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6. 21. 선고 2011가합8591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반도체 설계,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2005. 12. 1.경 '주식회사 C'에서 'B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로서, 미국계 전자부품 업체인 D(D, 이하 '본사'라 한다)의 국내 계열회사이다. 원고는 1988. 9.경 E 주식회사에 입사한 후 1999. 9. 27.경 F 주식회사로 고용 승계되었다가 2005. 11.경 다시 피고로 고용 승계되어 피고의 미등기 전무로 재직하였다.

나.

본사의 임원인 G는 2011. 6. 21.경 원고에게 '우리 조직의 지속적인 재편으로 불가피하게 일자리를 없애거나 줄이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원고와의 고용계약은 2011. 8. 10.자로 종료된다'는 내용의 해고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평균임금 13,354,966원을 기초로 하여 산정된 퇴직금 34,027,722원을 지급하였다.

다.

한편,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

제2조(적용범위)

1.

본 규칙은 회사 전 사원에게 적용된다.

제54조(통상해고) 회사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사원을 해고할 수 있다. 해고사유는 이하에 열거된 사유를 포함하나 이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2.

사업의 축소 또는 합리화로 인하여 잉여인원이 발생하여 감원이 필요하게 되었을 때

5.

경영의 악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과 기술혁신 또는 업종의 전환 등 긴박한 경영의 필요에 의해서 감원이 필요한 경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본사의 임원인 G의 구체적인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다. 피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없이 원고를 정리해고하였고 또 적법한 정리해고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1. 8. 10.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피고 사업의 경영을 수행한 임원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3.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가)

원고가 피고에 재직할 당시 피고에는 대표이사 H, 사내이사 I, 감사 J 등 미합중국인들이 임원으로 등기되어 있었는데, 원고는 피고 내에서 '전무'로 호칭되었고 위 대표이사, 사내이사, 감사 등으로부터 업무상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

나)

피고는 국내연구개발실과 영업부 및 인사부로 조직되어 있었고, 국내연구개발실은 K, 영업부는 L, 인사부는 원고가 각 최고책임자로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원고는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K이나 L에게 업무상 보고를 하거나 그들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지는 않았다.

다)

원고는 인사부 전무로서 주로 아래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본사의 임원인 G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그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였다.

①

피고의 신규 직원 채용 업무로서, 각 부서장을 지원하기 위한 이력서 검토, 면접 지원, 채용시스템 운영, 채용 이후 신입사원 관리 등의 업무

②

피고 직원의 급여 및 복리후생 관련 업무로서, 매월 급여항목 점검, 직원 4대 보험 관리, 퇴직금 및 연차휴가수당 등 관리,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및 연말정산 관리, 직원 복리후생비 지원, 주택자금이자 및 교통비보조금 관리, 단체생명보험 관리, 장기근속포상 운영 등의 업무

③

피고 직원에 대한 교육 관련 업무로서, 교육자료 개발, 신입사원 교육 등의 업무

④

피고 국내연구개발실에 배치된 병역특례요원 관련 업무로서, 병역특례요원 관리, 병무청 감사 준비, 월간 병역특례요원 현황 보고 등의 업무

⑤

재무 회계 관련 업무로서, 피고 은행계좌 점검, 법인카드 관리 등의 업무

⑥

기타 긴급하고 중요한 일상적인 인사업무

라)

원고는 피고의 법인 인감을 보관하고 있었으나, 위 인감을 사용할 때에는 본사 법무팀의 승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다.

마)

원고는 본사의 인사평가 담당자로부터 업무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가 원고의 인사고과에 반영되었다.

바)

원고는 휴가를 사용하기 전 미리 G에게 휴가를 신청하여 이를 승인받아야 했다.

사)

피고는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등에 가입하였고, 원고로부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4,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11, 12호증, 갑 제13호증의 1 내지 13,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본사의 임원인 G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피고 직원의 채용, 급여 지급, 복리후생, 교육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본사와는 독립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별도의 법인인 점, 원고는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본사의 임원인 G와 연락하거나 그의 지시를 받았을 뿐 피고의 대표이사인 H나 국내연구개발실을 담당하는 K, 영업부를 담당하는 L 등 피고에 소속된 임원으로부터는 구체적인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은 적이 없는 점, 원고는 피고 인사담당부서의 최고책임자로서 피고 직원들의 인사 관련 업무를 총괄한 점을 비롯하여 그 밖에 원고의 업무 내용과 업무수행과정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피고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는 비록 독립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국내 법인이기는 하지만 자본금이 적고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 임원이 모두 외국인이어서 실제로는 본사의 국내 영업소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본사 임원인 G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상 지시를 받은 이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의 자본금이 49억 원정도이고 피고의 대표이사를 비롯하여 등기된 임원들이 대부분 외국인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본사와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피고를 본사의 국내 영업소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승욱(재판장) 오승이 박상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