

가사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 제9조 제2항 각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주장하는 해지사유인 '회사 명예훼손 및 협박'은 실제 사실과 다르고 피고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왜곡된 사유이며, 달리 원고에게 위 각호의 해지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의 부당한 해지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 날부터 계약기간의 만료일까지 미지급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으로 50,7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4 내지 7, 9, 13, 15, 18, 20, 21, 22, 34,35호증, 을 제6, 10, 32, 35, 36, 38, 40, 42 내지 45, 53 내지 5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는 매 교육기간마다 전체 훈련 시간표 및 커리쿨럼을 정한 후 구체적인강의 시간 및 장소의 지정과 편성을 위하여 피고의 강사들과 의견을 조율하였고,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다음 최종적으로 세부 훈련 시간표와 강의 장소, 강의 시수를 결정하였다. 원고도 강의 시작 전 피고의 부원장인 J에게 강의 시간 및 장소의 변경이 가능한지를 문의하였고, J이 그 가능 여부를 알아본 후 원고에게 피고 측 입장을 전달하였다.

②

원고는 위와 같이 확정된 훈련 시간표에 따라 09:30부터 14:30까지 진행되는 오전 수업과 16:00부터 21:30까지 진행되는 오후 수업을 맡아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주 5일, 하루 10교시(1교시당 50분) 정도의 강의를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각 강사위촉계약 제2조에 따라 원고에게 계약기간 중 추가 강의가 필요한 경우 이를 요청할 수 있었고, 원고도 정규강의 외에 추가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피고에게 이를 알리고 진행하였다.

③

원고는 매월 피고로부터 수강생 수나 학원의 매출과는 무관하게 정해진 시간당 수수료에 강의 시간을 곱한 금액을 강사료로 지급받았다.

④

피고는 피고의 강사들에게 학생들의 출결 현황을 보고하거나, 피고가 지정한 형식의 학생 평가서를 작성하거나, 피고 학원의 홍보활동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기 위하여 피고의 강사들과 회의 자리를 마련하고 홍보 방식 등을 세부적으로 지시하기도하였다. 이에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강사들은 강의 외에도 학생 평가, 출결 관리, 홍보자료 제작 등의 업무를 맡았으며, 피고에게 이를 보고 및 제공하였다.

⑤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강사들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강의 시간 외에는 근무 현황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별도로 통제를 받지 않았으나, 정해진 강의 시간을 준수하여야 했다. 피고의 강의실 등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어 강사들의 근무상황의 확인이 가능하였다.

⑥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강사들은 원칙적으로 제3자에게 강의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으나,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강사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하여 강의를 대행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원고 역시 개인적인 사유로 인하여 강의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 J에게 강의의 대행을 부탁하기도 하였다.

⑦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강사들은 원칙적으로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 제7조 제6항에 따라 피고가 지정한 교·보재를 사용하고, 피고가 지정한 소프트웨어 이외의 소프트웨어를 무단 복사 및 설치하여서는 안 되었으며, 원고는 피고로부터 수업에 참고할 수 있는 교육자료를 제공받기도 하였다. 다만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강사들은 각자 강의자료를 만들어 이를 수업에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이처럼 강의와 관련하여 생성한 일체의 문건 및 파일은 이 사건 각 강사위촉계약 제5조 제1항에 따라 계약기간이 만료하면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했다.

⑧

피고는 피고의 강사들에게 강의에 필요한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강사들이 강의에 필요한 장치를 개별적으로 요청할 경우 이를 피고의 비용으로 구매하여 제공하기도하였다. 원고 역시 J에게 강의를 진행하기 위한 물품 및 AI 구독 이용권 등을 요청하여 이를 제공받았다.

⑨

원고는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과 사용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지각비 관련 공지사항을 올릴 때 피고 측으로부터 기본적인 내용을 전달받아 이를 일부 수정한 후 올리는 등, 학생들에 대한 공지사항을 작성할 때 피고의 확인을 받았다. 또한 원고는 자신이 지도하는 일부 학생의 퇴출이 필요할 경우 피고에게 먼저 이를 건의하고 퇴출 가능 여부를 물었으며,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와 같은 요청을 받으면 피고의 이름으로 학생을 퇴출하였다.

⑩

원고는 원칙적으로 위탁받은 강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 외에 자유롭게 타 학원에 출강하거나 개인사업을 영위하는 등 별도의 업을 겸직하는 것이 가능했다.

⑪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른바 4대 보험인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 신고하거나 그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고, 원고의 보수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3)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1호증, 을 제1, 3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에 대한 2025. 12. 5.자 문서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에 의해 실질적·최종적으로 확정된 강의시간표에 따라 원고의 강의 시간 및 장소가 정해진 점(피고는 강사들과의 합의 하에 세부적인 강의 일정을 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강사들은 피고가 이미 전체적으로 정해놓은 훈련 시간표와 커리쿨럼, 장소 내에서 원하는 요일이나 시간대를 고르는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는 근본적으로 피고의 결정 사항에 속하는 것이고, 강사들로부터 강의가 가능한 시간을 파악한 후 이를 강의 일정 수립에 반영한 것은 효율적인 강의 일정을 수립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할 뿐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강사들이 주도적으로 강의 일정을 결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는 원고의 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근무 장소와 대부분의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한바, 원고는 지정된 시간에 피고가 제공하는 장소와 물품을 사용하여 강의하였고, 학생 지도 및 퇴출 등 학생 관리에 있어서도 피고의 확인 또는 허가가 필요했던 점, ③ 원고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피고의 부원장인 J에게 일부 강의의 대행을 부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칙적으로 피고가 정한 강의 시간에 임의로 강의를 하지 않거나 제3자로 하여금 강의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강의 업무 외에도 학생 평가, 출결 관리, 학원 홍보 등 부수 업무를 함께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하여 지시 및 요구사항을 내리면서 원고의 업무수행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의 강사료는 정해진 시간당보수에 강의 시간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된바, 수강생 수나 이에 따른 피고의 수입 증감이 원고의 보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로 보이고, 원고가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피고의 운영 성과에 따른 이윤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 원고가 피고로부터 강의자료, 강의 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지적이고 전문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강의 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일 뿐인 점, ⑦ 비록 원고의 겸직이 원칙적으로는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매일 오전·오후 전반에 걸쳐 약 10시간을 고정적·계속적으로 근무하면서 근로를 제공하여 온바, 사실상 다른 학원에 출강하는 등의 영리활동이나 근로 제공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당한 전속성을 띠고 있었던 점, ⑧ 그 밖에도 피고는 강사관리규정에 따라 강사들을 평가하고 이를 위탁계약의 재계약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1호증), ⑨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강의위탁계약', '강사위촉계약' 형식의 계약이 체결되었을 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점, 고정급이나 기본급이 정하여있지 않은 점, 피고가 4대 보험료 등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원고를 근로자로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은 시간제 근로자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거나,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고, 이에 더하여 피고의 다른 직원인 김인석에 대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 서부지청의 진정 사건(임금체불)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사 결과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성을 나타내는 여러 징표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1)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보내기 전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 통지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② 피고는 2025. 4. 28.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통지서 및 요청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냈는데, 당시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는 해고사유로 '회사 명예훼손 및 협박'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었으나 위 해고통지서와 함께 보낸 이 사건 요청서[이 사건 해고통지서및 요청서는 2025. 4. 30. 13:58경 원고에게 동시에 송달되었다(갑 14, 25호증, 을 제5호증<1>)]에는 원고에 대한 해고 사유와 경위 등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어, 원고로서는 자신의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실체적 하자에 관한 판단

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13457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7호증, 을 제13 내지 18,22, 23, 25, 26, 27, 29, 30, 39, 47, 57, 5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 및 요청서상 해고 사유가 인정되고, 이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었던 경우라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2025. 4. 8.경 동료 강사 H의 요청으로 함께 피고 학원 내부의 화장실 문에 스펀지를 부착하던 중 H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②

이에 피고 측이 원고와 H을 불러 면담하고 CCTV를 확인한 결과 원고 주장의 성추행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현재까지 H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오히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25. 9. 12. 원고를 H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보인다(2025년 형제16606호)].

③

그럼에도 원고는 피고의 대응이 미흡하였다는 이유로 항의하는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요구서(이하 '이 사건 요구서'라 한다)를 제시하였는데, 위 요구서에는 '인터넷에 음성 녹음 전본 공개, 데려온 모든 강사를 데리고 나갈 것, 모든 강의 폐강, 학생들 다 데리고 나간다', '나를 인격적으로 안 봐서. 무릎 끓고 빌어봐. 그리고 용서를 구해', '시급(필수) 최소 50,000원 ~ 55,000원 각 파트 타임당 시급 인상, 안 될 시 강사 교체 X, 폐강 ○, 이미 학생 전원에게 원고가 아니면 안 되고, 탄원서를 써주겠다고 함. 이미 대략적인 경위를 모두 알고 있고, 학생들도 반발이 심함, 원고가 나가면 모두 따라 나오겠다고 함'이라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었다.

④

또한 원고는 피고 측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부원장인 J에게 욕설과 함께 '개선이 되어야 쉬죠, 뭐 죽어서 쉬어야 되나요?'라는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이 사건 요구서를 사진 파일로 보내면서 '국비 운영 사업 못하게 만들어 드리기 전에 그것까지 다 말하세요, 전 제가 가진 모든 걸 다 이용할 거에요'라는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⑤

가사 원고의 주장 내용이 일부 또는 전부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피고의 대처가 부족하여 이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피고 측에 이 사건 요구서를 제시하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요구서 등의 내용은 원고 주장의 피해 사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거나 그 요구 정도가 과하다고 보인다. 특히 인터넷에 피고 측과 원고 간 음성 녹음을 공개하겠다거나, H의 성추행 사실 및 피고의 대처가 미흡하였음을 학원 내·외부로 알리거나 알리려 한 행위는 피고 구성원에 대하여 정신적 손해를 가할 수 있는 협박성 행위이자, 피고 구성원의 명예 뿐 아니라 피고 회사의 명예와 신용, 사회적 평가까지<2> 침해할 수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⑥

실제로 원고는 함께 퇴사할 의사가 없는 동료 강사에게 자신과 함께 퇴사할 의사가 있다는 취지로 피고에게 말하거나(이 사건 요구서에도 강사들의 구체적인 이름등과 함께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과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 피고와의 분쟁과 관련된 공지사항을 올리고 자신에 대한 지지성명서를 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강사들을 모집하여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 회사의 성격, 원고가 피고 내에서 담당하는 강사로서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에 비추어, 피고가 계획한 강의들의 원활한 진행 및 강사와 학생의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로서, 피고의 내부 질서에 문제를 야기하고 피고에게 상당한 정도의 업무 방해와 경제적 손해를 가할 수 있는 행위로도 판단된다.

⑦

이처럼 원고가 주장하는 성추행 사실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시 원고의 수업을 폐강하고, 다른 강사들과 학생들을 데리고 나간다고 하거나 시급을 올려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는 이상, 피고로서는 피고가 입을 수 있는 사회적 평가의 침해와 업무적·경제적 손해, 피고의 강사와 학생 등 피고의 구성원에 대한 정신적 손해 등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해고통지서 및 요청서에 기재된 사유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로 판단된다.

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한 이상,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사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인정사실,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에서 계약의 해지 사유로 제9조 제2항 제6호에서 '"갑"의 명예를 실추하거나, 이에 상응한 행위를 한 경우'와 제7호에서 '기타 본 계약의 약정을 위반하거나, 상기에 준하는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를 정하고 있는 점, ② 앞서 본 원고의 행위는 설령 정당한 권리 행사의 목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경위 및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나 피고의 구성원에 대한 명예를 실추하거나 그에 준하는 행위이고, 피고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로서 기타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피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행위를 특별히 왜곡하여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을 해지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각 강의위탁계약의 해지가 부당하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이유영 최세중

1원고는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 이 사건 해고통지서와 별도로 이 사건 요청서를 보내왔다고 주장하나(원고의 2025. 10. 17.자 준비서면 참조), 갑 제14호증의 등기번호(L)와 을 제5호증의 이 사건 요청서상등기번호가 동일하며, 그 송달일시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의 송달일시와 동일하다(갑 제25호증).

2법인은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격권의 한 내용인 사회적 신용이나 명예 등의 주체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다250735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