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에게,
피고 B은 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1. 3. 15.부터,
피고 C은 7,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1. 6. 18.부터,
각 2012. 8. 17.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 D, 피고 현대자동차 주식회사에 대한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 D의 원고(반소피고)에 대한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1997. 5. 15. 피고 현대자동차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차'라고만 함)의아산공장 사내 협력업체인 정원기업에 입사한 후, 정원기업이 ㈜제동산업, 웰비스마스터(주), 웰비스(주) 등으로 변경되어 원고도 그 소속이 변경됐고, 2008. 7. 1.부터는 변경된 E 주식회사(이하 'E'라고만 함)에 소속되어 피고 현대차의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2010. 9. 30. 징계해고되었다.
피고 현대차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231에 본점 소재지를 두고 울산, 아산, 전주공장 등에서 소나타, 아반떼 등 자동차 생산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이다.
피고 D은 2008. 7. 1. E를 설립하여 2010. 11. 4. 폐업하기까지 E의 사장이었고, E는 피고 현대차의 아산공장 사내협력업체로서 내수 PDI(출고장) 공정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 B과 피고 C은 E 소속 근로자로서 원고와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였고, 각 조장과 반장의 직책에 있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않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 중 피고 B, C에 대한 부분
인용하는 부분
인정사실
피고 B은 2009. 4. 18.(토) 11:44경 직장 동료이자 자신의 아내 F과 친하게 지내는 원고에게, '나 A 좋아 사랑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피고 C은 2009. 6. 18. 00:52경 술을 마시고 늦은 밤에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의 거듭된 거절의사에도 "이봐 거기 가서 자면 안될까?", "거기 가서 자도 되잖아", "나 거기 가서 잘 테니까 그런 줄 알아"라는 등으로 원고의 집에 가서 자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않는 사실, 갑1~29호증, 이 법원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에 대한 각 문서송부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참조).
판단
우선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행위를 보건대, ① 피고 B은 원고의 직장 상사이고, 그의 아내 F 또한 원고를 잘 알고 있는 사이인 점, ② 원고는 이혼 후 혼자 몸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 직장상사인 피고 B이 원고에게 다분히 성적인 의도와 동기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 ③ 이성의 직장상사로부터 이혼한 여성이 위와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면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여성의 처지에서 봐서도 매우 부담스럽고 성적인 굴욕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비록 피고 B은 불순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여성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이고, 그 때문에 원고 역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성희롱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피고 C의 경우에도, 그는 원고의 직장상사로서 남성 직장상사가 이혼한 부하 여성직원에게 밤늦게 전화하여 집에 찾아가서 자겠다고 하는 것은 평균적인 일반 여성의 처지에서 봐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므로, 피고 C의 위와 같은 행위는 성희롱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위 피고들은, 원고와 위 피고들의 관계, 평소 남녀와 직장 상사관계를 불문하고 대담한 성적 농담을 일삼는 원고의 언행에 비춰 위 피고들의 행위는 성희롱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피고들 주장에 일부 들어맞는 듯한 위 피고들 제출의 을가1~10호증의 일부 기재, 증인 G, H의 각 일부 증언만으로는 앞에서 인정한 사실을 뒤집고 위 피고들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들의 행위는 다분히 성적인 동기와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서 사회 통념상 일상적으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이나 호의적인 언동의 수준을 넘는 것이어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 B, C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분명하고, 또한 원고가 그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산업재해보상승인처분도 받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들은 원고가 입게 된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에 나타난 원고의 나이, 직업, 피고 B, C이 위 불법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이 사건 불법행위의 내용과 그 정도, 원고와 위 피고들과의 관계, 다른 성희롱 사건에서의 위자료 금액과의 형평성, 비록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 하더라도 이 사건으로 원고가 오랜 기간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는 등 그 정신적 고통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국가인권위원회의 비교적 합리적 권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오랜 기간 이 사건 소송이 진행된 점, 위 피고들 또한 이 사건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본 이 사건 후의 여러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피고 B은 4,000,000원, 피고 C은 7,000,000원으로 각 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B은 위자료 4,000,000원, 피고 C은 위자료 7,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피고 B은 2011. 3. 15.부터, 피고 C은 2011. 6. 18.부터) 위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2. 8.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배척하는 부분
원고는 위 피고들의 앞서 본 불법행위 외에, 피고 B이 ① 2002년 여름경 인천의 모텔에서 '여기서 자고 가도 입만 다물면 아무도 모른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며 원고의 몸을 만지려 한 행위, ② 2006년경 '혼자 살면서 밤에 생각 안 나느냐?', '성생활 못하면 수명이 짧아진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한 행위, ③ 2009년경 '우리 둘이 자고 나서 입 다면 누가 알겠느냐'라고 수차례 말한 행위, 피고 C이 ① 2008. 12.경 '날이 개떡같이 춥다. 온몸이 얼어 거시기도 얼었다'라는 취지로 말한 행위, ② 2009. 5월 혹은 6월경 '내가 대충 들어보면 안다'는 말과 함께 갑자기 자신의 두 손으로 원고의 가슴 밑 옆구리를 잡고 번쩍 들었다 놓은 행위, ③ 2010. 4.경 원고의 엉덩이를 무릎으로 찬 후 웃으면서 지나간 행위, ④ 일시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수시로 '힘들지'라는 말과 함께 원고의 어깨와 팔을 기분 나쁘게 주무른 행위, ⑤ 불상의 일시에 회사 주변 I에서 다른 회사 직원과 우연히 합류한 상태에서 "나는 정력이 좋아서 힘밖에 없고 팍팍 꽂으면 피가 철철 난다"라고 말하여, 각각 원고에게 성희롱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위 주장의 경우, 이를 인정할 증거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일부 주장의 경우, 성희롱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보기도 어렵고, 또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도 있는바, 어느 모로 보나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본소청구 중 피고 D에 대한 부분
주장
원고는 피고 D에 대하여, ① 피고 B과 C 이 소속된 E의 사용자로서 부담하는 책임(민법상 사용자 책임), ②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만 함)에 따른 피고 D의 독자적인 책임으로, ⓐ 성희롱 가해자에 대하여 즉각 징계하지 않은 책임, ⓑ 오히려 성희롱 피해자를 징계해고한 책임, ⓒ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책임이 각 있으므로, 피고 D은 나머지 피고들과 부진정 연대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하여 고용계약 상의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사실 발생이 확인될 경우 지체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부서전환, 징계 기타 이에 준하는 조처를 하고, 그 피해 근로자에게 고용상 불이익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될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주의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 사용자나 사업주는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지는 사용자나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예방의무책임을 지는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거나 하려는 자'로서,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독립된 법인격을 갖는 회사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비록 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그 피용자를 지휘, 감독한다 하더라도 이는 그 대표이사라는 회사기관의 자격으로 하는 것이며 회사와 별개의 독립된 인격에서 위 회사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한 자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사업자 또는 사업주에 해당하는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에 불과한 피고 D에게 사용자 또는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또한, 피고 D이 민법 제756조 제2항에서 정한 '사용자에 갈음하여 사무를 감독하는 자'로 보기도 어려우므로(피고 D이 회사 기관의 자격에서가 아니라 위 회사에 갈음하여 피고 B, C을 감독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다58538 판결 등 참조),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본소청구 중 피고 현대차에 대한 부분
주장
원고는 피고 현대차에 대하여, 피고 현대차가 피고 B, C과 형식상 근로계약관계는 없으나, 피고 현대차가 글로비스 주식회사와 명목상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비스 주식회사가 E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위 각 도급계약에 따라 E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 현대차의 아산공장에서 작업하였는바, 그렇다면 피고 현대차는 피고 B, C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위 불법행위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물으려면, 사용자와 불법행위자와의 관계에서, ① 사용관계가 있어야 하고, ② 행위자가 사무집행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를 하여야 하며, ③ 불법행위로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여야 하고, ④ 행위자에게 고의·과실·책임능력이 있어야 하며, ⑤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피고 현대차와 피고 B, C의 사용자관계 성립 여부는 이른바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는지가 문제 된다 할 것인데, 이에 관하여는 이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12450(병합) 사건에서 쟁점으로 심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서는 완전히 별론으로 한다.
피고 B, C의 앞서 본 위 불법행위가 피고 현대차의 또 다른 사용자책임 발생요건인 사무집행 관련성과 예측 가능성이 있는지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갑30~8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즉 ① 직무와 무관한 시간으로 보이는 토요일(휴무일인지는 불명이나 사적인 휴대전화로) 또는 한밤중에, ② 근로장소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곳에서, ③ 지극히 은밀하고 사적인 수단인 휴대전화의 문자 또는 통화를 통하여, ④ 사업주의 지배·관리권이 미치기 어려운 사적인 영역에서, ⑤ 피해자인 원고로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피고 현대차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E의 작업이 현대 아산공장에서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양측에서 낸 관련 증거를 검토하여 볼 때) 피고 현대차가 그곳 작업장을 실질적으로 관리 감독하였다는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에서 각 발생한 성희롱이어서, 비록 사용관계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 사무집행 관련성 또는 사용자 측의 예측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 현대차의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현대차에 대한 본소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D의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 D은 반소로 원고에 대하여, ① 원고가 ⓐ 피고 D과 J가 불륜관계라는 허위소문을 퍼뜨리고, ⓑ 피고 D이 성희롱 피해자인 원고를 부당하게 징계해고하였다는 유인물을 배포하여 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피고 D의 명예를 훼손하였고, ② 피고 D을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고용평등법위반의 허위사실로 수사기관에 고소하였는바, 그 때문에 피고 D은 2010. 10.말경 E를 폐업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영업손해 42,000,000원, 위자료 20,000,000원 등 합계 반소청구취지 기재의 손해를 입었는바, 원고는 피고 D에게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그러므로 피고 D의 위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위 피고가 제출한 각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D과 J 사이에 관한 허위 소문을 퍼뜨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부당 징계해고와 관련한 원고의 유인물 배포행위의 경우에도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성희롱 피해를 본 원고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사소하게 개입된 부분이라 볼 것이어서 이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 없다.
마찬가지 관점에서 실제로 성희롱 피해를 본 원고가 피고 D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고소하였다 하여 이를 무고로 볼 수는 없다(더구나 원고의 위 고소로 피고 D은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1고약8227 사건에서 벌금 3,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이후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가 취하하여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피고 D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 B, C에 대한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일부 인용하고, 피고 D, 현대차에 대한 본소청구와 피고 D의 반소청구는 각 기각한다.
판사 김용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