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0. 29. 선고 2009가합5161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중소 · 벤처기업 제품의 수출을 촉진하고 해외 한인기업가들과의 네트워크 촉진을 통해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의 발전과 진흥을 도모할 목적으로 2008. 1.경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국고보조를 받아 운영되며 중소기업청의 업무감독을 받는다.

나.

피고는 법인 설립 후 사무총장을 공개모집하였는데, 이에 응모한 원고를 사무총장으로 선정하여 2008. 5. 26.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직급을 사무총장으로 하고, 근로기간을 1년으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08. 1. 9.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하여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2009. 1. 22.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그 직위가 없어진 원고를 해임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 이사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로서 무효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임일부터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2009. 5. 25.까지의 임금 47,2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계약기간 종료 후인 2009. 5. 26.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 매월 금 10,500,000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는 근로관계가 아닌 위임관계에 해당하고 피고가 적법하게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를 함에 따라 원고와의 위임계약이 해지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4, 5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2008. 1. 24. 정관을 제정하고, 2008. 2. 25. 직제규정, 인사규정, 회계규정 등의 세부규정을 제정하였는데, 위 정관 및 제규정들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별지 정관 및 제규정 기재 내용과 같은바, 위 정관 및 제규정들에 의하면, 피고는 임원 중 상근임원으로 사무총장 1인을 두고, 사무총장이 재단의 업무 즉, 직원의 인사, 예산 및 회계 업무 등을 모두 총괄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사무총장의 선임 및 해임은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하고, 이사장 및 이사 등의 비상근 임원에게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2)

피고는 2008. 5. 7.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피고의 사무총장으로 선임하고 연간 보수로 120,000,000원 및 교통보조비로 월 500,0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하였고, 2008. 5. 26. 원고와 사이에 사무총장 선임에 관한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상에 원고의 근로조건으로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요건 중 하나로 "사업의 종료 또는 변경 등으로 인하여 계속적인 근무가 불필요하게 된 때"를 명시하였다.

(3)

원고는 정관 및 제규정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였고, 예산에 관하여도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였으며, 2008. 7. 내지 8.경 B 시스템 구축 및 운영전략 연구기획 용역을 발주하면서 주식회사 D에 용역을 주기도 하였고, 2008. 12.경 피고를 대표하여 미국 오하이오주 트로이시로 출장을 가 트로이시 시장을 비롯한 주요인사들과 업무협의를 하였으며, 피고와 트로이시 사이에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하였다.

(4)

피고의 이사장은 일주일에 2, 3회 정도 부정기적으로 출근하면서 피고의 직원들로부터 업무 집행에 관하여 중요 사안에 대해서 보고 서류를 받아 보고 협의 또는 의견개진을 하기도 하였으나, 업무처리에 대한 최종 결재권자는 사무총장인 원고였으므로 이사장이 특정 업무에 관하여 혼자 결정하거나 집행할 수는 없었고, 사무총장과 이 사장의 의견이 다를 경우 사무총장의 결재가 없으면 업무가 집행될 수 없었다.

(5)

피고는 설립 후 1년 동안 피고의 업무범위가 확대되기에 이르자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대신 종전 사무총장의 업무를 수행할 회장 직위를 신설하고, 재단의 실제적인 운영업무를 수행하는 상근임원을 증원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을 하였고, 2009. 1. 9. 중소기업청의 승인을 받아 직제를 변경하는 새로운 정관을 시행하면서 2008. 1. 22. 이 사회를 개최하여 "정관변경에 따른 이사 해임의 건"에 대하여 서면결의를 한 결과 이사 12명 중 9명의 찬성으로 원고를 해임하기로 결의하였다.

(6)

원고는 피고에서 재직하는 동안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건강보험 ·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 국민연금 등에 가입하였다.

나.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58433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 및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의 정관 및 제규정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유일한 상근임원으로서 피고의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직원의 채용 · 복무 · 휴가 ·관리 · 상벌 · 퇴직 등의 인사 및 피고의 수입 · 지출 · 계약사무 · 현물조사 · 고정자산의 취득과 처분 등의 예산과 회계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등 법인의 대표이사와 거의 동일한 권한을 보유하는 주체로 규정되어 있을 뿐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고용관계가 있음을 예정한 규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실제 피고의 업무 전체를 총괄하며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 및 예산에 관하여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였고, 피고를 대표하여 용역을 발주하기도 하고 미국의 트로이시와 업무협의를 하며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한 점, 피고의 정관 및 제규정에서 이사장의 직무와 관련된 부분은 이사장은 피고를 대표하고 이사회의 의장이 된다고 정한 규정뿐이고(정관 제18조 제1항), 원고가 피고의 피용자임을 전제로 이사장이 원고에 대하여 지휘 · 감독, 징계 등을 할 수 있다고 정한 규정이 없는 점, 피고의 이사장은 비상근 · 무보수직으로서 예산의 범위 내에서 그 활동에 필요한 실비를 지급받을 뿐이고, 부정기적으로 피고에 출근하면서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만 보고를 받을 뿐 모든 업무를 보고받은 것은 아니며 이미 원고의 결재가 된 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수정할 권한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사장이 업무사항을 일부 보고받고 이에 대하여 협의하거나 의견개진을 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로부터 피고의 운영 · 인사 · 회계 등 전반에 걸친 권한을 위임받아 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여 온 것일 뿐, 그 업무집행에 관하여 피고 이사장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11618 판결 참조),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부당해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에 대한 해임이 적법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무총장의 지위는 위임계약상의 수임인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와의 위임계약 체결시에 계약서에 피고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요건 중 하나로 "사업의 종료 또는 변경 등으로 인하여 계속적인 근무가 불필요하게 된 때"를 명시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피고 정관 및 직제의 변경으로 원고의 계속적인 근무가 불필요하게 되자 위임인인 피고는 민법 제689조 및 정관에서 정한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원고에게 해임통보를 함으로써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위임계약의 해지는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이미 해임하고 난 후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는 근거를 만들기 위하여 나중에야 이사들로부터 서면결의서를 교부받고 이사회 결의가 있는 것처럼 조작하였으므로 피고의 해임결의가 적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가 2008. 1. 22.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정관변경에 따른 이사 해임의 건"에 대하여 미리 이사들에게 서면으로 사무총장 해임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은 결과 이사 12명 중 9명의 찬성으로 원고를 해임하기로 서면결의가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는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의 정관 제15조 제4항에 따르면 임기 전 임원의 해임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되 중소기업청장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피고가 원고를 해임하게 된 것은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직제 변경에 따른 것으로 피고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하면서 2009. 1. 9.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2009. 1. 22. 이사회의 결의를 거친 뒤 원고를 해임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위 정관변경에 따른 원고의 해임에 관하여 위 중소기업청의 승인 외에 별도의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이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광국(재판장) 황성미 양소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