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증권, 펀드 기타 투자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문서비스와 일임투자운용서비스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버뮤다국 법인인 C(변경 전 상호 D, 이하 'B'라 한다)가 피고 발행주식의 66.7%를 소유하고 있다. 원고는 2007. 5. 8.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는 2009. 2. 9. 원고에게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는 2009. 2. 28.자로 종료한다. 원고가 이 통지서의 내용을 수락하고 이에 서명하여 2009. 2. 16.까지 피고에 제출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법정퇴직금 외에 퇴직위로금 4억 2,4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발송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09. 2. 12. 다시 원고에게 고용관계 종료일을 2009. 3. 17., 퇴직위로금의 액수를 4억 2,300만 원으로 기재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2009. 2. 23.에도 고용관계 종료일을 2009. 2. 27., 퇴직위로금의 액수를 4억 2,300만 원으로 기재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통지서를 발송하였다. 또한 피고는 2009. 2. 26.에는 원고에게 '2009. 2. 26. 주주총회에서 원고를 해임하기로 의결하였으므로, 2009. 2. 26.자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9, 10, 1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가 비록 그 직급은 대표이사였지만, 피고와 사이에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B의 홍콩·한국·중국·싱가폴 지사장인 E의 지시하에 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한 점, 피고가 원고의 급여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는 그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또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명시한 바도 없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의 급여 및 고용계약서에서 정한 Phantom Shares와 미사용 연차휴가보상비를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대외적으로 피고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행사하여 왔으므로, 사업경영담당자에 해당할 뿐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주주총회에서 원고의 해임을 의결한 뒤 원고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해고라고 볼 수는 없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5843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갑 제5호증, 갑 제13호증의 1, 2, 3, 갑 제22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B가 2007. 3. 말경 작성한 고용계약서(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서'라 한다)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의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을 지정하고 원고에게 매월 일정한 보수를 지급하며, 원고는 연차휴가를 이월하여 사용할 경우 직속상관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원고의 급여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실, 원고는 중요한 업무에 관하여 B의 홍콩·한국·중국·싱가폴 지사장인 E에게 보고하거나 승인을 받았고, 예산의 집행이나 일부 직원의 채용 또는 승진과 관련하여 B 아시아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위와 같은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이나 방식은 피고의 최대주주로서 다국적 기업인 B가 피고를 비롯한 여러 현지 법인들에 대한 관리 및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추상적이고 간접적인 지휘·감독을 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인정사실들만으로 원고가 피고 또는 B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갑 제4, 5, 6, 15호증, 을 제6호증, 을 제8, 9호증의 각 1 내지 5,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3, 14호증의 각 1 내지 10,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영국인으로서 영국 소재 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중 2006년경부터 국제적인 리크루트 회사를 통하여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제안받았고, 그 후 피고측 책임자와의 면접과정 등을 거친 다음, 2007. 3. 19.경 B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사담당 이사인 F로부터 피고의 대표이사직을 제안하는 내용의 서신을 받고 이를 수락하면서 위 서신에 동봉되어 있던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 서명하여 이를 F에게 보내준 사실, 이에 따라 원고는 2007. 5. 8. 피고의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독립적인 집무실과 전담 비서, 국내 거주 내·외국인간의 고급 사교모임인 G 회원권 등을 제공받았고, 국내 이주과정에서 상당한 액수의 이주비용(미화 10,000달러)을 지급받은 사실,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Chairman Shares와 Executive Shares를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원고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 고정급(연 3억 원), 주택자금 명목의 수당(월 1,100만 원) 외에도 경영 성과에 따른 보수로서 상당한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 사실, 원고는 노사협의회에 사용자위원으로 참석하였고, 취업규칙이나 연차규정의 변경, 직원의 승진 및 급여 인상 등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들을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직접 공지한 사실, 원고는 거래회사와의 펀드판매대행계약 체결, 투자일임계약 및 내부투자자문계약의 체결 및 변경, 피고 소속 직원들에 대한 채용 및 승진 여부 결정, 고용계약의 체결, 조기퇴직 프로그램의 채택 등 피고의 주요 업무들을 최종결재자로서 자신의 경영상 판단하에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수행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다가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는 '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안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을 준거하게 된다'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대표이사의 정년 및 보수는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의결로 따로 정하도록 되어 있고 직원의 징계 여부도 대표이사가 선임하는 위원들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어, 취업규칙 중 임금과 퇴직금, 정년 및 징계 등에 관한 규정은 사실상 대표이사에게는 적용될 여지가 없는 점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상법과 피고의 정관 규정에 따라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대외적으로 피고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행사하여 왔다고 할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승욱(재판장) 이준민 이정현
각주1) 'Phantom Shares'란 우수한 실적을 포상하기 위하여 피고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가공의 주식을 말한다.
각주2) Chairman Shares와 Executive Shares는 가공의 주식인 Phantom Shares의 일종이다.
각주3) 원고는 피고가 2009. 3. 및 2010. 3.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이 합계 미화 474,482.5달러라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