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갑 제5호증의 1,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6. 5. 10. 피고에 입사하여 감사실장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2008. 9. 3. 감사실을 폐지하면서 원고에게 대기발령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08. 10. 20. 원고에 대하여 '피고 취업규칙 5. 8. 4.항 징계의 해고사유 (2), (6), (9), (13), (16), (17), (24), (27) 및 감사규정 제5조 감사인의 의무 2항, 4항에 의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한다'는 결정을 하였고, 2008. 11. 5. 원고에게 2008. 10. 21.자로 해고되었음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피고가 주장하는 징계사유의 요지는, ① 원고가 피고의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피고의 업무상 기밀 및 감사내용을 타에 누설하였고, ② 감사업무를 위하여 지급된 법인카드를 정해진 사용처에 맞지 않게 사용하였으며, ③ 무단결근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한 피고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
5. 8. 1. 징계의 원칙
회사는 규율을 유지하고 회사와 종업원의 공동이익 보호를 위하여 본 규칙을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 징계할 수 있다.
5. 8. 2. 징계의 종류와 방법
해고 : 종업원의 신분을 박탈하고 면직한다.
5. 8. 4. 징계의 해고사유
영업비밀에 속하는 사항을 누설하여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자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 종업원의 업무수행을 방해한 자
회사에 대한 횡령, 배임 또는 사기 등 범죄행위를 한 자
회사의 허가없이 회사의 문서, 장부, 도면, 제품 등을 타인에게 열람시키거나 무단반출한 자
회사의 질서와 풍기를 문란하게 하여 타 종업원에게 악영향을 주는 자
업무상 취득한 지식이나 발명을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사유화한 자
기타 전 각호에 준할 정도의 불미한 행위가 있는 자
[감사규정]
제5조(감사인의 의무)
감사실장 및 감사실 직원(이하 '감사인'이라 한다)은 감사를 하면서 아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감사인은 직무상 지득한 기밀 및 감사내용을 정당한 이유 없이 누설하거나 도용하여서는 아니된다.
감사인은 청탁 등 직권을 남용하는 일체의 행위와 금품, 기타 이익을 제공받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이 사건 해고의 절차상 하자 여부에 관한 판단
감사실 폐지와 관련한 절차상 하자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가 감사실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감사위원회의 의결 및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08. 9. 3.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감사실을 폐지하였다. 감사실의 폐지는 이 사건 해고의 전단계이므로 피고가 감사위원회의 의결 및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감사실을 폐지한 것은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부당하다.
판단
㈎ 인정 사실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 제11호증, 갑 제13호증, 갑 제26호증, 갑 제31호증의 4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감사실은 감사위원회의 결의사항을 수행하기 위한 하부조직으로서, 2006. 4.경 감사위원회의 경영정보 요구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피고가 따로 설치한 것인데, 피고는 2008. 9. 3. "투명경영과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업무를 조정하고 사후감사 기능에서 탈피하여 위험예방을 위한 업무진단 강화"를 이유로 감사실과 감사팀 중에서 감사실을 폐지하고 감사실의 업무를 감사팀이 인계하는 것으로 하는 조직변경을 하였다.
이 사건 감사실 폐지와 관련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감사위원회 운영규정]
목적
이 규정은 증권거래법 제191조의 17, 상법 제415조의 2 및 정관 제49조에 의거 설치된 피고 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12. 1. 위원회의 회의에 부의할 사항은 다음 각호와 같다.
감사에 관한 사항
위원회 관련 내규의 제정 및 개폐에 관한 사항
[정관]
제48조(위원회)
이사회의 결의로 이사회 내에 다음 각호의 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
감사위원회
각 위원회의 구성, 권한, 운영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다.
제49조(감사위원회의 구성)
이 회사는 감사에 갈음하여 제48조의 규정에 의한 감사위원회를 둔다.
㈏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감사실을 폐지한 것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의 전단계로서 감사실을 폐지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감사위원회 운영규정은 감사위원회 관련 내규의 제정 및 개폐에 관한 사항은 감사위원회의 회의에 부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정관은 감사위원회의 구성, 권한, 운영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실은 감사팀과 함께 사후감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수행하다가 위험예방 및 진단강화를 위하여 감사팀으로 합쳐지게 되었는데, 감사실은 감사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피고의 조직일 뿐 감사위원회 그 자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이사회의 결의 없이 감사실을 폐지하는 조직변경을 하였다 하더라도, 위 조직변경이 감사위원회의 구성, 권한, 운영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피고 감사위원회 운영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감사실 폐지가 감사위원회 관련 내규의 제정 또는 개폐에 관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감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감사실을 폐지한 것이 피고 정관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징계절차의 하자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의 인사소위원회 출석요구 통보서에는 원고가 무슨 잘못을 하여 인사소위원회에 회부되었는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서면으로 알려주고 충분한 변론 준비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 절차에 하자가 있다.
판단
㈎ 인정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갑 제2호증의 2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 인사소위원회는 2008. 10. 9. 원고에게 2008. 10. 15. 열릴 인사소위원회에 참석하여 진술하라는 통보를 발송하였고, 원고는 2008. 10. 13. 피고에게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서면으로 알려주는 한편 인사소위원회의 개최일을 연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다시 2008. 10. 15. 원고에게 2008. 10. 20. 열릴 인사소위원회에 출석하라는 제2차 출석요구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원고는 2008. 10. 17. 피고에게 다시 인사소위원회의 개최일을 연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인사소위원회의 개최일을 연기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해고를 결의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제1, 2차 인사소위원회 출석요구 통보서에는 "3. 출석목적 : 인사소위원회 본인진술 기회부여, 4. 심의내용 : 사규위반, 5. 관련근거 : 취업규칙 5. 8. 4.항 징계의 해고사유 (2), (6), (9), (13), (16), (17), (24), (27) 및 감사규정 제5조 감사인의 의무 (2), (4), * 위 근거에 의거 출석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하거나 진술이 없을 경우 사규위반 내용을 인정하고 변론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여 징계절차에 따라 조치하게 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위 통보서에는 원고가 어떠한 행위를 하여 사규위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은 적시되어 있지 않았다.
이 사건 징계절차와 관련한 피고 규정은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
5. 8. 7. 변명의 기회
감봉 이상의 징계 처분을 할 경우에는 사전 본인에게 변명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징계규칙]
출석요구
인사소위원회 간사는 사규위반자 및 참고인에 대하여 징계담당 팀으로 출석을 명할 수 있다.
출석요구를 받은 사규위반자 및 참고인은 출석하여 의견을 제시하여야 한다.
출석요구에 불응한 자는 이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취업규칙은 감봉 이상의 징계 처분을 할 경우에는 사전에 본인에게 변명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징계혐의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 여부를 임의적인 절차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 징계규칙은 인사소위원회 간사는 징계혐의자 등에 대하여 출석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징계혐의자에게 출석의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 여부를 인사소위원회 간사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징계처분은 유효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사용자는 반드시 징계대상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2.3. 선고 94다17758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혐의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다고 하여 피고가 징계절차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의 인사소위원회 1차 연기 요구에 따라 인사소위원회를 1회 연기하여 주었고, 원고의 2차 연기요청의 내용은 1차 연기요청의 내용과 다른 점이 없어 피고가 인사소위원회를 연기하여야 하는 사유에 대하여 소명을 다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연기요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인사소위원회 제1차 출석요구통보서는 위원회 개최일 6일 전에, 인사소위원회 제2차 출석요구통보서는 위원회 개최일 5일 전에 각 원고에게 통보되었으므로 피징계자인 원고가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출석요구통보서를 받고서도 인사소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제시하지 아니한 것은 원고가 스스로 변론을 포기한 것이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업무상 기밀 및 감사내용을 타에 누설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지급한 법인카드를 별지 '사용내역' '원고 주장의 용도 및 상대방'란 기재와 같이 비리의혹 제보자나 감사정보 제공자들과의 면담에 사용하는 등 감사업무에 맞게 사용하였으며, 피고가 감사실을 폐지하면서 원고에게 대기발령처분을 하고 집무실을 폐쇄하였기 때문에 피고 기숙사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지 무단결근한 것이 아니다.
피고의 주장
㈎ 원고는 피고의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현하고 경영진을 비방하는 발언을 하였으며, 감사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감사결과를 원고의 생각대로 작성되도록 하였고, 감사보고서를 따로 3부 정도 복사하여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등 피고의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피고의 업무상 기밀 및 감사내용을 타에 누설하였다.
㈏ 원고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대부분이 식사비, 호텔비 등으로서 원고는 근무일이 아닌 주말에, 근무지인 거제도가 아니라 원고의 집인 서울 강남지역에서 감사업무와 관련없는 개인용도로 사용하였다.
㈐ 원고는 피고가 감사실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직변경을 단행한 2008. 9. 3.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통보서를 발송한 2008. 11. 5.까지 약 2달 동안 출근하지 아니하였고, 조직변경 단행 이전에도 대부분의 업무시간에 근무지인 거제도가 아닌 서울에서 체류하였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업무상 비밀 누설행위 관련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을 제4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을 제8호증의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업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피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으며, 업무와 관련하여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법인카드 무단사용 관련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원고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별지 '사용내역'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피고가 지급한 법인카드를 근무일이 아닌 주말에, 근무지인 거제도가 아닌 원고의 집 근처인 서울에서 식사비 또는 주유비 등으로 사용하였고, 주말에 골프장 비용 및 식비, 교통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그 액수도 적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감사업무에 사용하여야 하는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무단사용한 것이다.
㈏ 원고는 법인카드를 별지 '사용내역' 중 '원고 주장의 용도 및 상대방' 란 기재와 같이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4호증, 갑 제15호증, 갑 제18호증, 갑 제19호증의 3 내지 갑 제21호증의 1, 갑 제24호증, 갑 제25호증, 갑 제29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그렇다면 원고의 법인카드 무단사용 행위는 피고 취업규칙 5. 8. 4.항 징계의 해고사유 (6), (13)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무단결근 관련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 인정 사실
을 제11호증, 을 제1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가 감사실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직변경을 단행한 2008. 9. 3.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통보서를 발송한 2008. 11. 5.까지 약 2달 동안 출근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는 2008. 11. 3. 원고 집무실의 집기비품을 회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감사실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직변경을 단행하면서 원고의 집무실을 폐쇄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2008. 9. 3.부터 2008. 11. 5.까지 약 2달 동안 피고 기숙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갑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사, 원고가 피고 기숙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대기발령 후 출근하거나 피고 사업장에서 대기하지 아니하고 피고의 승인 없이 피고 기숙사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은 무단결근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의 무단결근 행위는 피고 취업규칙 5. 8. 4.항 징계의 해고사유(27)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징계의 상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이 사건 해고의 경위와 내용을 살펴보면, ① 원고는 피고의 감사실장으로서 모범이 되어 다른 임·직원의 업무집행의 적법성을 제대로 감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법인카드를 감사 업무 외에 개인적인 용도로 부당하게 지출한 점, ② 대기발령 기간임에도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무단으로 결근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사용자의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기주(재판장) 오현석 신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