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9. 13. 선고 2011가합70201 판결

이유

1.

기초사실

피고는 계량기 검침 업무 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기계기검침, 요금관련 징수, 단전업무를 위탁받았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의 초일에 피고와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임원'으로 위촉되어 근무하다가 각 근무기간의 말일에 해촉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의 1 내지 18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등 사용종속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34조 및 관련 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각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에 불과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업무를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는 점,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지급받은 점, 원고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원고들이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대행케 하는 것도 가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1)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각 체결된 이 사건 위임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원고들을 비롯한 위임원들의 근무형태

가)

피고의 업무 중 검침업무는 고객들의 집에 설치된 전기계량기를 검침하여 검침단말기(PDA)에 입력하는 것이고, 송달업무는 검침에 따라 작성된 청구서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며, 단전업무는 요금체납 시의 단전과 요금납부 시의 송전업무를 말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을 포함한 위임원들이 수행하는 검침, 송달, 단전업무의 내용은 그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 정규직원의 업무내용과 동일하였고, 업무량은 남자 위임원과 피고 정규직원 사이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고, 여자 위임원은 남자 위임원의 약 80% 정도의 업무량을 처리하고 그 업무량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나)

검침원의 경우, 피고에 출근하여 PDA를 수령한 후 검침현장으로 이동하여 검침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의 지시로 전기사용량 과다·과소 고객에 대한 면담 및 안내를 실시하고, 계량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봉인이 되어 있지 않은 등의 계기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확인하고 피고에게 보고하여 처리하게 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현장에서의 검침업무가 종료한 이후에는 사무실에 복귀하여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전기사용량 과다·과소 고객에 대하여 전화안내를 실시하고 그 내용을 PDA에 입력한 다음 PDA를 피고에게 반납하고, 현장검침과정에서 들어온 민원내용을 처리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다. 그 후 당일 PDA 검침 기록을 토대로 전기사용량 과다·과소 내역 및 원인, 그에 대한 조치사항 등의 내용을 담은 '심사대상 고객 내역'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후 퇴근하였는데, 위 '심사대상 고객 내역'은 피고의 정규직원인 대리, 소장이 순차적으로 결재하였다.

다)

송달원의 경우, 피고에 출근하여 전날 또는 당일 아침 1, 2시간에 걸쳐 분류해 놓은 송달고지서 및 해지예고서를 가지고 송달현장으로 이동하여 송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의 지시로 해지예고서 발행 고객에 대한 면담 및 안내를 실시하고, 전화번호 변경, 명의 변경 등 고객 관련 변동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확인하고 피고에게 보고하여 처리하게 하였다. 현장에서의 송달업무를 마친 후에는 사무실에 복귀하여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해지예고 고객에 대하여 전화안내를 실시하고, 고객면담내용 등을 정리하여 피고에게 제출할 자료를 작성하거나 송달현장에서 들어온 민원내용을 처리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다. 그 후 당일 업무수행결과를 정리한 송달일보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후 퇴근하였는데, 위 송달일보는 피고의 정규직원이 확인하여 결재하였다.

라)

단전원의 경우, 피고에 출근하여 미리 컴퓨터에 입력해 놓은 당일 해지시공 예정자 중 전기요금을 이미 납부한 고객의 명단을 확인한 다음, 그때까지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않은 해지예정자를 대상으로 해지(단전)시공 및 해지(단전)예고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였는데, 현장업무 수행과정에서 검침원이나 송달원과 마찬가지로 피고의 지시를 받아 고객 관련 중계사항 처리, 인터넷 빌링 및 자동이체 권유 등의 업무를 처리하였다. 현장업무를 마친 후에는 사무실에 복귀하여 전화로 단전예고 부재고객에 대한 납부독려, 자동이체 권유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요금납부가 이루어진 고객에 대하여 재송전조치를 취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다. 그 후 일일업무수행결과에 대한 보고서류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후 퇴근하였다.

마)

위임원들은 피고의 정규직원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09:00까지 출근하였고, 16:00~18:00경에 퇴근하였다. 또한, 피고는 매주 정기조회 및 임시조회를 실시하여 본사의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서비스 내용 등에 관한 교육을 하였는데, 위와 같은 조회가 있는 날에는 피고의 정규직원 및 위임원들은 09:00까지 출근하여 이에 참석하였다. 또한 위임원들은 피고의 창립기념일 및 체육행사 등에도 정규직원과 같이 참석하였고, 피고는 위임원들의 정년(남자 58세, 여자 55세)을 정한 다음 정년에 도달한 위임원에게 정년퇴임식을 치러 주었다.

바)

한국전력공사는 검침원, 송달원, 단전원의 업무내용 및 방법, 이들에 대한 교육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검침 및 송달 세부시행지침', '해지시공 및 재공급 세부시행지침'을 제정한 후 피고로 하여금 이를 실시하게 하였고, 원고들은 피고의 관리·감독하에 위와 같은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한편 피고는 위임원들의 위촉, 해촉, 업무수행방법, 평가 등을 별도로 규정한 '위임원 관리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해오고 있다.

사)

피고는 매년 1~2회 회사 자체 감사 또는 한국전력공사에 의한 감사를 통하여 위임원들의 업무처리내용을 감사하였고, 업무수행상 과실이 발견된 경우 해당 위임원에게 업무수행상 과실 내용을 확인하고 반성하는 내용의 확인서 또는 사유서를 제출받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위임원들에 대하여 직무능력평가를 수행하고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통하여 위임원들의 근무태도를 평가하였고, 허위검침, 중계지연 등의 사유가 발생한 위임원들에 대하여 해촉하거나 인센티브를 감액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였다.

아)

피고는 위임원들에게 정규직원과 구분 없이 담당구역을 정해 배치하였고, 검침 및 송달의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작성한 전기요금 전산처리 일정표를 위임원 및 정규직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해당 날짜에 이루어져야 할 업무내용을 미리 정하여 주었으며, 검침의 경우 미리 검침순로도를 정하여 검침원들이 그 순로에 따라 검침하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위임원들에게도 정규직원과 아무런 구분이나 차별을 두지 않고 업무교육, 고객만족교육을 포함한 각종 교육을 실시하였고, 위임원들은 정규직원과 함께 피고가 개최한 워크샵에 참석하였다. 위임원들은 피고의 정규직원과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섞여 근무하고 있으며, 그 신분에 따라 자리배치에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위임원들은 정규직원과 마찬가지로 피고로부터 책상을 제공받았고, 각종 비품 및 도구도 피고가 제공해주는 것을 사용하였다.

자)

위임원들은 이 사건 위임계약상 정해진 자신의 업무를 제3자에게 재위임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여 처리하게 할 수 없었고, 다만 위임원이 질병 등으로 부득이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피고의 승인을 받아 피고의 정규직원 또는 다른 위임원이 그 업무를 대행하였다.

차)

피고는 회사의 필요에 따라 위임원들의 보직을 변경하곤 하였고, 특히 원고 P와 위임원 S 등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근무지를 변경하는 인사발령을 하기도 하였다.

카)

피고는 위임원들에게 피고의 직원이라고 표기된 신분증을 제공하였고, 근무복을 지급한 후 이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하였다.

타)

피고는 위임원들에 대한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비용으로 위임원들에 대한 단체재해보험에 가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6, 18, 19, 23 내지 29, 31 내지 33, 36 내지 40호증, 을 제1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1)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價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임원들의 구체적인 업무수행형태, 위임원들의 업무에 관한 규정인 '검침 및 송달 세부시행지침', '해지시공 및 재공급 세부시행지침', '위임원 관리지침'의 각 내용, 업무수행상 과실이 발견됐을 때 피고의 조치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위임원들의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임원들은 피고의 승인 없이 업무를 제3자에게 재위임할 수 없고, 이에 대한 위반은 해촉사유에 해당하는 점, ③ 원고들을 포함한 위임원들은 피고가 정한 출·퇴근 시간에 어느 정도 구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업무수행을 위해 피고가 지정한 사무실로 출근하여야 하였으며, 피고는 일방적으로 위임원들의 근무지를 변경하고 업무분장을 변경하기도 한 점, ④ 위임원들은 정규직원과 아무런 구분 없이 피고가 제공하는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였으며, 피고는 위임원들에게 업무용 책상뿐만 아니라 업무수행에 필요한 비품과 도구 등도 제공한 점, ⑤ 피고는 위임원들에게도 정규직원과 동일한 교육을 실시하였고, 업무내용도 정규직원과 위임원들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정규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은 점,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지급받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은 최근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시간제 또는 도급제 근로자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한 사정들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본 이 사건 위임계약의 실질적 내용, 원고들의 업무수행방식, 피고의 통제 및 관리의 실태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정을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뒤집을 만한 결정적인 지표로 삼을 수는 없다.

2)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따라서 피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1년 이상 근무하다가 퇴사한 원고들에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1)

먼저 원고들이 업무수행의 대가로 매월 지급받은 수수료가 원고들의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가 일률적이고 고정적인 기본급을 지급받은 바 없이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은 경우 위 수수료는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된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 피고로서는 실적에 따라 일정비율로 계산된 수수료를 원고들에게 지급하면서 그 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특정할 수 있어 퇴직금 출연에 예측가능성을 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게 매월 책정된 수수료를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보고,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2)

나아가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피고에서 근무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위 각 근무기간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이 같은 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원인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으로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다음날인 같은 표의 '근무종료일'란 기재 각 해당일의 다음날부터 원고들이 구하는 2011. 11. 1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11. 11. 21.까지 각 민법이 정한 연 5%의,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최승욱(재판장) 오승이 박상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