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피고인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실질적 사장도, 형식적 사장도 아니었고, 위 회사는 원심 공동피고인이었던 C가 운영하였으며, 자신도 C로부터 5,000만 원의 연봉을 받기로 한 근로자로서, 2,000만 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임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C와 함께 공동경영하는 실질적 사용자로 판단하였는바, 이는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C와 함께 서울 서초구 D빌딩 3층 소재 주식회사 B에서 상시근로자 11명을 고용하여 건설업을 공동경영하는 실질적 사용자인바, 위 사업장에서 2005. 9. 20.부터 2006. 2. 13.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2006. 1.부터 2006. 2.까지의 임금 3,222,619원, 2005. 10. 26.부터 2006. 2. 8.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F의 2006. 1.부터 2006. 2.까지의 임금 3,857,140원, 2005. 12. 10.부터 2006. 2. 14.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G의 2006. 1.부터 2006. 2.까지의 임금 5,250,000원, 2005. 12. 26.부터 2006. 2. 13.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H의 2006. 1.부터 2006. 2.까지의 임금 3,294,642원, 2006. 1. 9.부터 2006. 2. 10.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I의 2006. 1.부터 2006. 2.까지의 임금 2,381,336원 등 합계 18,005,73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다.』라는 것이고, 원심은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피고인 및 C에 대한 각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 피의자신문조서, F, I, H, E, G에 대한 각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 진술조서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원심에서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C가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였고, 자신은 C에게 고용되어 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집행하였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삼은 증거들 중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건설시행업무, 급여업무, 채용업무 등을 전반적으로 총괄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원심 법정에서부터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증거능력이 없고, C와 피고인이 동업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고, 피고인이 자금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 작성의 공범인 원심 공동피고인 C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도 역시 피고인이 원심 법정에서부터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증거능력이 없어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원심의 증거목록에는 피고인이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모두 증거동의를 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에 의하면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조항은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가 있는 다른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할 것인바, 피고인이 원심에서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결국 피고인은 그와 반대되는 취지가 담겨 있는 위 각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기록상으로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인정한 것으로 기재된 것은 피고인의 진술경위로 보아 착오 기재였거나 아니면 피고인이 그와 같이 진술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내용인정'으로 조서를 잘못 정리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당심 증인 J의 법정 진술에 의하면, C가 이 사건 회사의 회장으로서 이 사건 회사의 급여 집행이나 인사 문제 등을 결정하였고, 매일 출근하여 위 회사의 업무를 총괄한 사실, J에 대한 급여도 C가 지급한 사실, J은 C의 직접 지시를 받으면서 업무를 처리한 사실, J과 피고인의 임금의 액수가 유사한 사실, 피고인은 2006. 3. 이후 이 사건 회사에 가끔 들른 사실을 알 수 있고, 수사기록에 편철된 내용증명우편 사본(수사기록 30쪽, 31쪽)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고소인 F는 C를 '이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주이며 회사의 오너'라고 지칭하면서 C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C가 자신은 관련이 없다면서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받으라고 하기에 피고인에게 우편으로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면서 C가 '어처구니 없는 책임 전가를 하기에 이렇게 의사 전달을 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며 피고인에게임금을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알 수 있으며, 그 밖에 기록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2005. 12. 12.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를 하였고, 그 이전에는 K가 사장의 직함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 F, I, H, G, 피고인은 모두 잡코리아라는 인터넷 구직 사이트의 구인광고를 보고 이 사건 회사에 취업을 하였는데, F와 피고인은 C에게서 면접을 보았고, I은 C에게서 면접을 보고 G과 피고인에게서 다시 면접을 보았으며, E은 피고인이 근무하기 전에 있던 K사장에게서 면접을 보고, G은 C와 피고인에게서 면접을 본 사실을 알 수 있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점, 즉, 고소인들이 처음에는 C로부터 미지급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C에게 임금을 지급받고자 하였으나, C가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면서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자 이에 C와 함께 피고인에게도 그 책임을 묻기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근무하기 전에도 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근무하였던 사람이 있어 피고인이 C와 동업을 한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드는 점,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의 취업과정이 유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C와 공동으로 이 사건 회사를 경영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F, I, H, E, G에 대한 각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 진술조서는 믿기 어렵고, 그 외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앞에서 본 당심 증인 J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주장을 상당 부분 뒷받침한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입증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혜(재판장) 고승일 이중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