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9. 10. 14.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1,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0. 5.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과 2010. 5. 14.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3,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01. 4. 2.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된 5개의 발전회사(한국중부발전 주식회사,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 한국서부발전 주식회사,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 및 피고) 중 하나로서 B본부 등 7개 사업장에서 전기생산 및 공급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1995. 12. 11.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하여 2009. 2. 24.부터 2009. 8. 31.까지는 B본부 건설소 공사관리부 제어과에서, 2009. 9. 1.부터는 같은 본부 건설처 설계팀에서 각 팀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피고는 2009. 10. 13.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는 노조전임자가 아님에도 회사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지 않고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노조사무실에 있으면서 담당업무를 소홀히 하였고, 소속 부서의 사무실로 복귀하여 업무를 수행하라는 피고의 직무명령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임하기로 의결하고, 2009. 10. 14.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그 후 원고가 2009. 10. 22. 이 사건 해고 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자 피고는 2009. 11. 23.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시 원고를 해임하기로 의결하고, 2009. 11. 25.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피고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
제10조 (성실의무)
직원은 회사의 제규정을 성실히 지키며 상사의 직무상 명령과 지시에 따라 부과된 직무를 완수하여야 한다.
제73조 (징계)
직원으로서 법령 또는 사규를 위반하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징계한다.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또는 직무에 태만할 때
회사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규율·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을 때
근무태도 및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할 때
제74조 (징계의 종류)
징계처분은 다음 4종으로 한다.
견책 : 전과에 대하여 훈계하고 회개하게 한다.
감봉 : 1개월 이상 6개월 이하로 한다.
정직 : 6개월 이하로 하고 그 기간 중은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보유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정직기간 중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해임
제75조 (기타)
직원의 상벌에 관한 기타 사항은 상벌규정에 정하는 바에 따른다.
[상벌규정]
제25조 (징계사유)
직원으로서 법령 및 사규를 위반하여 취업규칙 제73조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징계한다.
제26조 (징계의 종류)
취업규칙 제74조에 정한 바에 따른다.
제27조 (경고)
인사위원회 심의시에 경미한 내용으로서 징계사유에는 미치지 못하나 본인에게 각성을 촉구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경고처분을 할 수 있다.
경고처분할 때에는 경고장을 본인에게 교부하고 경고대장에 등록한다.
동일 보직기간 중의 경고횟수가 연간 3회에 달할 때에는 견책으로 처리한다.
제33조 (징계양정)
징계를 양정할 때에는 징계대상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등급, 과거의 공적 및 포상실적, 개전의 정, 과거 징계사실의 유무 등을 충분히 참작하여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12 내지 14호증, 을 제15호증의 1, 2, 을 제17, 27, 2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노동조합 지부장의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을 인정하여 왔고 원고는 노동조합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래 위와 같은 관행에 따라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하여 온 것이므로, 원고가 소속 부서의 사무실이 아닌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또한 원고는 노조사무실에서 피고로부터 부여받은 업무뿐만 아니라 관련 법률에 따라 부여받은 고충처리위원, 산업안전보건위원 등의 업무를 성실히 처리하여 왔으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설령 원고가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함에도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담당 업무를 소홀히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징계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비전임 노조간부가 근무시간 중에 조합활동을 하거나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관행적으로 인정한 바 없고 또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소속 부서의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직무명령을 하였음에도 원고는 이에 불응하고 계속하여 노조사무실에 상주하면서 담당 업무를 소홀히 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존재한다. 나아가 원고가 수차례에 걸쳐 소속 부서의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피고의 직무명령을 위반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정당하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
인정사실
원고는 2008. 3.경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남동발전본부 B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 위원장으로 당선된 후 피고의 사업장 중 하나인 B본부 내 노조사무실로 출근하여 그 곳에서 근무하여 왔다. 한편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과 피고를 포함한 5개의 발전회사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의하면 위 5개의 발전회사는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의 대표가 지명하는 13명을 노조전임자로 인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원고는 노조전임자로 지명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후부터 이 사건 해고일까지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1>이 정한 근로자위원과 고충처리위원으로서의 업무 및 산업안전보건법<2>이 정한 산업안전보건위원과 명예산업안전감독관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공사관리부 제어과 담당 업무로서 2009. 8. 14. '제어설비 설계관련 업무회의록'라는 제목의 문서를, 2009. 9. 4. '발전운영 사무실 공급전원 인입방안 검토'라는 제목의 문서를 각 기안하였고, 2009. 6. 3., 2009. 7. 2., 2009. 9. 9. 3차례에 걸쳐 피고가 개최한 공사관리부 교육에 각 참석하였다(피고는, 원고가 위 각 교육 당시 실제 교육에 참석하지 않고 참석자란에 서명만 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2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지부장으로서 출·퇴근 버스, 종합운동장, 사택 등의 관리, 노동조합 행사와 설명회 개최 등 이 사건 지부의 조합활동에 관한 업무를 각 수행하였다.
피고는 2005. 12. 7., 2006. 1. 13., 2007. 4. 4., 2007. 6. 21., 2008. 1. 25., 2008. 1. 28. 6차례에 걸쳐 B본부를 비롯한 산하 사업장에 비전임 노조간부에 대하여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을 금지하고 담당 업무의 수행을 감독하라는 등 노조 비전임자에 대한 근태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하였다. 이에 B본부는 2006. 9. 18. 및 2006. 9. 19. 이 사건 지부의 전임 지부장인 C에게 소속 부서의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하였다.
한편 B본부와 이 사건 지부 사이에 2009. 6. 30. 개최된 2009년도 제2차 노사실무협의회 및 2009. 7. 7. 개최된 2009년도 제2차 노사협의회에서 피고는 비전임 노조간부에 대하여 소속 부서로의 업무복귀를 주장하였으나 이 사건 지부는 비전임 노조간부의 업무복귀에 관한 안건의 철회를 주장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피고는 2009. 7. 9. 및 2009. 7. 29. 원고에 대하여 노조전임자가 아니므로 노조사무실이 아닌 지정된 근무장소에서 담당 업무를 수행하라는 내용의 업무복귀명령을 하였다. 원고가 위 업무복귀명령에 불응하자 피고는 2009. 8. 20. 및 2009. 9. 9. 원고에 대하여 위 업무복귀명령을 이행하라는 내용의 주의장과 경고장을 각 발부하였으나 원고는 계속하여 이에 불응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내지 5, 갑 제4호증의 1 내지 3,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호증의 1 내지 3,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의 1 내지 6, 갑 제10호증의 1 내지 3, 갑 제11, 12호증의 각 1, 2, 갑 제13호증의 1 내지 11, 갑 제14호증의 1,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23호증, 을 제24호증의 1 내지 8, 을 제3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수차례 반복하여 비전임 노조간부의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을 허용하여서는 안된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피고가 노사협의회에서 비전임 노조간부에 대하여 소속 부서의 사무실로 복귀할 것을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비전임 노조간부가 근무시간 중에 조합활동을 하거나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관행적으로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노조전임자가 아닌 원고로서는 피고의 사전 승인 없이는 근무시간 중에 조합활동을 하거나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노조사무실이 아닌 소속 부서의 사무실에서 담당 업무를 수행하라는 내용의 업무복귀명령을 한 것은 정당한 직무상 명령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노조사무실에서 근무시간 중에 조합활동을 하고 또 피고의 위와 같은 업무복귀명령에 따르지 않은 것은 피고 취업규칙 제10조에서 정한 성실의무를 위반한 행위이자 직장 내 질서와 규율을 문란하게 한 행위로서 취업규칙 제73조 제1항, 제3항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원고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노조사무실에서 담당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 않으므로 원고가 노조사무실에서 근무한 것이 성실의무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에는 근로자의 근무장소를 지정할 권한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사용자의 근무장소 지정권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무장소를 특정하여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사용자가 지정한 근무장소에서 근무하지 않은 것은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성실의무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양정의 하자 여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갑 제19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피고의 정당한 직무명령에 따르지 않음으로써 피고의 직장 내 질서와 규율을 문란하게 한 행위에 대하여 중한 징계가 불가피하나, 피고가 종전에 원고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지부의 전임 지부장들의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에 대하여 별다른 징계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사실상 이를 묵인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으므로, 원고의 비위행위는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근로관계를 중단할 만큼 중대한 징계사유로 보기 어려운 점, 원고는 관련 법률상 부여된 근로자위원, 고충처리위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또한 본래의 담당 업무 중 상당 부분을 수행하였으므로 근무장소를 이탈하여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여 비난가능성이 낮은 점, 원고가 피고에 입사한 이후 약 15년 동안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고 근무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원고에 대하여 해고보다 가벼운 제재조치에 의하여 그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징계의 종류로서 가장 무거운 해고의 처분을 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할 것이어서 무효이다.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는 유효하게 존속하고 원고가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실제로 근무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수령지체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을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08. 1. 1.부터 2008. 12. 31.까지 피고로부터 월 급여로 평균 5,468,368원(= 2008년 총 급여 65,620,420원 × 1/12, 원 미만 버림)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일인 2009. 10. 14.부터 2010. 5. 13.까지 7개월 동안의 임금으로 2,100만 원(= 300만 원 × 7개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0. 5.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과 2010. 5. 14.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300만 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승욱(재판장) 황혜민 정교형
각주1)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각주2) 제9조 (위원의 신분)
사용자는 협의회 위원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하여 근로자위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원의 협의회 출석 시간과 이와 직접 관련된 시간으로서 제18조에 따른 협의회규정으로 정한 시간은 근로한 시간으로 본다.
각주3) 제26조 (고충처리위원)
각주4)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근로자의 고충을 청취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고충처리위원을 두어야 한다.
각주5)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8조 (고충처리위원의 신분 및 처우)
사용자는 고충처리위원의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고충처리위원에게 불리한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충처리위원이 고충사항의 처리에 관하여 협의하거나 고충처리 업무에 사용한 시간은 근로한 시간으로 본다.
각주6) 산업안전보건법
각주7) 제19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근로자와 사용자가 같은 수로 구성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운영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정당한 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그 위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된다.
각주8) 제61조의2 (명예산업안전감독관)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업재해 예방활동에 대한 참여와 지원을 촉진하기 위하여 근로자, 근로자단체, 사업주단체 및 산업재해 예방 관련 전문단체에 소속된 자 중에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위촉할 수 있다.
사업주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으로서 정당한 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그 명예산업안전감독관에 대하여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