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9. 14. 선고 2006가합10869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54,999,179원 및 이에 대한 2006. 10. 10.부터 2007. 1. 3.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이라 한다)의 직원인 소외 C은 2004. 7. 25. 17:30경 위 피고가 피고 A 주식회사(이하 '피고 A'이라 한다)로부터 수급받은 강원 정선군D 소재 'E 도로공사'의 일부 구간인 F 신축공사 현장에서 교각 상판 받침의 연결작업에 앞서 P12(하) PSC Beam 상부에 올라가 작업발판 설치용 단관 파이프를 로프로 인양하는 작업을 하다가 다음 인양작업을 위해 안전대 고리를 풀고 이동하는 순간 중심을 잃고 11미터 아래로 추락하였고, 이로 인하여 '제11-12 흉추간 골절 및 탈구, 하반신 마비'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나.

C이 원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이 법원 2005가단144555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법원은 2006. 9. 8. 원고들이 직원의 안전교육과 공사현장의 안전시설을 제대로 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원고들은 연대하여 C에게 147,039,98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원고들은 같은 해 10. 10. C에게 위 판결 금원 중 간병비 61,888,057원, 향후 신경외과치료비 46,143,249원, 보조구구입비1,967,052원의 합계 109,998,358원의 1/2에 해당하는 54,999,179원씩을 각 지급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피고가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이고, 산재보험법상 수급권자의 청구에 대한 피고의 인용결정이 있어야 비로소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므로, 원고들로서는 요양비청구서 및 대체지급청구서를 제출한 뒤 피고의 부지급결정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해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을 뿐임에도 민사소송으로 대체지급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은 피고가 C에게 지급할 보험급여 상당액을 원고들이 대신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C을 대위하여 또는 구상권의 행사로서 보험급여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소송이 공법상 법률관계에 기한 청구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록 산재보험법 제55조의 2 및 동법 시행령 제49조에서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하는 경우와 그 절차에 대해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법조항으로 인해 원고들의 대위 청구나 구상권의 행사가 위 규정에서 정한 행정절차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제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다.

본안에 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 산재보험법 제55조의2에 의하면,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하는바,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 그 자체는 사용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나,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하여 책임보험의 성질을 가지고 그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고, 손실전보라는 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과 상호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까지 전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보험가입자가 수급권자에게 미리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이를 지급한 경우에는 당해 손해배상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면 그 보험급여액에 상당하는 금액 범위 내에서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할 수 있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두15622 판결 참조).

또한, 산재보험법 제48조 제3항에 의하면 피고는,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따라 이 법의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받으면 그 받은 금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한 금액의 한도 안에서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범위에서 근로자에 대한 보험급여 지급의무를 면하게 되는데,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비추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 보험급여에 상응하는 부분은 피고와 사용자 사이에서 피고가 궁극적으로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볼 것이므로, 근로자에게 미리 민사상 손해배상을 한 사용자는 산재보험급여의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 피고가 동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을 면하게 되는 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피고에 대하여 근로자에게 기지급한 금원을 구상할 수 있다고 하겠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A은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의 사업주로서 동법에 의한 산재보험의 보험가입자이고, 원고 B은 원고 A로부터 위 사업의 하도급을 받은 자로서 C의 사용자인데, C이 원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확정 판결에 따라 원고들이 2006. 10. 10. C에게 간병비, 향후 신경외과치료비, 보조구구입비 등의 합계 109,998,358원 중 1/2에 해당하는 54,999,179원씩을 각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는 피고가 산재보험법의 규정에 따라 C에게 지급할 요양급여에 대체하여 미리 해당 금원을 지급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산재보험법 제55조의 2에 의하여 또는 구상권의 행사로서 피고에 대하여 대체지급한 금원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하겠다.

㈐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54,999,17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C에게 요양급여 상당액을 지급한 2006. 10. 10.부터 원고가 구하는 소장 송달일인 2007. 1. 3.까지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는, 원고들은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수급권자가 아니므로 산재보험법 제55조의 2에 기해 C의 보험급여 수급청구권을 대위하여 피고에게 보험급여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뿐인데, 산재보험법의 규정에 의하면 요양급여 및 간병급여는 실제 행하여진 기간 및 지출된 비용에 한하여 당사자의 청구와 이에 대한 피고의 인용결정의 절차를 거쳐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원고들이 구하는 향후 발생하는 비용 부분을 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리 지급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 살피건대, 원고들로서는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의 지급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 한하여 동법에서 정한 보험급여의 범위에서 피고에 대하여 피고 대신 C에게 직접 지급한 금원을 대위 청구 또는 구상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산재보험법 및 동법 시행령, 시행규칙은 요양급여에 관하여, '요양급여는 공단이 설치한 보험시설 또는 공단이 지정한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하게 한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요양을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다.'(법 제37조 제2항), '요양을 받거나 요양비를 지급받고자 하는 자는 요양신청서, 요양비청구서를 공단에 제출하여야 한다.'(시행령 제29조 제1항, 제3항), '간병급여는 요양급여를 받은 자 중 치유 후 의학적으로 상시 또는 수시로 간병이 필요하여 실제로 간병을 받는 자에게 지급한다.'(법 제42조 제1항), '간병급여의 지급은 간병이 실제로 행하여진 날에 대하여 월단위로 지급한다.'(시행령 제31조의3 제2항), '간병료를 받고자 하는 자는 진료비청구서를 공단에 제출하여야 하고, 공단은 그 지급여부를 결정 · 통지하여야 한다.'(시행규칙 제27조)고 하여 지급요건 및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각 규정이 수급권자 및 수급권자를 대위하거나 구상권의 행사로서 보험급여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로 하여금 위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바로 소송의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는 취지라고 할 수 없고,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규정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C에게 향후 지급할 요양급여금 상당을 미리 지급한 원고들은 산재보상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바로 피고를 상대로 대체 지급한 금원을 소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소송은 장래 이행의 소로서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산재보험법 및 동법 시행령은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법 제55조의 2), '보험가입자가 보험급여 수급권자의 보험급여 수급권을 대위하여 보험급여를 지급받고자 하는 때에는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공단에 청구하여야 한다. 공단은 보험급여 수급권의 대위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보험급여 수급권자가 당해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령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항)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 문언상 보험가입자는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보험급여 상당을 지급하면 족한 것이고, 그러한 보험급여가 피고에 의해 장래 실제로 행하여질 것임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2)

수급권자인 C이 원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C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장해의 정도와 향후 치료의 필요성, 치료 등에 소요되는 기간, 장래 지출이 예상되는 금원 등에 관하여 법원의 심리를 거쳐 판결이 있은 이상, C이 위 판결에서 판시한 바와 같은 장해를 입고 해당 기간 동안 요양 및 간병을 받을 것임은 이미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수급권자인 C이 향후 실제 요양, 간병을 받지 않을 수도 있음을 염려하여 손해배상금을 이미 지급한 원고들로 하여금 즉시 대위 청구 또는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함은 전혀 타당하지 아니하다.

3)

산재보험법 제48조 제3항에 의하면,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따라 이 법의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받으면 피고는 그 받은 금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한 금액의 한도 안에서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이 C에게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는 곧바로 위 법규정에서 정한 범위에서 C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할 의무를 확정적으로 면하게 되는데, 이 경우 피고로서는 C에게 장래 지급할 것이 확실하다고 증명된 요양급여 상당액을 원고들에게 미리 일시금으로 지급하더라도 다른 불이익이 생길 리 없다.

4)

반면에 원고들로서는 피고로부터 요양급여를 지급받기 위해 매번 근로자의 협조를 얻어 실제로 지급한 요양비 내역을 밝혀 근거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면 근로자로부터 협조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요양급여에 해당하는 금원을 배상하고도 이를 회수하지 못하게 될 염려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재영(재판장) 장현진 하상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