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개발한 영업비밀을 유출하여 현실적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 ( 2006.05.12, 서울중앙지법 2006고합246 )
[요 지]
피고인들은 카자흐스탄측으로부터 휴대폰 회로도 유출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를 약속받은 것은 아니지만 향후 컨설팅계약 체결에 따른 용역수수료 내지 고액의 연봉을 기대하고 그와 같은 영업비밀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은 그들이 유출한 2장의 회로도로는 현실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휴대폰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카자흐스탄측이 그 회로도를 경쟁 회사에 넘겨주거나 또는 피고인들의 계획대로 휴대폰 기술 인력이 대거 카자흐스탄 기업에 영입되었다면 해당 국내 기업에게도 즉시 막대한 현실적 피해가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범행은 위험성이 크다 할 것이다.
○○ 사건
♣ 사 건 : 2006.5.12 선고, 서울중앙지법 제24형사부 2006고합246 가. 업무상 배임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 피고인 : 장○○, 이○○
♣ 검 사 : 김후곤
♣ 변호인 : 변호사 이△△(피고인 장○○을 위하여)
변호사 김○○(피고인 이○○을 위하여)
[주 문]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66일씩을 위 각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휴대폰회로도 15매(증 제1호), 카자흐스탄 이동통신관련 파일철 1권(증 제3호),
‘카자흐스탄 모바일 프로젝트 2005’ 브로셔 1부(증 제4호), 컴퓨터하드디스크 2개(증 제5호)를 피고인 장○○으로부터 몰수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 장○○은 주식회사 P(이하 ‘P’)의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국내 건설회사의 카자흐스탄 진출 관련 컨설팅 등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자, 피고인 이○○는 ○○전자 주식회사(이하 ‘○○전자’)의 정보통신 총괄 무선사업부 개발1그룹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휴대폰 설계 및 개발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자로서,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고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또한 피고인 이○○는 ○○전자의 휴대폰 관련 연구개발 과정에서 생산되는 회로도 등은 모두 대외비 이상 업무상 비밀로서 취급되고, 무단복제, 복사, 반출이 금지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매년 이와 같은 내용을 숙지하고 영업비밀을 보호한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하였으므로 휴대폰 관련 기술이 외부, 특히 외국의 업체 등에 유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들은 피고인 장○○의 카자흐스탄 관련 사업 경험 및 인맥과 피고인 이○○의 ○○전자 내 선임연구원 지위 등을 이용하여, ○○전자의 휴대폰 개발 관련 연구인력 및 영업비밀 등 최신 기술자료를 몰래 빼내어 카자흐스탄 내 유력 정보통신회사에 넘겨주는 대가로 거액의 부당한 이익을 취득할 것을 결의하고, 공모하여, 2005.11.22경 ○○시에 있는 ○○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팀 사무실에서, 피고인 이○○는 무선사업부 개발실 임직원들에게만 접근권한이 부여된 사내통신망(‘○○’)에 접속하여 2004.1월경부터 2004.12월경까지 ○○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팀 소속 연구원 28명, 연구개발비 14억7,400만원 상당이 투입되고 최신 INTENNA 기술(휴대폰 내장형 안테나 제작 기술)을 적용한 최신형 PCS 휴대폰(모델명 ○○○-○○○○○) 제작용 회로도 및 배치도 8장이 들어있는 파일, 2004.10월경부터 2005.6월경까지 위 개발1팀 소속 연구원 51명, 연구개발비 11억7,500만원 상당이 투입되고 최신 EV-DO(Evolution Data Only, 데이터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 및 슬림화 기술을 적용한 최신형 CELLULAR 슬림 휴대폰(모델명 ○○-○○○○)의 회로도 및 배치도 7장이 들어있는 파일들을 다운받아 A4용지 15장에 출력한 후 이를 반으로 접어 잠바 속주머니에 넣고 2002년도 ○○첨단기술연구소에서 제작한 직원교육용 사내 자료인 ‘RTOS(Real Time Operation System, 휴대폰 등 임베디드 장비에 탑재되는 실시간 소형 OS)제작’ 책자와 함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몰래 가지고 나온 다음, 같은 날 15:00경 ○○전자 ○○사업장 인근 상호불상 커피숍에서 피고인 장○○을 만나 동인에게 위 출력물 15장 및 RTOS 제작 책자를 전달하고, 피고인 장○○은 자신이 그곳으로 데리고 온 카자흐스탄의 유력 정보통신회사인 ‘○○’ 소속 □□□□ 등 2명의 관계자들에게 위 자료를 보여준 후, 2005.11.28경 서울에 있는 P 사무실에서 위 책자를 복사한 후 인천공항으로 가는 승용차 안에서 위 ○○ 관계자들에게 위 RTOS 책자 사본을, 2005.12.16 19:00경 서울에 있는 ○○호텔 2층 연회장에서 카자흐스탄 대사관 직원 성명불상자에게 위 ○○ 측에 전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PCS형 휴대폰 회로도 1장 및 CELLULAR 휴대폰 회로도 1장의 사본을 각 교부함으로써,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전자에 유용한 영업비밀인 회로도를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고 제3자에게 누설하고, 기술개발비 합계 금 26억4,900만원 상당이 투입된 액수미상의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과 동시에 피해자인 ○○전자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 진술
증인 김△△, 박△△, 권○○의 각 법정 진술
피고인들, 박□□, 유□□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 기재
유○, 볼○○○(BOL○○○)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 기재
휴대폰회도로 15매(증 제1호), ○○기술연구소 발행 ‘RTOS제작’ 책자 1권(증 제2 호), 카자흐스탄 이동통신 관련 파일철 1권(증 제3호), ‘카자흐스탄 모바일 프로젝트 2005’ 브로셔 1부(증 제4호), 컴퓨터하드디스크 2개(증 제5호), 휴대폰 기술자료 유출에 따른 검토보고서 1부(증 제6호)의 각 현존
수사보고{(주)○○ 관련 보고, 휴대폰 회로도 파일 정보 캡쳐사진 편철 보고}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장○○ :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업무상 배임 행위. 다만,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형법 제355조 제2항, 제1항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18조 제1항, 형법 제30조(영업비밀 누설행위)
피고인 이○○ :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업무상 배임 행위),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18조 제1항, 형법 제30조(영업비밀 누설 행위)
상상적 경합
피고인 장○○ :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더 중한 판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피고인 이○○ :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더 중한 판시 업무상 배임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각 형법 제57조
몰수
피고인 장○○ :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전자의 휴대폰 회로도를 유출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1) 유출된 회로도 2장만으로는 휴대폰을 제조할 수 없어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 회로도는 휴대폰을 분해해 보면 그 내용을 알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며, A/S직원 교육용 자료에도 공개가 되어있어 이를 영업비밀이라고 볼 수 없고, (2) 피고인 장○○은 영업비밀인 회도로 기술을 해외에 팔아먹고자 의도한 것이 아니고, 단지 카자흐스탄측에게 컨설팅영업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전자 연구원과의 인맥이 있고, 그들을 스카웃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하여 행한 것에 불과하였으며, 피고인 이○○의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지도 아니하였고, 피고인 이○○는 자신이 ○○전자의 연구원으로 실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카자흐스탄측에게 확인시켜줄 의도에서 행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들로서는 그 회로도가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고, 피고인들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전자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이 없었으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상 배임 및 영업비밀누설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먼저, 피고인들의 주장 (1)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회로도의 개발과정을 살펴보면, 통화품질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단순하게 통화만이 가능한 휴대폰의 회로도를 그리는 데에는 며칠 밖에 소요되지 않겠지만, RF성능(radio frequency, RF칩의 배치가 휴대폰의 통화성능을 결정적으로 좌우함) 및 정전기 테스트(정전기의 발생은 휴대폰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고, 생명을 단축시키는데, 부품의 배치형태에 따라 정전기 발생 정도가 달라짐) 등을 통과할 수 있는 우수한 통화품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회로와 부품의 배치(부품의 선정과 용량값 설정 등을 포괄함)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작업에 수십여명의 연구인력이 수개월의 노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실제 제조공정에 쓰이는 최종 회로도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이므로, 휴대폰에 관한 일반적 회로도가 공개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의 최신 핸드폰 모델의 회로도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고, ② 반대로 이 사건 회로도가 영업비밀인 것은 ○○전자가 수개월의 기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수십여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하여 개발하였고 그 후에 사내에서 대외비로 분류하여 보안관리하였으며, 카자흐스탄측이 굳이 그 회로도를 입수하고 싶어했다는 사정들에 비추어 충분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며, ③ 휴대폰을 분해하여 그 제조공정에 사용된 회로도를 복원하는 이른바 역설계(reverse engineering)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복원작업 자체에 첨단장비와 기술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이로서 회로도의 영업비밀성이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지된다고 할 것이며, ④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에서 정한 영업비밀의 개념 중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 함은 그 영업비밀이 공연히 알려져있지 아니한 것이기 때문에 영업비밀 보유자만이 독자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의미이지 영업비밀 자체가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가져야만 한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될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서 각 회로도에 부품배치 등에 관한 노하우가 들어간 이상 유출된 회로도 2장만으로 휴대폰을 바로 제조할 수는 없다고 하여도 그것의 경제적 가치나 영업비밀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⑤ A/S직원 교육용 자료에도 회로도가 공개되고 있다고 하여도 그것은 A/S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의 일부 공개에 불과하며 또한 그것은 사내 직원들에게만 공개되는 것이어서 이런 사정도 휴대폰 회로도의 영업비밀성을 부정하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피고인들의 주장 (2)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피고인 장○○이 기획부분을 맡고 피고인 이○○가 개발부분을 맡아,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이른바 독립국가연합(CIS)지역에 적합한 휴대폰을 개발하여 현지 생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카자흐스탄 모바일폰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수시로 연락하면서 정보를 교환하여 오다가, 피고인 장○○이 이를 더욱 구체화할 목적으로 카자흐스탄 대사관을 통하여 접촉한 카자흐스탄 정보통신회사 ○○ 직원들과 협상을 진행하던 중, 위 ○○사 직원들로부터 사업계획서 외에 도면 등 다른 자료를 달라는 적극적 요청을 받고, 피고인 장○○이 피고인 이○○에게 위 ○○사 직원들에게 제시할 휴대폰 회로도 같은 자료를 입수하도록 요구하자, 피고인 이○○가 위 요구에 응하여 이 사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휴대폰 회로도를 유출하게 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피고인 이○○가 단지 자신의 신분이 ○○전자 연구원임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회로도를 유출하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 장○○은 피고인 이○○의 이 사건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할 것이고, 또한 피고인 장○○이 추진하였던 컨설팅이란 것은 카자흐스탄에서 휴대폰제조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업체에게 휴대폰제조의 개괄적인 현황을 알려주고 나아가 한국의 핵심기술인력을 고액의 연봉으로 스카웃할 수 있도록 해주어, 궁극적으로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휴대폰을 제조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피고인들이 카자흐스탄측으로부터 회로도 2장의 유출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를 약속받은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피고인들은 향후 컨설팅계약 체결에 따른 용역수수료 내지 고액의 연봉을 기대하고 그와 같은 영업비밀을 유출한 것이므로, 피고인들로서는 그 회로도가 카자흐스탄에서 사용될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하고 그에 따라 ○○전자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도 충분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장○○은 카자흐스탄 정보통신회사 ○○이 휴대폰제조업에 새로 진출하도록 만들어 위 회사와 컨설팅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의 휴대폰제조관련 핵심기술인력을 카자흐스탄으로 스카웃하는 것을 도와주고서 용역비를 받고자 하는 마음에서, 피고인 이○○는 피고인 장○○의 계획에 따라 새로 설립될 카자흐스탄 휴대폰제조회사에 고액의 연봉으로 영입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들의 한국에서의 지위, 기술력, 인맥 등을 카자흐스탄측 사람들에게 내보이려는 의도로, 이 사건 범행과 같이 ○○전자에서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개발한 휴대폰 회로도를 카자흐스탄의 위 회사 관계자 등 에게 유출하였다.
비록 각 휴대폰 모델에 대한 회로도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이 유출되어 결과적으로 이를 입수한 카자흐스탄측에서도 그것만으로 즉시 ○○전자에게 시장에서 현실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휴대폰 생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으나, 카자흐스탄측이 그 회로도를 ○○전자의 경쟁회사에 넘겨주거나 또는 피고인들의 계획대로 회로도 뿐만 아니라 국내의 휴대폰 기술인력이 대거 카자흐스탄 기업에 영입되었다면 ○○전자에게도 즉시 막대한 현실적 피해가 발생하였으리라 보이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의 위험성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전자에게도 현실적인 피해는 그다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로서도 이 사건 범행을 통해 현실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없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들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으며,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재판장 판사 김득환, 신숙희, 이상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